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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장

그가 바로 침대에 눕자 그녀는 그제서야 안도했지만 정신이 혼미했다. 그녀는 문을 열고 샤워하는 게 정말 익숙하지 않았다. 욕실문을 약간 투명했고 수증기 때문에 나름 잘 가려졌지만 그가 안 본다고 해도 문은 열려 있으니 그녀는 여전히 불편했다…

  그가 주의하지 않았을 때 그녀는 문을 살짝 닫고, 작게 틈만 벌려 놓았다.

  그녀가 다 씻고 눕자 목정침은 불을 껐다. 어두워야 사람은 더 빨리 잠에 들 수 있었다.

  온연은 그 순간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져 잠이 오지 않았다. 오랫동안 입맛이 없었는데 드디어 맛있는 걸 먹고, 또 시원하게 샤워까지 마친데다 추운 겨울에 따듯한 이불속에 있으니 이보다 더 편안한 순간은 없었다. 모든 고민들은 다 집어 던지고 지금 이 순간은 이 평화로움을 만끽하고 싶었다.

  갑자기, 목정침이 팔을 뻗어 그녀를 안았다. “미안해.”

  그녀의 몸은 살짝 굳었다. 그가 아무 말없길래 화가 난 줄 알았고, 말을 한다고 해도 아까 전 일에 대해 트집을 잡을 줄 알았는데 사과할 줄은 몰랐다. 정신을 차리고 그녀가 물었다. “뭐가 미안해요?”

  그는 그녀의 목덜미에 대고 숨을 쉬었다. “난 너랑 심개랑 진짜 뭐라도 있는 줄 알았어.”

  그는 계속 이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건가? 그는 과거에 그녀를 절대 믿은 적이 없었지만, 훠궈가게 화장실에서 진몽요가 그녀와 심개 사이에 아무 일이 없었다는 말을 듣고 그제서야 믿는 건가?

  그녀는 대충 대답을 하고 대화를 이어가지 않았다. 목정침은 마음이 복잡했는지 그녀를 더 세게 안았다.

  목정침은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 그 날에 그런 상황이었는지 전혀 몰랐다.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 그는 생각할수록 마음이 안 좋았고, 당연히 그땐 그녀와 심개 사이에 뭐가 있는 줄 알았다. 예전 같았으면 그는 믿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그는 절대 의심하지 않았다.

  그때 그녀가 아무 말없이 다른 도시로 갔을 때, 그는 그녀가 도망갔다고 생각해서 열이 나는데도 그녀를 찾아갔다. 그들의 첫 만남은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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