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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다

빈이는 나와 민설아의 관계가 좋지 않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내 말을 믿지 않아야 맞았다.

근데 왠지 모르게 그는 멍한 표정이었다.

“진짜예요? 마미가 미안하다고 했어요?”

나는 멈칫하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확신에 차서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 너희 엄마도 별다른 방법이 없어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 너한테 직접 말하긴 힘들어하더라고. 알잖아. 너희 엄마랑 나 사이 별로 안 좋은 거. 그래서 내 앞에서는 숨기는 거 없이 바로 알려주더라고. 그러니까 아줌마한테 숨길 필요 없어.”

빈이는 뭔가 사랑이 부족한 아이 같았다.

그럴 리가, 사랑이 부족해도 아빠인 배인호의 사랑이 부족해야 맞았다. 민설아가 지금까지 혼자 업어 키웠는데 못 해줬을 리가 없다.

빈이는 민설아가 미안하다고 했다는 말에 게임도 제쳐두고 기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

“더 있어요? 마미가 뭐라고 안 해요?”

나는 머리를 쥐어짜며 민설아가 빈이에게 할 법한 말을 지어냈다. 당연히 전부 다 좋은 말이었다. 민설아가 뒤에서 아들에게 별로 잘해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런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빈이는 민설아와 배인호의 아이였다. 지금 배씨 집안으로 돌아갔으니 배씨 집안의 유일한 작은 도련님이 되었다. 배씨 집안 미래 후계자이자 민설아가 배씨 집안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티켓인데 왜 이렇게 소중히 여기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날 엄마가 너한테 혼자 아빠 쫓아가라고 했을 때 무서웠어?”

그럴싸한 타이밍에 나는 다시 이 질문으로 돌아왔다.

빈이도 경계심을 완전히 내려놓고 머리를 끄덕였다.

“무서웠어요.”

내가 또 질문을 던졌다.

“너희 엄마는 빈이가 노성민 아저씨에게 문자 보냈다고 하던데, 엄마 원망하지 않아? 아빠가 알게 되면 널 굉장히 싫어할 텐데?”

나는 차근차근 대답을 유도했다.

빈이는 민설아가 자기를 싫어하는 걸 무서워할 뿐만 아니라 지금은 배인호가 자기를 미워할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생각도 하지 않고 말했다.

“마미 원망하지 않아요. 대디가 빈이를 그렇게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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