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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그의 손이 망가지다

그 점에 대해 나도 생각해 봤다. 난 이미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입양할 적절한 이유가 없었다. 나에 비해 배인호가 더 적합했다.

“좋아요. 인호 씨가 나를 도와 입양하는 것도 괜찮아요. 인호 씨는 그저 나를 대신해서 입양만 해줘요. 다른 건 내가 알아서 할게요.”

대답은 했지만 배인호가 거절할까 봐 내심 걱정되었다. 이건 그가 나를 도와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국 그의 일이 된 것 같은 상황이라 조금 선을 넘은 것 같았다.

만약 그가 거절한다고 해도 나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민설아의 일을 그쪽에서 처리한 뒤 내가 직접 빈이를 입양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배인호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았다. 내가 어떤 요구를 해도 별다른 조건 없이 흔쾌히 승낙해 주었다.

“배인호 씨, 귀찮지 않아요? 이 일들 모두 인호 씨가 나 대신 처리해 줘야 해요.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나는 머뭇거리며 물었다.

핸드폰에서 그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귀찮다고 생각 안 해.”

“왜요? 인호 씨는 이미 나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잖아요. 내가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설마 로아와 승현이 때문에 그래요?”

너무 의외라 조금 집요하게 그에게서 대답을 듣고 싶었다.

배인호는 잠시 침묵하다가 나의 추측을 부정했다.

“그런 건 아니야. 로아와 승현이가 내 아이들이 아니라고 해도 난 너 대신 네가 원하는 걸 해줬을 거야. 네 비밀을 알기 전부터 난 이미 결정했었고 네 비밀을 안 뒤로는 그 결정이 더 확고해졌어.”

배인호의 진심 어린 순간 나의 마음이 흔들렸다는 걸 인정한다. 예전에 그는 정말 싫어하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런 그의 다정한 배려를 얻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었다.

나는 다시 태어났지만 다른 사람의 영혼으로 바뀐 것은 아니었다. 10년 동안 배인호에 대한 나의 사랑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있었지만 더 이상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런 섬세한 부분에서 나를 감동하게 할 때면 나는 여전히 그에 대한 감정이 다시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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