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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다른 아이를 좋아하다

“왔어요?”

노성민이 먼저 나에게 인사를 했다.

빈이는 나와 많이 친해졌다. 빈이는 먼저 “아줌마”라고 부르며 인사했다.

하지만 빈이는 몰랐다. 나 때문에 민설아의 질책을 받을 거라는 걸 말이다.

나는 빈이를 보며 웃으며 물었다.

“엄마랑 아빠는?”

“안에 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도 같이요.”

빈이가 적극적으로 문을 열면서 나를 데리고 들어갔다. 오늘은 빈이의 생일이라 방안이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도우미들이 분주하게 돌아쳤고 배인호는 거실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배건호는 옆에서 장난감 로봇을 만지작거렸는데 빈이에게 주려는 선물 같았다.

나를 발견한 배건호는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지영이 왔어?”

이어 배건호는 내 쪽으로 걸어오더니 유모차에서 로아를 안아 올렸다.

“로아 공주도 같이 왔네? 진짜 볼 때마다 예뻐지는 거 같네?”

저번에는 꽤 부자연스러웠는데 이번에는 꽤 자연스럽게 안았다. 말투에서 로아에 대한 아낌이 느껴졌다.

내가 승현이가 아닌 로아를 데려온 것도 승현이가 점점 배인호를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배건호와 김미애가 또 너무 많은 걸 생각하는 게 싫었다.

“어머, 지영이 왔구나.”

김미애가 이층에서 나타나더니 다급하게 걸어 내려왔다. 안색은 정상이었다. 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약간은 부어오른 눈시울이 울었음을 말해주었다.

“아주머니.”

나는 얌전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민설아는 어디 갔는지 궁금했다. 이렇게 중요한 날에 민설아가 자리에 없는 게 이상했다.

배인호가 내 시선을 발견했지만, 소파에서 움직이지 않고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병원에 일이 좀 있어서 갔어. 곧 올 거야.”

내가 제일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민설아였다. 김미애의 상황만 아니면 아예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왔으니 빈손으로 올 수는 없었다. 나는 유모차 아래에 놓인 주머니에서 게임기를 꺼내 빈이에게 건네줬다.

“빈아, 생일 축하해. 이건 내가 주는 선물이야. 뜯어봐. 마음에 들겠는지 모르겠네?”

빈이가 제일 좋아하는 게 게임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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