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령은 땅 지분 증서를 꺼내며 “네 할아버지가 남긴 땅이야, 지금 엄청 비싸. 목정침이 사겠데, 오늘 계약 할 거야. 너무 기쁘지 않니? 우리가 모르고 있어서 너무 다행이야, 소유권도 아직 할아버지한테 있고, 그래서 파산 될 때 안 뺏겼던 거야. 오늘 나가서 절차 밟으려면 여기저기 다녀야 돼, 나중에 얘기하자.” 진몽요는 순간 멈칫했다. 목정침이 원하는 땅이면, 당연히 비쌀 것이고, 이 땅이 자기네 소유라니 꿈만 같았다. 드디어 가난 탈출인가? 그녀가 천천히 세수를 마치자 전지에게 퇴원하는 길이라고 전화가 왔다. 이 전화 때문에 그녀는 출근이 늦어졌고, 땀 뻘뻘 흘리면서 회사에 도착하자 이미 15분이나 지각해 있었다. 자리에 앉아 그녀는 숨을 돌렸고 아무도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 갑자기 입구 쪽에서 긴 그림자가 보이더니 경소경이였다. 늘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는데 오늘은 그 또한 늦었다. 그렇지만 그는 사장이니까 급여 깎일 걱정 따위 안 해도 되었다. 경소경은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는 듯한 시선을 느꼈는지 그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눈이 잠깐 마주쳤고, 그는 아무렇지 아는 듯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조금 놀랐다. 그녀가 보기엔 두 사람은 절대 상사와 직원 간의 가벼운 사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왜 갑자기 차갑게 구는거지? 연기 해달라고 할 때는 이런 태도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서류를 가져다 주는 핑계로 그녀는 그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왜 그래요? 도와준 은혜는 못 갚을 망정 그런 표정이나 짓고.” 경소경은 아직 잠에서 못 깬듯 힘 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돈으로 거래 했잖아요, 더 은혜 갚아야 해요? 서류 내려 놓고 가서 볼 일 봐요.” 그녀는 왠지 모를 실망감이 들었다. “왜 이래요? 나라고 가까이 지내는 척하는 게 좋았는 줄 알아요?” 그녀가 씩씩거리며 나가자, 그는 책상위 서류를 바라보며 옅은 한숨을 쉬었다. 어제 저녁에 하람이 새벽에 나갔다 들어오자 그에게 두 시간동안 잔소리를 했고 그로 인해 아침에 일어나
”아주머니, 저 잠깐 회사에 좀 다녀올 게요.” 그녀는 더 이상 집에 있을 수 없었다. 유씨 아주머니는 그녀가 회사에 간다고 하자 목정침의 회사가 아니라 임립의 회사로 출근하는 걸로 착각했다. “이렇게 더운데 돈 벌러 나간다고? 안돼!”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목정침 찾으러 간다고요! 이 집 도련님이요! 출근하는 게 아니고요. 게다가 더 이상 임립네 회사에 출근할 생각 없어요.” 그녀는 이미 자신이 뭘 하고 싶은 지 계획해 놨다, 설계 업무는 도저히 그녀와 안 맞는 거 같았다. 아주머니는 그제야 안도했다. “그래, 밖에 더우니까 임씨한테 데려다 주라고 할 게.” 임집사가 그녀를 목가네 회사에 내려주고, 그녀는 46층에 도착했다. 엘리는 그녀가 목정침의방식대로 신발 갈아 신는 걸 싫어하는 걸 알고 슬리퍼를 가져다주지 않고 인사를 건냈다. “사모님 오셨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다. 그 순간 냉기를 쐬자 그녀는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았다. “저 신경 쓰지 마세요, 에어컨 쐬러 온 거라서요.” 목정침은 리모컨을 들고 에어컨 온도를 올렸다. “아주머니가 아까 전화 하셔서 온도 올리래. 여기까지 에어컨 쐬러 오면 귀찮지 않아?” 그녀는 김이 빠져서 “다들 왜 이래요? 외투 챙겨왔어요, 진짜 더위타서 그런다고요.” 그는 그녀를 보더니 “외투 입어, 그러면 온도 다시 내려줄게.” 그녀는 챙겨온 얇은 외투를 걸쳤고, 가방에 챙겨온 책을 꺼내 읽었다. 이건 시간 떼우기 용으로 미리 준비해둔 것이다. 그는 늘 혼자 있는 게 습관이 돼서, 사무실에 누군가 있으니 일에 집중할 수 없어 일을 내려 놓았다. “여기와서 에어컨도 쐬고, 나 안 무서운 가봐 이젠?” 그녀는 정직하게 대답했다. “무서워요, 근데 더위가 더 무서워요. 중요한 건 당신이 없을 때 유씨 아주머니가 더 엄해서요. 제발 한 달 후에는 약속대로 저를 덜 괴롭혔으면 좋겠어요.” 그는 대화를 이어가지 않았다. 한 달이면, 그녀가 유산한지 한 달을 가리
”네가 이렇게 일을 빨리 처리할 줄 몰랐네, 이러면 내가 진몽요한테 더 빨리 청혼할 수 있겠어.” 그는 전지의 청혼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빨리 여기에 서명이나 해, 너랑 대화 나눌 시간 없어.” 전지는 느릿느릿 계약 이전 서류에 서명했고, 고개를 들어 물었다. “내가 결혼하면, 형으로서 와 줄거지?” 목정침은 그를 죽일 듯 노려보며 “선 넘지 마라!” 전지는 어깨를 들썩이며, 입꼬리를 올려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 “내가 너무해? 목가네 전부를 달라고 했더니, 싫다 길래 나도 포기했지. 나 하나로도 이미 다 가질 수 있어, 그리고 전세계에 내가 목가네 핏줄이란 걸 선포할 수도 있잖아. 이 신분이 나에겐 매우 유리하지, 나한테 뭐라고 할 건 아니지? 네가 온연에게 나의 만행을 알렸으니, 이제 어떻게 설명할 건지, 또 얼마나 곤란해질지 나랑 상관없고, 그냥 나랑 친한 척하면서 날 동생으로 받아드리면 돼.” 목정침은 그 순간 확실히 알았다. 전지는 신분도 선포할 뿐만 아니라 대중 앞에서 그가 자신의 동생이라는 걸 인정받으려는 생각이었다. 그는 거짓말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했고, 마지막 비밀까지 지켜야한다면, 이제 전 세계 앞에서 그를 동생으로 받아 드리고 친한 척까지 해야했다. “다른 조건으로 바꿔, 네 신분을 알려선 안돼!” 그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못 바꾸지. 그냥 통보하는 거야, 상의하는게 아니고. 아니면 목가네의 전부를 줄래?” 전지는 그를 갖고 놀고 있었다. 목가네의 전부를 주는 건 당연히 불가능 했고, 사고 전 날 자신의 어머니가 목가네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말을 절대 잊지 못했다. 그녀는 오로지 그에게 물려주기 위해 희생했고, 절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었다. 전지는 그가 양보 안 할걸 알고, 계속 그의 인내심을 시험했다. 그가 아무 말이 없자 전지는 그를 대신해 무언가를 생각해냈다. “네가 온연한테 곤란해질 걸 알아, 이렇게 하자. 네가 온연한테 내가 진몽요네 일이랑 아무런 관계없다고 말해줄래? 말했으면 어떻게든
아이들의 시끌벅적한 모습에 온연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이들이 당신을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네요, 다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목정침은 오늘 양복을 입지 않고, 아이들에게 맞추기 위해 하얀 츄리닝을 입고 보라색 안경을 꼈다. 평소에 비하면 훨씬 온화해 보였다. 그는 허리를 숙여 4살정도 돼 보이는 여자아이를 안았고, 진락에게 트렁크속 물건을 꺼내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마치 트렁크에서 무엇을 꺼낼지 알고 있었다는 듯, 더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아저씨 또 장난감이랑 책 가져오신 거예요? 맛있는 간식들이랑요! 저희가 매일 기다렸어요, 아주머니가 아직 오신지 한 달 안됐다고, 이렇게 빨리 안 오실 거라고 했는데, 안 믿었거든요, 근데 다시 와 주셨네요!” 온연은 의아했다. 그녀는 목정침이 고아원에 자주 오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완전 반대였다. 그가 베푸는 호의는 오로지 이미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실천하고 싶어서였다. “ 또 살쪘네, 아저씨가 이제 못 안아주겠어. 내려가서 간식 나눠 먹고 놀아.” 목정침은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웃고 있었고, 안고 있던 아이를 내려 놓았다. 온연은 너무 더웠지만, 이 광경을 보면서 피로가 다 날아가는 듯했다. 이 아이들의 순수한 웃음이 전염되는 듯 사람의 마음을 달달하게 만들었다. “그거 알아요? 어렸을 때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웃어주는 거 봤을 때 나한테도 웃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갑자기 절대로 하지 않을 거 같은 말을 했다. “나는 너에게 엄격할 뿐 때리지도 욕하지도 않았어.” 그녀는 그의 말을 잘 생각해 보았다.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가 그녀에게 남들과 다르게 대했던 것도 나쁜 일은 아니라는 거겠지? 더 특별해서 더 다르게 대한 거겠지? 원장은 목정침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아직 1살 정도 밖에 안돼 보이는 아이를 안고 나왔다. “목 선생님, 오시기 전에 연락도 안 주시고. 연락 주셨으면 환영회라도 열었을 텐데요. 날씨도 더운데 먼 길 고생 많으셨어요.” 원장은 온화한
아이는 타이밍에 안 맞게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목정침이 볼을 만져 놀라서 그랬는지, 온연은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품에 안았다. “애기야 울지마, 착하지.” 아이가 울음을 그치고, 코를 훌쩍였다. 목정침은 그녀의 귀에 대고 “아이 하나 입양할까?” 그녀는 그를 노려보았다. 이미 한번 꺼낸 이야기라 못 들은 척하고 원장에게 말했다. “감사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 작은 천사만 잘 돌보아주세요.” 고아원에서 오전을 보낸 뒤, 원장의 점심 식사 대접을 거절하고, 목가네로 향했다. 온연은 아직도 아이를 안고 있던 그 느낌을 잊지 못했고, 아이의 부드러움과 귀여움이 그녀의 마음을 녹였다. 목정침은 마치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듯 “입양 안 하는 거 확실해? 아이 안고 놔주질 않던데?” 그녀는 어색하게 창문 밖을 보았다. “그런 거 아니에요.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데 입양은 당연히 안되죠.” 그는 계속해서 그녀를 유혹했다. “내가 너네 키울게, 어려운 일도 아닌데. 네가 집에서 육아하고, 내가 돈 벌어서 키우면 되잖아.” 진락이 목정침의 말을 듣고 웃자, 목정침은 그에게 날카로운 레이저 눈빛을 쏘았다. “진락, 너 점점 간이 커진다, 내가 말하는 데 감히 웃어? 너 요즘 선 본거 어떻게 됐어? 유씨 아주머니 말로는 성공했다던데, 솔로 탈출 한거야?” 진락은 자신에게 불똥이 튀자 웃음을 멈췄다. “네, 도련님.” 목정침은 신나 보였다. “어떻게 됐어? 결혼할려고?” 진락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이제 막 사귀었어요. 요즘 여자들은 쉽지 않아서, 집도 차도 선물도 줘야되고, 제가 기사인 걸 싫어해서 직업 바꾸라고 했는데 무시했어요. 이렇게 되면 다 물 건너 갔어요, 결혼 못 할거 같아요.” “기사가 뭐 어때서? 네가 기사 한다고 내가 못 해준 적도 없고, 네 월급도 많잖아. 정 안되면, 회사와서 출근해, 기사는 바꾸면 되니까. 네 학력도 나쁘지 않아서 회사 와서 대충 아무거나 해도 나쁘지 않아.” 목정침은 그래도 자신과 오래 함
곧 그가 그녀의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이거 목가네 소유의 부동산인데, 마음에 드는 게 있는지 봐.”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집 문서 한 다발이 그의 손에 들려져 있었고, 문서의 두께를 보자 그녀는 간신히 턱이 빠지는 것을 면하고는 대답했다.“뭐...뭐에요? 난 필요 없어요...”그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여자들은 안정감을 필요로 하지 않나? 아까 진락이 차에서 나한테...” 그녀는 침을 한 번 삼키고, 눈길을 집문서에서 떼며 대답했다.“진심이에요? 왜 나는 당신이 최근 너무 이상하게 변했다고 생각이 드는거죠? 어떻게 원수한테 집을 줄 수가 있죠? 저는 부족한게 없어요, 목 씨 집안에는 먹을 것도, 마실것도, 입을 것도 있고, 또 당신이 나한테 돈을 돌려줘서 부족할 거 하나 없어요. 빨리 도로 놓고 와요, 나는 집 같은 거 필요 없으니까.”그의 눈꺼풀은 무거워 보였고, 집문서 한 다발을 소파에 내려 놓으며 말했다. “나는 너를 원수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 걸, 넌 내 와이프잖아. 이 집들이 마음에 안 들면 몇 채 더 골라, 내가 사 줄게.” 그녀는 그가 진심인 것을 깨닫고 그녀 역시 진심으로 대답했다. “정침씨...나 정말 필요없어요. 난 다른 사람과 달라요, 우리...우리도 다른 사람과 다르고. 지금이 너무 좋아요, 정말로.”그는 그녀가 하는 말을 믿지 못하고 되물었다. “정말? 정말 좋은거야? 이혼얘기는 꺼내지도 않을거야?” 그러자 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 “내가 말을 꺼내도 당신이 허락하지 않을거잖아요. 배고파 죽겠어요, 내려가서 밥 먹어요.”그는 그녀의 마음을 좀처럼 헤아릴 수 없었다, 그녀의 커가는 모습을 항상 지켜보았기에, 그녀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여겼지만, 그녀의 나이가 들면서 모든 것이 그의 통제에서 벗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 또한 여자였지만, 모든 여자가 원하는 안정감을 그녀는 원하지 않았다. 이유는 딱 한 가지 뿐이였다,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안정감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이
그녀는 목정침이 화를 낼까 봐 조금은 두려웠지만, 그렇다고 아무 커피숍이나 가서 공짜로 에어컨 바람을 쐬는 것은 싫었다. 다른 사람의 에어컨을 쐬는 것과 자신의 집에 있는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차이가 크다. 46층에 다다르고, 온연이 엘리베이터를 나서자 엘리가 그녀를 부르며 말했다. “사모님, 목 대표님 손님이 와 계세요.” 손님이 왔다고? 그녀는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그 말은......제가 지금 들어가면 안 된다는 건가요?” 엘리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저는 그저 말씀드렸을 뿐입니다.”그녀에게 들어가지 말라고 한 게 아니라, 그냥 말했을 뿐이라고? 어떤 손님이길래 이토록 ‘정중’하지? 의혹이 생김과 동시에, 그녀의 시선이 엘리의 가슴으로 향했고, 그녀는 줄곧 엘리가 늘씬한 미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녀의 몸매는 뛰에난데다, 정장차림을 하고 있어도 여자조차도 유혹당할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목정침은 매일 이렇게 아름다운 여비서를 상대하며 어떻게 담담하게 행동할 수 있을까? 더욱 신기한 것은, 엘리의 사무용 책상을 그의 사무실 문 밖 복도에 놓아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참혹하기 그지없다. “사모님, 안 들어가세요?” 엘리의 목소리에 그녀는 어색하게 시선을 옮겼다. 비록 둘 다 여자이기는 하지만, 그녀도 가당치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금 전 시선처리는 그녀도 어찌할 수 없는 본능이었다......“들어가요! 당연히 들어가야죠!” 그녀는 어색하게 기침을 두 번 하며 대답했다. 엘리의 새빨간 입술은 아슬아슬한 곡선을 그렸고,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들어가시죠 사모님.” 그녀의 미소에 온연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녀가 훔쳐본 걸 들킨걸까? 온연이 머리를 파묻고 사무실로 들어섰을 때, 공기가 순간 차분해지자 그녀는 눈을 치켜 뜨며 목정침을 바라보았다. 그리고......전지의 하찮은 얼굴도 말이다.엘리가 말한 손님은 전지였다. 전에 있었던 사건의 반전으로 인해 그녀는 어떻게 전지를 대할지 몰랐고, 그녀는 아무렇
그는 말이 없었고, 그녀 또한 계속해서 물어보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은 마음속에 특별한 이유를 가지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기 마련이다. 전지는 밥을 사겠다는 말을 한 뒤, 그 날 저녁에 바로 저녁 식사 약속을 잡았다. 목정침은 메시지를 받자 침울한 얼굴로 말했다. “저녁에 백수완 레스토랑에서 밥 먹기로 했어.” 온연은 전지가 불렀다는 것을 짐작하고는 물었다. “전지가 부른거죠?”그는 싫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또 짜증스럽게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이것은 그녀가 보기엔 그가 협박당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그의 성격으로 봤을때, 그가 내키지 않는 일이라면 아무도 그를 말릴 수 없는데 말이다.그녀가 그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자, 그의 얼굴빛이 약간 누그러졌다. “바빠 죽겠는데 전지도 상대해야 하다니, 짜증나게......” 그녀는 아무 대답 없이 견과류를 꺼내 먹었다. 오후 5시반, 두 사람은 함께 백수완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전지는 홀의 4인 테이블을 예약했다. 틀림없이 진몽요도 온다는 것이었다.진몽요가 오자 그녀는 곧장 온연의 옆에 앉았고, 그녀는 왜 전지가 온연과 목정침에게 식사를 대접하는지 조금 헷갈리기도 했지만, 관건은 전지가 정말로 목정침이라는 ‘신’을 모셨다는 점이다. 전지는 진몽요의 궁금증을 오래가게 두지 않고, 주문을 끝내고 곧 바로 말을 꺼냈다.“몽요야, 다시 소개할게, 여기는 내 형이랑 형수님이야.” “어? 어떻게 된 일이야? 난 왜 몰랐어? 진심이야?” 전지는 목정침의 비뚤어진 시선을 무시한 채 말했다. “말하자면 길지만,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 엄마랑 단 둘이 살았고, 비록 목가네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내가 목가네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그치 형?”분위기가 갑자기 굳어졌고, 목정침이 아무 말이 없자 온연도 덩달아 긴장했다. 전지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갔다. “여자 친구 데리고 부모님을 뵈야 하는데, 목씨 집안 어른들이 다 안 계시니까 난 내 형을 찾아갔지, 나랑 몽요 안 좋게 보는 건 아니지? 몽요는 형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