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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8-15 17:00:04
목정침은 당황해서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말할 필요 없어서. 이 일 소경이만 알고 있었어. 원래 할머니한테도 얘기해드릴 생각 없었는데, 뭔가 아들의 죽음에 대해서 내가 숨기는 게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묻지마 연아… 어떤 일들은 너무 역겨워서 네가 몰랐으면 좋겠어.”

  이 결론을 온연은 의외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가 말해주지 않을 걸 이미 예상하고 있어서 그저 물었다. “내가 당신 곁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면, 당신은 우리가 앞으로도 이렇게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애가 있어도 우리는… 이미 거리가 많이 멀어졌고, 잊을 수 없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고, 두 눈을 마주치며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이렇게 널 원하고 있는데 어떻게 못 지낼 수가 있겠어? 네가 사랑하고 싶으면 하고, 미워하고 싶으면 해. 난 다 받아들일 수 있어. 다른 건 다 나한테 맡겨. 내가 더 잘하면 되니까. 난 너를 사랑해, 그래서 네가 날 안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 순간, 그녀는 그의 동공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고, 그 안에 반짝이는 눈을 보았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눈이 반짝인다는 말은 진짜였다. 그가 그녀를 좋아한지는 오래 됐지만 몇 번에 계절이 지나고 나서야 그녀는 깨달았다.

  자연스럽게 그는 그녀에게 키스했고 그녀는 거절하지 않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흔들리는 속눈썹이 그녀의 심장이 빨리 뛰고 있다는 걸 나타내고 있었다.

  그가 더 깊이 들어가려 하자 그녀는 닫혀 있던 이에 힘을 풀었고, 혀 끝으로 그의 부드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갑자기 그는 그녀를 놓아주고 일어났다. “다음에 거절 안 하면 나 진짜 자제력 잃을지도 몰라. 좀 걷자. 밖에 눈 그쳤어. 내가 같이 산책 가줄게.”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고, 침대에서 내려오려 할 때 그는 손을 뻗어 그녀를 잡아주었다. 그녀도 그의 손을 잡았고, 그의 손바닥에서 처음으로 온기를 느꼈다.

  이번에는 그가 직접 데려고 나갔고, 그녀에게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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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7시가 넘은 시간, 진몽요는 차를 타고 자기 집 근처에서 맴돌고 있었고, 머릿속에는 계속해서 한시간 전에 탐정이 보낸 문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석동해라는 사람 문제 있어요.’  그녀는 원래 엄마의 판단을 믿거나, 자신이 직접 석동해라는 사람을 알아가려고 했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의 마음은 이미 탐정을 깊게 믿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올라가서 강령에게 석동해와 헤어지라고 말릴까 고민했지만, 말을 꺼내는 그 순간 전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녀는 예전처럼 강령과 딱딱한 사이로 지내고 싶지 않았다.  한참을 주저하다가 그녀는 사설 탐정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쪽이 수집한 정보 정확한 거 맞아요? 이거 저한테는 꽤 중요한 일이라서요. 석동해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거예요? 자세히 좀 알려주세요.’  답장이 빠르게 도착했다. ‘저한테는 단골손님이시잖아요, 제 정보력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저는 그래도 일을 여러 번 맡기셨으니까 열심히 찾아드린 거예요. 이 짧은 시간동안 석동해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지 상세하게 찾아줄 수는 없는데 확실히 문제는 있어요. 게다가 심각한 문제에요. 석동해랑 그쪽 어머니랑 만나고 있는 거 알고, 당신이 누군지도 알아요. 일단은 조심해요, 더 조사해보고 연락줄게요.’  이 사람, 그녀는 그저 석동해를 조사하라고 시켰는데 자신의 대해서까지 알고 있을 줄 몰랐다. 과거에 이 탐정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힌 적은 없었지만, 이 사람은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니 딱히 이상하진 않았다.  이런 답장을 받은 그녀의 마음은 더욱 불안했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고 경소경의 전화였다.  버튼을 누르고 그녀의 기분은 좋지 않았다. “여보세요?”  경소경의 말투 또한 살갑지 않았다. “어디에요? 내가 당신 집에서 쉬라고 했는데, 또 나갔어요? 나는 당신 배고플까 봐 집에 얼른 왔는데 왜 당신은 내가 허탕치게 만들어요?”  그녀는 높은 건물을 올려다봤고, 집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지금 갈게요.”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오자 경소경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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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85장

    그 탐정에게서 다시 한번 석동해에 관련해서 답장이 왔다. 석동해의 사업은 보기엔 엄청 잘되는 것 같지만 사실상 망한지 오래됐고, 산하 사업은 이미 다 빈 껍데기였으며 심지어 빚도 많이 쌓여 있는 상태였다. 이혼 사유도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었다. 이혼한지 얼마 안됐는데 강령을 찾아온 이유가 뭘까? 진가네가 파산됐을 때 석동해는 얼굴을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이제 보니 그와의 관계도 깊은 것 같았지만 딱 겉으로만 그래 보이는 것이었다.  그녀는 안 좋은 예감이 들어 밥이 넘어 가지 않자, 다시 차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석동해는 오늘도 집에 있었다. 지금까지 주방에서 요리하는 걸 좋아했던 적이 없는 강령은 직접 한 요리를 식탁에 올려 두었고, 그 모습을 본 진몽요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녀도 엄마로부터 이런 대접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그녀가 갑자기 찾아올 줄 몰랐던 강령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몽요 밥 먹었니? 같이 먹을까?”  석동해도 일어나서 반갑게 인사했다. “몽요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우리 안 본지 몇 년이나 됐더라? 아저씨 알아보겠어?”  진몽요는 덤덤하게 말했다. “당연히 알아보죠. 저는 먹고 와서 안 먹을래요. 당분간 여기 며칠 있으려고요.”  석동해는 강령을 쳐다보았고, 강령은 그에게 눈치를 주었다. “그래, 그럼 며칠 있다가. 근데…너 소경이랑 싸웠니? 왜 갑자기 여기서 지내려고 해?”  진몽요는 그 순간 이미 마음 속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여긴 제 집인데 지내려면 허락받아야 되는 거예요? 아직 시집도 안 갔고, 갔다고 해도 매일 집에 올 자격 있어요. 여긴 평생 제 집이에요. 엄마 혼자 사시는 거 좀 외롭지 않아요? 결혼하기 전까지는 제가 그냥 들어와서 살게요. 대화할 상대는 있어야죠.”  그녀의 말의 낌새를 눈치챈 석동해는 무안했다. “그럼… 몽요가 오랜만에 왔으니 두 모녀끼리 얘기 나눠요. 난 먼저 가볼게요.”  강령도 그를 붙잡지 않았다. “알겠어요, 배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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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86장

    진몽요는 벌떡 일어섰다. “석동해에 대해서 얼마나 아세요?”  강령도 기세를 굽히지 않았다. “네 아빠랑 몇 년을 알고 지낸 사이야, 어렸을 때 널 안은 적도 있었어! 내가 모르는 게 뭐가 있어? 얼굴은 그냥 그래도 사람은 좋아. 그럼 된 거 아니야? 집안도 나쁘지 않고, 내 남은 생 좀 편하게 살 수 있잖아. 너한테 기대지 않고!”  강령이 석동해를 대변하자 진몽요는 화가났다. “그래요. 아빠랑 오랫동안 알고 지냈죠. 근데 그저 그런 사이 아니였어요? 얼굴이 못 생긴 건 그냥 넘어갈 수 있어요. 저도 얼굴은 딱히 안 보니까요. 근데 우리 집이 망했을 때 제일 도움이 필요할 때 저 사람은 뭐하고 있었데요? 나타나지도 않았죠? 갑자기 이럴 때 나타나는 게 과연 우연일까요? 사람이 좋다고요? 엄마는 아는 게 하나도 없어요! 저 사람 이혼한지 반 년도 안 된 거 알고 있었어요? 왜 이혼했는지 아시냐고요? 저 사람이 하나도 안 숨기고 다 말해줬어요?  아직 엄마랑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집에 막 들락거리고, 자고 가고, 이건 좀 아니지 않아요? 엄마가 두번째 봄을 맞이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불만 없어요. 근데 생각 좀 하세요. 난 이 사람 싫어요, 허락 못해요! 엄마랑 싸우려고 다시 온 거 아니에요. 싸울 힘도 없고요. 대신 저 사람이랑 계속 만날 생각이면 이 집 저한테 넘기고 저 사람 집 가서 사세요! 엄마랑 같이 살 집이나 있는지 보라고요. 저 사람한테 속은 줄도 모르고 가만히 있는 건 아니죠.”  강령은 화가 나서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때 우리 집 망했다고 저 사람 찾아가도 소용없잖아. 그게 어떻게 안 도와준 거야? 저 사람 이혼한 거 알고 있었어, 감정이 안 맞는데 이혼을 안 할 수도 없잖아? 네 말은 지금 저 사람이 우리 집이랑 돈 노리고 왔다는 거야? 너 똑바로 들어, 저 사람 진짜 그런 거 아니야. 예전에는 우리집보다 못 살았지만, 지금하고 있는 사업 엄청 잘 되고 있어! 넌 경소경이랑 약혼까지 했으면서 이 집이 왜 필요해? 그래, 어차피 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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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87장

    이 시간, 그녀는 온연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고, 안야는 임립네 집에 살고 있어 그 쪽으로 가기에도 불편했다. 어떻게 해도 그녀는 이 분노를 삭일 수가 없었고, 바로 탐정에게 전화를 걸어 석동해의 거처를 붙고 직접 그를 찾아가 따지고 싶었지만, 핸드폰이 강령 때문에 부셔져 당장 아무랑도 연락할 수 없었다.  차로 한 바퀴 돌다가 어쩌다 보니 그녀는 예전에 자주 가던 술집에 차를 세웠다. 이럴 때 그녀는 그냥 취하고 싶었다.  익숙한 듯 술집으로 걸어 들어가 자리를 잡았고, 직원에게 술을 주문했다. 그녀는 미친듯이 마셨고, 한 판을 다 마시자 그녀가 직원을 부르기도 전에 직원이 직접 저렴하지 않은 양주 한 병을 들고 왔다. “손님, 이건 예 선생님께서 주문해 주셨어요. 몸 상한다고 술 적당히 마시라고 전해달라셨어요.”  예 선생님? 진몽요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게 누군데요? 나랑 아는 사이에요?”  직원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이 술집이 그 분 거예요. 그럼 맛있게 드세요.”  이 술집의 사장? 그렇다면 이상할 것도 없었다. 그녀는 예전에 이곳의 단골이었고 돈도 많이 썼다. 이 술은 비록 비쌌지만 단골에게 충분히 줄 수 있는 서비스였다. “그래요, 그럼 사장님한테 고맙다고 전해줘요. 오늘은 기분이 안 좋아서 같이는 못 마시고, 나중에 다시 감사인사 전하러 올게요.”  직원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술집 3층에 노래방 부스, 진몽요에게 술을 갖다 준 직원이 문 앞에 서서 말했다. “예 선생님, 술 갖다 드렸습니다. 그 손님께서 오늘은 기분이 안 좋으셔서 같이는 못 마시겠다고, 나중에 다시 감사인사 전하러 오신답니다.”  직원을 등지고 있던 의자 위 남자는 천천치 와인잔을 흔들고 있었고, 입 주변에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알겠어, 나가 봐.”  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묵직한 게 꼭 지옥에서 온 사람처럼 듣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했다. 직원은 굽신거리며 재빨리 부스를 떠났다.  시간은 어느덧 새벽 1시가 되었다. 진몽요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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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리기사는 다가가서 그녀를 부축했다. “차 어디에 대셨어요?”  그녀는 길가 쪽을 가리켰다. “저쪽이요.”  대리기사는 당황했다. “이 차… 한번도 운전해 본 적 없는데…”  진몽요는 지금 그냥 집에 가서 빨리 누워 자고싶었다. “괜찮아요, 천천히 몰면 돼요. 비싼 차라고 너무 부담 갖지 말아요. 망가져도 그쪽한테 물어내라고 안 해요. 나 다치지만 않게 해줘요.”  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상대방은 부담을 갖지 않고 그녀를 먼저 차에 태웠다.  백수완 별장에 돌아온 뒤, 그녀는 경소경이 이미 자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거실 불이 아직 켜져 있었다. 집으로 들어가자 그녀는 표정이 썩은 경소경의 얼굴을 보았고 그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찔렸지만 뻔뻔하게 말했다. “왜 아직도 안 자요…?”  경소경은 대꾸하지 않고 윗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무의식 중에 식탁위에 올려져 있는 저녁밥을 보았고, 그녀를 위해 그가 직접 만들었는데 손도 안댄 걸 보자 자신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강령 일이 그녀를 너무 짜증나게 만들어서 그녀는 꿈에서도 평온한 날들을 꿈꿀 것 같았다. 단순히 강령의 재혼이 싫은 게 아니라 강령이 다른 사람에게 다 퍼주고 또 창피한 결과를 만들어 낼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얼마든지 창피할 수 있지만, 이제 곧 경가네 사람이 될 예정이니 강령에게 안 좋은 소문이 생기면 경가네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다.  그녀는 하루 종일 안 좋았던 기분을 제치고, 웃으며 경소경을 찾으러 올라갔다. “화났죠? 저녁에 잠깐 엄마네 집에 갔다 오느라 못 먹었어요. 내가 꼭 잘 치울게요!”   경소경은 그녀를 등지고 누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일부러 회사에서 그녀의 전화를 기다리다가 11시가 넘어서 퇴근했다. 집에 왔는데 아무도 없었고, 그가 일부러 그녀를 위해 만들어준 저녁도 그녀는 먹지 않았다. 그녀가 집에 올 때까지 그는 계속해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아서 안절부절했는데 그녀가 술에 취해 들어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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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89장

    진몽요는 황당했다. 술 기운도 이 황당함을 막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 모든 일이 본인의 탓이 되어 경소경을 화나게 만들 줄 몰랐다. “이러지 말아요… 나 정말 누구랑 같이 있지 않았어요.”  경소경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차갑게 그녀를 응시했다. 그녀는 긴장한 채로 해결방법을 생각하고 있었고 안 그래도 머릿속에 든 게 없는데 마음이 급해지자 그를 침대에 눕혔다. “한번만 나 믿어줘요… 정말 거짓말한 적 없어요…”  그는 다시 그녀를 밀쳤다. “저리 비켜요! 나 피곤해요. 당신이랑 싸우기 싫어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다음 날. 진몽요는 점심이 되자 일어났다. 경소경은 당연히 일찍 출근했고, 그녀는 얼른 준비를 하고 회사로 출발했다. 며칠동안 그녀를 보지 못한 A는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돌아와 그녀를 보자 얼른 웃으면서 다가갔다. “며칠동안 뭐 했어요? 좋은데라도 갔다 왔어요?”  진몽요는 그녀에 농담을 받아 줄 기분이 없었다. 그녀는 희미하게 어젯밤 경소경과의 다툼이 생각났고, 자신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을 했는지도 생각났다. 그가 바쁜 와중에도 밥을 차렸는데 정작 자신은 나가서 술 마시고 저녁 늦게 들어와 그를 새벽까지 걱정시켰다.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서 그를 달래 줄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늦게 일어나게 될 줄 몰랐다. “경소경씨는요?”  A는 이상하게 여겼다. “둘이 같이 사는 거 아니었어요? 왜 그걸 나한테 물어요? 내가 약혼녀도 아니고.”  진몽요는 눈알을 굴렸다. “사무실에 있는지 없는지 묻는 거잖아요! 됐어요, 내가 직접 찾아보죠!”   경소경 사무실 문을 벌컥 열자 그녀는 놀랍게도 그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경소경은 인기척에 잠에서 깼고 피곤한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왔어요?”  그녀는 다가가 그를 껴안았다. “어제… 미안했어요, 화 풀어요.”  그는 그녀를 자신의 다리에 앉혔다. “그렇게까지 했는데 내가 어떻게 더 화를 내요? 앞으로 혼자 나가서 술 마시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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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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