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존님, 저희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죠? 이 북양왕,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맞아요. 저희가 그냥 이렇게 돌아가게 되면 당연히 종주가 저희를 꾸짖지 않겠어요?" "한 장교의 시체를 찾아내지 못하면, 저희 태음문에게는 치욕이잖아요..." 임한 옆을 지키던 부하 몇 명은 초조한 기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만해!" 임한이 노발대발하며 어두운 얼굴을 한 채 말했다. "종문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이 일을 종주에게 그대로 보고할 거야!" 곧이어 그들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한편 북양 전부의 지휘실 안에서는, 용이가 한지훈의 옆에 선 채 공손히 말했다. "사령관님, 놈들이 방금 떠났습니다."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특전사 몇 명을 보내서 그들의 뒤를 따라 태음문의 위치를 알아내." "네!" 명령을 받든 용이는 즉시 임무를 안배하였다. 곧이어 태음문으로 돌아온 임한과 그의 무리는 대전 안에서 종주를 마주쳤다. "종주! 북양왕 그놈이 엄청 오만하고 무례하게 굴더군요. 저랑 담판을 하는 와중에 글쎄 저랑 부하들을 묶어놓고는 협박도 하지 뭡니까. 심지어, 저한테 태음문 위치를 알려달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도 제기했고요. 하지만 저는 절대 승낙하지 않고 곧바로 돌아와 종주에게 보고를 올린 겁니다." 임한은 대전 안에 선 채, 잔뜩 흥분한 말투로 방금 전의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 대전 위에서 이 얘기를 듣고 있던 태음문 종주의 얼굴색은 빠르게 어두워졌고, 곧이어 한 손바닥으로 팔걸이를 세게 치며 노호하였다. "빌어먹을 북양왕! 이렇게나 건방지다니. 감히 우리 태음문을 만만하게 봐? 딱 이틀만 기다려. 내가 반드시 직접 그를 죽이고, 한풍 장교를 위해 복수해 줄 거야!" 그런데 바로 그때, 종주는 단호한 눈빛으로 무언가를 뚫어보기라도 한 듯, 대전 밖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누가 감히 태음문 밖에서 우리를 엿보고 있는 거야?" 그러자 대전 안의 사람들은 깜짝 놀라 충격적인 얼굴을 하였다. 그들이 채
쾅! 잔뜩 분노한 태음문의 종주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손바닥으로 석좌를 부수고는 노호하며 말했다. "건방진 놈! 여기는 태음문이야. 너 이곳이 어딘지 몰라? 여기도 너희 북양 전부인 줄 아는 거니? 감히 날 상대로 위협하다니! 넌 고작 일성 천왕에 불과할 뿐이잖아. 내가 일단 손을 쓰면 너 같은 건 바로 죽여버릴 수 있어!" 곧바로 태음문 종주의 몸에 있던 2성 현급 천왕의 기세가 갑자기 폭발하더니 그 기운은 온 대전을 가득 채웠다. 종주는 정말 보기 드문 2성 현금의 천왕이었다. 기세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자 한지훈도 강한 압박을 느꼈다. 비록 직접 한풍을 사살한 그였지만, 그의 실력이 2성 현급 천왕에 도달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었다. 계급을 넘어 직접 2성 현급 천왕과 싸우게 되면 사실 승산은 예측하기 어려웠다. 어찌 됐든 당연히 2 성 현급 천왕이 1 성 천왕에 비해 강한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지훈은 천왕계에 이른 이후로, 매번 한 단계씩 승급할 때마다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1 성 천왕의 경지로 2 성 현급 천왕에 도전하려는 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두 계급의 차이는 실력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전투 경험의 차이도 있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차갑게 웃더니 갑자기 고개를 들고는 살기 가득한 전의를 뿜어냈다. "그래, 안 그래도 나도 사실 내 계급을 넘어 2성 현급 천왕에 도전해보고 싶었어!" 쾅! 그의 한마디는 온 대전을 놀라게 하였다. 한지훈의 패기에 다들 큰 충격을 받았다. ‘자신의 계급을 뛰어넘어 직접 2성 현급 천왕에 도전하려 한다고?” ‘건방지고 무식한 놈이네. 이거야말로 정말 주제넘은 짓이지.’ 연로한 장로들은 말도 안 되는 그의 패기에 모두 비웃음을 연발하였고, 다들 한지훈을 경멸하기만 했다. 태음문의 종주조차도 어이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콧방귀를 뀌었다. "무지한 놈 같으니라고! 고작 일성 천왕 주제에 나 종주한테 도전하려는 거야?" 곧이어 그의 떨어지자마자
종주의 차가운 눈빛은 마치 독사처럼 날카로웠고, 한사코 한지훈을 노려보며 이를 갈고 있었다. "종주님! 더 이상 망설이면 안 됩니다!" "종주님! 이곳은 태음문이니 마음 놓고 저 놈을 죽이세요!" "종주여!" 사람들은 끊임없이 고함을 질렀다. 그러나 태음문 종주는 곧이어 손을 들어 뜻밖의 말을 꺼냈다. "그래! 너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그러자 태음문의 여러 장로들과 장교들은 모두 의아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종주님! 아니됩니다! 여기는 저희 태음문의 조문이잖아요!" "종주님! 만약 직접 죽이지 못하시겠다면, 제가 대신해서 처리해 드릴게요!" 잔뜩 화가 난 임한은 눈빛에서 살의를 뿜어내며 바로 나서서 손을 쓰려했다. 그러나 태음문 종주는 노발대발하며 그를 말렸다. "멈춰! 이건 내가 내린 명령이야!" 그러자 임한은 어쩔 수 없이 몸을 떨며 한지훈을 매섭게 노려보기만 했다. 곧이어 태음문 종주가 한지훈에게 물었다. "북양왕, 이제 만족해?"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난 그래도 태음문이 모두 쟁쟁한 사나이들로만 구성됐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제 보니 다들 자기 목숨 끔찍하게도 아끼는 사람들이었네.” 말이 끝나자마자 한지훈은 바로 몸을 돌려 태음문을 떠났다. 그가 자리를 떠난 후에야 태음문 종주는 분노하며 소리쳤다. "빌어먹을 북양왕! 절대 저 놈을 가만 두지 않을 테야!" 대전에 있던 장로들과 장교 역시 아직 노여움이 가시지 않은 채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종주님, 왜 그러셨어요? 고작 북양왕 하나 정도는 저희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잖아요!" 임한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태음문 종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 돼! 고작 이 정도 작은 변수도 이겨내지 못하면 나중에 큰 계획을 해내기가 어려워. 우리한테는 이틀 후의 용국 대전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야. 때가 되면 우리 태음문이 중원으로 복귀하여 용국 무종의 정통에 입성할 기회도 생기게 된다고.
"할아버지께서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어요?" 강우연의 얼굴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곧이어 한용은 진지한 표정으로 강우연에게 말했다. "이쁜 우리 손부, 시간이 급해서 할아버지도 너한테 자세히 말할 틈이 없어. 사실 이번 용국 대전은 아주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어. 그리하여 지훈이는 용국을 떠나 비밀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거야. 용국 국경 부근에는 벌써 이미 10명의 천왕 강자가 지키고 있고, 또 20여 명의 사령관 강자들 그리고 수십 명의 서로 다른 경계의 강자들이 모여서 국경을 노리고 있어!" "이 사람들이 곧 용국 대전 당일, 용국에 기습을 가하게 될 거야." 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할아버지, 이게 다 사실이에요? 이렇게나 많은 강자들이 용국을 기습하려 한다고요? 그럼 용국은..." 한용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에휴, 용국이 오랜만에 마주하게 된 아주 큰 재난이야. 만약 이 재난을 넘길 수만 있다면 용국은 반드시 크게 흥하여 세계를 제패하게 될 거야! 하지만 만약 이겨내지 못한다면 용국은 위태롭게 흔들리게 되는 거지." 강우연은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그녀는 내심 만감이 교차하였고 무엇보다도 한지훈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지훈 씨, 대체 어떤 비밀 임무를 수행하려는 거야?’ "할아버지, 제가 필요한 일이 있다면 전 뭐든지 할 수 있어요! 용국을 도울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게요!" 강우연은 알아차렸다. 한용이 이곳까지 찾아와서 자신에게 이 사실을 전하는 것은 틀림없이 본인이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한용은 흐뭇한 표정으로 강우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역시 우리 한씨 가문의 손부다워!" 곧이어 한용은 말을 이어갔다. "이번 용국의 대재난은 반드시 잔혹한 피 비린내 나는 전투를 겪게 될 거야.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미리 충분한 준비를 해야 되는 거지.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단 하루뿐이야. 이렇게나 많은 강자들이 용국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용국의 그 몇 명의 국로만으로는 제대로 맞설 수가
강우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할아버지. 그럼 저희 언제부터 시작할까요?" "시간이 촉박하니까 바로 시작할게. 지금부터 내가 너한테 주의사항을 말해줄 거야. 그리고는 너를 데리고 어딘가로 향할 거야." 곧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한용은 강우연을 데리고 별장을 떠나 지유산 부근의 한 정원에 도착하였다. 정원 입구에는 흰색 면사포를 입은 아름다운 여자 두 명이 있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인간 세상에 강림한 선녀처럼 그 자태가 아름다웠다. 우월한 몸매와 흰색 사복, 그리고 검은색의 스타킹은 남자들이라면 환장할 모습이었다. 강우연을 데리고 돌아오는 한용을 발견한 두 여자는 몸을 살짝 숙이고는 공손하게 말했다. "주공." 한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친구를 데리고 봉황담으로 가." "네!" 두 여성은 짧게 대답하고는 곧바로 공손하게 강우연을 모셨다. "사모님, 저희를 따라오세요." 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 여자를 따라 정원에 들어간 뒤, 이어 대청을 지나 뒤뜰에 와서야 이곳에 있는 비밀의 공간을 발견하였다. 그곳은 뜻밖에도 새소리와 꽃향기가 나는 산골짜기였다. 산골짜기에는 온갖 풀이 무성했고 아름다운 꽃들이 널려져 있었으며 수많은 나비와 새들이 사람들의 곁에 머물렀다. 강우연이 두 여자를 따라 산골짜기로 들어서자, 그 나비와 알록달록한 새들은 하나같이 강우연을 에워싸고는 춤을 추는 듯했다. 마치 그녀를 매우 좋아하는 것 같았다. 마냥 의아해하던 강우연의 표정도 점점 화색이 돌았다. 그녀가 자신의 하얀 팔을 내밀자, 나비들은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멈추었다. 곧이어 강우연은 계속하여 두 여자를 따라 이 산골짜기의 중심부로 향했다. 산골짜기의 중심부에는 수많은 꽃 들 사이에 200여 평 크기의 담수가 있었다. 담수는 거울처럼 맑았고, 푸른 하늘과 사방의 새소리 그리고 꽃향기를 그대로 비추고 있었다. 강우연이 뚫어져라 물을 바라보고 있는 한편, 옆에 있던 두 여자가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사모님,
의사당 안의 모든 사람들이 굳은 얼굴과 긴장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마찬가지로 걱정스러운 기색도 있었다. 어찌 됐든 지금 들려오는 각 측의 정보에 따르면 해외 여러 나라들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용국 대전의 날에 용국에 습격하여 언제든지 대전을 교란할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용국 대전과도 같은 세계에 자국의 군사력을 공개하는 장중한 축제는 필연적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될 테니 대전의 날에 변수가 생겨 용국의 국제적인 명성에 큰 타격을 받아서는 안되었다."폐하, 지금 여러 나라가 국경선에 병력을 배치하기 시작했습니다. 5대 주국은 이미 50만 대군을 차출하여 국경선을 수비하고 있긴 한데 혹시나 여전히 병력이 부족할까 봐 걱정됩니다." 이때 동팽 전역의 사령관인 서효양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5대 주국은 각자 10만 명의 병력을 차출하여 이미 3일 전에 국경선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50만 명의 병력인 다른 나라가 총 집결한 백만 대군에 비해 매우 적은 인수였다. 사실 용국 대전의 준비를 위해 각 전부에서는 총 40만 대군을 동원하여 용국으로 달려가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만약 이 40만 대군이 대전의 날에 갑작스레 참전을 하게 되면 반드시 축제가 지연될 것이다.대전의 날에 정작 대군 진장이 없게 되면 반드시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게 뻔했다. 그리하여 지금의 국면은 그들에게 있어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 이 말을 들은 국왕은 안색이 가라앉은 채 자리에 앉아 그들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는 나도 잘 알고 있어. 대전의 날, 우리 용국은 무조건 전쟁의 초점이 될 것이야. 그래서 말인데, 내가 너희들한테 하고픈 단 한 가지 요구가 있어. 그것은 바로 어떻게든 용국을 결사적으로 지켜내는 거야!" "50만 대군이 국경선을 지키면서 마지막 병사 한 명이 남게 되는 상황이 될지라도, 어떤 적군도 우리 용국 국토에 발을 들여놓게 해서는 안 돼!"탁!곧이어 한지훈, 서효양, 흑용 등 다
‘적군 중에 무려 삼성 지급 천왕 강자와 4성 천 급 천왕 강자도 있다니, 이건 너무 공포스럽잖아!’ 각 나라들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용국을 멸망시키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였다. 잔뜩 안색이 어두워진 장령들의 모습에도 국왕은 계속하여 말을 이어갔다. "우리 용국에는 사실 천왕 강자들이 많지는 않아. 여섯 명의 국로와 종묘의 몇 명의 장로들을 포함해도 겨우 열한 명... 여섯 명의 국로 중에서도 대국료는 현재 삼성 지급 천왕의 실력을 지니고 있긴 해. 그러나 만약 혼자서 그 몇 명의 지급 천왕들을 상대하게 된다면 버텨내기는 어려울 거야. 그러니까 모두들, 이번에 죽을 각오를 하고 열심히 싸워!" "폐하, 저희 늙은이들은 이미 나이를 먹을 대로 먹었습니다. 이렇게 남은 마지막 몇 년 동안이라도 용국을 위해 싸우고 용국을 위해 희생하고, 후배들에게 희망의 길을 남겨주게 되는 것만으로도 저희에게 있어서 가장 큰 영광입니다." 이때 대국료가 자리에서 일어나 체념한 듯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절대 용국을 이렇게 허무하게 잃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늙은이들의 생명을 다 바쳐서라도 그 놈들이 용경에 한 발자국도 못 들여놓게 할 겁니다!" 근엄한 표정을 한 용국 무종 종묘의 큰 장로는 흰색 태극복을 입은 채 두 눈이 반짝였다. 그 또한 삼성 지급 천왕이었다. 그리고, 이미 어느 정도 4성 천 급 천왕의 문턱도 넘은 상황이었다. "대장로." 국왕은 이내 지그시 종묘의 대장로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대장로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남은 거라고는 이 늙은 뼈뿐입니다. 이미 반쪽 몸은 땅에 묻혔다고 볼 수도 있고요. 만약 제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생명으로 용국을 위해 싸워 100년의 휘황찬란한 세월을 바꿔낼 수만 있다면, 뭐든지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탁! 곧이어 종묘의 장로들과 여러 국로들이 일제히 일어나 국왕에게 경례를 하였다. 그 순간, 놀라운 이 장면을 마주한 한지훈의 마음은 크게 움직였다. 방금 전 그 상황에서, 그는 여러 장
"그래! 좋아!" 무종 종묘 대장로의 얼굴에는 기쁨과 위안이 가득했다. 곧이어 여러 장로와 국로들, 그리고 한지훈과 임용을 포함한 사령관들은 모두 숙연한 얼굴을 한 채 국왕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뒷짐을 진 국왕은 천천히 부하들을 훑어보고는, 갑자기 주먹을 들고 외쳤다. "제군들이여! 우리 용국은 반드시 대승을 거두게 될 것이야!" "용국 필승!!" "용국 필승!!" "용국 필승!!" 그 순간, 함성과 고함이 의사당 전체에 울려 퍼졌다. 이것이 바로 용국이 대대손손 이어온 불꽃 투지였다. 국로와 무종 종묘 장로를 포함한 윗 세대뿐만 아니라 전부 사령관, 여러 장령들 그리고 이름 모를 용국 병사들을 포함한 아래 세대까지 이 순간은 모두들 피가 끓는 기분을 느꼈다. 바로 그 순간, 용국 천자각 광장의 금자탑은 갑자기 하늘을 찌를 듯한 전의와 섬뜩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그러자 모두들 창문 밖을 내다보며, 당시 한씨 집안이 세운 금자탑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는 모든 세대가 용국을 위해 피 터지게 분투하다 희생된 장병들이 이루어낸 금자탑이었다. 뿐만 아니라 용국의 유일무이한 금자탑이자, 용국 수백만 백성들의 신앙과 믿음으로 세워진 영원히 무너지지도 않을 금자탑이었다. 국왕 역시 눈이 번쩍 뜨이였고, 그 아름다운 금자탑을 보며 그의 얼굴에는 감격의 빛이 가득했다. 곧이어 그는 고개를 돌려, 그의 옆에서 마찬가지로 깜짝 놀란 표정으로 탑을 감상하던 대구로와 무종 종묘 대장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서로 눈이 마주친 세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국운이 예상보다도 빨리 시작됐네." 이건 그야말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여태 국운은 한 번도 미리 시작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뜻밖에도 스스로 앞당겨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를 발견한 국왕과 그의 부하들은 잔뜩 흥분한 기색이었다. ‘이것은 용국의 도약을 예고하는 게 아닐까?’ 이때 몸을 돌린 국왕이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먼저 내려가서 준비하고 있어. 그리고 내일 대전은 무조
“좋아, 아주 좋아! 한지훈, 네가 감히 이토록 오만하게 구는구나? 그렇다면 내가 너희 용국의 연안을 피바다로 만들어 주겠다!”안드레는 장창을 단단히 움켜쥐고 용국의 방향을 가리켰다. 순간, 장창 끝에서 눈부신 백색 광채가 점점 강렬해졌고, 그 빛은 마치 실체화된 살기처럼 퍼져 나갔다. 게다가 진법의 증폭을 받은 살기는 지나가는 곳마다 인간이든 짐승이든 가리지 않고 모조리 소멸시킬 기세였다.“한... 한 씨 형님, 제발 다시 생각해 보시오!”진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누구든 안드레는 결코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님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그가 이 창을 휘두르는 순간, 수많은 무고한 백성들이 화를 당할 것이었다.“안드레, 네 따위가 감히 우리 용국 백성을 해치겠다고?”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한쪽 팔을 뻗어 갑판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진왕검!”그의 외침이 끝나자마자, 고풍스러운 나무 상자가 갑자기 열리더니 넉 자 세 치 길이의 진왕검이 강렬한 빛을 뿜어내며 상자에서 튀어나와 한지훈을 향해 날아왔다.진왕검이 손에 닿는 순간 날카로운 진동음이 울려 퍼졌고, 곧이어 은빛 광채가 하늘을 뒤덮으며 반쪽 하늘 전체를 가득 채웠다.진왕검은 고대로부터 왕들이 차고 다니던 검이었으며, 수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부러진 적이 없는 검이었다. 진왕검이 가진 특성은 단순한 명검의 재질이 아니라, 어떤 보검도 가질 수 없는 제왕의 기운이 함께 깃들어 있다는 점이었다.그 은빛 광채 속에서는 마치 용의 포효가 어렴풋이 들려오는 듯했고, 게다가 검신 위에 새겨진 거대한 청룡 문양이 하늘을 향해 기세등등하게 치솟았다. 이 순간, 사방 수백 리 내의 공간이 진왕검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그 찰나에 살기로 가득 차올랐으며, 마치 이 한 자루 검이 하늘을 가르고 대지를 단숨에 두 동강 낼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절대적인 압도적 기세가 하늘과 땅을 휩싸며 퍼져 나갔고, 이내 넓디넓은 바다가 폭풍처럼 요동쳤으며, 하늘의 구름마저 급변했다. 그곳에 있던
한지훈에게 손을 쓰는 순간 박살 날 텐데!“짝!”한지훈은 아무런 징조도 없이 손바닥을 번쩍 들더니, 다시 한번 안드레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이번에는 힘을 많이 주지는 않았고, 안드레가 바닷속으로 곤두박질치지는 않았다.하지만 이 손바닥 한 방은 그야말로 안드레에게 엄청난 모욕이었다!게다가 모든 사람 앞에서 카일 가문 전체를 모욕하는 것이기도 했다!“네… 네 이놈! 반드시 널 죽이고 말겠다! 용국 동남 연안 전체가 무너지고, 제재소의 심판을 받게 된다 해도 반드시 네놈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다!”안드레의 얼굴은 이미 부어올라 일그러져 있었고, 두 눈에서는 당장이라도 불길이 뿜어져 나올 듯했다.그는 이를 악물며 주먹을 꽉 쥐었고, 손톱이 살갗을 깊숙이 파고들어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장창!”안드레가 손을 뻗자, 배 위에 놓여 있던 장창이 순식간에 허공을 가르며 그의 손으로 날아왔다.장창을 손에 쥔 순간, 안드레의 몸에서 폭발적인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그 기세는 하늘마저 어둡게 만들었고, 뜨거운 태양조차 창백하게 변해 버렸다.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살육밖에 없었고, 한지훈이 가져온 이 치욕을 수많은 피로 씻어내겠다고 결심한 것이다!그는 과거, 무려 십 년 넘게 이름을 날린 전신 강자와 싸웠을 때조차 이런 치욕을 겪은 적이 없었다!그가 장창을 쥐자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렸고, 길게 늘어진 백발이 바람 한 점 없는 바다 위에서 스스로 일렁이며 그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줄기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쳤다!“안 돼!”진우가 놀라 소리쳤다.안드레의 목표는 한지훈이 아니었다!그는 창끝을 용국 동남 연안의 해안가를 향해 겨누고 있었다!그가 이 창을 내리꽂는 순간, 용국 동남 해안은 그 여파에 휩쓸릴 것이다!게다가, 분노에 찬 천신계 강자의 일격이라면 그 피해가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한지훈, 네게 마지막 기회를 주마!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라! 그렇지 않으면 용국의 해안 도시들이 피바다가 될 것이다!”안드레는 장창을
모든 이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한지훈의 모습이 홀연히 사라졌다!안드레마저 매우 놀랐고, 그가 허둥지둥 한지훈의 흔적을 찾는 순간 한지훈이 어느새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한지훈은 주먹을 높이 치켜들어 그대로 안드레를 향해 내리꽂았다!안드레는 깜짝 놀라 급히 주먹을 휘둘러 반격했고, 천신계 강자의 기운이 순식간에 폭발하며 사방 수 리 내의 바다 위가 거센 파도로 출렁였다!살기가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았다!그러나 다음 순간, 안드레와 한지훈의 주먹이 격돌했다!쿵!안드레가 자부하던, 모든 것을 단숨에 초토화할 것 같던 그 주먹이 한지훈의 주먹과 맞닿는 순간 그 힘이 한없이 무력해졌다.심지어 안드레의 팔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콰득!”안드레는 한 손으로 팔을 부여잡고 물러서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응시했다. “이, 이럴 리가 없어!”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설마, 자신이 한지훈에게 밀린단 말인가?“말했지, 누가 죽을지는 아직 모른다고!”한지훈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번 주먹을 치켜들었다!그 순간, 한지훈은 완전히 본래의 기운을 드러냈다!천신계 강자의 강대한 위압이 해저에 사는 수생 생물들조차 공포에 질려 사방으로 도망치게 만들었다!이제 안드레는 반격할 기회조차 없었다.아니, 한지훈의 주먹을 감히 정면으로 받아칠 용기조차 사라졌다.한지훈의 주먹이 연달아 안드레의 몸을 강타했고, 안드레는 피를 뿜으며 공중으로 날아갔다!“어린놈의 자식이! 너무 날뛰는군!”안드레의 말이 끝나자, 한지훈은 손바닥을 들어 안드레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찰싹!”안드레의 몸이 다시 한번 옆으로 튕겨 나갔고, 그의 몸이 바다에 떨어지기도 전에 한지훈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다시 한번 손을 들어 거침없이 뺨을 후려쳤다! 안드레의 몸이 또다시 다른 방향으로 튕겨 나갔고, 연속된 광경을 바라보던 배 위의 모든 사람이 얼어붙었다!저자가 정말 오륙에서 유일한 천신계 강자라는 안드레인가?정말로 오륙의 평화 사절단이라고 불리는
따라서 한 수로 적을 제압하는 것이야말로 천신계 강자의 기본이었다! “하아... 역시 너무 젊군.”노인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바로 그 순간, 안드레의 주먹이 한지훈의 주먹과 맞부딪히려 할 찰나, 한지훈이 갑자기 주먹을 펼쳐 손바닥으로 변환하며 안드레의 주먹을 아래로 눌렀다.“음?”안드레는 의아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이 사소한 변화 속에 과연 어떤 깊은 뜻이 숨어 있는 것인가?!“파악!”“쿵!”주먹과 손바닥이 맞닿는 순간, 맑고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며 그 뒤를 따라 천둥 같은 굉음이 폭발했다.거대한 폭발음이 마치 바다 위에서 핵폭탄이 터진 듯한 위력을 뿜어냈다.순식간에 바다가 끓어오르며 사방으로 물보라가 솟구쳤고, 수많은 물고기가 끓는 바닷물 속에서 익어 떠오르기 시작했다!눈부신 한 줄기 강한 빛이 터져 나오자 사람들은 황급히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그렇게 30분이 지나고서야 빛이 점차 사라졌고, 사람들은 서서히 눈을 뜨며 한지훈과 안드레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카일 가문의 무리들은 눈을 뜨면서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안드레 경의 이 강력한 일격에서 살아남을 자가 있겠는가?!아마도 한지훈의 육신조차 산산이 부서졌을 터!하지만 그 순간, 모두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고 동시에 차가운 숨을 들이켰다!“이... 이럴 수가!”백발의 노인은 선박 난간을 붙잡으며 경악을 금치 못했고, 주변 사람들 또한 모두 얼굴이 창백해졌다!바다 위에서 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여유롭게 서 있었던 것이다! 그의 시선은 몇백 미터 떨어진 바다를 향하고 있었으며, 그곳에는 안드레가 흐트러진 긴 머리를 휘날리며 서 있었다.안드레의 가슴팍에는 깊은 상처가 나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머리카락과 눈썹에도 핏방울이 맺혀 있었다!안드레조차도 이 광경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하니 서 있었다.방금 전, 한지훈의 손바닥과 맞닿았을 때 분명히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그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유는 한지훈의 손바닥
두 사람의 주먹이 충돌하는 순간, 한지훈과 안드레는 거의 동시에 한 걸음씩 물러섰다.거대한 충격이 몇 초가 지나도록 미친 듯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바닷물은 광풍에 휩쓸려 수십 장 높이로 치솟았다!안드레는 주먹을 살짝 쥐었고, 방금 그 순간 그는 분명한 통증을 느꼈다!천신계에 오른 이후, 안드레는 마지막으로 통증을 느낀 때가 언제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하지만 방금 한지훈의 일격이 그에게 통증을 안겨준 것이다!분명 서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힘을 발휘하긴 했지만, 한지훈은 막 천신계에 오른 젊은이일 뿐이었다!그런데 어떻게 이토록 강할 수 있단 말인가?!안드레는 놀란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이때의 한지훈 역시 멀쩡한 상태는 아니었고, 방금 받은 일격은 그가 살아오면서 맞은 가장 무거운 한 방이었다!만약 그의 몸이 뇌해의 세례를 받지 않았다면, 결코 받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곤륜 뇌해에서 단련된 그의 육체는 사실 안드레보다도 몇 배는 더 강력했다!다만 이제 막 돌파한 터라, 아직 완전히 몸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젊은이, 정말 대단하군. 감히 우리 카일 가문에 도전할 만하겠어!”안드레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두 번째 주먹이 그림자처럼 날아들었다!그 일격이 뻗어나가자, 바다의 수면이 수십 미터나 움푹 내려앉으며 거대한 원형 소용돌이가 형성되었다!심지어 해저의 암초조차도 무너지며 부서졌고, 수백 미터 내의 바다 생물들이 동시에 죽고 말았다. 핏빛 안개가 해저에서 떠올라, 바다를 붉게 물들였다.이 광경을 보며 한지훈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안드레의 이 한 방은, 마치 용국 무학 중 격산타우와도 같은 기법이었다!겉보기엔 직선적인 공격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심오한 변수가 숨어 있었다!“이것이 바로 천신계 강자의 신력인가……?”진우는 경탄을 금치 못하며 중얼거렸고, 주변의 무리들도 연신 놀라움을 터뜨렸다.이 한 방이라면, 사람은 물론이고 전차나 전함조차도 견뎌낼 수 없을 것이
그것은 단순한 위압감이 아니었으며, 진정한 대해였다!이 순간 모든 사람들이 안드레의 기세에 압도당했고, 심지어 진우조차도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전함 몇 척이 아니라 하나의 함대라 해도 안드레의 이토록 강력한 공격 앞에서는 단숨에 전멸했을 것이다!지금에서야 진우는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깨달았다.예로부터 천신 아래, 모두 개미와 같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천신계 강자와 비교하면, 천왕계 강자들끼리의 싸움이란 그야말로 아이들의 장난에 불과했다!그러나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 있는 한지훈은 여전히 담담했고, 심지어 머리 위로 거대한 파도가 덮쳐오는 와중에도 한 번도 고개를 들어 바라보지 않았다. 이 얼마나 침착하며 자신만만한 태도인가! 하늘에서 산처럼 거대한 파도가 떨어지려 하자, 모든 이들이 저도 모르게 숨을 삼키며 시선을 집중했다.그 거대한 파도는 엄청난 파도 소리를 동반하며 한지훈을 덮쳤다!“콰광!”굉음과 함께 거대한 파도가 내리꽂혔지만, 한지훈은 여전히 그 자리에 멀쩡히 서 있었다.단지 그의 몸 앞에 금빛 장막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그리고 거대한 파도는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이 광경을 본 안드레는 저도 모르게 손을 떨기 시작했다! 이 기술은 그가 가장 자신 있는 진법이었고,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파도는 한지훈은 물론이고 항모 한 척이라도 순식간에 침몰할 수 있었다! “이... 이게 가능하다고?”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경악하며 한지훈을 바라봤다!“이까짓 잔꾀로 나를 상대하려 했나? 안드레, 너무 순진했던 것 아닌가?”한지훈은 단 한 방울의 물방울조차 묻지 않은 상태였다!이 순간, 안드레는 진법만으로는 한지훈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이제 남은 유일한 방법은 직접 육탄전을 벌이는 것뿐이었다!이렇게 결심한 안드레는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젊은이, 네 실력은 인정하마. 하지만 네가 아무리 천신계 강자라 해도, 이제 막 경지에
바로 그때, 바다 위에서 부상국 국기가 걸려 있는 세 척의 전함이 다시 빠른 속도로 유람선을 향해 돌진해 왔다! 하지만 그 전함들이 유람선에 가까워지기도 전에, 엄청난 흡인력이 발생하며 세 척의 전함을 순식간에 거대한 소용돌이 중심으로 빨아들였다!순식간에 전함들은 납작한 철판처럼 으스러져 버렸고, 이 광경을 본 모든 이들이 경악하며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한지훈이 서 있는 곳이 바로 그 블랙홀의 중심이었다!전함조차도 단숨에 압축되어 산산조각 났는데, 한지훈은 어떻게 멀쩡할 수 있는 것이란 말인가?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어째서 한지훈은 이토록 강력한 흡인력을 견딜 수 있는 걸까?하지만, 블랙홀은 한지훈을 향해 몰려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머리 위로는 거대한 파도가 솟구쳐 덮쳐 오고 있었다.마치 이 두 가지 힘이 동시에 작용하여 한지훈을 단숨에 바닷속 깊이 짓이겨버릴 것만 같았다!그때, 안드레가 손에 삼지창을 쥔 채 몸을 날려 한지훈을 향해 돌진했다!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마치 천지를 뒤흔드는 듯했고, 단 한 걸음 내디뎠을 뿐인데 주변의 공기마저 실체가 있는 듯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그리고 그 삼지창을 휘둘렀을 때, 허공에서 천둥 같은 폭음이 터져 나왔다!그러나 한지훈은 이 모든 공격을 눈앞에 두고도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으며, 그저 차가운 시선으로 안드레를 바라볼 뿐이었다.“저 용국 놈은 왜 가만히 있는 거지? 설마 겁에 질려 얼어붙은 건가?”“내 생각엔 완전히 포기한 거다. 저렇게 바다 위로 나간 건,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것뿐이지!”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자연스럽게 진우와 구원항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흥, 이제 와서 동료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고? 너무 늦었어. 진작 그렇게 했어야지!”한 백인 남성이 냉소적으로 말했다.누가 봐도 한지훈이 죽는다면 안드레는 진우와 구원항까지 모조리 처치할 것이 분명했다!안드레의 삼지창이 한지훈을 향해 내리꽂히려는 순간, 그
이십 대의 용국 청년이, 대중 앞에서 감히 카일 가문의 성물을 빼앗다니!이건 분명 오륙에서 세속을 떠도는 유일한 천신계 강자인 자신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는 뜻이었다!안드레는 단순히 카일 가문의 일원일 뿐만 아니라, 오륙 전체의 평화 사절이기도 했다!그가 천신계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기에, 지난 수십 년간 오륙에서는 다시금 대규모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방금도 말했지만, 이 검은 용경으로 가져가 국왕께 바칠 것이다. 내가 가져가겠다고 한 이상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고, 당신도 마찬가지다!”한지훈은 손가락을 흔들며 안드레를 향해 말했고, 이 광경을 지켜보던 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한지훈 역시 천신계에 도달했지만, 문제는 그가 이를 막 돌파한 신참이라는 점이었다!안드레는 수십 년 전에 이미 천신계에 이른 베테랑 강자였다.둘의 경지가 같다고는 해도, 실력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이는 마치 수십 년간 무예를 연마한 대사범과, 갓 입문한 젊은 무인이 싸우는 것과 같았다.둘 다 무예를 익혔다 한들, 그것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실전에서 응용하는 능력은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한 씨 형님, 차라리 그 정복자의 검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진우가 조심스레 한지훈을 말렸다.“돌려준다고요?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라 생각합니까? 게다가, 이까짓 조그마한 진법 따위... 나는 하늘과 바다를 움직이는 것조차도 두렵지 않거늘, 이 작은 자기장이 겁날 것 같습니까?”한지훈은 정복자의 검을 움켜쥐고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 천신계이든, 천왕계이든, 진법이란 결국 두 가지 방식뿐이었다.하나는 자신의 자기장을 활용하여 우주의 자기장을 끌어당기는 것.또 하나는 자연계에 본래 존재하는 자기장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 변수가 너무 많을뿐더러 지구의 자기장에만 국한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우주는 그야말로 무한한 영역이 아니던가?우주의 자기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법만이, 비로소 우주의 강력한 자기장을 모두 자신
안드레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다가 뒤집힐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수많은 수증기가 빠르게 치솟으며 해수면이 점점 상승하는 반면, 배는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바다 한가운데 형성되었다!겉으로 보기엔 오마르의 진법만큼 웅장하지 않아 보였으나, 천신계 강자만이 감지할 수 있는 변화가 있었다.안드레가 거의 모든 해역의 자기장을 조종하고 있었고, 소용돌이의 중심부에는 곧 거대한 블랙홀이 나타났다.그 블랙홀 주변에는 번갯불이 뒤엉켜 번쩍이며 휘몰아쳤다.그것은 마치 모든 것을 삼키려는 듯 강력한 흡인력으로 유람선을 중심부로 빨아들이고 있었다.이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은 공포에 질렸고, 심지어 일부는 그대로 울음을 터뜨렸다.만약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면 이 배는 영원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말 것이다.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는 오직 안드레와 오마르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바닷속에서 생을 마감할 운명이었다!이때, 안드레는 한지훈을 향해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이것이 바로 그의 스승이 창안한 진법이었다.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사하겠지만, 한지훈만큼은 예외였다.그는 블랙홀의 강력한 자력에 의해 순식간에 찢겨나갈 것이었다!“망했다! 배가 가라앉고 있어! 다 저 용국 놈 때문이야!”“이봐, 용국 놈! 당장 카일 가문의 성물을 내려놓아라!”“네놈이야 죽고 싶어도, 우리까지 끌어들이진 말라고!”주변에 있던 백인 남자 몇 명이 하나둘씩 일어나 한지훈을 향해 분노의 외침을 내뱉었다.안드레는 결국 천신계 강자였고, 한 명의 천신계 강자는 나라 하나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존재였다. 그의 힘으로 볼 때, 한지훈을 죽이는 것은커녕 한 국가를 멸망시키는 것도 충분한 일이었다.“젊은 친구, 천신계 아래는 모두 개미와 같다. 너와 나의 차이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이니, 나는 네가 저항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괜한 발버둥은 더 고통스러운 죽음을 부를 뿐이라고!”안드레는 여유로운 미소를 띠며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