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은 땅에 엎드려 울부짖고 있는 한고운을 보며 소리쳤다. “어서 이놈을 끌어내!”팀장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군졸들은 강우연을 끌어냈다.“엄마, 살려줘요… 당장 우리 엄마를 놓아줘!”한고운의 두 볼에는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고운아, 무서워하지 마! 엄마가 있잖아. 이 아저씨들은 지금 고운이랑 놀아주고 있는 거야. 그러니깐, 무서워하지 마!” 강우연은 서둘러 한고운을 안심시켰다.‘한지훈, 대체 어디 있는 거야?’‘나와 고운이를 지켜준다고 했잖아…’“한지훈! 빨리 나와서 우릴 지켜줘…”강우연은 눈물을 애써 삼켰다.한편, 가족들은 문밖에서 이 모든 것을 눈 감고 있었다!“할아버지! 할아버지! 제발 저와 고운이를 살려주세요… 아니, 고운이라도 살려주세요…”강우연은 문밖에 있는 강 씨 가문 가족들을 보고 울부짖었다.그녀는 간절한 눈빛으로 가족들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강준상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힘껏 강우연을 뿌리쳤다. “오늘부터 넌 내 손녀가 아니다. 이 모든 일은 다 한지훈 그놈 때문에 일어난 거야. 원망할 거면 그놈을 원망하거라!”“맞아! 강우연, 우린 이제 너와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이야. 그러니, 어서 네 딸과 함께 여길 떠나!” 강희연은 울부짖는 강우연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서경희와 강신은 그저 멀리서 애원하는 강우연을 바라볼 뿐이었다.‘이제 강우연이 맡고 있던 프로젝트는 다 내가 맡게 되겠지?’강 씨 가문 가족들의 냉담한 태도에 강우연은 크게 실망했다.그녀의 눈에 한없이 상냥하고 친절했던 할아버지가 처음으로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할아버지, 저는 할아버지의 손녀 아닌가요?” 강우연은 군졸에게 끌려가면서까지 간절한 눈빛으로 강준상을 바라보았다.강 씨 가문 저택 전체가 강우연과 한소운의 통곡 소리로 가득하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군졸들은 강압적으로 모녀를 차에 태웠다. 강우연은 간절한 눈빛으로 창밖 너머에 서 있는 가족들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옆에 있던 한고운도 벌떡 일어나 창문을 두드렸다.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엄마! 아빠야, 아빠! 아빠가 우릴 구하러 왔어!”한지훈은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군졸들을 바라보았다. “당장, 내 아내와 딸을 풀어줘.”“지금 당장 풀어주지 않으면, 너희들을 모조리 죽여버릴 거야.”팀장은 곧장 차에서 내려 소리쳤다. “감히 내 앞길을 막다니, 죽고 싶어?”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군졸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당장 저놈을 죽여!”쿵!갑자기 한지훈의 몸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살기가 폭발하였다. 그는 곧바로 군졸들을 향해 공격을 가하였다. 그는 미친 사람처럼 빠른 속도로 팀장의 머리를 잡아 지프차를 향해 던졌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지프차의 범퍼가 일그러지고 말았다!이 장면을 본 군졸들은 잇달아 총을 들어 총구를 한지훈에게 겨누었다. “당장 우리 팀장님을 풀어줘! 그렇지 않으면 사살할 줄 알아!”“끝났어… 결국 한지훈이 또 이렇게 사고를 치는구나… 감히 팀장의 몸에 손을 대다니! 강 씨 가문이 우릴 죽이려 들 게 분명해…” 강문복이 말했다.강준상은 머릿속이 그만 새하얘지고 말았다. “한지훈, 정녕 네가 우리 가문을 위험에 빠뜨리려고 하는구나!”하지만, 한지훈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팀장을 바라보았다. “군복 벗고 싶어? 지금 대체 뭐 하는 짓이야?”팀장은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이 사람 대체 정체가 뭐야?’‘어디서 이런 힘이 나오는 거지?’‘이전에 동원구 본부에서 만났던 서효양보다 더 강력해…’팀장의 이마에는 이미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하… 다들 갑옷 벗고, 총 내려…” 팀장은 군졸들을 향해 소리쳤다.팀장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군졸들은 하나둘씩 갑옷을 벗고, 총을 땅에 내렸다.한지훈의 등장에 십여 명의 군졸들은 모두 바보가 되고 말았다.이어서 한지훈은 곧바로 차 문을 열고, 차에서 울고 있던 강우연과 한고운을 꼭 껴안았다.한지훈은 두 사람의 얼굴을 보는 순
딸칵!팀장은 서둘러 총을 장전하였다.한지훈은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팀장을 주시하였다.그의 살벌한 눈빛은 순식간에 팀장의 기를 눌렀다.‘무…무서워…’‘도대체 정체가 뭐지…?’팀장은 잔뜩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어디 한 번 쏴봐! 쏴보라니까?” 한지훈은 팀장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기 시작하였다.“지금 나한테 겁주는 거야?”“그런다고 내가 겁먹을 줄 알았어?”팀장은 화가 난 나머지 방아쇠를 잡아당기려고 했다.“오만하다! 감히 누가 소란을 피우는 거지?”바로 이때, 천둥과 같은 고함 소리가 울려퍼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중무장을 한 반소명의 수많은 군졸들이 팀장과 그의 부하들을 에워쌌다!그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긴장감이 흐르게 되었다!반소명은 미간을 찌푸리며 허리춤에서 총을 뽑아 들었다. “어서 총 내려놓지 못해?”팀장은 반소명의 어깨에 있는 훈장을 보고, 그 즉시 총을 내려놓았다.“아…”퍽!반소명은 그 즉시 팀장의 복부를 세게 걷어찼다.이어서 두 명의 군졸들이 순식간에 팀장을 붙잡았다!팀장은 그 두 명의 군졸들을 보며 버럭 화를 내기 시작하였다.“당장 이거 풀어! 나는 길 씨 가문의 사람이야! 심지어 큰 도련님은 곧 머지않아 군단장이 될 몸이야! 그분이 이 사실을 알고도 너희를 가만 놔둘 것 같아?”반소명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길정우를 말하는 건가?”“그놈은 아직 군단장이 되지 않았어! 여봐라, 빨리 저놈의 부하들을 모조리 잡거라!”반소명의 명령하에 군졸들은 순식간에 팀장의 부하들을 모조리 붙잡았다.이후, 반소명은 한지훈을 보고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하였다.“선생님, 늦게 온 저를 용서하십시오. 한 군단장님께서 사모님과 자제분의 안위를 저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이후로는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반소명도 즉시 체포한 군졸들을 데리고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강우연은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많은 일들 때문에, 제
한지훈도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는 엉엉 울고 있는 강우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조용히 있던 한고운이 애써 눈물을 참으며 강우연의 손을 꼭 잡았다.“엄마, 울지 마… 엄마가 울면 나도 슬퍼…”강우연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숙이더니 한고운을 꼭 껴안았다.“고운아,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강우연은 조심스럽게 한고운의 옷을 걷어 올렸다. 그녀의 등이 빨갛게 부어오른 것을 보자, 강우연은 심장이 미어질 듯이 아팠다.“지훈 씨, 어서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한지훈은 재빨리 한고운을 꺼안고, 병원으로 달려갔다.그 장면은 본 강 씨 가문 가족들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어떡하지? 이제 우린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야…”“한 군단장까지 이 일에 끼어들다니… 우리 가문은 이제 오군 주군 본부에서 영영 사라지고 말 거야…”“어르신, 어서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 같아요… 저 놈들 때문에 길 씨 가문에게 미움을 샀으니… 사죄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강준상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가족들을 바라보았다. “어서 길 씨 가문에게 보낼 선물을 준비해야겠다.”“어서 빨리 준비해!”길 씨 가문 저택.한 군졸이 헐레벌떡 길정우에게 다가왔다.“중장님, 사고가 났습니다! 왕 팀장의 부하 군졸들이 모조리 오군 주군에게 잡혀갔다고 합니다.”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던 길정우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뭐라고?! 오군 주군이 내 부하들을 데려가?”“어떤 놈이 감히 내 부하들을 데려간 거지?”“목숨 아까운 줄도 모르는군!”군졸이 대답하였다. “한 군단장님이 잡아가셨다고 합니다.”“한민학?! 감히 네까짓 게 내 부하들을 데려가? 지금 내가 임직하기 전이라고 텃세 부리는 건가?”길정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또 뭐라고 했지?”“그… 그게 중장님께서 진급하시기 전까지는, 분란을 일으키기 말라고 하셨습니다… 한지훈이 한민학의 친구라고 합니다… 자신의 친구를 건드려서 화가 많이 난 듯합니다…”쾅!길정우는 탁자 위에 있는 꽃병을 던졌다
한편, 한지훈과 강우연은 아이를 데리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종합적인 검진을 받았으나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근육 손상 때문에 며칠 휴식해야 한다고 했다.처음엔 씩씩하게 아프지 않다고 하던 아이는 지금 엉엉 울음을 터뜨리며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강우연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한지훈의 얼굴에도 싸늘한 분노가 넘실거렸다. '길정우, 네가 죽음을 자초하는구나.'검진을 마친 뒤 한지훈은 두 사람을 데리고 병원을 떠나려 했다.그러나 이때, 약간의 의문과 비웃음이 담긴 목소리가 그를 불러세웠다."어? 한지훈? 정말 한지훈이잖아? 여기서 보네?"고개를 돌린 한지훈이 상대를 응시했다. 온몸에 명품을 걸친 훤칠한 남성이 그를 향해 걸어왔다. 그의 곁에 찰싹 붙어 따라오던 여자는 거만하게 세 가족을 쳐다보고 있었다.화려하게 꾸민 여자는 몹시 관능적이었다. 그러나 얼굴은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는데 여기저기 손을 댄 듯 싶었다."실례지만 누구시죠."미간을 찌푸린 한지훈은 상대방을 떠올리려고 애썼으나 낯이 익을 뿐 이름은 생각나지 않았다."잘난 한씨 집안 도련님이라 그런가, 옛친구는 까맣게 잊어버렸군. 간신히 죽다 살아나더니 이젠 나도 기억 안 나? 나야, 손민규. 예전에 네 따까리였잖아."손민규가 재미있는 농담이라도 던지듯이 씩 웃어 보였다. 그러나 그 웃음은 가식적이기 그지없었다. 특히 그의 눈빛에는 경멸이 서려 있었다."어머, 도련님이 저런 거지 같은 사람의 따까리였다고요? 설마요. 저 사람이 누군데요? "여자가 잔뜩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한지훈과 그의 곁에 있는 강우연을 쳐다보았다. 싸구려 옷을 걸친 강우연을 훑어보는 눈빛이 곱지는 않았다.강우연은 남자를 홀릴만한 외모임은 틀림없었으나 그녀가 걸친 옷은 다 합쳐도 10만 원도 채 되지 않았다. '참나, 부끄럽지도 않나.'손민규가 비웃으며 대답했다."넌 잘 모르겠지만, 한지훈이라고, 한정그룹의 잘나가던 도련님이야. 근데 5년 전에 집안이 망했어. 다들 그때 한지훈도 죽은 줄 알
"하하, 맞아, 난 원래 이런 놈이야. 그래서 지금부터 널 짓밟아 보려고. 한때 잘나가던 한지훈 도련님이 내 발밑에서 꿈틀거리다니, 상상만으로도 너무 짜릿하잖아. 기억 안 나? 네가 얼마나 잘난척하며 날 깔봤는지. 넌 그걸 되돌려받는 거라고."손민규는 여전히 오만한 목소리로 비열하게 웃으며 한지훈을 질책했다.그러나 한지훈은 그저 덤덤하게 고개만 저을 뿐이었다."널 깔본 게 아니야. 넌 정말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니까. 용건 없으면 먼저 간다. 날 불러세운 게 단지 비웃기 위해서였다면 축하해, 소원 이뤘네."말을 마친 한지훈이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강우연을 데리고 떠났다.손민규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바로 저 태도가 문제였다. 하찮은 걸 바라보는 듯한 눈빛, 성인군자처럼 태연하고 담담한 저 태도가 손민규의 기분을 잡치게 했다."한지훈, 거기 서!"버럭 소리를 지를 손민규가 성큼성큼 다가가 한지훈의 멱살을 잡았다."아직도 네가 한정그룹 도련님인 줄 알아? 꿈 깨, 지금의 넌 빈털터리 거지새끼일 뿐이라고. 난 이제 네놈이 두렵지 않아." "저 잡종을 치료하려나 본데, 어떡하냐. 우리 집안 사람이 이 병원 이사야. 내 말 한마디면 네 딸은 진찰은커녕 약도 못 사 먹을걸?"손민규는 악랄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지금 당장 로비로 와!"몇 분 뒤, 우르르 몰려온 병원 보안요원들이 손민규에게 깍듯하게 인사했다."분부하십시오, 도련님."손민규가 거들먹거리며 강우연을 가리켰다."저 여자 손에 들린 약, 전부 회수해. 지금부터 저 새끼들을 진료하는 사람들은 모조리 해고야. 참, 모든 병원에 연락 돌려서 저 새끼들을 블랙리스트에 넣어버려. 손우그룹 손민규 도련님의 지시라고 전해!"손민규가 사악하게 웃어 보였다."한지훈, 기분이 어때, 거지 같지? 한 대 치고 싶지? 그럼 한 대 쳐 보시든가. 하하하."퍽.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손민규의 징그러운 얼굴에 주먹이 날아왔다."네 뜻대로. 이런 이상한 부탁은
"네놈이 뭔데 감히 한 선생님께 이런 무례를 저질러!"손민규에게 삿대질하는 정도현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했다.건강 검진을 받으러 막 병원에 들어서던 정도현이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모욕을 당하고 있는 한지훈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는 즉시 분노했다. 한지훈이 어떤 사람인가. S시의 갑부, 이한승을 뒤에서 조종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자신도 우러러봐야 하는 대단하신 분이란 말이다. 또는, 감히 함부로 쳐다볼 수조차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한지훈은 눈빛 하나만으로도 이 도시의 거물들을 무릎 꿇릴 수 있는 존재였다.그런 대단하신 분이 별 볼 일 없는 벌레들에게 둘러싸여 모욕당하고 있으니 실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손민규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정도현과 그의 뒤를 따르는 살벌한 경호원들을 보며 그는 몸을 흠칫 떨어야 했다.손민규는 정도현의 정체를 몰랐다. 정도현은 비록 이 도시에서 유명한 사람이었으나 그를 직접 볼 기회가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던 것이다.더구나 해외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손민규로서는 이 중년 남성이 바로 S시 뒤 세계의 거물, 정 나리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당신은 누구야."손민규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되물었다. 이 남성과 직접 맞붙는 건 그도 사양이었다."나도 몰라보는 애송이로군."정도현이 코웃음 치며 형형한 눈빛으로 손민규를 노려보았다. 자신의 명성이 겨우 이 정도였다니.손민규가 입을 열었다."당신이 누군지 알 게 뭐야. 왜, 저 자식을 대신해 빌기라도 하려고? 나 손우그룹 손민규야. 우리 아버지는 이 병원 이사고. 이래 봬도 우리 집안이 의료협회에 영향력깨나 행사하고 있어서 내 말 한마디면 당신과 저놈들은 어느 병원에서도 치료받을 수 없을걸. 그러니 나서기 전에 잘 생각해."손민규의 말은 사실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문의 위세는 확실히 올라갔다. 그의 누나가 다른 지방의 유명한 의사 집안에 시집가면서 손우그룹의 의료계 입지도 덩달아 높아졌던 것이다.그 뒤로 손민규는 그야말로 안하무인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의아하게 여기던 손민규는 불현듯 떠오른 기억에 미간을 찌푸렸다."당신이 그... 정 나리라고?""그래."정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이마에는 핏줄이 선명했다."웃기시네. 우리 아버지는 그분과 식사를 같이 한 적 있어. 나도 거기에 있었고. 그런데 감히 네놈이 그분 흉내를 내? 뭐해, 어서 저 자식도 잡아!"손민규가 큰소리로 명령했다.정도현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상태였다.손호중과 식사를 했던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건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다. 몇 년 사이 꾸준히 몸을 만들었으니 어느 정도 용모가 변한 것도 이상할 건 없었다."좋아. 당장 저 겁대가리를 상실한 애송이를 끌고 와."정도현이 살기등등한 목소리로 외쳤다.열 몇 명의 경호원들이 손민규에게 달려들었다. 병원 보안요원들은 나름 손민규를 보호하려 애썼으나 단숨에 제압당하고 말았다.혼비백산한 손민규가 버럭 고함질렀다."당... 당신들 가까이 오지 마! 나 손우그룹 도련님이야. 우리 아버지는 손호중이라고. 날 건드리면 우리 아버지가 가만있지 않을걸?"퍽, 묵직한 타격음이 들려왔다.앞으로 나선 정도현의 주먹질 한 번에 손민규가 털썩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정도현이 싸늘하게 일갈했다."당장 네놈 아비에게 이르거라. 네놈 아비가 어떻게 나올지 나도 궁금하구나."터진 입술을 만지작거린 손민규가 울음을 터뜨렸다. 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건 그가 서럽게 울부짖었다."아버지, 얼른 우리 병원으로 와줘! 누가 날 때렸어! 이 사람들 감히 정 나리 행세를 하고 있어."한참 회의 중이던 손호중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화를 냈다."뭐라고? 정 나리 행세를 하는 잡놈에게 맞았다고? 빌어먹을. 어떤 새끼야! 아들아, 조금만 기다리거라. 내가 곧 가마! 그놈을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전화를 끊은 손민규가 악에 받쳐 소리 질렀다."두고 봐. 우리 아버지가 오시면 네놈들도 끝이야."정도현은 발악하는 손민규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자기 양복을 정리했다. 이내 한지훈을
과거 한지훈과의 대결에서 처참한 패배를 경험한 유회원은 당시 체념하고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그는 한지훈과의 대결에서, 본인이 가장 아끼던 천도 무영권조차 잃어버리게 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의 뒤에는 같은 4성 천왕계인 광명 좌우사 두 명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한꺼번에 몰려들어 한지훈을 포위 공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천신계의 강자인 우천존 또한 이 자리에서 대기를 하며, 얼마든지 한지훈을 처단할 수 있었다. 이 상황은 그 누가 보기에도 한지훈에게 있어 필사의 판국이었다. 한편, 금방 막 태양 광장에 도착한 진강은 죽어라 주먹을 불끈 쥔 채 두 눈에서는 거의 불이 뿜어져 나올 기세였다. 그는 실력이 약한 자신이, 사령관을 도울 자격조차 전혀 안된다는 사실에 매우 한스러워하며, 한지훈이 점점 위기에 빠지게 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양령아도 잔뜩 화가 난 채 눈에 눈물을 머금고는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비록 그녀는 삼성 지급 사령관의 실력을 지니고 있긴 했지만, 상대 중 가장 약한 실력이 무려 4성 천급 천왕계였기에 그녀 또한 무력감을 느끼게 됐다. 설마 그동안 백전백승하며 용국을 수년간 호위했던 전신 한지훈이 정말 이곳에서 운명하기라도 하겠어? “흥, 이 모든 게 한지훈이 건방지게 군 탓이야. 감히 천신계의 고수에게 이렇게 불경스럽게 대하다니. 당장 죽어도 싸!”“그가 제 아무리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더라도, 오늘은 반드시 죽게 될 거야!”“정 억울하면 한지훈이 여태 멍청하게 군걸 탓해. 광명존은 이미 그한테 살 길을 줬었고, 그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았던 거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따금 수군대기 시작했고, 다들 예외 없이 모두 광명존의 편에 서 있었다. 이게 바로 세상의 현실이었다. 어느 한쪽의 실력이 더욱 강하면 군중들은 흔히 그쪽으로 쏠리게 된다. 결국 강자를 도와 말을 하게 되면, 자신에게 주어지는 이익이 있을 테니까. 약자는 이 세상으로부터 잊히는 것 외에 굴욕밖
이 틈을 타, 나국화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한지훈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비꼬았다. “만약 그때 네가 나한테 조금이라도 더 체면을 세워주었더라면, 지금 난 이렇게까지 방관하지는 않았을 거야. 하지만 안타깝게 됐네, 이 모든 건 네가 자초한 거야!”당시 데클라 호텔에서 한지훈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후로부터, 나국화는 줄곧 원한을 품고 있었다. 심지어 한지훈과 양령아는 그 후 멤비스로 향하면서도 나국화에게 알리지 않았고, 더욱이는 그를 죽는 것보다 더 괴롭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나국화는, 지금 궁지에 몰린 한지훈의 모습에 기뻐났다. “사실 난 정말 네가 천왕계의 강자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하지만, 천왕계 강자면 뭐 어때? 비록 네가 우리 같은 사람들은 쉽게 억누르고 고개를 못 들게 할 수 있지만, 유 선생은?”“그리고 이 어르신은?” “네가 과연 이들 중 한 사람이라도 무너뜨릴 수 있을까?”“실력은 중요한 요소일 뿐, 때로는 숲 전체를 바라볼 줄 아는 시야가 필요해!”나국화는 어깨를 높이 쳐들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비꼬았다. “그래도 넌 여전히 나한테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전혀 없는 것 같은데!”그러자 한지훈이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 “뭐라고?”그 말에 화가 난 나국화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손으로 한지훈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좋아, 좋아! 오늘 내가 똑똑히 지켜봐야겠어. 네가 어떻게 처참하게 이곳에서 피를 뿌리게 되는지!”“한지훈, 한용의 체면을 봐서라도 만약 네가 정말 꼼짝없이 잡히게 된다면, 내가 오늘 네 시체를 아주 깔끔하게 남겨둘게!”우천존은 한지훈을 흘겨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허허, 내 시체를 남겨 두겠다고? 천신계의 강자를 확실히 감당할 수 없긴 하지만, 너네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야? 뭐가 됐든 난 네 제자가 아니니, 네가 한 모든 말은 나에게 있어서 아무런 소용도 없어!”한지훈은 차갑게 맞받아쳤다. “한지훈, 너 정말 겁도 없구나! 네가 감히 천신계의 강자한테 도발을 하다니!”
곧이어 한줄기의 노을빛이 유회원의 몸을 뒤덮었다. 이내 방금 그가 입은 부상은 눈에 띄는 속도로 호전되었고, 심지어 뼈가 부러진 팔까지도 다시 멀쩡히 회복되었다. 그제야 유회원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고는 천천히 몸을 돌려 한지훈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우린 천신계 강자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어. 영원히 거역할 수가 없거든!”유회원은 차가운 웃음을 보였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강력한 용병을 손에 넣게 됐다. 한지훈이 아무리 강해도 뭐 어떠한가? 방금 한지훈으로부터 주먹 세 방이나 맞아도 뭐 어떠한가? 오늘의 일이 만약 세상에 퍼지게 된다면, 그의 명성은 오히려 한 단계 더 올라갈 거라 믿었다. 왜냐하면 그의 뒤에는 천신계의 강자가 서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질 수밖에 없고, 이길 수도 없다고?”하지만 한지훈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우천존을 바라보았다. 한편으론 그의 온몸은 우천존의 위압을 받아 격렬하게 떨리고 있었다. “난 너랑 상의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너한테 이미 정해진 결말을 알려주려는 거야!”우천존의 목소리에는 끝없는 위엄이 배어 있었다. 마치.. 신이 땅강아지에게 명령을 내리듯이. “한지훈, 나도 너의 실력을 보고 매우 놀라긴 했어. 그러나, 운명이라는 건 종종 네가 장악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광명파의 실력은 네가 감히 가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광명파에 맞서는 모든 자들의 운명은 단 하나뿐이다. 그건 바로 죽음이다!”“네가 죽기 전에 너한테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 당장 천생 서문을 내놔! 그렇지 않으면, 죽기 직전까지 널 고통스럽게 괴롭힐 거야!”유회원의 두 눈에서는 두 줄기의 정광이 뿜어 나왔고, 이따금 다시 위용을 회복한 듯했다. “흥! 내가 진작에 너한테 말했었잖아. 여기는 용국이 아니니 모든 일을 조용히 처리해야 한다고! 그런데 지금 결과가 어떻게 됐지? 너는 너의 신룡전이 하늘을 찌를 듯이 위용이 넘친다고 생각해? 내가 이곳에서 20년이란 오랜 시간을 무사히 지낼 수 있었던 것도 다 이유가 있거든!
그가 바로 진정한 천신계의 강자라고 할 수 있다. 한지훈은 한껏 경계하며 그를 흘겨보았다. 방금 한지훈이 유회원을 처단할 수 있었던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그는 그저 천생서문의 해독법에 따라 했을 뿐이다. 그러나 천신계의 강자를 상대로, 한지훈은 반격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것은 마치 개미와 코끼리의 승부처럼 느껴졌다. 개미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떼를 지어 몰려들더라도, 자신의 체중의 10배나 넘는 코끼리가 발을 살짝 들기만 하면 얼마든지 짓밟힐 수 있으니까. “우천존님! 제가... 창피하게 만들어서 정말 죄송합니다!”유회원은 두 눈에 원한을 가득 품은 채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역시! 한지훈의 예상대로, 호천 6 존 중 한 명인 우천존이 직접 나타난 것이었다. 설마 광명존과 우천존 사이에, 정말 숨겨진 관계가 있기라도 한 건가? 방금 우천존이 나타났을 때의 온 하늘에 가득했던 노을빛, 그리고 다시 광명존의 존호를 다시 되새겨보던 한지훈은 문득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사실 그들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다. 광명존이 용심을 찾으려는 건 어쩌면 우천존을 위해서일 수도 있었다. “역시 호천 육존은 명불허전이시네요. 저 한지훈, 인사드립니다!”한지훈은 우천존을 향해 공손히 손을 내밀었지만 절대 몸은 숙이지 않았다. 우천존은 그런 한지훈을 살기 어린 눈동자로 흘겨보았다. 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 이 빌어먹을 놈!”“신분이 천신계 강자시니 세상의 불문율의 규칙을 절대 잊지는 마십시오! 천신계는 결코 멋대로 세속의 일에 개입해서는 안 됩니다!”한지훈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지훈! 네가 감히 우천존님께...”유회원이 나서려 하자, 우천존은 손을 살짝 흔들며 광명존의 말을 직접 끊었다. “좋아. 네가 처음이야. 감히 이런 말투로 나를 상대하는 사람은!”“한용은 정말 좋은 손자를 뒀네. 하지만, 오늘 이 싸움에서 너는 반드시 져야 돼!”우천존의 목소리에는 위엄이 넘쳤고,
유회원은 입으로 끊임없이 피를 토해내는 한편, 방금 맞은 그 주먹으로 인해 온몸이 마치 부서진 것처럼 계속하여 아파났다. 이럴 수가?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한지훈은 4성 천급 천왕의 실력이긴 하지만 결국 기껏해야 유회원과 동급일 뿐이었다. 반면 유회원은 일부러 자신의 실력을 조절하며 줄곧 4성 천 급 천왕계에 머물러 있던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진작에 천신계을 돌파할 수도 있었다. 힘이나 경험이나, 그는 어느 하나 한지훈한테 지는 게 없었다. 그런데... 한지훈의 그 주먹이 뜻밖에도 쉽게 자신을 깔아뭉갤 줄이야? 마치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차원의 수준인 것처럼. 악에 받친 유회원은 주먹을 꽉 쥐었다. 비록 그의 손에는 아직 네 병의 용혈이 있긴 했지만, 두 병을 마신 것만으로도 이미 한계였다. 여기서 더 마시면 그는 정말 연소하여 죽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지훈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유회원에게 천천히 다가가, 다시 주먹 한 방을 날렸다. 유회원이 만약 다시 한번 주먹을 맞게 된다면, 그는 아마도 그 자리에서 즉사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때, 갑자기 엄습해 오는 강력한 기운이 한지훈의 주먹을 직접 막았다. “쿵!”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한지훈은 급히 발을 구르며 뒤로 몸을 굴렀다. 곧이어 저 멀리서 위엄 넘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지훈, 네가 여태 저지른 죄행이 얼마나 많은데, 음양존을 죽인 것도 모자랄 판에 이젠 광명존까지 죽이려 해?” 한 줄기 그림자가 유유히 나타났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사람의 두 발은 허공에 머무른 채, 인간 세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의 등장과 함께 하늘은 순식간에 만 갈래의 노을빛이 물들게 되었다. 심지어 멀리 천리 밖에서도 똑똑히 그 모습을 보아낼 수 있었고, 태양 광장 사방 10리 안의 하늘은 그렇게 모두 색이 변하게 되었다. 이내 광장에 있던 사람들은 정체 모를 그림자를 쳐다보며 무릎을 꿇고는 절을 하기
“역시! 한지훈, 이건 정말 예상 밖이야!”유회원은 가슴을 움켜쥔 채, 입에서는 끊임없이 피를 뿜어냈다. 만약 그의 몸에 용혈이 배겨 있었다면, 그는 진작에 이보다도 더욱 많은 출혈이 있었을 것이다. “설령 같은 용인이라 할지라도 너는 오늘 죽어야 돼!”이내 유회원은 갑자기 고함을 지르면서 알 수 없는 작은 병 하나를 꺼내 용혈 한 모금을 마셨다. 용혈을 막 마시자마자 유회원의 기세는 다시 강해졌다. 원래도 천신에 가늠 가는 위세를 지니고 있었던 그는, 지금은 더더욱 무서운 신위를 품게 되었다. 심지어 일반인들은 그를 감히 마주하지도 못할 정도였다. “대제사장님, 저... 저 놈이 용혈을 한 모금 마신 것 같은데요? 설마 한지훈을 대적하려 하는 걸 가요?”한 제사장이 다소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이전에 광명존 또한 용혈을 한 번 복용한 적이 있었는데, 만약 단 시간 내에 거듭하여 용혈을 복용한다면 자신의 생명에게도 위협을 가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용혈이 인체의 잠재력을 무한히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끊임없이 잠재력을 자극시키다가는, 인간의 몸은 자연 연소하게 된다.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저 또한 한지훈이 광명존을 이 지경까지 몰아넣을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제가 보기에 오늘 일전은 결과가 어떻든, 한지훈의 이름이 아마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될 것 같아요!”산토스는 굳어진 안색을 한 채 말했다. 어느새 유회원은 기세가 이전과는 정말 다를 뿐만 아니라, 그의 피부에는 적색의 붉은빛까지 감돌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근육도 변화하고 있었다. 절대 인류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 지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그가 제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더라도, 태양 광장 전체는 미세한 진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모두들 한지훈이 광명존을 이 지경까지 몰아넣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아마도 한지훈에게 있어 이미 한계일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만민이 주목하는 가운데 유회원은 움직이기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평범한 한 방이었지만, 유회원은 전혀 그 일격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그 주먹은 그의 가슴을 강하게 가격했고, 강력한 힘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유회원의 몸은 미세하게 떨며 뒤로 물러섰고, 가슴에서 기혈이 뒤섞여 거의 피를 토할 뻔했다.“너는 정말 네 한 방이 나를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이 세상에 절대는 없다! 천생서문에 기록이 있는 걸 알았으면, 이런 식으로 나와 결전을 벌이면 안 되지!”한지훈은 냉소적으로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이 권법에 대한 이해라면, 유회원은 한지훈의 적수도 되지 않았다.천생서문은 오직 한씨 가문 사람들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외부인이 아무리 일부 기록을 전수받았다고 해도 그 깊이를 완전히 깨달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전투 경험에 있어서도 유회원은 한지훈과 비교할 수 없었다!한지훈은 이 길을 걸어온 동안 경험을 수없이 쌓았고, 그는 수차례의 위험한 상황에서 홀로 싸워 나오며 수많은 승리를 거두었다!그가 이룬 것은 단순한 전투 경험이 아니라, 동시대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전투의 대가였다!매번 열국의 결투는 수십만 명에 달하는 적들과 싸워야 하는 대전이었고, 한지훈의 일격에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땅에 떨어졌다. 이런 경험은 유회원이 상상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험악한 전장이었다!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들 모두는 전투 경험과 실력에서 유회원이 한지훈보다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결국 그는 20대 초반의 젊은이에 불과한 한지훈을 이길 수밖에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유회원이 아무리 고도의 권법을 구사하고, 아무리 전투 경험으로 꾀를 부려도 결국 한지훈은 평범해 보이는 한 방으로 유회원의 치명적인 공격을 뚫고 이겨냈다!“불가능해! 이건 절대 있을 수 없어!”유회원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같은 기술로 그는 오륙의 첫 번째 천왕을 처치한 경험이 있었고, 그 누구도 그의 주먹 앞에서 3번 넘게 버
광명좌사는 방금 전의 장면을 이미 열 번도 넘게 되새겨 보았다.그가 보기에, 광명존이 두 주먹을 꽉 쥐는 순간 마치 엄청난 틈이 생긴 듯 보였고, 이때 한지훈이 그 틈을 노려 반격할 기회가 온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사실, 그것은 한지훈을 유인하려는 함정이었다!수많은 강자들이 이 한 방에 죽어갔으니, 한지훈도 예외가 될 리가 없었다.광명좌사의 말이 떨어지자, 산토스는 잠시 눈을 감고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한지훈은 경험이 너무 부족해. 방금 전 살기가 완성된 순간, 유회원이 그렇게 큰 틈을 보일 리가 없지!”“이는 한지훈에게 함정을 던져준 거다! 안타깝군...”이때, 한지훈 역시 광명좌사와 산토스의 말대로 순식간에 반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반격 역시 함정에 걸려든 것이었다!“정말 실망이군. 조금만 속임수를 써서 널 이길 수 있는 걸 알았다면 이렇게 복잡하게 싸우지도 않았어!”유회원은 냉소를 띤 채 말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한지훈의 실력을 과대평가했다고 생각했다. 한지훈의 지금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 같았고,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완전히 부족했다.그렇게 명백한 틈을 자신의 실수라고 착각할 정도라니, 웃을 수밖에 없었다.외부에서 떠도는 한지훈에 대한 소문들이 지나치게 과장되었음을 깨달았다.그저 한지훈보다 훨씬 더 수준 미달인 사람들이 떠든 말일 뿐이었다. 이 순간, 유회원 또한 속으로 자신을 비웃기 시작했다. 결국 자신도 한지훈을 높이 평가했던 이유가 천생서문 때문이지 않은가! 이를 손에 쥔 사람은 결코 경시할 수는 없지만, 한지훈의 식견과 경험, 그리고 수단이 어찌 자신과 비교할 수 있단 말인가?!그때, 한지훈이 벌인 반격은 유회원이 너무나도 쉽게 피할 수 있었다.유회원은 옆으로 비껴가며,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일격을 날렸다!이 한 방은 필살의 일격이었고, 이는 살기의 마지막 일격이기도 했다!만약 한지훈이 맞게 된다면, 그는 즉시 죽음에 이를 것이다!유회원은 의심할 여지 없이 한지훈이 반드시 죽게 될 거라고
유회원은 천천히 두 눈을 뜨며, 마치 신령처럼 내려다보며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이미 눈치챘구나! 하지만, 늦었다!”진정한 천위가 형성되며, 이는 필살의 일격이었다!상대가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전혀 막을 수 없었고, 이 권법이 천도무영이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사실, 그것은 그림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무형이었으며, 그 무형 속에서 필살의 기세가 형성되어 주먹의 그림자 속에 갇힌 사람은 마치 온수에 데쳐진 개구리처럼, 자기도 모르게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지금 유회원은 마치 천신이 강림한 듯, 주위에 바람 하나 없이 몸이 춤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태양 광장 전체에서 수많은 모래와 돌들이 휘날리며, 마치 이 세상에 무형의 거대한 손이 내려와서 광장을 완전히 감싸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에휴, 사실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의미 없었어.”“한지훈은 뛰어난 인물이지만, 결국 너무 젊다. 그의 경험 부족이 바로 가장 큰 단점이지. 평범한 강자들과 싸우면 이길 수도 있겠지만...”말을 이어가는 산토스의 얼굴에는 안타까운 표정이 떠올랐다.“그렇지만, 결국 상대는 광명존이다! 처음부터 한지훈은 불리했고, 그것이 바로 그의 비극의 시작이다!”산토스는 한지훈이 이길 수 있기를 바랐지만, 세상의 일은 사람의 의지로 바꿀 수 없는 법이었다.결국 산토스의 말이 끝난 직후, 한지훈은 유회원의 엄청난 공격 속에 몰리게 되었다.폭풍처럼 몰려오는 주먹 그림자들이 한지훈을 포위했다.“네가 적용용심과 금용용심을 융합했다고 해서 내가 두려워할 줄 알았나? 넌 단지 너무 어리고 자만할 뿐이다!”“용심을 융합한다고 해서 그 힘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힘을 진정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용심의 진정한 힘은 바로 그 융합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너와 나는 경험의 차이만이 아니다! 용족의 힘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너는 나와 비교할 수 없지!”“한지훈, 내가 평생을 용족의 비밀을 추적해 왔다는 것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