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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H 시 최고 권력자 동문혁은 기밀문서에 사인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울린 사무실 전화기에 경보 등까지 반짝거리자 그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다급하게 전화를 받은 뒤, 깍듯하고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

“동문혁입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전화기 너머로 싸늘하고 차가운 남자의 단호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상부 지시를 받고 통보 드립니다. H 시 동문혁 씨의 부하인 기이준 서기관은 권력을 남용하고 국가 재산으로 개인 사욕을 챙긴 죄로 지금 당장 서기관 직위를 파면하고 이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할 예정입니다. 조만간 감찰 부서에서 직접 이 일을 처리하러 갈 겁니다!”

“네… 네! 분부대로 처리하겠습니다.”

순간, 동문혁은 경악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고 그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상대방이 전화를 끊자 그는 그제야 덜덜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전화기를 내려놓았고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이내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호통을 쳤다.

“지금 당장 기이준의 서기관 직위를 파면하도록 해! 그리고 감찰 부서 사람들이 조사할 수 있도록 당장 내 앞에 데리고 와!”

전화를 끊은 동문혁은 온몸에 힘이 풀려서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기이준은 동문혁이 직접 키운 부하이기에 기이준이 조사를 받게 되면 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기이준 저놈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고 어떤 대단한 사람을 건드렸기에 갑자기 이런 통보를 받게 된 걸까?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수상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동문혁은 직접 알아보기로 마음먹고 다급하게 사무실을 나섰다.

한편, 기이준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사무실에 앉아있었다.

상대방이 감히 겁도 없이 5분 안에 그의 서기관 직위를 파면하겠다고 하다니. 정신 나간 헛소리가 틀림없었다!

기이준은 사무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며 자신만만하긴 했지만 왠지 모르게 심장이 계속 쿵쾅거렸다!

설마 상대방에게 정말 그 정도 실력이 있단 말인가? 그럴 리가 없는데! 목소리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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