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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작가: 봄가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딸칵!

팀장은 서둘러 총을 장전하였다.

한지훈은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팀장을 주시하였다.

그의 살벌한 눈빛은 순식간에 팀장의 기를 눌렀다.

‘무…무서워…’

‘도대체 정체가 뭐지…?’

팀장은 잔뜩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어디 한 번 쏴봐! 쏴보라니까?” 한지훈은 팀장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지금 나한테 겁주는 거야?”

“그런다고 내가 겁먹을 줄 알았어?”

팀장은 화가 난 나머지 방아쇠를 잡아당기려고 했다.

“오만하다! 감히 누가 소란을 피우는 거지?”

바로 이때, 천둥과 같은 고함 소리가 울려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무장을 한 반소명의 수많은 군졸들이 팀장과 그의 부하들을 에워쌌다!

그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긴장감이 흐르게 되었다!

반소명은 미간을 찌푸리며 허리춤에서 총을 뽑아 들었다. “어서 총 내려놓지 못해?”

팀장은 반소명의 어깨에 있는 훈장을 보고, 그 즉시 총을 내려놓았다.

“아…”

퍽!

반소명은 그 즉시 팀장의 복부를 세게 걷어찼다.

이어서 두 명의 군졸들이 순식간에 팀장을 붙잡았다!

팀장은 그 두 명의 군졸들을 보며 버럭 화를 내기 시작하였다.

“당장 이거 풀어! 나는 길 씨 가문의 사람이야! 심지어 큰 도련님은 곧 머지않아 군단장이 될 몸이야! 그분이 이 사실을 알고도 너희를 가만 놔둘 것 같아?”

반소명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길정우를 말하는 건가?”

“그놈은 아직 군단장이 되지 않았어! 여봐라, 빨리 저놈의 부하들을 모조리 잡거라!”

반소명의 명령하에 군졸들은 순식간에 팀장의 부하들을 모조리 붙잡았다.

이후, 반소명은 한지훈을 보고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하였다.

“선생님, 늦게 온 저를 용서하십시오. 한 군단장님께서 사모님과 자제분의 안위를 저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이후로는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반소명도 즉시 체포한 군졸들을 데리고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강우연은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많은 일들 때문에,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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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170화

    한지훈도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는 엉엉 울고 있는 강우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조용히 있던 한고운이 애써 눈물을 참으며 강우연의 손을 꼭 잡았다.“엄마, 울지 마… 엄마가 울면 나도 슬퍼…”강우연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숙이더니 한고운을 꼭 껴안았다.“고운아,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강우연은 조심스럽게 한고운의 옷을 걷어 올렸다. 그녀의 등이 빨갛게 부어오른 것을 보자, 강우연은 심장이 미어질 듯이 아팠다.“지훈 씨, 어서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한지훈은 재빨리 한고운을 꺼안고, 병원으로 달려갔다.그 장면은 본 강 씨 가문 가족들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어떡하지? 이제 우린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야…”“한 군단장까지 이 일에 끼어들다니… 우리 가문은 이제 오군 주군 본부에서 영영 사라지고 말 거야…”“어르신, 어서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 같아요… 저 놈들 때문에 길 씨 가문에게 미움을 샀으니… 사죄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강준상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가족들을 바라보았다. “어서 길 씨 가문에게 보낼 선물을 준비해야겠다.”“어서 빨리 준비해!”길 씨 가문 저택.한 군졸이 헐레벌떡 길정우에게 다가왔다.“중장님, 사고가 났습니다! 왕 팀장의 부하 군졸들이 모조리 오군 주군에게 잡혀갔다고 합니다.”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던 길정우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뭐라고?! 오군 주군이 내 부하들을 데려가?”“어떤 놈이 감히 내 부하들을 데려간 거지?”“목숨 아까운 줄도 모르는군!”군졸이 대답하였다. “한 군단장님이 잡아가셨다고 합니다.”“한민학?! 감히 네까짓 게 내 부하들을 데려가? 지금 내가 임직하기 전이라고 텃세 부리는 건가?”길정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또 뭐라고 했지?”“그… 그게 중장님께서 진급하시기 전까지는, 분란을 일으키기 말라고 하셨습니다… 한지훈이 한민학의 친구라고 합니다… 자신의 친구를 건드려서 화가 많이 난 듯합니다…”쾅!길정우는 탁자 위에 있는 꽃병을 던졌다

  • 용왕사위   제171화

    한편, 한지훈과 강우연은 아이를 데리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종합적인 검진을 받았으나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근육 손상 때문에 며칠 휴식해야 한다고 했다.처음엔 씩씩하게 아프지 않다고 하던 아이는 지금 엉엉 울음을 터뜨리며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강우연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한지훈의 얼굴에도 싸늘한 분노가 넘실거렸다. '길정우, 네가 죽음을 자초하는구나.'검진을 마친 뒤 한지훈은 두 사람을 데리고 병원을 떠나려 했다.그러나 이때, 약간의 의문과 비웃음이 담긴 목소리가 그를 불러세웠다."어? 한지훈? 정말 한지훈이잖아? 여기서 보네?"고개를 돌린 한지훈이 상대를 응시했다. 온몸에 명품을 걸친 훤칠한 남성이 그를 향해 걸어왔다. 그의 곁에 찰싹 붙어 따라오던 여자는 거만하게 세 가족을 쳐다보고 있었다.화려하게 꾸민 여자는 몹시 관능적이었다. 그러나 얼굴은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는데 여기저기 손을 댄 듯 싶었다."실례지만 누구시죠."미간을 찌푸린 한지훈은 상대방을 떠올리려고 애썼으나 낯이 익을 뿐 이름은 생각나지 않았다."잘난 한씨 집안 도련님이라 그런가, 옛친구는 까맣게 잊어버렸군. 간신히 죽다 살아나더니 이젠 나도 기억 안 나? 나야, 손민규. 예전에 네 따까리였잖아."손민규가 재미있는 농담이라도 던지듯이 씩 웃어 보였다. 그러나 그 웃음은 가식적이기 그지없었다. 특히 그의 눈빛에는 경멸이 서려 있었다."어머, 도련님이 저런 거지 같은 사람의 따까리였다고요? 설마요. 저 사람이 누군데요? "여자가 잔뜩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한지훈과 그의 곁에 있는 강우연을 쳐다보았다. 싸구려 옷을 걸친 강우연을 훑어보는 눈빛이 곱지는 않았다.강우연은 남자를 홀릴만한 외모임은 틀림없었으나 그녀가 걸친 옷은 다 합쳐도 10만 원도 채 되지 않았다. '참나, 부끄럽지도 않나.'손민규가 비웃으며 대답했다."넌 잘 모르겠지만, 한지훈이라고, 한정그룹의 잘나가던 도련님이야. 근데 5년 전에 집안이 망했어. 다들 그때 한지훈도 죽은 줄 알

  • 용왕사위   제172화

    "하하, 맞아, 난 원래 이런 놈이야. 그래서 지금부터 널 짓밟아 보려고. 한때 잘나가던 한지훈 도련님이 내 발밑에서 꿈틀거리다니, 상상만으로도 너무 짜릿하잖아. 기억 안 나? 네가 얼마나 잘난척하며 날 깔봤는지. 넌 그걸 되돌려받는 거라고."손민규는 여전히 오만한 목소리로 비열하게 웃으며 한지훈을 질책했다.그러나 한지훈은 그저 덤덤하게 고개만 저을 뿐이었다."널 깔본 게 아니야. 넌 정말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니까. 용건 없으면 먼저 간다. 날 불러세운 게 단지 비웃기 위해서였다면 축하해, 소원 이뤘네."말을 마친 한지훈이 아리송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강우연을 데리고 떠났다.손민규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바로 저 태도가 문제였다. 하찮은 걸 바라보는 듯한 눈빛, 성인군자처럼 태연하고 담담한 저 태도가 손민규의 기분을 잡치게 했다."한지훈, 거기 서!"버럭 소리를 지를 손민규가 성큼성큼 다가가 한지훈의 멱살을 잡았다."아직도 네가 한정그룹 도련님인 줄 알아? 꿈 깨, 지금의 넌 빈털터리 거지새끼일 뿐이라고. 난 이제 네놈이 두렵지 않아." "저 잡종을 치료하려나 본데, 어떡하냐. 우리 집안 사람이 이 병원 이사야. 내 말 한마디면 네 딸은 진찰은커녕 약도 못 사 먹을걸?"손민규는 악랄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지금 당장 로비로 와!"몇 분 뒤, 우르르 몰려온 병원 보안요원들이 손민규에게 깍듯하게 인사했다."분부하십시오, 도련님."손민규가 거들먹거리며 강우연을 가리켰다."저 여자 손에 들린 약, 전부 회수해. 지금부터 저 새끼들을 진료하는 사람들은 모조리 해고야. 참, 모든 병원에 연락 돌려서 저 새끼들을 블랙리스트에 넣어버려. 손우그룹 손민규 도련님의 지시라고 전해!"손민규가 사악하게 웃어 보였다."한지훈, 기분이 어때, 거지 같지? 한 대 치고 싶지? 그럼 한 대 쳐 보시든가. 하하하."퍽.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손민규의 징그러운 얼굴에 주먹이 날아왔다."네 뜻대로. 이런 이상한 부탁은

  • 용왕사위   제173화

    "네놈이 뭔데 감히 한 선생님께 이런 무례를 저질러!"손민규에게 삿대질하는 정도현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했다.건강 검진을 받으러 막 병원에 들어서던 정도현이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모욕을 당하고 있는 한지훈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는 즉시 분노했다. 한지훈이 어떤 사람인가. S시의 갑부, 이한승을 뒤에서 조종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자신도 우러러봐야 하는 대단하신 분이란 말이다. 또는, 감히 함부로 쳐다볼 수조차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한지훈은 눈빛 하나만으로도 이 도시의 거물들을 무릎 꿇릴 수 있는 존재였다.그런 대단하신 분이 별 볼 일 없는 벌레들에게 둘러싸여 모욕당하고 있으니 실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손민규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정도현과 그의 뒤를 따르는 살벌한 경호원들을 보며 그는 몸을 흠칫 떨어야 했다.손민규는 정도현의 정체를 몰랐다. 정도현은 비록 이 도시에서 유명한 사람이었으나 그를 직접 볼 기회가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던 것이다.더구나 해외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손민규로서는 이 중년 남성이 바로 S시 뒤 세계의 거물, 정 나리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당신은 누구야."손민규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되물었다. 이 남성과 직접 맞붙는 건 그도 사양이었다."나도 몰라보는 애송이로군."정도현이 코웃음 치며 형형한 눈빛으로 손민규를 노려보았다. 자신의 명성이 겨우 이 정도였다니.손민규가 입을 열었다."당신이 누군지 알 게 뭐야. 왜, 저 자식을 대신해 빌기라도 하려고? 나 손우그룹 손민규야. 우리 아버지는 이 병원 이사고. 이래 봬도 우리 집안이 의료협회에 영향력깨나 행사하고 있어서 내 말 한마디면 당신과 저놈들은 어느 병원에서도 치료받을 수 없을걸. 그러니 나서기 전에 잘 생각해."손민규의 말은 사실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문의 위세는 확실히 올라갔다. 그의 누나가 다른 지방의 유명한 의사 집안에 시집가면서 손우그룹의 의료계 입지도 덩달아 높아졌던 것이다.그 뒤로 손민규는 그야말로 안하무인이

  • 용왕사위   제174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의아하게 여기던 손민규는 불현듯 떠오른 기억에 미간을 찌푸렸다."당신이 그... 정 나리라고?""그래."정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이마에는 핏줄이 선명했다."웃기시네. 우리 아버지는 그분과 식사를 같이 한 적 있어. 나도 거기에 있었고. 그런데 감히 네놈이 그분 흉내를 내? 뭐해, 어서 저 자식도 잡아!"손민규가 큰소리로 명령했다.정도현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은 상태였다.손호중과 식사를 했던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건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다. 몇 년 사이 꾸준히 몸을 만들었으니 어느 정도 용모가 변한 것도 이상할 건 없었다."좋아. 당장 저 겁대가리를 상실한 애송이를 끌고 와."정도현이 살기등등한 목소리로 외쳤다.열 몇 명의 경호원들이 손민규에게 달려들었다. 병원 보안요원들은 나름 손민규를 보호하려 애썼으나 단숨에 제압당하고 말았다.혼비백산한 손민규가 버럭 고함질렀다."당... 당신들 가까이 오지 마! 나 손우그룹 도련님이야. 우리 아버지는 손호중이라고. 날 건드리면 우리 아버지가 가만있지 않을걸?"퍽, 묵직한 타격음이 들려왔다.앞으로 나선 정도현의 주먹질 한 번에 손민규가 털썩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정도현이 싸늘하게 일갈했다."당장 네놈 아비에게 이르거라. 네놈 아비가 어떻게 나올지 나도 궁금하구나."터진 입술을 만지작거린 손민규가 울음을 터뜨렸다. 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건 그가 서럽게 울부짖었다."아버지, 얼른 우리 병원으로 와줘! 누가 날 때렸어! 이 사람들 감히 정 나리 행세를 하고 있어."한참 회의 중이던 손호중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화를 냈다."뭐라고? 정 나리 행세를 하는 잡놈에게 맞았다고? 빌어먹을. 어떤 새끼야! 아들아, 조금만 기다리거라. 내가 곧 가마! 그놈을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전화를 끊은 손민규가 악에 받쳐 소리 질렀다."두고 봐. 우리 아버지가 오시면 네놈들도 끝이야."정도현은 발악하는 손민규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자기 양복을 정리했다. 이내 한지훈을

  • 용왕사위   제175화

    손민규가 코웃음 쳤다. 그는 이젠 비웃음과 경멸의 감정을 숨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나대는 것도 이젠 끝이야. 너는 곧 내 앞에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구하게 될 테니까."잔뜩 거들먹거린 그가 얼른 아버지를 맞이했다."아버지,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이거 봐봐. 저 사람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얻어터졌어!"뻔뻔하다고 해야 할지, 모자란다고 해야 할지, 손민규는 다 큰 성인임에도 엉엉 울며 아버지에게 고자질했다.주변 사람들도 수군거렸다."헉, 손호중이 진짜 나타났어. 저 사람들 오늘 무사히 병원을 나서긴 글렀군.""그러게. 손씨 가문은 받은 건 반드시 되갚아 주는 거로 유명하잖아. 사실 손민규가 행패를 부린 게 하루 이틀이야? 간호사들도 엄청 많이 건드리고 다녔잖아.""하긴, 세상에 착한 부자가 어디 있다고."잔뜩 얻어터진 제 아들을 바라보는 손호중의 눈동자가 분노로 활활 타올랐다."누가 겁도 없이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었어. 당장 나와. 죽여버리겠어!"소중한 아들이, 그것도 자기 병원에서 누군가에게 얻어맞다니! 손호중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만약 소문이 퍼진다면 그야말로 얼굴을 들고 다닐 수도 없을 것이다.이 원한은 반드시 갚아야 했다."내가 그랬다."여유롭게 뒷짐을 지고 망설임 없이 나선 정도현이 싸늘한 얼굴로 손호중을 노려봤다.분노로 눈에 뵈는 게 없었던 손호중이 대뜸 소리가 난 방향으로 돌아서며 버럭 호통쳤다."네놈이 내 아들에게 손댔겠다! 당장 저놈을..."드디어 눈앞의 사람을 제대로 마주한 그가 딱딱하게 얼어붙었다.왠지 정도현 나리로 보이는데... 눈이 잘못된 건가?"그래, 날 죽여버리겠다고."정도현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가 내뿜는 오싹한 살기에 손호중은 편히 숨 쉴 수조차 없었다.'정말 정도현 나리잖아!'"나리... 나리께서 여긴 어떻게... 아이고, 제가 실언했습니다!"손호중은 바로 굽신거리며 정도현에게 아부했다.정도현이 짧게 코웃음 치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자식 교육이 말이 아니군."손

  • 용왕사위   제1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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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민규도 덩달아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여전히 한지훈을 하찮게 여기고 있었다."한지훈, 너 원래 이렇게 뻔뻔한 놈이었냐? 허세 부리는 것도 정도껏 해. 우리 손우그룹이 얼마나 대단한 의료기업인지 알기나 해? 무려 S시 5개 대학병원과 의료협회 이사회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고. 네놈 말 한마디에 무너질 손우그룹이 아니란 말이야. 웃기지도 않네."손호중도 껄껄 웃었다. 정도현이 이따위 덜떨어진 사람을 데려다 쇼하는 게 몹시도 같잖아 보였다.그러나 한지훈 곁에 우뚝 서 있는 정도현은 왠지 안쓰러운 표정으로 두 부자를 쳐다보고 있었다.담담하게 웃어 보인 한지훈이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때가 되면 알겠지.""좋아. 10분 동안 잘 증명해 봐. 다음엔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몹시 기대되는군."손민규가 이죽거렸다.한지훈이 바로 망해버린 한정그룹 자제라는 사실을 아들로부터 전해 들은 손호중도 전혀 걱정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약속한 시각이 거의 다가오자 손민규가 참지 못하고 또 도발했다."한지훈, 곧 10분이 다 돼가는데 왜 아무 소식도 없냐?"한지훈은 여전히 덤덤했다.바로 이때, 양복 차림의 남성이 허옇게 질린 얼굴로 뛰어 들어오며 손호중에게 보고했다."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17개 의료기관에서 동시에 우리 손우그룹과의 계약 종료를 통보했습니다. 또한 5개 대학병원 이사직도 박탈당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누군가 거대한 자금을 들여 손우그룹을... 인수했습니다."로비에 있던 사람들은 감히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손호중이 경악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뭐, 다시 말해봐! 다시 말해보라고! 정말 모조리 거래를 중단했다고? 그룹이 인수됐다고? 지금... 우리 그룹이 망했다는 거야?""그렇습니다... 손우그룹은 파산했습니다..."수행비서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심장은 쿵쿵 소리를 내며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손호중은 눈앞이 깜깜해졌다.이게 가능한 일인가? 이렇게 하루아침에 멀쩡한 기업이 망한다고? 말도 안 돼!손호중이 몇몇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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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이 없었더라면 한용은 지난 20년간, 무적천과 어깨를 겨누며 4성 천급 천신의 경지까지 쉽게 오를 수가 없었다. 끊임없이 스스로 모색하고 깨달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할 수밖에 없었던 무적천과는 달리, 한 씨 집안사람들은 태생적으로 깨달음을 얻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은 까지 손에 넣게 됐으니, 그 무엇보다도 탄탄한 백전백승의 체계를 보유하게 됐다. 능력이 진화하는 속도든, 각종 역량에 대한 장악 정도든 그들은 그 어느 하나 무적천에 뒤쳐지는 게 없었다. “너... 분명히 뭔가 숨기는 게 있어!”눈치 빠른 허연생은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몸을 돌려 차갑게 그를 주시하며 말했다. “내가 방금 말한 대로, 난 오늘 반드시 널 이 자리에서 죽여버릴 거야!”곧이어 한지훈은 쏜살같이 앞으로 한걸음 뛰어나와 한 주먹으로 허연생의 급소를 쳤다. 허연생은 비록 한지훈에 비해 얻은 깨달음도 적고 게다가 실력도 점점 떨어지고 있긴 했지만, 어찌 됐든 한 세대를 장악했던 강자였기에 역시나 쉽게 당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가슴을 노리는 한지훈의 주먹을 보아낸 그는 급히 몸을 옆으로 돌리고는 도리여 한지훈의 아랫배를 강하게 내리쳤다. “후!” 순간 한 줄기의 강한 바람과 기운이 한지훈의 급소를 공격하게 됐다. 분명 같은 주먹임에도 불구하고, 허연생이 뻗은 이 주먹은 비록 보기에는 그렇게 큰 기세는 아니었지만 힘이 매우 강했다. 그는 모든 힘을 한 주먹에 집중하여 최대한 기운을 폭발시킬 수가 있었다. 예상치 못한 역공격에 당황한 한지훈은 더욱 정신을 다잡고는 급히 주먹을 휘두르며 방어하였다. “팍!”그렇게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게 되었고, 모두 어느 정도 자신의 힘을 통제하고 있긴 했지만 그 충돌 소리는 매우 컸다. 두 강자가 뿜어낸 엄청난 기운에, 마당에 있던 바위마저도 거센 바람에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죽어!”허연생은 손에 힘을 더욱 꽉 주었다. 그러자 푸하는 소리와 함께 분홍색의 독기가 그의

  • 용왕사위   제2125화

    ‘허연생? 이 사람은 이미 30년 전에 무종에서 물러난 사람 아니야?’ 사실 허연생에게는 휘황찬란한 과거가 있었다. 그는 일찍이 무종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수십 개 종문의 장교 문주들을 무너뜨리고는 무신종과도 대결을 겨룬 강자였다. 당시 무적천은 매우 의기양양하게 바로 허연생의 도전을 받아들였다. 2성 현급 천왕계 밖에 다다르지 못한 무적천과는 달리, 허연생은 당시 이미 4성 천급 천왕에 다다르게 됐다. 그러나 허연생은 무적천에 의해 패배하게 되었고, 심지어 중상까지 입어 하마터면 무신종에서 참사할 뻔하기도 했다. 만약 당시 무적천이 조금이라도 힘을 주체하지 못했더라면, 허연생은 진작에 그곳에 무덤으로 남게 됐을 것이다. 그렇게 무적천에게 패한 후로부터 허연생은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줄곧 무종에서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동안 그에 대한 소문도 무성했다. 어떤 사람은 그가 자살하여 죽었다고 하였고, 또 어떤 사람은 그가 수치심을 느끼고 자취를 감췄다고 하기도 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고, 오늘 예상치 못한 허연생의 출현은 한지훈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실 그는 허연생을 꺼리는 것보다도, 낙 선생의 배후에 있는 세력들이 대체 얼마나 많은 건지 감이 잡히지가 않아 답답했다. 그동안 30여 년 동안 자취를 감춰온 사람을 이렇게 손쉽게 드러내는 낙 선생의 절대적인 힘이 상상이 가지 않았다. 말없이 조용히 있는 한지훈의 모습에 허연생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이봐, 청년. 내 명성을 듣게 된 이상 굳이 내가 손을 쓸 필요는 없겠지? 당장 무릎 꿇어!”“한지훈, 어서 비켜. 이 일은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강만용은 급히 앞으로 나가 한지훈을 타일렀다. 그 또한 허연생의 명성에 대해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 허연생은 그야말로 모든 경계를 막론하고도 가장 위험한 인물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었다. “강로 님은 그동안 용국을 위해 온갖 희생을 다 하셨습니다. 그야말로 각로라는 칭호에 절대 부

  • 용왕사위   제2124화

    순간 어안이 벙벙 해난 집행 대원은 떨어진 손이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점점 손목에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됐다. “아악! 내 손!”이내 집행 대원이 손을 뻗어 상처를 부여잡자, 피가 미친 듯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누구야!”갑작스러운 상황에 장문로도 깜짝 놀랐다. “나야!”바로 그때, 한지훈이 천천히 걸어 나오더니 손으로 그 남자아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아이를 풀어주면 네 목숨만은 부지하게 해 줄게. 그렇지 않으면 넌 오늘 이곳에서 죽게 될 거야.”한지훈의 얼굴을 똑똑히 보아낸 장문로는 순간 얼굴색이 창백해졌다. 그러나 한지훈이 더 이상 북양 왕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바로 침착한 태도를 보였다. 장문로는 얼굴에 흉악한 미소를 띤 채 말했다. “아, 역시나 너희 사이에 뭔가 결탁이 있긴 하나 보네! 차라리 잘 됐어. 굳이 강중까지 찾아가서 사람 잡을 일은 덜게 됐네!”“여봐라, 당장 한지훈을 치워내!” 곧이어 10여 명의 집법 대원들이 동시에 권총을 꺼내 들어 총구를 일제히 한지훈에게로 겨누었다. 필경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양 왕의 신분을 지니고 있었기에, 누구도 감히 한지훈을 얕잡아 볼 수는 없었다. 십여 자루의 권총을 마주하고도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을 뿐, 그는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 “크흠!”바로 그때, 멀리서 누군가의 가벼운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검복을 입은 한 노인이 마당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한지훈, 낙 선생은 진작에 네가 이렇게 반드시 나타날 거라고 예상했어!” 노인은 싸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한지훈 또한 그 노인을 훑어보았는데, 노인은 뜻밖에도 삼성 천왕계의 고수였다. 보아하니 낙 선생이 이번에 제대로 벼른 듯했다. “난 바로 낙 선생의 명령을 받들고 너를 잡으러 온 거야! 내가 여기까지 찾아온 이상 너는 더 이상 반항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 좀 거칠어질 수도 있거든.” 삼성 지급 천왕계는 역시나

  • 용왕사위   제2123화

    험상궂은 얼굴의 중년 남자는 큰 손으로 어린 남자아이의 머리를 꽉 잡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아이는 두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이를 악물고는 절대 울지를 않았다. “장문로! 당시 넌 용국의 여자 아이를 추행했잖아. 그때 그 아이, 겨우 16살이었어. 하지만 넌 아이가 죽기 직전까지 능욕했었지!”“용국의 전관으로서 그런 짓을 벌이면 천벌을 받을 거라는 거, 너도 잘 알잖아!”“그런데 만약 그 당시 내가 너를 해고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다들 불공평할 거라고 생각할게 뻔하잖아?”강만용은 중년 남자를 가리키며 노호하였다. 그러자 장문로는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이내 남자아이를 다른 한 집법 대원에게로 밀치고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자신이 걸친 중산복을 가리키며 말했다. “강만용, 너 지금 혹시 나를 질투하는 거야?”“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어쨌든 현명하신 낙 선생이 나의 능력을 알아봐 주고, 난 지금 이렇게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잖아. 반면 너는 비참한 미래를 앞두고 있고!”“너희들 정말 한통속이었구나! 언젠가는 고통스럽게 벌 받게 될 거야!”잔뜩 화가 난 강만용은 씩씩대며 눈을 부릅 떴지만, 장문로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흥! 쓸데없는 소리 작작 해. 당장 네 죄나 인정하라고!”이내 장문로는 이미 완벽하게 작성된 진술서 한 장을 강만용에게 던졌다. 위에 적힌 내용은 매우 간단했다. 바로 그들 용각 삼로가 한지훈과 함께 군비를 횡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그 진술서를 확인한 강만용은 크게 웃었다. “왕년에 천 평이 넘는 땅을 국가에 순순히 바친 나인데, 내가 굳이 이 몇 조원의 군비를 횡령할 이유가 있을까?” “아휴... 하느님도 참 무심하시네. 이렇게나 간사한 놈이 용권의 정권을 잡게 놔두시다니. 정말 보는 눈도 없으시네!” 강만용이 진술서를 찢으려 하자 장문로는 바로 날카로운 칼을 꺼내 들어 단칼에 남자아이의 옷을 찢어버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강만용, 너 잘 생각해. 내

  • 용왕사위   제2122화

    이미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중년 남자는 더 이상 기운조차 없어 보였다. 얼핏 봐도 방금 전, 지독한 형벌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한지훈! 내... 내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다는 거야!”강만용은 한지훈과 용운 두 사람을 보자마자 눈물을 금치 못하고 목놓아 통곡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용경에서 온 한 무리의 문관들에 의해, 자신의 아들이 무고하게 산채로 맞아 죽게 되는 상황에서도 강만용은 속수무책이었다. 한편 신한국의 아들인 신국호 또한 몽둥이로 수차례 얻어맞아 두 다리가 부러지게 되었고, 심지어 피까지 많이 흘리게 되어 그 자리에서 죽게 되었다. 그야말로 두 집안이 하룻밤 사이에 풍비박산이 나게 되었다. “누구예요! 대체 누굽니까? 어느 개자식이 감히 이렇게 잔인한 수를...”잔인하게 놈들의 수단에, 용운은 너무나도 화가 난 나머지 당장이라도 그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에휴, 됐어. 아마도 이 늙은이가 그동안 사는 동안 죽인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하느님이 날 벌하려나보다. 먼 곳에서 이곳까지 오느라 힘들었겠는데 일단 방에 가서 앉아있어!”신한국은 겨우 눈물을 닦아내며 한지훈과 용운을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섰다. “강로님, 국왕께서는 대체 왜 이러시는 거랍니까? 낙 선생은 대체 또 어떤 구실로 강로 님의 가족을 건들게 된 건가요?”한지훈은 자리에 앉자마자,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물었다. “그게...”강만용은 결국 탄식하면서 말했다. “내가 30년 전에 물려받은 천 평 넘는 가택이 있는데, 낙 선생은 내가 군비를 횡령했다고 의심하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국왕이 직접 장문로까지 파견하여 조사하게 한 거고.”“조사요?”어이없는 상황에 기가 찬 용운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게 대체 어딜 봐서 조사라는 거지? 사람이 죽게 됐잖아!’ “용운아!”한지훈이 낮은 소리로 호통을 치자 용운은 결국 어쩔 수 없이 다시 조용히 제 자리에 앉았다. “그럼 놈들은 어젯밤, 강로 님을 끌고 가기라도 했나요?”한지훈

  • 용왕사위   제2121화

    “뭐라고?”그 소식을 들은 한지훈은 순간 대경실색하였다. 강만용과 신한국 두 사람은 이미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히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설마 낙 선생이 굳이 그 둘을 사지로 몰아넣으려 하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내 그는 급급히 말했다. “그게 언제 있었던 일인데?”“바로 어제저녁, 낙 선생이 파견한 사람들은 이미 두 각로의 거처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 저의 부하들이 찾아와서 보고한 데에 따르면 두 각로의 아들들 역시 모두 끌려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세한 상황은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두 각로님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저희 쪽에서 사람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한참을 깊이 생각하던 한지훈은 겨우 마음을 안정시키고는 거듭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내가 직접 갈게!”사실 신룡전은 충분히 강만용과 신한국을 보호할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낙선생에게 약점을 잡혀 다시 국왕 앞에 불려갈 가봐 신경이 쓰였다. “용왕 님, 차라리 제가 사람들을 먼저 보낼까요?”용운은 내심 걱정이 됐다. “괜찮아. 나 곧 출발할 거니까 바로 헬리콥터를 안배시켜!”한지훈은 말을 마치자 전화를 끊었다. “여보, 이렇게나 많이 다쳤는데 당분간은 외출하지 마요. 아무리 그래도 상처를 다 치료하고 나서 다시 이야기해야죠...”약재 한 그릇을 든 채 마침 마당으로 나온 강우연은 한지훈을 걱정하며 말했다. 그녀는 한지훈과 용운이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는지 잘 듣지는 못했지만 헬리콥터를 보낸다는 얘기는 듣게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 상처가 낫지 않은 한지훈을, 여기저기 마구 돌아다니게 놔둘 수는 없었다. “아니. 듣자 하니 두 각로가 큰 일을 당한 것 같아. 오양 각로께서 이미 나를 구하려다 희생하게 됐어. 더 이상 강로와 신로도 그 뒤를 따르게 놔둘 수는 없다고!”한지훈은 말을 마치고는 약재를 꿀꺽 마셨다. 이내 국그릇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는 몸을 돌려 강우연을 달래주었다. “나 괜찮아. 내가 강중에 없는 사이, 만

  • 용왕사위   제2120화

    심지어 도청 전인의 나이는 강우연의 할아버지보다도 열몇 살이나 더 많았다. “이렇게 위급할 때일수록 강경한 태도로 나섰다가는 주상만 또 다치게 될 겁니다. 하지만 저희 천검종은 얼마든지 주상을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감히 반항하는 자들은 모조리 죽여버릴 겁니다!”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나한비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애초에 셋째 삼촌의 의견을 순순히 따라서 다행이지, 아니면 나 씨 집안 역시 풍비박산 날 뻔했다. “하지만... 그건 너무 피비린내 나지 않을까요?”강우연은 여전히 불안한 마음에 눈썹을 찌푸렸다. 아무리 복수를 한다 하더라도 아예 온 집안을 몰살시키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사모님, 절대로 한 치의 자비도 베풀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오늘 반대로 주상께서 원효천에게 패하게 됐다면...” 감정이 북받친 도청 전인은 순간 멈칫했다. “어르신의 말씀이 맞아요. 만약 오늘 한 선생님이 패하기라도 했다면 저희 나 씨 집안 또한 다른 가문에게 몰살당했을 것입니다!”나계홍은 극히 찬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두 사람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한지후는 담담하게 강우연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이번 일에 대한 결정권을 강우연에게 맡겼다. 누구나 한 번씩 겪어보게 될 과정이었기에, 그는 강우연의 선택을 지켜보기로 했다. 비록 내심 그 또한 도청 전인의 의견을 따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만일 강우연이 다른 선택을 하게 되면 그 또한 지지할 생각이었다. “그...”강우연은 두 손을 꼭 잡은 채 창백한 얼굴로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긴 후에야 한지훈에게 말했다. “여보, 저랑 얘기 좀...”“네가 어떻게 결정하든 뭐든지 지지해!”한지훈은 강우연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나계홍의 시선은 곧바로 강우연에게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그녀의 말 한마디로 앞으로 강중의 세력 구분이 결정되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 전투에서 나 씨 집안의 역할 또한 강우연의 한마디에 달려 있었다. “사모님! 절대로 자비를 베풀어서는

  • 용왕사위   제2119화

    낙 선생의 말을 들은 국왕은 뜻밖의 소식에 다소 놀라긴 했다. 신한국과 강만용의 저택이 천 평이 넘을 줄이야. 이 모든 건 진작에 알고 있던 사실이긴 했지만, 무려 30년 전에 있었던 일이었다. 게다가 이 저택들은 모두 두 집안의 조상이 직접 물려준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30년 전, 신한국과 강만용 두 사람은 용각에 들어간 날 바로 천 평의 가옥을 모두 국가에 상납하여 자신들의 청렴을 증명하였다. “폐하, 왜... 왜 그러십니까?”국왕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보아낸 낙 선생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내 국왕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제 보니 너무 가증스러워서! 당장 사람들을 보내서 더욱 자세히 조사하고, 결과를 나한테 보고해!”“네!”발걸음을 옮기던 낙 선생은 뭔가 떠오른 듯이 다시 몸을 돌려 국왕에게 말했다. “폐하, 그 한지훈은...”“그것도 조사해. 하지만 한지훈한테는 들키지 않게 암암리에서 조사하고 있어!” 말을 마치자마자 국왕은 손을 살짝 흔들며 낙 선생더러 물러나라고 하였다. 그렇게 낙 선생이 멀리 떠나고 나서야, 국왕의 곁을 지키고 있던 한 궁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폐하, 저 자는 짐승 같은 야망을 갖고 있는데 정말 그냥 방심하실 생각이신겁니까?”“방심?”그러자 국왕의 눈빛에서는 갑자기 두 줄기의 차가운 빛이 터져 나왔다. “제대로 낚시를 하려면 미끼도 잘 골라야 해. 던지는 미끼가 클수록 물고기도 더 큰 걸 낚을 수가 있는 거야!”뒤이어 국왕은 천자각 9층 옥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그는 마음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뒤섞여 있었다. 그 또한 낙 선생의 꿍꿍이를 모를 리는 없었다. 용국을 향한 오양 각로의 충성도 대단했기에, 그는 애초에 조사를 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낙 선생은 애초에 의도를 품은 채 국왕의 곁에 와서 그를 모시며 상위에 오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었다. 이런 사람의 배후에는 틀림없이 큰 세력이 숨어 있을 거라 확신했다. 그는 결코 드러난 무신종의 존재

  • 용왕사위   제2118화

    지금 그들에게 있어 가장 비참하게 느껴진 것은 바로 자신들의 운명이었다. 오늘 원 씨 집안이 허무하게 패배하게 된 이상, 그들은 자신들의 앞날이 대충 짐작이 갔다. 그 와중에도 매우 분통한 것은, 원효천 이 늙은 영감이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한 수도 이겨내지 못하고 한지훈의 졸개 손에 죽게 되다니. 줄곧 원 씨 집안을 믿고 자신들의 모든 가산과 목숨마저 걸었던 그들은 이제 막막했다. 하지만 그들은 곧 패가망신하게 되더라도 어떻게든 원 씨 집안까지 끌어들여 함께 죽을 작정이었다. “우린... 일단 용경으로 돌아간다!”원상용은 겨우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이내 그는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는 강중의 세력들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저희 원 씨 집안, 어찌 한지훈 어린놈한테 휘둘릴 수가 있겠습니까? 여러분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용경으로 돌아간 후, 바로 남은 세 명의 노조한테 도움을 청할 겁니다. 반드시 한지훈을 죽일 수 있게!”말을 마치자마자 원상용은 성큼성큼 링 아래로 내려갔다. 이 말을 들은 많은 사람들은 비할 데 없는 후회감이 들었다. 애초에 원 씨 집안을 굳게 믿은 자신이 멍청하게 느껴졌다. 이 상황에서도 원 씨 집안이 자신들을 위협하려 할 줄은 몰랐다. 사실 원상용이 방금 한 말은, 그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일종의 경고를 하는 것이었다. 원 씨 집안에는 아직 세 명의 노조가 있으니, 그들은 어떻게든 마음만 먹으면 복수를 할 수가 있다고 말이다. 그야말로 노골적인 위협이었다. 뒤이어 원 씨 집안사람들은 원상용을 따라 빠른 걸음으로 링에서 내려왔다. 한편 그 시각, 멀리 용경에 있는 국왕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한지훈이 멋지게 전투를 치를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원 씨 집안에서 두 노조가 돌아가시게 된 것도, 이는 다른 가문에게도 큰 영향을 끼칠게 뻔했다. “폐하, 낙 선생께서 찾아오셨습니다!”바로 그때 한 궁인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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