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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1화

한참이 지난 후, 한지훈이 말했다.

“그러니까 김 교장님. 제가 2천만 원을 드리면 오하령을 입학생으로 받아준다는 말씀입니까?”

김 교장이 웃으며 답했다.

“지금은 2천만 원을 줘도 받아줄 생각이 없어요. 1억을 후원한다면 한번 고민을 해볼게요.”

김 교장은 일부러 턱을 치켜들며 피식거렸다. 그는 한지훈이 1억이 아니라 2천만 원도 내놓을 능력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때, 김 교장의 핸드폰이 울렸다.

1억이라는 거금이 달린 일이었기에 김 교장은 그냥 끊어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걸려온 전화라는 것을 확인했을 때, 그는 당황한 기색으로 전화를 받았다.

“김 교장 대체 뭐 하는 거야? 대체 누굴 건드렸기에 이 난리야? 지금 교육부 전체가 김 교장을 조사하고 있는 거 알아?”

수화기 너머로 부국장의 포효에 가까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 교장이 대놓고 갑질할 수 있었던 든든한 배후가 바로 교육부 부국장 때문이었다. 그는 부국장이 그 자리에 있는 한, 교육부가 자신을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 굳게 믿었다.

부국장은 그의 친한 동창이었다. 전화 한통이면 그가 한 만행들을 눈감아주는 사이였다.

영문을 모르는 김 교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나도 몰라! 위에서 갑자기 조사 요청이 들어왔어. 김 교장 횡령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이미 적지 않은 증거를 확보했어. 조사가 끝나는 대로 김 교장은 학교를 떠나야 할 거야.”

그 말을 들은 김 교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그런 거 아니야. 난 그냥….”

한지훈의 환한 미소를 본 순간, 김 교장은 누구 때문에 이 사단이 났는지 알 것 같았다.

순간 그는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그제야 눈앞의 남자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전화 한통으로 교육부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존재.

‘그래서 2천만 원을 후원할 수도 있다고 했던 거구나.’

한지훈이 짜증이 난 이유는 금액이 아니라 김 교장 자신의 태도였다고 생각하니 김 교장은 묵묵히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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