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고 대수롭지 않은 대답에 도승관은 당장이라도 S 시에 달려가 상대방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었다.감히 겁도 없이 경기도 인천 도 씨 가문의 가주에 용국 손강수 명의의 제자에게 건방을 떨다니!“이봐요, 친구. 그쪽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정도현과 소지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신도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겠죠. 그럼 굳이 원한을 맺을 필요 없이 말로 잘 푸는 게 낫지 않을까요? 서로 손해를 보면서 싸울 필요는 없잖아요. 한지훈 씨가 전동해와 손 씨 가문만 봐준다면 저희 도 씨 가문에서 이 은혜를 기억하겠습니다. 나중에 한지훈 씨에게 난감한 상황이 생기거나 병이라도 걸리면 저 도승관을 찾아오세요. 어때요?”도승관은 포기하지 않고 구구절절 얘기하며 한지훈을 설득하려고 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한지훈이 입을 열었다.“당신 말도 일리가 있는 거 같네요.”한지훈의 말에 도승관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마당을 어슬렁거리며 대꾸했다.“그럼요. 제 의술이 웬만한 의사보다 훨씬 나아요.”“근데, 차라리 제가 손강수 명의를 찾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도승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이 그의 말을 끊으며 덤덤하게 묻자 순식간에 도승관은 온몸에 핏줄이 터지는 듯 화가 치밀어 올랐다.잠시 흠칫하던 도승관은 숨을 크게 들이켠 뒤, 낮게 깔린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이봐, 젊은이! 적당히 해요! 손강수 명의가 아무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인 줄 알아요? 제 사부님은 국내외에서 가장 유명한 레전드급 사람들만 진찰한다고요! 당신 같은 S 시의 잔당 따위가 무슨 자격으로 사부님을 만나요!”도승관은 겁도 없이 건방을 떠는 상대방 때문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한지훈은 그저 가볍게 웃으며 대꾸할 뿐이었다.“손강수 명의께서 자신의 제자가 이렇게 권력을 남용하고 허세를 부리고 다닌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그의 말에 도승관이 눈살을 찌푸렸다! 손강수는 자신의 의술로 개인의 이익을 챙기는 행위를 제일 싫어했지만 사업가 출신의 도승관은
곁에 있던 정도현도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그는 한지훈의 신분이 남다르다는 건 알고 있지만 용국의 전설인 손 명의에게 연락을 한다는 건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너무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닌가 싶었다.하지만 이와 반대로 흠칫하던 소지성은 한지훈의 진짜 신분을 생각해 보더니 일말의 걱정도 하지 않았다. 용국의 파이터 킹은 당연히 말한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이다!한지훈은 평온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손강수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혹시 제자들 중에 도승관이라는 사람이 있나요?”멀리 용경에 있던 손강수는 한지훈의 전화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용경 갑부와 용경 시장의 진찰을 중단시켰다. 그는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총사령관님, 갑자기 그런 왜 물으세요? 저에게 도승관이라는 제자가 있긴 합니다. 아마도 경기도 인천의 도 씨 가문 사람일 겁니다.”손강수가 깍듯하고 존경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70세가 넘은 손강수는 몸도 건강할 뿐만 아니라 여전히 카리스마 넘치고 온몸에서 정의감이 뿜어 나왔다.“도승관이라는 사람이 마음에 안 듭니다. 저 대신 경고 좀 전해주세요. 제가 하는 일에 계속 태클을 걸면 도 씨 가문에 책임을 물을 겁니다.”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 만약 그가 손강수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분명 지금쯤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을 것이다.한지훈의 말뜻을 알아차린 손강수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총사령관님,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당장 그 건방진 제자를 잘 처리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손강수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도승관에게 전화를 걸었다.한편, 도 씨 가문 저택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도승관은 한지훈의 말이 귀에 맴돌았다.‘사부님이 나에게 직접 연락하게 만들겠다고? 허허, 허세가 아주 하늘을 찌르네!’바로 이때, 다급한 핸드폰 진동 소리에 깜짝 놀란 도승관이 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손강수였다!어안이 벙벙한 도승관은 상황 파악을 할 겨를도 없이 전화를 받아 공손하고 깍듯한 태도로 인사
손강수가 전화를 끊자 도승관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식은땀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한지훈이 용구의 북양 총사령관이자 사부님 생명의 은인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조금 전에 겁도 없이 북양 총사령관에 30만 북양 사병을 거느리고 있는 파이터 킹에게 건방을 떨었다니! 이건 죽으려고 환장한 거나 다름이 없었다!도 씨 가문 전체를 바친다 해도 상대방은 가소롭게 여길 것이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도승관은 다급하게 다시 전동해에게 전화를 걸었다.한편, 전동해 일행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한지훈과 소지성 등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네놈이 허세를 지나치게 부린 거야! 도 가주님은 손 명의의 아끼는 제자로 경기도 인천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의사야! 수많은 시장급 유명 인사들과 인연이 깊고 용경에도 인맥이 넓어! 너 같은 버러지가 손 명의와 연락이 닿는다고? 진짜 어이없는 헛소리만 지껄이네!”전동해가 비꼬는 듯한 말투로 그를 도발했다. 방금 전까지는 인생을 망친 것 같아서 충격을 받았지만 이제 다시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곁에 있던 손호중과 손민규도 말을 보탰다.“하하! 맞습니다! 전 회장님의 말이 맞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하고, 허세도 적당히 부려야 합니다! 안 그러면 나중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어질 겁니다!”손호중이 전동해의 말에 동의하며 그와 같이 한지훈을 비웃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조용하게 시간을 확인했다.한지훈의 행동에 조금 전까지 의기양양하던 전동해의 마음이 갑자기 움찔했다.‘저놈이 왜 저렇게 여유를 부리지? 설마 진짜 용국의 손강수 명의와 인연이 있단 말인가? 아니야! 절대 그럴 리가 없어!’바로 이때, 전동해의 핸드폰이 울렸다. 도승관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순간 잔뜩 신이 난 전동해가 핸드폰을 들어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목청을 높였다.“하하하! 도 가주님께서 전화가 왔어! 일이 잘 해결됐다는 소리지! 당신들은 이제 도 씨 가문의 심판이나 받을 준비나 하라고! 특히
경기도 인천 제1 명문 가문의 가주에 용국 손강수 명의의 제자 도승관이 한지훈에게 무릎까지 꿇고 용서를 빌고 있다니!화들짝 놀란 전동해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바지에서는 노란 액체가 줄줄 흘렀다!손호중과 손민규 부자도 창백한 얼굴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지훈 저놈이 정말 손강수에게 연락을 했을 뿐만 아니라 도승관까지 무릎 꿇고 사과를 빌게 만들다니. 이건 어마어마한 공포였다!이때, 무릎을 꿇고 있던 도승관이 다시 입을 열었다.“한지훈 씨, 전동해 저 사람은 백번 죽어 마땅한 사람입니다! 한지훈 씨가 알아서 처리하세요. 다만 제 사부님과 제 체면을 봐서 저희 도 씨 가문에 시집을 온 손호중 씨의 따님만은 너그럽게 용서해 주세요! 손 씨 가문만은 부디 한 번만 봐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손호중과 손민규가 바닥을 기어서 한지훈에게 다가가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를 올렸다.“한지훈 씨,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저희가 귀한 분도 몰라보고 건방을 떨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앞으로 저희 손 씨 가문은 한지훈 님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겠습니다!”“한지훈,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그냥 지나가던 개가 짖는다고 생각하고 화 풀어줘! 내가 개소리를 지껄인 거였어! 너무 미안해! 제발 잡혀가지 않게 살려줘!”손민규가 오열을 하면서 바닥에 머리를 박았지만 한지훈은 그저 싸늘하고 차가운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손 씨 부자는 책임을 묻지 않고 풀어줄 수 있어. 하지만 오늘부터 손 씨 가문의 모든 산업은 정도현 명의로 변경될 거야. 두 사람은 오늘부로 S 시를 떠나도록 해. 앞으로 내 눈에 띄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한지훈의 단호한 명령에 손호중과 손민규는 연신 감사 인사를 올렸다.결국 전동해는 비명소리와 함께 끌려갔고 손 씨 가문의 부자는 바로 비행기를 타고 S 시를 떠나 인천으로 향했다.그리고 손 씨 가문의 모든
흥분한 오관우는 급히 강희연의 손을 뿌리치고 달려가 한지훈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비켜, 쓸모없는 놈아.”그리고 공손한 자세로 소지성에게 연신 굽신거렸다.“여기서 뵙게 될 줄은 몰랐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오찬 그룹의 오관우라고 합니다. 아버지 존함은 오자 기자 용입니다. 함께 식사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소지성은 곧바로 소지성에게 악수를 건넸다. 하지만, 그는 오관우를 힐끔 보며 고개만 끄덕일 뿐 청해 오는 악수에 응하지 않았다.감히 한지훈을 밀쳐?!죽고 싶어 환장했나?조금 전 심기가 불편했던 한지훈은 전동해와 기이준을 파면시켰다.그는 도승관마저 무릎 꿇고 사죄하게 만드는 인물이다.오관우는 난감했지만 이내 방향을 틀어 정도현에게 향했다. 똑같은 공손한 태도였지만,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정 회장님, 전 오관우라고 합니다. 오찬 그룹을 맡고 있어요. 그리고...”짝!오관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정도현이 팔을 들어 그의 뺨을 후려갈겼다. 그리고 눈을 무섭게 부릅 뜨고 소리쳤다.“네까짓 게 감히 한...”한지훈이 표정을 일그러 뜨렸다. 그의 뜻을 읽은 정도현이 말을 바꿨다.“오찬 그룹이 뭔데! 꺼져!”따귀를 맞은 뺨을 움켜쥐고 그자리에 얼어붙은 오관우는 어안이 벙벙했다. 한참 생각해봤지만 정도현이 맞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혹시 얼마전 정해성과의 일 때문인가?망했다!그 일때문에 정도현의 화가 풀리지 않은 것이면 난 이젠 끝난 게 아닌가?오찬 그룹도 망하게 될지도 모른다!오관우는 연신 허리를 굽히며 사죄했다.“정 회장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오성파 두목과 있었던 일은 저와는 무관한 일 입니다. 부디 노여움을 푸세요.”정도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사과하느라 여념이 없는 오관우를 보다가 한지훈의 눈치를 살폈다. 그가 한심한 듯 고개를 젓자 정도현이 입을 열었다.“보고 싶지 않으니까 알짱거리지 말고 당장 꺼져!”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오관우는 강희연을 데리고 급히 줄행랑을 쳤다.오관우는 100미터가량 멀어진 후에야 멈춰 섰다.
거실.강우연과 한고운은 차디찬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강 씨 집안 식구들의 모욕과 비아냥 소리를 듣고 있었다.화가 잔뜩 난 강문복은 얼굴까지 붉게 달아올랐다. 그는 벌떡 일어서서 강우연을 꾸짖었다.“한지훈 때문에 우리 강 씨 가문이 연씨 가문의 심기를 건드렸어. 이걸 어떻게 해결할 거야!”설해연도 옆에서 강우연에게 삿대질을 하며 난리 쳤다.“한지훈이 아니면 우리 강씨 가문이 연 씨 가문의 심기를 건드릴 일이 있어? 다음달에 군단장이 되는 길정우에게 밉보이면 우리 강 씨 가문은 이제 어떡하라고?”처량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 겁에 질린 한고운을 토닥이는 강우연은 기다란 의자에 앉아 머리에 흰 두건을 두른 강준상을 보며 말했다.“할아버지, 죄송해요. 제 탓이에요. 하지만 그이도 고의는 아니었을 거예요. 그러니 우리를 용서해 주세요. 그는 단지, 단지...”“흥!”강준상은 손에 쥔 지팡이로 바닥을 연신 두드리며 으름장을 놓았다.“강우연, 너도 그 자식을 대신해 사죄하지 말아라. 널 진심으로 위한다면 너 홀로 돌아오게 하지 않았을 거야! 그 자식은 분명 너희 모녀를 내버려 두고 도망친 게 분명해! 이렇게 된 이상 난 너랑 고운이를 연씨 가문에 보낼 수밖에 없어! 이건 우리 강 씨 가문을 위해 어쩔수 없이 하는 선택이니 내가 매정하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여봐라. 이 둘을 연 씨가문에 보내라! 둘이 바다에 던져지든, 생매장을 당하든, 우리 가문과 상관없는 일이다.”강우연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그녀는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할아버지, 안 돼요. 우리를 거기에 보내지 말아요! 전 할아버지 손녀잖아요. 고운이도 할아버지 핏줄이에요...”강준상은 눈을 부릅뜨고 차갑게 말했다.“그만해! 나한테 빌지 말아. 넌 나의 손녀가 아니야! 특히 저 애는 더더욱 우리 강 씨 가문과 상관없는 아이야! 오늘부로 너, 강우연도 우리 강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야. 너희 모녀의 생사는 연 씨 가문이 결정할 거야.”어르신의 말에 강 씨 집안 사람
강 씨 집안사람들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화가 잔뜩 난 한지훈이 서 있었다. 그는 경호원들을 가볍게 무너뜨리고 씩씩거리며 걸어들어왔다.“우연아, 고운아, 괜찮아?”한지훈은 얼른 그들을 부축해 자신의 뒤에 숨겼다. 강우연은 눈물을 너무 많이 흘린 탓에 얼굴이 팅팅 부어있었다. 그녀는 하소연을 하고 싶었지만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서러움과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두 눈에 공포로 가득한 한고운은 한지훈에게 매달려 울먹거렸다.“고운이와 엄마를 연 씨가문에 보낸대요. 흐엉. 고운이는 무서워요. 거기에 가기 싫어요. 고운이는 그저 아빠랑 엄마랑 함께 있고 싶어요...”한지훈은 한고운의 작은 머리를 따스하게 쓰다듬은 후 몸을 일으켜 태연하게 의자에 앉아 있는 강준상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연 씨 가문과의 일은 내가 해결한다고 말했잖아요. 그런데 왜 이러는 거예요?”한지훈은 뻔뻔한 가족들의 모습에 그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거기에 있던 모두가 그의 분노가 가득 찬 얼굴을 보았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야말로 섬뜩했다.그런 곳에서 살아돌아왔으니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다!강준상이 멈칫했다. 그도 한지훈의 살기에 놀란 듯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책상을 내리쳤다. 그 충격에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컵들이 흔들렸다.“버릇없는 것 좀 봐! 대체 나를 뭘로 보는 거야! 아무리 강 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지만 이 집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난 네 웃어른이야!”강준상도 뚜껑이 열렸다.옆에 있던 강문복이 기다렸다는 듯이 덧붙였다.“맞아! 강 씨 가문에 들어왔으면 강 씨 가문의 규율을 따라야지 할아버지를 대하는 태도가 그게 뭐야!”“그래! 예의가 하나도 없어!”“소리만 높고 눈에 뵈는 게 없으니 우리 가문이 힘들어지잖아!”“이들 셋과 말도 더 섞지 말고 당장 내쫓자고요!”그들의 책망과 모욕을 듣고 있자니 표정이 점점 더 일그러지는 한지훈이다.“웃어른이니 존중할게요. 하지만 오늘 명확하게
“미안해. 나 때문에 여보까지 힘들게 만들고.”한지훈은 강우연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따사로운 햇볕이 둘을 비춘다. 아름다운 얼굴을 금빛으로 물들여 잡티 하나 없는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해줬다.강우연의 매력적인 두눈은 아직 촉촉이 젖어있었다. 그녀는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전 이 정도로 힘들지 않아요. 두려웠다면 5년 전에 이미 죽었겠죠. 지훈 씨, 이것만은 진지하게 물어볼게요. 진짜 혼자 감당할 수 있겠어요?”한지훈이 그녀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해결할 수 있어. 날 믿어! 다시는 너랑 고운이를 힘들게 하지 않을 거야. 온 세상이 등 돌린다 해도 내가 온 힘으로 막을 거야! 이건 내가 너에게 꼭 약속할게. 맹세할게!”한지훈이 손을 들어 맹세자세를 취하려는데 강우연이 그의 손을 잡았다눈물을 글썽이며 그녀가 아련하게 한지훈을 바라봤다. 그리고 충분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당신을 믿어요.”한지훈은 그녀가 마음껏 쏟아낼 수 있게 꼭 끌어안았다.그는 강우연에게 못해준 것이 너무 많았다. 그는 그녀와 고운이만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낌없이 그녀들을 사랑해 주는 것 뿐이다,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어 자신의 유일한 공주로 아껴줄 것이다.어둠이 드리우고 한지훈이 집을 나섰다. 그는 그대로 낭월 산장에 갔다.용일이 공송하게 한지훈 앞에 서있었다.“부르셨습니까?”한지훈이 은행 카드 한 장을 꺼내 용일에게 건넸다. “S시에서 제일 좋은 별장을 구매해. 가족들을 위해서 집을 하나 마련해 줘야겠어. 기억해. 고운이가 놀이 기구를 좋아하니깐, 꼭 놀이터는 있어야 해. 특히 회전목가 있는 것으로! 공간이 부족하면 옆집까지 사서 직접 만들도록 해!”“네. 알겠습니다.”카드를 건네받은 용일이 재빨리 움직였다.한지훈은 낭월 산장을 벗어나 가까운 케이크점을 찾았다.한고운이 딸기 케이크를 좋아하니 오늘같이 기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