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이 영감 건방진 거 보소!”당백성은 도청 전인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당 문주, 흥분하지 마세요! 저 사람은 바로 검경까지 섭렵한 고수 도청 전인입니다. 최대한 그를 안정시키면서 되도록은 충돌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낙구영은 말을 마치고는 진국화를 끌어당겨 작은 소리로 당부했다. “절대 함부로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오늘 이곳에 온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지 원수를 맺기 위해서는 아니잖아요!”그러자 진국화는 무거운 말투로 대답했다. “걱정 마요. 저한테 속셈이 있어요!”그러나 진국화의 표정을 읽어낸 낙구영은 쉽사리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내 수많은 사람들이 진국화를 따라 우연 그룹에 들어서게 되자, 낙구영도 일단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고는 함께 따라갔다. 회의실에 도착하자마자 진국화 일행들은 각자 의자를 찾아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당백성이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도청 전인을 바라보고 있는 한편, 도청 전인은 담담하게 먼저 입을 열었다. “여러분,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천천히 하나하나 얘기하면 되죠!”“하지만 이것 하나는 명심하세요. 여기는 우연 그룹이지 여러분의 무종이 아니기 때문에, 분수에 맞게 행동하세요!”그리고는 다시 칼자루 위에 손을 얹은 채 살벌한 태도를 보였다. “흥! 네가 바로 도청 전인이야? 너희 천검종이 한지훈을 숭배하든 말든 그건 우리가 알 바 아니야. 우린 전혀 다르거든. 적어도 너희들처럼 이렇게 연약하지는 않아!”당백성은 힘껏 책상을 두드리며 노발대발했다. 그 말을 들은 도청 전인은 매서운 눈빛으로 당백성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강우연의 분부 없이는, 그는 함부로 나설 수가 없었다. “그만하시죠. 저희 모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곳까지 온 건데, 굳이 이렇게까지 논쟁할 필요는 없잖아요!”낙구영은 급히 나서서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그러자 강우연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모두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곳에 모인 거잖아요. 전 이전과도 같은 일은 더 이상 반
자꾸만 선을 넘는 발언에, 낙구영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언짢은 눈빛으로 당백성을 쳐다보았다. 참다못해 낙구영이 입을 열려는 순간, 도청 전인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여러분들의 뜻은, 무력으로 해결하자는 겁니까?”“아니에요! 절대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당백성이 입을 열기도 전에, 낙구영이 급히 먼저 나서서 해명했다. “사실 진 씨 집안더러 모든 산업을 내놓으라고 한 요구에 대해서는 저도 납득할만합니다. 하지만 강 사장님, 조금만 더욱 넓은 아량으로 진 씨 집안에게 살아남을 길 하나 정도는 남겨주시죠!” 낙구영은 최대한 나긋한 말투로 부탁을 했다. 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낙구영을 지그시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저희 한번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보죠. 만약 그날 원 씨 집안사람들이 이겼다면 진 씨 집안은 과연 저희 우연 그룹을 봐줬을까요?”“이제는 더 이상 단순한 비즈니스 문제가 아닙니다. 보세요, 이런 회사들도 사실 원래부터 산업을 모두 넘기기로 약속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왜 다시 그들에게 돌려줘야 되죠?”“그 이유가 혹시, 그들은 주모자가 아닌 종범일 뿐이니 제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들을 용서하고는 주모자만 처단하라는 겁니까?”“그게...”낙구영은 헛기침을 두 번 하며 당황을 감추치 못했다. 고작 20대 여성이라는 이유로 강우연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매우 똑 부러진 사람이었다. 그녀는 반박할 수 없는 논리로 단번에 상대들을 기선제압하였다. “강우연,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나 얘기해!”당백성은 이 와중에도 눈치 없이 끼어들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이내 진국화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 대표님, 사실 지금 이 모든 일의 발단에 대해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저희 몇 명의 문주들이 여기까지 찾아온 이상, 만약 강 대표님께서 계속하여 고집부리고 저희한테 미움을 사려 한다면, 진 씨 집안뿐만 아니라 저희 4대 종문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때가 되
4대 1의 수적으로도 불리한 상황에, 도청 전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상을 입었었다. “어르신, 안 돼요!”걱정되는 마음에 강우연은 도청 전인의 장검을 붙잡고는 말렸다. “어찌 됐든 저희도 따로 상의할 시간을 줘야죠. 내일 이 시간에 여러분들한테 답장을 드리는 건 어떨까요?”강우연이 순순히 복종하려는 태도를 보이자 낙구영은 급히 일어선 채 말했다. “물론이죠. 저희도 인정이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강 대표님께서는 저희가 실망하는 일은 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진국화를 데리고는 회의실을 나섰다. 끌려나가는 진국화의 모습에 당백성도 어쩔 수 없이 따라 나갔다. 그러나 회의실을 나서기 전까지도, 당백성은 매서운 눈빛으로 도청 전인을 한 번 흘깃 보았다. 그의 눈빛에서는 살의가 은은하게 드러났다. 그렇게 그들이 멀리 떠나고 나서야 강우연은 도청 전인에게 다가가 말했다. “어르신, 몸도 성치 않은데 혼자서 저놈들을 상대하는 건 죽음 밖에 남는 게 없어요! 차라리 진 씨 집안의 산업을 포기할지 언정, 어르신께서 이렇게 목숨을 바치는 건 전 용납 못해요!”그 말을 들은 도청 전인은 자기도 모르게 감동했다. 강우연을 한참 동안 쳐다보던 그는 이내 털썩하며 강우연의 앞에 무릎을 꿇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주모님의 관심은 매우 감사합니다만, 이번 일은 어떻게든 무력으로만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하지만 안심하십시오. 천검종 4대 수좌로서,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고 강중에 돌아올 것입니다! 설령 제 뼈가 부서지더라도, 한 선생께서 돌아오시기 전까지는 제가 반드시 주모님을 잘 보호할 겁니다!”그 말을 들은 강우연도 내심 크게 감동하여 급히 두 손으로 도청 전인을 부축했다. “주모님, 오늘 밤에는 되도록이면 돌아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차라리 나 씨 집안에 가서 잠시 하룻밤 묵는 건 어떨까요?”도청 전인은 여전히 걱정되는 마음으로 제안을 했다. 사실 방금 당백성의 살기 어린 눈빛을 보아낸 도청 전
“나 지금 밖에 있어. 무슨 일이야?”전화를 받은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갑작스레 강우연으로부터 연락이 온건, 두말할 것도 없이 뭔가 큰일이 난 거라 직감했다. 아니면 도청 전인과 나계홍의 보필 속에서, 강우연이 자신에게 굳이 연락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집에 일이 좀 생겨서 어르신의 안전이 걱정돼서요. 사실 오늘 아침…”강우연은 방금 있었던 모든 일을 한지훈에게 전했다. 그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여보, 어르신은 기어코 무력을 이용해서 해결하려 하는데 사실 어르신 몸도 편치 않잖아요. 이... 이젠 어떻게 해야 하죠? 차라리 우리가 한 걸음 물러서는 게 낫지 않을까요?”강우연은 한지훈의 의견이 궁금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이상 더는 물러설 수 없어! 4대 종문이 이미 개입까지 했잖아. 그런데 만약 우리가 물러나게 된다면 그들은 오히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릴 향해 돌진할 거야!”“내가 알아서 방법을 생각해 볼게. 일단 넌 오늘 밤에 강중으로 돌아가서 나계홍이 안배한 별장에서 잠시 묵고 있어. 당분간은 큰 걱정은 하지 마!”한지훈은 일단 강우연을 달래주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용왕님, 무슨 일이시죠?”마침 한 무더기의 문건을 들고 나타난 용월은, 굳어진 한지훈의 표정을 알아차리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러자 한지훈이 대답했다. “별 일 아니야. 일단 이따가 헬리콥터 한 대를 배치해 놔. 오늘 밤, 나 강중으로 돌아가 봐야 돼!”“강중이요?” 순간 의아해하던 용월은 대충 눈치를 알아차리고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신룡전에서도 사람을 보낼까요...”“아니야, 필요 없어. 단지 집에 좀 시끄러운 일이 생겨서 가서 직접 처리하려는 거야!”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용월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무실을 나섰다. 신룡전에는 무장 헬리콥터뿐만 아니라 10여 대의 전투기도
도청 전인은 할 말만을 마치고는 제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사부님!”세 명의 제자들은 모두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도청 전인 앞에 무릎을 꿇고는 통곡하였다. “얼른...”도청 전인이 채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갑자기 그의 머리 위로 헬리콥터의 굉음이 들려왔다. 곧이어 헬리콥터에서는 한 사람이 뛰어내렸다. “한... 한 선생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순간 도청 전인의 제자들은 눈빛이 번쩍하더니, 얼른 얼굴에 묻은 눈물을 닦아내고는 빠른 걸음으로 뜰로 달려 나갔다. “한 선생님!”“한 선생님!”한지훈은 그들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 자국을 보아내고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니, 이건...”“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한 선생님께서 돌아오신 것만으로도 저희는 너무 행복합니다!”이내 제자들은 곧바로 한지훈을 별장으로 모셨다. 뒤이어 마찬가지로 한지훈을 발견한 도청 전인 역시 급히 몸을 돌려 공손히 인사를 하였다. “주상! 이 모든 게 다 제가 무능한 탓입니다. 감히 주상을 걱정하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굳이 한지훈이 얘기하지 않아도 도청 전인은 대충 짐작이 갔다. 틀림없이 강우연이 한지훈에게 전화를 걸었을 것이라는 것을. 그 이유 말고는 한지훈이 갑자기 돌아올 리가 없었다. “어르신, 강중의 일에 대해서 모두 전해 들었습니다. 저희가 4대 종문과 무력으로 다퉈야 한다고요?”한지훈은 본론을 꺼냈다. “그건 아닙니다!”도청 전인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사실 청봉문의 문주인 낙구영은 저희와 평화적으로 협상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주인 당백성이라는 사람이 기어코 저희와 끝장을 보려 하더군요!”“필경 그들 네 사람은 보통의 관계가 아니라 방심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자리를 뜰 때, 당백성의 표정은 매우 좋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추측하건대, 오늘 밤 당백성은 무조건 이곳으로 찾아올 겁니다. 이 기회를 빌어, 무영종과 천우종도 위엄을 부릴 가능성이 있습니다!”무영종과 천우종 또한 이번 일에 이렇게
도청 전인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진법을 세우자고?’ 진법은 예로부터 용국 무종에서 대대로 물려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천년 전부터, 진법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오늘날까지 무종 수백 개의 종문 중에서도 진법을 세울 줄 아는 사람은 거의 손에 꼽힐 정도였다. 반면 부상의 음양 가문은 지금까지도 진법의 일부를 계승하고 있긴 했지만, 역시나 제대로 정통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한지훈의 입에서 진법이라는 단어가 나올 줄은 몰랐다. 의심 가득한 도청 전인의 눈빛에,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진법은 그렇게 심오하지 않습니다. 저희 두 사람 모두 4성 천왕계의 경지에 다다르긴 했지만, 필경 둘 다 상처를 입지 않았습니까?”“그러므로 지금으로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놈들이 일단 이 별장에 발을 들여놓을 때 실력이 퇴화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진법은 어르신 스스로도 충분히 세우실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검경의 위력도 증강시킬 수 있고요!”한지훈은 진법에 대해 간략하게 도청 전인에게 얘기해 주었다. 곧이어 그는 열한 자루의 장검을 각각 다른 방향으로 묻었다. 말없이 혼자서 움직이는 한지훈의 모습에, 도청 전인은 어안이 벙벙했다. ‘설마 이게 된다고?’ 도청 전인이 여전히 의심을 거둘 수 없는 한편, 한지훈은 이내 9개의 등잔불을 꺼내 각각 9개의 부동한 방향으로 배치한 후 숨을 죽인 채 정신을 집중하고는 손을 내저었다. 곧바로 아홉 개의 등잔불이 동시에 켜졌고, 별장 전체의 분위기는 고요해졌다. “주상, 이건... 대체 무슨 진법이죠?”도청 전인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는 물었다. “이것이 바로 검성진입니다. 그 누구라도 일단 이곳에 들어서기만 하면 실력은 크게 감소될 테고, 도리여 어르신의 검경의 위력을 향상할 수가 있습니다! 이 진법은 얼마든지 크든 작든 다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범위와 상관없이 일단 들어서기만 하면 놈들을 얼마든지 제압할 수 있습니다!”“가장 최소한으로는 방 한 칸
이내 한지훈은 두 눈을 살짝 감은 채 소파에 앉아 날이 어두워지기만을 조용히 기다렸다. 한편 낙구영과 일행은, 한지훈이 비밀리에 강중으로 돌아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돌아가는 길에도 낙구영은 거듭하여 간곡히 타일렀지만 당백성은 전혀 듣지를 않았다. 당백성은 도청 전인의 좋지 않은 안색을 발견하고는, 그의 몸에 상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알지 못할 지병이 생겼다고 확신하였다. 그리하여 지금이야말로 도청 전인을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다. 설사 나중에 한지훈이 돌아온다 하더라도, 도청 전인이 먼저 죽게 되면 그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테니까. “두 문주 님, 제가 보기에는 오늘 밤 당장 도청 전인을 처단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당백성은 천우종과 무영종의 두 종주에게 말했다. 반면 낙구영은 홀로 이미 먼저 청봉문으로 돌아간 상황이었다. 그렇게 진 씨 집안 별장에는 당백성과 나머지 두 명의 문주만 남게 되었다. 그 말을 들은 진국화는 저도 모르게 놀랍다는 표정을 드러냈다. 이내 그는 당백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 문주야말로 정말 저희 진 씨 집안의 구원자네요! 이번 일을 계기로 만약 저희 진 씨 집안이 위기를 넘기게 된다면 반드시 당 씨 집안에 큰 사례를 해드릴 겁니다!”진국화의 이 말을 들은 천우종과 무영종의 두 종주도 더 이상 뒤처질 수 없다는 생각에 잇달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맞아요. 제가 보기에도 도청 전인 그 영감, 몸이 아주 성치 않은 것 같아요. 이 시점이야말로 바로 그를 제거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인 것 같아요!”천우종 종주 노덕왕도 눈을 가늘게 뜬 채 살벌하게 말했다. 뒤이어 무영종의 종주도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도청 전인만 순조롭게 제거할 수 있다면, 잇달아 천검종도 함께 삼켜버릴 수 있겠네요!”자고로 천검종은 10위 안에 드는 대종문이었기에, 일단 정말 삼켜버리기만 한다면 세 종주들은 자신들의 세력을 더욱 확장시킬 수가 있었다. “맞아요, 바로 그거예요!”당백성도 차갑게 웃
별장 입구에 다다른 당백성은, 평소와 달리 문 앞을 지키는 사람이 없는 것에 의심을 하게 됐지만 일단 조심스레 대문을 살짝 밀었다. “삐걱!”‘뭐야?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나는 거지. 오래된 낡은 나무 문의 소리잖아.’ 그러나 한 씨 집안 별장의 대문은 누가 봐도 깨끗한 철문이었다. 당백성이 눈살을 찌푸린 채 잠시 머뭇거리는 한편, 그의 뒤를 따르던 노덕왕과 유혁선은 어리둥절했다. “당 문주, 왜 그러세요? ”그러자 당백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듯 일단 웃어넘기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단지 한 씨 집안 대문을 지키는 사람이 없어서 의심이 들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굳이 수백 수천 명의 경호원이 있다 하더라도 별 소용은 없겠죠.”이내 당백성은 직접 문을 밀고 들어섰다. 곧이어 세 사람이 별장 앞 정원에 들어서게 되자, 갑자기 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악!”알 수 없는 서늘한 기운에 세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이 똑같이 몸서리를 쳤다. 잠깐만으로도 이 정원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비밀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됐다. 다만 그들은 그 정체에 대해 전혀 알아챌 수가 없었다. 겨우 다시 정원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한지훈이 갑자기 두 눈을 뜨고는 문밖의 방향을 응시하며 말했다. “드디어 왔네요!”도청 전인은 다시 손에 장검을 들고는 천천히 두 눈을 뜨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상, 제가 직접 가서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러자 한지훈은 살짝 손을 흔들며 말했다. “급할 거 없어요!”이내 그는 천천히 일어나 유리를 사이에 두고 바깥의 뜰을 바라보았다. 문어귀에 나타난 한지훈의 그림자에, 당백성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하찮은 웃음을 지었다. 한지훈은 기껏해야 4성 천왕계의 실력으로, 사실상 그들 세 사람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도청 전인은 그들과는 달리, 실력이 조금 차이가 났다. 즉 현재 3대2의 국면이긴 하지만, 세 종주들이 이길 가능성이 한지훈 일행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있었다.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