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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떠보다

“미안해요, 나는...”

이우범은 멘붕한 나를 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앉아서 내 눈물을 닦아주려 했지만 내가 바로 그 손을 쳐냈다.

전에 나와 이우범 다 누군가 약을 타서 욕망을 억제하지 못해 스킨십을 한 것 외에 우리 사이는 늘 거리감이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무슨 원인인지 모르게 이우범이 이런 행동을 보이면 배인호가 그러는 것보다 더 마음이 불편했다. 아마 내 마음속으로 이우범은 배인호보다 인성이 더 좋다고 여겼기에 이런 부분은 더 젠틀할 거로 생각한 것 같았다.

배인호는 이미 짐승이라고 생각한 지 오래다.

“터치하지 마요. 지금 당장 퇴원 수속 해줘요. 여기 있기 싫어요. 돌아갈래요.”

나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고 짜증스럽게 이우범에게 명령했다.

“퇴원은 내일 해요. 오늘은 안돼.”

이우범은 내 요구를 들어주려 하지 않았다.

내가 병원에서 며칠 더 몸조리하면서 영양제도 맞길 바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사실 나는 필요 없었다. 나는 지금 마음의 타격이 건강 문제보다 더 심각했다.

“필요 없어요. 그냥 돌아가고 싶어요.”

내가 거절했다.

하지만 이우범은 오늘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막무가내로 말했다.

“꿈 깨요. 내일 오후가 되기 전까지 여기서 잘 쉬어요. 간호사한테 잘 지키고 있으라고 할 거니까.”

“미쳤어요?”

내 눈이 휘둥그레졌다.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이우범인지 아닌지 의심될 정도였다.

“난 그냥 지영 씨 몸을 생각해서 그러는 거예요. 전에 이미 잘 보살펴주겠다고 약속했고요. 말 좀 들어요.”

이우범은 손을 내밀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럽기 그지없는 말이었지만 듣는 나는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뭔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이우범은 이미 몸을 돌려 나갔다.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 평소처럼 침착해 보이진 않았다. 빨리 여기서 나가고 싶어 하는 듯했다.

그도 지금 나보다 만만치 않게 짜증이 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참아야 했다. 만약 둘이 더 입씨름하다간 점점 더 크게 싸울 것이다.

나를 피하는 거라도 좋았다. 마침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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