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3화

고청하의 포르쉐가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천도준은 감격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아까는 고마웠어.”

솔직히 고청하가 이렇게까지 그를 위해 나서줄 줄은 몰랐다.

그가 기억하건대, 그녀가 이렇게까지 이성을 잃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모두 그를 위해서 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말 너무하잖아.”

고청하가 씩씩거리며 말했다.

“너 그 집에서 고생한 거 알고 내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알아?”

천도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아까 화내는 모습, 좀 예뻤어.”

오남미와 그녀의 친정 식구들이 어머니 수술비를 가로챈 뒤로 그는 오남미에게 완전히 실망했다.

시어머니야 죽든 말든 가족만 챙기려는 오남미의 이기심에 질려버린 것이다.

그는 고청하가 무례를 범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그 자리에서 고청하가 그렇게 화를 내지 않았더라면 그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천도준은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속도가 너무 빨라.”

“짜증 나서 그래.”

고청하가 입을 쭉 내밀며 전방에 시선을 고정한 채 씩씩거렸다.

차 안에 다시 고요가 찾아왔다.

“도준아.”

한참 시간이 흐른 뒤, 고청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천도준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응, 듣고 있어.”

고청하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용기를 내서 말했다.

“아까 했던 말 다 진심이었어.”

천도준이 당황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달리던 포르쉐가 도로변에서 멈춰섰다.

고청하는 긴 머리를 쓸어넘기고 보석처럼 빛나는 눈으로 천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왜 갑자기 귀국했는지 알아?”

천도준은 멍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계속해서 말헀다.

“널 좋아하니까. 너랑 함께하고 싶어서 돌아온 거야.”

너무 갑작스러운 상항에 천도준이 당황했다.

그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물었다.

“이거 고백이야?”

고청하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줄곧 너를 좋아했어. 대학교 2학년 때부터. 하지만 넌 처음부터 오남미밖에 없었잖아. 그래서 내 감정을 억눌러야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