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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김미애의 아픔

빈이의 말에 모두가 놀랐다. 분위기가 순간 미묘해졌다.

배건호와 김미애는 서로 로아를 안으려고 했다. 마치 로아를 더 좋아하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들도 그저 마음속에 아쉬움이 남아서 그런다는 걸 말이다.

“빈이야, 무슨 소리야?”

민설아가 몸을 반쯤 수그린 채 두 손으로 빈이의 어깨를 잡고는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당연히 너를 더 좋아하지. 유일한 손주인데 어떻게 다른 애를 더 좋아하겠어. 아저씨, 아주머니, 맞죠?”

민설아는 문제를 배건호와 김미애에게 던져줬다.

손님들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다들 강 건너 불구경으로 쳐다보고 있었지만 쉽게 티 내지는 못했다.

배건호와 김미애는 로아와 빈이를 번갈아 봤다.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다른 집 아이를 더 좋아한다고 말하기 그랬다. 게다가 다른 집 아이를 더 좋아할 리가 없었다. 좋아한다 해도 그냥 똑같게 좋아할 뿐이다. 빈이가 첫 손주인데 아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빈아. 할아버지 할머니는 당연히 너를 제일 좋아하지.”

김미애는 아쉬운 표정으로 로아를 나에게 돌려줬다. 배건호도 더 안기 민망한 상황이었다.

그러더니 김미애는 미안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더니 배건호와 빈이를 달래주러 갔다.

빈이는 입을 삐쭉 내민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배건호와 김미애가 자기를 달래는 걸 지켜봤다. 이 부분에서 그들이 얼마나 빈이를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자리에 있는 손님 중 그 누구도 배건호와 김미애 앞에서 성질을 부릴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이 인내심 있게 달랠 수 있는 사람은 빈이 밖에 없었다.

로아는 까맣고 맑은 눈동자를 뜬 채 순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아직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는 작은 손으로 내 옷깃을 잡더니 억울한 듯 옹알댔다. 입을 오물거리는 걸 봐서는 배고픈 것 같았다.

지금 모든 사람의 시선은 빈이에게로 쏠려 있었다. 나는 로아를 옆에 눕혀두고 분유를 타기 시작했다.

이때 노성민이 소리도 내지 않고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는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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