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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부승민도 자신의 손이 이미 말을 듣고 있지 않다는 것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인지 그는 꽉 잡고 있던 온하랑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온하랑은 드디어 부승민이 자신을 놓아주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의 가슴께가 서늘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부승민이 온하랑의 일자넥으로 된 하이엔드 드레스의 옷깃을 손으로 잡아 찢어버렸다. 그는 큰 손으로 온하랑의 가슴을 주물렀다.

정말 말랑하네.

“… 읍, 으응…”

막아낼 틈도 없이 들어온 손길에 온하랑의 목에서는 의도치 않은 옅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분위기가 점점 달아올랐다.

그 순간,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화장실 문 앞에 멈춰 섰다.

문고리를 잡아 돌렸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 문밖의 남자는 의아하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안에 사람 있나요? 문 좀 열어주세요.”

부승민의 어깨를 밀어내던 온하랑의 손이 움직임을 멈추고 감히 움직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부승민 역시 동작을 멈추더니 끊겼던 이성을 빠르게 되찾았다.

그는 다급히 눈을 떠 온하랑과 눈을 마주쳤다.

맑게 빛나던 그녀의 진한 눈동자는 물속에 잠겨있는 보석처럼 아름다웠다.

두 사람의 입술이 다시 포개어지고 호흡이 뒤섞였지만 둘 중 그 아무도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다.

문밖의 남자는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하자 포기하고 돌아섰다.

부승민이 곧바로 고개를 들어 온하랑의 입술에서 떨어졌다. 그는 다 쉬어버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미안해, 내가 너무 충동적이었어.”

온하랑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저 고개만 숙였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간 부승민은 온하랑의 시선 끝에 자신의 큰 손이 있어서는 안 될 위치에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그는 데이기라도 한 사람처럼 황급히 손을 떼어내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나 온하랑에게서 등을 돌렸다.

“우선 너 옷 정리부터 해.”

온하랑은 부승민이 흐트러트린 자신의 옷매무새를 다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곧장 문의 잠금장치를 풀어 밖으로 나갔다.

화장실에 남겨진 부승민은 몸에 남아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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