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한동안 이렇게 같이 밥을 먹고 한 지붕에서 지낸 적이 없었다. 요즘 그도 먼저 그녀를 찾지 않았고. 그 말을 듣자 온연은 의식적으로 발걸음을 멈췄다. “저… 제가 담배 냄새를 별로 안 좋아해서요. 계속 피세요. 괜찮아요. 전 객실방에서 자면 돼요.”예전에 그가 담배를 피울 때 그녀는 한 번도 싫다고 한 적이 없었다… 목정침의 눈 밑에 복잡 미묘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담뱃갑을 아무렇게나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는 몸을 일으켜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자자.”온연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의 행동이 뭘 의미하는 건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그녀가 싫다고 해서 담배를 전부 버렸다고? 그녀를 신경 써서 그랬다기에는 너무 말이 안 됐다. 그가 화가 나서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걸어가 담배를 다시 주웠다. 방안에 있는 쓰레기통은 항상 깨끗했다. 하긴 평소에 그녀는 방에서 잠만 잤을 뿐이니까. “저 다른 뜻이 있는 건 아니었어요… 죄송해요.”목정침은 시계를 풀어 침대맡에 올려 두었다. 그는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고 목소리에는 답답함이 섞여 있었다. “싫으면 말해. 항상 그렇게 하라고 했잖아.”그녀는 침묵했다.. 그녀는 도저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침묵했다 이번에는 습관성 침묵이 아니었다. 그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도대체 그게 언제인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었고 하고 싶은 말을 해 본 적도 없었다. 내 말에 그가 진심으로 나를 신경 써주다니….목정침의 옆에 누웠을 때 온연은 이 상황이 조금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분명히 얼마 전까지는 그렇게 냉랭했는데… 자세히 생각을 해보니 결혼한 삼년 동안 그들이 이렇게 같이 누워있던 시간들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다.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갑자기 목정침이 몸을 돌려 그녀를 마주 보더니 았다. 그가 손을 뻗어 그녀를 품 안에 안았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의식적으로 들자 온연이
#전화기 너머, 진몽요는 갑자기 전지 생각이 났지만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려주지는 않았다. 단지 말투가 조금 씁쓸해졌을 뿐이었다. “응… 다 괜찮아질 거야. 우리 앞으로 잘 지내야 해!”전화를 끊고 온연은 다시 일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바쁜 오전이 지나 드디어 점심시간이 되었다. 그녀는 근처 백반집이 생각 났다. 오늘은 왠지 가벼운 음식이 먹고 싶었다. 백반집에 도착한 후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 두 가지를 시켰다. 반찬이 바닥날 때까지 천천히 음미했다. 식당을 떠날 때쯤 갑자기 밖에서는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한지 모를 비가 내리고 있었다.를 그녀는 발견했다. 지금 계절이 딱 그렇다. 날이 맑은지 흐린지 확실하지 않았다. 마치 목정침처럼…비는 작지 않았고 전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녀는 자신이 이곳에 갇혀버렸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비록 회사랑 먼 곳은 아니지만 그녀는 돌아갈 방법이 없었다. 백반집 앞에는 주차를 위한 빈 공터가 있어 도로와 가깝지 않았고 택시를 부를 방법도 없었다. 옛날이었으면 아마 망설이지 않고 비를 뚫고 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자신의 뱃속에 있는 이 작은 녀석이 신경 쓰였다. 임신 초기에는 감기몸살이나 약물을 제일 금기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얀색 캐딜락이 공터 근처에 세워졌다. 그녀는 그 차를 알고 있었다. 전지의 차다. 전지는 당연히 이런 차를 몰수 있는 경제적 상황이 되지 않는다. 이 차가 진몽요와 관련이 있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과거 휘황찬란했던 진가의 모습이 눈에 보였고 지금 진가의 몰락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조금의 조롱도 그 속에 섞여있었다. 차에서 내리던 전지는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온연을 발견했다. 그는 비를 뚫고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왔다. 그는 마치 옛 친구와 인사하듯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 “여기 왜 있는 거예요?”온연은 생각을 멈추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비가 와서 못 가고 있어요. 그쪽은 밥 먹으러 왔어요?”전
#온연의 말문이 막혀버렸다. “… 그쪽 몽요랑 똑같네요. 이 의심, 저 의심 하는 거 보니. 저 도착했어요. 옆에 세워 주세요.”차가 멈추고 그녀는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황급히 자리를 떴다.멀어져 가는 그녀의 뒤 모습을 보던 전지의 눈동자는 무척이나 어두웠다. 보아하니 진몽요가 아직 그와 헤어진 사실을 온연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 같았다…곧 퇴근시간이 다 되어갈 때쯤 진몽요가 온연에게 문자로 원망 섞인 소식을 전했다. ‘일자리 찾는 거 너무 어려워. 게다가 오늘 비도 많이 오고. 짜증 나 죽겠어!’그때 온연은 손에 있던 일들을 거의 다 끝낸 상태였다. 그녀가 대답했다. ‘전지가 너 먹여 살릴 건데 뭐가 걱정이야? 예전에는 네가 도와 줬다면 이젠 걔가 너 도와 줘야 할 때지. 그 사람 이제 좋은 직장도 있고, 2억짜리 차도 몰고 다니고. 생활이 꽤 괜찮은 것 같던데. 너 일자리 찾는 건 천천히 해.’문자를 보내고 난 후 진몽요는 한참이 지나서도 답장이 없었다. 온연은 조금 이상함을 느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답장이 왔다. ‘나 전지랑 헤어졌어. 그 차 내가 생일선물로 사준 건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우리 집 힘들 때 걔 그 차 팔아서 우리 집 도와줄 생각도 안 했어. 벌써 알아챘어야 했는데. 빨리 마음 접게.’온연은 그 문자를 본 후 침묵했다. 요즘 진몽요는 너무 많은 일들을 겪었는데 조금이라도 멘탈이 약한 사람이었다면 아마 벌써 못 버티고 나가 떨어졌을 것이다.다만 점심에 자신을 회사까지 데려다 준 전지가 진몽요랑 헤어졌다는 사실을 왜 그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까. 전지가 티를 내지 않은 바람에 그녀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일순간 어떤 적절한 위로의 말을 건넬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진몽요가 오히려 그녀를 위로했다. ‘난 괜찮아 연아. 나한테는 너랑 심개가 있는걸. 남자는 다 쓰레기야. 친구야말로 진짜지. 일자리 찾으면 밥 살게. 일단 여기까지만 하자. 나 밥하러 갈게.’결국 온연은 ‘그래’라고 그녀에게 한마디 답장
#욕실에서 나오자 목정침은 이미 식탁에 앉아있었다. 그의 몸에는 옅은 회색의 홈웨어가 걸쳐져 있었고 머리는 약간 젖어있었다. 온몸에서 샤워 후의 상쾌한 향이 뿜어져 나왔다. 언제 어디서든 그는 항상 언행에 조심했다. 마치 한순간도 몸에 힘을 푼 적이 없는 듯 자세가 꼿꼿했다.온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녁 식사에는 대하가 두 접시나 놓여있었다. 유씨 아주머니가 특별히 대하를 그녀 앞에 놓아주셨다. 그녀는 전혀 사양하지 않고 대하 껍데기를 벗겨 맛있게 먹는 데에 집중했다. 이와 달리 목정침은 우아하게 앞접시를 들고 느긋하게 국을 먹기 시작했다.그는 온연이 위염에 걸렸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혹시 그녀에게 다른 병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마저 들었다.. 그의 눈길이 느껴지자 온연이 마지못해 그에게 물었다. "왜요?"목정침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며 그녀의 말을 못 들은 체 했다.그녀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지만 고개를 숙이고 계속 대하 껍데기를 벗겼다. 아직 밥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는 대하 두 접시를 깔끔하게 비웠다. 그러고는 입가심으로 국도 한 그릇 마셨다. 그녀는 자신이 밥을 배부르게 다 먹고 나서야 목정침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자신이 먹는 모습을 계속 쳐다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온연은 혀를 내밀어 입가를 핥았다. 그녀의 마음이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제가 너무 많이 먹었나요?"목정침은 그제서야 몸을 일으켜 위층으로 올라갔다. "알면 됐어. 뭐 먹고 싶으면 주방장한테 말해. 누구한테 하대당해 굶어 죽은 귀신 씌인 것처럼 굴지 말고."그녀는 자신 앞에 산처럼 쌓인 대하 껍데기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녀도 자신이 너무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다 아마 더 있었다면 반 접시는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옛날의 자신과 비교하면 식욕이 너무 왕성해졌다. 하지만 그건 그녀가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온연이 거실을 거니는 동안 목정침은 서재에서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온연은 미지근한 물 반
#온연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는 어젯밤 방에서 자지 않았었나? 왜 아침부터 서재에서 나오는 거지? 저 모습… 금방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그럼 한밤중에 안방에서 나와 서재로 간 건가?목정침의 행동이 온연의 머리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아침도 먹지 않고 바로 나와버렸다.유씨 아주머니가 주방에서 죽을 들고 나왔다. 온연이 보이지 않자 그녀가 물었다. "연이는?"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의 눈에 계단에서 내려오는 목적침이 들어왔다. 그의 얼굴에 깔려있는 어두움이 그녀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오전 내내 온연은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고작 아침밥 한 끼 먹지 않았다고 이렇게 온몸이 힘이 없다니…. 심지어 머리는 어지럽고 속은 메스꺼웠다. 아침을 굶은 상태라 그런지 입덧 반응이 점점 더 심해졌다.퇴근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진몽요에게 전화가 왔다. "연아, 나 지금 너네 회사 밑인데 밥 사줄게. 빨리 내려와."일자리를 찾게 된다면 그녀에게 밥을 사주겠다는 진몽요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가 물었다. "일자리 찾았어?"진몽요는 대답을 피했다. "좀 이따 먹으면서 얘기하자~"퇴근시간이 되자 온연이 제일 먼저 회사를 나왔다. 회사 아래에서 기다리는 진몽요를 만난 후 두 사람은 근처 중국음식점에 들어가 앉았다. 진몽요는 예쁘게 꾸민 상태였다. 보아하니 일자리를 찾기 위해 적잖게 고생한 것 같았다.음식을 시킨 후 진몽요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내가 어느 회사로 들어가게 됐는지 한번 알아맞혀 봐. 맞추면 선물 줄게!"지금 온연의 머릿속에는 온통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뿐이라 맞출 마음이 전혀 없었다. "모르겠어… 월급 많이 주는 곳인가 봐? 아니었으면 네 맘에 들지도 않았을 테고. 그래도 유학까지 다녀왔는데. 아무리 경력이 없다고 해도 전공만 맞으면 데려가려고 난리 나지." 진몽요의 눈동자에서 빛이 나는 것만 같았다. 마치 예전 걱정 없이 살던 때처럼. 집에 일이 생긴 후로 오랫동안 본 적 없는 눈
말을 하다 그녀는 그만 멈춰버렸다. 도무지 진함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진몽요도 그만 입을 다물었다. 둘 다 처지가 서로 비슷해서 누가 더 나은 상황이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꺼내면 속만 더 상할 뿐이었다.갑자기 그녀가 무엇인가 생각난 듯 편지봉투 하나를 가방에서 꺼냈다. "연아, 네 편지야. 어떻게 된 일인지 이게 나한테로 부쳐졌어. 요즘이 어떤 시댄데 아직도 편지 쓰는 사람이 있는지. 핸드폰 쓰기 불편한가? 도대체 누구야? 내가 어디 사는지 어떻게 알고? 게다가 우리 둘이 아는 사이라는 것도 알아…"온연도 의혹스러운 마음에 편지를 받아 열어봤다. 편지에는 몇 자 적혀 있지 않았지만 글씨도 삐뚤삐뚤 해서 한참을 걸려서야 글자를 알아볼 수 있었다. 일순간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았다. 진몽요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 소리마저 듣지 못했다."연아? 연아? 뭐라고 쓰여있는데?" 진몽요의 호기심이 발동했는지 재촉하며 물었다.온연은 다시 정신을 차리며 편지를 제대로 읊었다. 여러 번 심호흡을 하고 나서야 다시 목소리를 찾았다. "우리 아빠 그때 그 일이랑 관련된 거야… 편지 보낸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어. 자기가 누군지 신분도 밝히지 않았고. 편지봉투에 주소랑 이름은 적혀있다만… 근데… 그냥 '서씨'라고 적혀만 있고. 편지에는… 그때 비행기 사고가 우리 아빠랑 상관이 없다고, 그때 억울하게 누명 쓴 거라고, 그냥 피해자 중에 한 명이라고… " 말이 끝날 무렵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그 사실에 진몽요는 조금 놀랬다. "이게… 얼마나 지난 일이야? 이 편지 보낸 사람이 도대체 누군데? 진짜 이상하다..다른 말은 없었어?"온연이 고개를 저었다. "없어."진몽요가 원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그 사람도 참. 말을 꺼냈으면 똑바로 처음부터 끝까지 말해야지. 안 그래? 괜히 여운이나 남기고, 우리 보고 알아맞히라는 거야 뭐야?"그때 종업원이 음식을 서빙했다. 벌써부터 배가 고팠던 온연은 젓가락을 들고 먹는 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온연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일순간 모든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 해의 일을 밝히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 그 얘긴 일단 그만하자. 난 우리 아빠 일부터 먼저 해결해야겠어. 이 편지는 내가 오늘 퇴근하고 나서 잘 연구해볼게. 주말에 편지에 쓰인 주소로 '서씨' 라는 사람도 만나러 가봐야지. 그때되면 뭐든지 다 확실해질 수도 있지."진몽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되고. 일단 이 일부터 해결하자. 다른 건 일단 생각하지 마. 너 지금 뱃속에 한 명 더 있는 거 알지. 혼자 가려고 하지 마. 내가 같이 가줄게. 지도 보니까 이 도시에 있는 것도 아니던데. 너 혼자 가는 거 나 마음이 안 놓여."밥을 먹고 회사로 돌아온 온연은 마음 편히 일을 할 수가 없었다. 편지에 쓰여진 한 글자 한 글자가 그녀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당장이라도 그 해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밝혀내고 싶었다. 편지를 보낸 '서씨' 는 대체 누굴까? 어떻게 그때 일어난 일을 알고 있는거지?퇴근 후 그녀는 고민거리를 안고 목가네로 돌아왔다. 만약 진짜로 그 일이 자신의 아버지와 상관이 없다고 밝혀진다면 그들 사이에는 더 이상의 원한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는걸가? 그는 나를 놓아줄까? "유씨 아주머니, 목정침 오늘 집에 온다고 말했었나요?" 그녀가 물었다."아니 그런 말씀은 안 하셨는데. 이 시간 될 때까지 밖에서 밥 먹는다는 소리 없는 거 보면 아마 들어오실 거야. 왜 그래 연아? 도련님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그녀가 목정침에 대해 유씨 아주머니에게 묻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머니는 조금 의혹이 들었다."아니요… 그냥 한번 물어봤어요." 온연은 말을 마치고 잠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임신을 한 후 그녀는 목욕하는 동안 욕실 통풍이 잘되지 않아 아기에게 영향이 있을까봐 걱정했다그녀가 샤워를 끝내고 나왔을 때 마침 목정침이 문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발걸음이 조금 멈칫했
#게가 먹어서는 안 될 음식이 아닌 적게 먹어야 할 음식이라는 걸 확인한 후에야 그녀는 마음을 놓았다. 요즘 그녀는 해산물에 관심이 많아졌다.식사하는 동안, 온연은 게 두 마리만 먹고는 더 이상 게에 손을 대지 않았다. 그녀는 다른 반찬을 열심히 먹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유씨 아주머니가 물었다. "사모님, 입맛에 안 맞으세요?"온연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맛있어요."유씨 아주머니가 인상을 찌푸렸다. "전에 사모님이 대하 먹는 양에 비교하면 게 한 마리도 모자라야 정상인데. 좀 더 드시지…" 목정침은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았고 온연이 먹지 않으면 남은 건 다 버려야 한다 검소한 성격이었던 유씨 아주머니는 낭비를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온연은 목정침을 한번 보고는 불편한 듯 말했다. "제가 오늘 입맛이 없어서…"지금 그녀는 말을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그 때문에 그녀는 일부러 밥을 한 그릇밖에 먹지 않았고 졸지에 배를 반만 채우게 되었다. 식사가 끝난 후 목정침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의 전화를 기다리는 것만 같았다. 그가 오늘 밤 외출 할 것이라는 걸 온연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누굴 만나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까지는 알고 싶지 않았다.반 시간 뒤 그녀는 생수 한 잔을 부어 방으로 돌아와 숨겨놓은 엽산을 꺼냈다. 지난번에 임신했다는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낼 뻔했다. 아직까지도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밝혀지기 전까지 아이 일은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그녀가 막 약병을 열려고 할 때 갑자기 누군가 방문을 열었다 그녀의 손이 떨리더니 엽산 통을 바닥에 전부 떨어트렸다. 느슨해진 뚜껑이 침대 앞으로 굴러떨어졌다. 엽산이 바닥에 한가득 쏟아졌다.그녀는 놀란 눈으로 문 앞에 서있는 목정침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동자에 호 기심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당황한 마음에 감히 손을 뻗어 주울 수가 없었다. 목정침이 입을 열었다. "뭐야?"그녀는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