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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하, 왜 이렇게 착한 거야...’

착하다 못해 무르기까지 한 강우연을 힐끗 바라보던 한지훈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결국 손에 힘을 풀어주었다.

그러자 덜렁거리는 손목을 움켜잡은 강신이 바로 펄쩍 뛰더니 강우연과 한지훈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강우연! 하, 어디서 남자를 만나도 저런 깡패 같은 자식을... 그래. 안 가겠다 이거지? 여기서 딱 기다려.”

말을 마친 강신이 부랴부랴 자리를 뜨고 소란에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저 남자는 누구야? 세상에... 지금 신이 때린 거 맞지?”

“하, 신이가 얼마나 독한 애인데... 유리 쟤는 어쩜 남자를 만나도 저딴 애를 만나니?”

“그런데 아까 저 남자... 여자애가 자기 딸이라고 하지 않았었나? 설마... 저 자식이 바로 5년 전 그...”

누군가의 목소리에 하객들의 술렁거림은 더 커져만 갔다.

5년 전, 길시아의 집안에서 거금을 들여 소문이 퍼져나가는 걸 막은 뒤로 한지훈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는 이는 거의 없었다.

어찌나 울었는지 어느새 눈시울이 빨개진 강우연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지훈 씨, 괜찮겠죠? 신이는 워낙 자존심이 강한 애라... 아까 사람들 앞에서 그 망신을 당했으니 분명 복수하려고 들 거예요. 우리... 지금이라도 돌아갈까요?”

하지만 싱긋 미소를 지은 한지훈은 역시나 똑같은 말로 강우연을 안심시켰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한바탕 소란끝에 세 식구가 드디어 좀 앉아보려던 그때 기세등등한 얼굴의 강신이 중년 남녀와 함께 다시 다가왔다.

“엄마, 아빠. 이 자식이야! 이 자식이 내 팔을... 분명 강우연 쟤가 시킨 거라니까? 어떻게 좀 해봐!”

강신과 함께 등장한 중년 남자는 근엄한 표정이 인상적인 사람이었고 이목구비가 언뜻 강우연과 많이 닮아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 서 있는 여자는 피부며 몸매며 장성한 아들을 두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되어 있는데다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딱 봐도 부잣집 사모님 같아 보였다.

“강우연! 네가 감히 여기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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