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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그의 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주다

그 침묵은 한 여자가 나타나 나를 알아보고 나서야 깨졌다.

“잉? 또 보네요?”

나는 그 여자가 누군지 한참을 쳐다봤다. 며칠 전 카페에서 내 편을 들어준 단발머리 여자였다.

그녀는 오늘 오버스러운 귀걸이를 하고 옷도 매우 화려하게 입고 있었다. 하지만 촌스럽다기보다는 굉장히 섹시하고 활발해 보였다.

“또 만났네요.”

나는 내던 성질을 감추고 단발머리 여자를 향해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배인호가 내 옆에 서서 모르는 사람은 절대 가까이 오지 말라는 아우라를 내뿜고 있었고 차가운 눈빛으로 여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하,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술 마시러 왔어요?”

단발머리 여자는 꽤 열정적이고 개방적인 성격이었고 말하는 목소리도 매우 시원시원했다.

“이분은, 남자 친구?”

단발머리 여자가 배인호를 가리키며 물었다.

나는 빠르게 부인했다.

“안 친해요. 그냥 보통 친구예요.”

단발머리 여자의 눈빛에 놀라움이 스치더니 말했다.

“그래요? 내가 찜해도 괜찮죠? 잘생긴 거 같은데.”

그는 아주 직설적으로 배인호에 대한 흥미를 드러냈다.

“당연하죠. 화이팅해요!”

나는 그녀의 말을 전혀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고 팔을 들어 화이팅 하라고 손짓했다.

배인호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단발머리 여자가 연락처를 받으려고 다가오자 험악하게 나를 째려보더니 길옆에 세워둔 포르쉐를 타고 사라졌다.

단발머리 여자가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예쁜 언니, 친구가 성격이 되게 더러운데요?”

“더럽기만 하겠어요? 눈치도 없어요. 그냥 타겟을 바꾸는 게 어때요? 저 사람한테 당신은 너무 과분한 사람이에요.”

배인호가 가고 나는 바로 핸드폰을 꺼냈다.

“하지만 도전적인 걸 좋아한다면 제가 저 사람 전화번호 줄게요.”

단발머리 여자가 놀란 눈빛으로 나를 보더니 환하게 웃어 보였다.

“진짜요? 아까 보니까 친하지 않다기보다는 커플 간의 사랑싸움 같던데요?”

나는 웃음이 나왔다.

“나랑 저 사람 다 서른 살 넘은 아저씨 아줌마예요. 커플은 무슨. 걱정 마요. 진짜 안 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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