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0214화

“하!”

천태성은 비웃음과 함께 머리와 고개를 숙여 오남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난 단지 몇억 들여서 널 가지고 재미 좀 본 거야. 고작 몇억은 나에게 푼돈이거든. 돈은 숫자에 불과해.”

천태성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오남미의 어깨를 걷어찼다.

“이런 게 다 사랑이라면, 다른 여자에게는 몇십억씩 썼는데? 그럼 걔도 내 앞에서 목매달아야 하겠네?”

이 말에 오남미는 얼어붙었다.

그러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늘렸다.

고작 재미를 위해 몇억을 쓴다고?

그거뿐이야?

오남미는 떠나려는 천태성을 보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는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지푸라기라고 잡고 싶었다.

맞아, 죽는 거야!

진짜 죽으려고 든다면 천태성이 돌아올 거야!

오남미는 미친 사람처럼 침대 옆으로 다가가더니 정교한 도자기 집어 들고 바닥에 내리쳤다.

“쨍그랑!”

그러고는 도가지 조각을 집어 들고 목에 댔다.

“태성 씨, 날 버린다면, 나 진짜 당신 앞에서 죽어버릴 거야!”

너무 흥분한 나머지 오남미의 손과 목은 도자기 조각에 찔려 피를 흘렸다.

뒤돌아 이 광경을 본 천태성은 미간을 찌푸리며 싫은 표정을 지었다.

“죽고 싶다면 죽어. 그런데 여길 더럽히지 말아 줄래? 나 여기서 오래 묶을 거거든. 거기 깔린 카펫 말이야, 페르시아 카펫이야. 미터당 5천만 원이라고. 더러워지면 청소하기 골치 아파.”

쿵!

오남미는 벼락에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천태성의 말 한마디는 그녀를 끝이 보이지 않은 깊은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내가...카펫보다 못해?

얼마나 정이 없으면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있잖아. 네 목숨은 나에게 하나도 쓸모없거든? 자살이 뭐야. 널 죽인다고 해도 난 꿈쩍 안 해.”

천태성의 말에는 끝없는 냉기가 돌았다.

“허...”

오남미는 무너져 버렸다. 그녀는 이내 도자기 조각을 버리고 일어나 천태성을 울부짖으며 노려봤다.

“태성 씨! 내가 진짜 눈이 멀어 당신을 선택한 거야.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은...”

“젠장!”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