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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손민규도 덩달아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여전히 한지훈을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

"한지훈, 너 원래 이렇게 뻔뻔한 놈이었냐? 허세 부리는 것도 정도껏 해. 우리 손우그룹이 얼마나 대단한 의료기업인지 알기나 해? 무려 S시 5개 대학병원과 의료협회 이사회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고. 네놈 말 한마디에 무너질 손우그룹이 아니란 말이야. 웃기지도 않네."

손호중도 껄껄 웃었다. 정도현이 이따위 덜떨어진 사람을 데려다 쇼하는 게 몹시도 같잖아 보였다.

그러나 한지훈 곁에 우뚝 서 있는 정도현은 왠지 안쓰러운 표정으로 두 부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담담하게 웃어 보인 한지훈이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때가 되면 알겠지."

"좋아. 10분 동안 잘 증명해 봐. 다음엔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몹시 기대되는군."

손민규가 이죽거렸다.

한지훈이 바로 망해버린 한정그룹 자제라는 사실을 아들로부터 전해 들은 손호중도 전혀 걱정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약속한 시각이 거의 다가오자 손민규가 참지 못하고 또 도발했다.

"한지훈, 곧 10분이 다 돼가는데 왜 아무 소식도 없냐?"

한지훈은 여전히 덤덤했다.

바로 이때, 양복 차림의 남성이 허옇게 질린 얼굴로 뛰어 들어오며 손호중에게 보고했다.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17개 의료기관에서 동시에 우리 손우그룹과의 계약 종료를 통보했습니다. 또한 5개 대학병원 이사직도 박탈당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누군가 거대한 자금을 들여 손우그룹을... 인수했습니다."

로비에 있던 사람들은 감히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손호중이 경악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 다시 말해봐! 다시 말해보라고! 정말 모조리 거래를 중단했다고? 그룹이 인수됐다고? 지금... 우리 그룹이 망했다는 거야?"

"그렇습니다... 손우그룹은 파산했습니다..."

수행비서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심장은 쿵쿵 소리를 내며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손호중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이렇게 하루아침에 멀쩡한 기업이 망한다고? 말도 안 돼!

손호중이 몇몇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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