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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Penulis: 종이워치
어쩌면 예천우는 너무 이기적이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감정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건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우 오빠, 망설이지 마. 이따가 혹시 나쁜 놈들이 다시 오면 우린 정말 끝장날 거잖아. 게다가 천우 오빠가 억누른 내 체내에 있는 차가운 진기가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하기라도 하면 어쩔 거야? 천우 오빠가 내 옆에 없으면 난 어떻게 해야 해?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어. 내 목숨을 구한다고 생각하고 이 현음 진기를 풀어주면 안 돼?”

양체은은 처음에 너무 쑥스러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아무리 특별한 이유라 해도 남자에게 자기와 관계를 맺어달라고 부탁하는 건 여자로서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양체은도 더 이상 망설일 여유가 없었다. 특히 별장 내부가 난장판이 된 모습과 예천우가 볼품없이 망가진 모습을 보자 가슴을 칼로 베어내는 것처럼 아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양체은은 예천우가 다시 강력한 실력을 회복하고 예전처럼 당당한 모습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랐다.

양체은의 간절한 표정을 보고 예천우는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마침내 한 번 시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어쩌면 관계를 가지지 않고도 해결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천우 오빠, 계속 망설일 거라면 내가 먼저 다가갈 거야.”

양체은은 어떻게 수련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예천우에게 다가가 와락 안기며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양체은의 몸은 예천우의 몸에 완전히 밀착되었다.

이렇게 가까이 있어야 천우 오빠가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천우는 갑자기 느껴지는 양체은의 부드러운 몸과 절세미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 예천우도 필경 남자인지라 이 순간 욕구를 참기 어려웠고 하마터면 양체은을 바닥에 쓰러뜨려 덮칠 뻔했다.

양체은도 사실 예천우를 자극하려고 했을 뿐이었으나 곧 자기도 이 상황에 깊이 빠져들었고 예천우의 품에 몸을 완전히 맡긴 채 달콤한 기분에 젖었다.

하지만 예천우는 곧 마음을 가라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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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849화

    같은 시각, 예훈은 이미 임완유가 예천우와 이혼 서류에 사인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첫 만남에서 예훈은 임완유의 절세 미모와 기품 넘치는 분위기에 완전히 매료되었다.하지만 자기가 가진 신분과 지위를 내세워 임완유의 시선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거라 자부하며 계속해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그런데 임완유가 자기와 함께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예훈은 극도로 분노했고 임완유에게 용도 상류층에 발을 내디딜 기회를 주지 않기로 결심했다.하지만 용도로 돌아온 후 예훈의 머릿속에는 온종일 임완유의 예쁜 얼굴과 목소리로 꽉 차 있었고 날이 갈수록 임완유에 대한 소유욕이 걷잡을 수 없이 강해졌다.그러다가 임국종에게 모든 사실을 듣고 난 예훈은 아예 예천우의 목숨과 임 씨 가문의 미래를 꺼내 들며 임완유를 위협했다.이제 예 씨 가문의 전면 특훈을 받아야 할 날짜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예훈이 종사 경지에 오르기 전까지는 문을 나설 수 없었기에 언제 나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그래서 예훈은 요 며칠 내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임완유를 차지해야 했다.이런 상황에서 임완유가 이혼했다는 소식을 듣자 예훈은 신나서 어쩔 줄 몰랐다.예훈은 임완유의 이혼이 임완유가 예훈을 받아들이겠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확신했고 임 씨 가문도 이미 자기를 받아들인 상태인지라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내일 아침 바로 천해시로 직항하는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예훈은 직접 천해시로 가서 임완유와 함께 용도로 돌아오기로 했다. 예훈은 심지어 공개적으로 이 소식을 알릴 생각까지 했고 임완유가 자기가 주는 커다란 영광을 마음껏 만끽하게 하고 싶었다.한편, 정면에서 정교하고 흠 하나 없는 양체은의 이쁜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의 설산 꼭대기의 눈송이 같은 청순함에 예천우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내가 무슨 자격으로 이렇게 순수한 절세미인의 희생을 받게 되었단 말인가?’예천우의 그윽한 눈길을 느꼈는지 양체은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하지만

  • 용왕 귀환   제850화

    “알았어!”양체은이 고개를 끄덕였다.예천우는 천천히 몸을 돌려 윗몸에 걸쳐있던 옷을 벗고 나서 말했다.“체은아, 이제 내가 들어갈 거야. 일단 눈을 감아.”예천우는 몇 초간 기다린 후 눈을 감고서 약탕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비록 예천우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미리 약통 위치를 계산해 두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눈을 뜨지 않는 이유는 양체은이 약탕 안에 들어가 있었지만 상반신은 완전히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었다.예천우가 눈을 뜨면 양체은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하지만 양체은은 처음부터 예천우의 말을 따르지 않고 눈을 감지 않은 상태였다.예천우가 돌아서는 순간, 양체은은 눈앞의 광경에 입을 떡 벌리며 당황해했고 급히 눈을 감아버렸다.예천우가 약탕에 들어가면서 두 사람의 다리가 자연스럽게 닿게 되었고 그 순간 의지가 누구보다 굳센 예천우라 해도 미세한 전율을 느꼈다.순간적으로 사악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지만 예천우는 필경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곧바로 부적절한 생각을 억지로 억눌렀고 두 손을 들며 말했다.“체은아, 손을 내밀어.”양체은은 예천우의 행동을 지켜보며 조용히 손을 내밀어 예천우와 손바닥을 맞댔다.“좋아, 그렇게만 있으면 돼. 이제 내가 진기를 네 몸속으로 넣을 테니 아무 저항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예천우는 양체은의 몸속에 흐르는 현음 진기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 진기는 처음에는 천천히 제어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 현음 진기는 반드시 조심스럽게 다뤄야 했다. 조금이라도 거칠게 다뤄 갑자기 현음 진기가 폭발해 버린다면 지금 예천우의 상태로는 도무지 버틸 수 없었다.이것이 바로 예천우가 약탕을 준비한 이유였고 예천우 자신도 미리 용문의 여러 비약을 복용해 몸이 천천히 소량의 진기를 운용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두었다.예천우의 준비는 확실히 효과가 뛰어났다. 특히 이 약탕은 앞으로 있을 두 사람의 수련에 큰 도움이 되었다.예천우는 천천히 진기를 운용해 양체은의 몸속으로 진기를 흘려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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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가 성관계를 가지는 것은 가장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므로 양체은을 보호하는 동시에 현음 진기를 녹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실력을 높여줄 수도 있었지만 예천우는 이런 방식으로 양체은의 순결을 앗아가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약욕을 통해 통증을 덜어내는 방법을 택했지만 결국 솟구쳐 오르고 말았다. 예천우는 앞으로 다가가 양체은을 꼭 끌어안고는 살결을 맞닿았다. 그러고는 두 손으로 양체은의 등을 지그시 눌렀고 겉을 맴돌던 진기가 양체은의 체내로 흘러 들어갔다.예천우는 가득 모은 강렬한 진기로 현음 진기를 억누르려고 했다. 커다란 충격에 현음 진기가 불안정해졌고 양체은의 몸은 덜덜 떨렸다. 양체은은 이를 악물고 버텼고 예천우와 살결이 닿아있다는 사실조차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다.“천... 천우 오빠, 나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닐까?”양체은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아니, 내가 널 살릴 거야.”예천우는 마음이 급했기에 진기를 주입하는 동시에 양체은한테 더 가까이 붙으며 위로해 주었다. 두 손끝으로 흘러 나간 진기는 양체은의 등으로 흡수되며 현음 진기를 마구 뽑아냈다. 대량의 현음 진기가 천천히 진기로 전환되었고 예천우의 몸에 흡수되어 더 많은 진기를 만들어냈다. 양체은을 고통스럽게 하던 통증은 점점 가라앉았다.반 시간 뒤, 양체은은 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통증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고는 코앞에서 눈을 감고 힘을 모으는 예천우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예천우는 수련 중이었고 양체은과 맞닿은 살결을 통해 예천우의 강렬한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특히나 아래에서 더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졌다.양체은이 얼굴을 붉히더니 덩달아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부끄러워서 고개를 푹 숙였다. 수련 중인 예천우한테 말을 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어라, 잠깐만!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했는데 아직 때가 아니라 그런가? 아, 천우 오빠가 될수록 그럴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었지.’양체은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예천우

  • 용왕 귀환   제852화

    양체은은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눈길은 여전히 예천우를 향해 있었다. 하지만 예천우는 수련 중이었기에 눈을 감고 있었다.옷을 입던 양체은은 자신의 피부가 한결 부드러워진 것을 발견했다. 선명하지는 않지만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더 마음에 들었다. 양체은이 밖으로 나가자 예천우는 황제내경 심법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온 힘을 다해 기운을 흡수했고 아무도 도달하지 못한 경지에 이르기 위해 집중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체내에 쌓인 진기가 점점 많아지더니 몸 곳곳에 진기가 녹아들기 시작했고 더 단단해졌다.천 년 동안 아무도 수련하지 못한 황제내경 심법과 마도 무술 중 하나인 수라 심경을 수련하게 된다면 강대하고 안정하며 수련의 속도를 높이는 두 심법의 우세를 그대로 흡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수라 심경의 제련 능력은 청룡법을 능가할 정도로 강했다.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이미 숙달한 두 심법을 통해 진기를 흡수하려 했지만 여전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종사의 영역을 벗어나 육지의 신선이 될 수 있을 거란 예상은 빗겨나갔다. 전설 속에만 있는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여태껏 아무도 없었다.종사에서 가장 높은 경지에 있어도 신선의 경지는 그림의 떡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예천우는 자신의 몸에 커다란 변화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 몸의 강도가 여러 배 증가했기에 진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여러 종사들을 쉽게 때려눕힐 수 있었다.진기의 질량이 예전보다 몇 배 더 강해졌으니 특별한 힘으로 종사의 고봉에 오른 사람들을 제외한 다른 종사들과 겨룬다면 손쉽게 승리할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예천우의 눈에 빛이 반짝였다. 무술 고수들이 목격하게 된다면 겁먹고 도망칠 정도로 소름 끼쳤다. 예천우는 눈빛만으로도 적을 압도할 수 있었다.예천우는 체내의 강대한 힘이 느껴졌고 천하를 손에 넣은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상대가 세계 제1 고수인 청룡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많은 감정이 스쳐 가는 이 순간, 예천우는 하늘을 향해 큰

  • 용왕 귀환   제853화

    연결음 뒤로 들리는 건 유이안의 다급한 목소리였다.“형부? 형부 맞아요?”“네, 저예요.”예천우의 말에 유이안이 대답했다.“형부, 죄송해요. 예전의 일은 제가 잘못한 게 맞아요...”“무슨 일로 연락한 거죠?”“용도의 예씨 가문 도련님 예훈이 임씨 가문 저택에 왔어요. 완유 언니가 그 사람이랑 같이 떠날 거라고요!”유이안이 울먹이며 말했다. 사실 예천우한테 연락할지 말지 고민이 많았지만 여러 상황을 알아보고 나니 임완유가 불쌍해 보였던 것이다. 임완유가 예천우를 보호하려는 마음이었다는 걸 알지만 예천우도 이 상황을 알 권리가 있었다.예천우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 임국종이 예천우를 내쫓은 건 용도의 예씨 가문에 빌붙기 위해서라는 것을 진작에 눈치챘지만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예천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저랑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형부가 아직도 언니를 미워하는 마음 알아요. 사실 언니가 형부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예훈이 형부를 죽이려 할까 봐 일부러 형부한테 차갑게 대한 거라고요.”유이안을 이 말을 전하기 위해 여러 번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예천우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유이안이 간섭할 수는 없지만 이 사실만큼은 반드시 전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유이안이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이다.임완유의 태도에 마음 아파했었던 과거가 떠오르자 예천우의 마음 한 켠이 찢어질 듯 아파졌다. 처음부터 허술하게 짜인 판을 똑똑한 임완유가 간파 못 했을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용도 예씨 가문의 예훈이 협박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예훈을 떠올릴 때면 예천우는 눈빛에 살기가 돌았다. 임완유뿐만 아니라 예천우와 연관된 무고한 고아들이 다쳤기 때문이다. 그 배후에는 아들 예훈을 위한답시고 잔인한 짓을 저지르는 예웅담이 있었다.예천우를 죽여야 예훈이 미래의 예씨 가문 가주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천부적인 능력과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예천우와는 달리 예훈은 태어날 때부터 평범함 그 자체였다.예천우가 떠난 뒤, 평범한 예훈이 예씨 가문에

  • 용왕 귀환   제854화

    유이안이 격동된 목소리로 말했다.“정말요? 형부가 있어서 든든하고 마음이 놓여요.”유이안은 소식을 전달했을 뿐인데 예상하지 못한 말에 기뻤다. 이때 예천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말을 이었다.“이제는 저를 형부라고 부르면 안 되죠. 어쨌거나 완유와 이혼한 사이인걸요.”“아니요, 저는 아직도 두 사람한테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한 번 형부는 영원한 형부라고요.”임완유가 슬퍼하는 모습을 본 유이안은 적잖이 후회했다. 임완유는 어릴 적부터 유이안을 예뻐해 주었지만 유이안은 되려 상처를 주고 말았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임완유를 위한 길이라고 여겼다.임완유한테서 유걸과 려정수를 비롯한 여러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야 예천우의 입장에 서서 이 상황을 돌이켜볼 수 있게 되었다.“저는 바빠서 이만 끊을게요.”예천우의 말에 유이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형부, 그럼 언제 올 거예요?”“글쎄요, 나중에 얘기해요.”예천우가 전화를 끊자 유이안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임완유의 말에 의하면 예천우가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예훈을 죽이려고 들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예천우는 이상하리만큼 차분했고 긴박한 상황에도 임완유를 구하러 갈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예천우의 말은 완곡하게 거절할 때 쓰일 법한 말이었기에 임완유의 예상이 빗나갔다고 여겼다. 예천우는 상대를 단번에 제압할 정도로 강했기에 무슨 일이 있으면 곧바로 나섰지만 용도 예씨 가문을 상대한다는 것은 죽음을 뜻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지금, 섣불리 나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예천우가 오지 않는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었다.또한 예천우와 임완유는 이혼한 사이이고 갈지 말지는 예천우의 선택이기에 유이안이 왈가왈부할 수 없었다.유이안은 갑자기 나타난 임완유를 발견하고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임완유가 의아한 듯 물었다.“왜 그래? 나 몰래 나쁜 짓이라도 했어?”“아, 아니거든!”“정말 아니라고?”임완유는 의심스러운 눈빛을 하고서 물었다. 유이안이

  • 용왕 귀환   제855화

    예천우가 미소를 짓자 그 모습을 본 양체은이 물었다.“천우 오빠, 기분 좋은 일 있나 봐?”“아니, 어릴 적 일이 생각나서 그래.”예천우는 말하면서 양체은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청순한 외모와 굴곡을 이룬 몸매가 양체은이 완벽한 여신이라고 말해주는 듯싶었다. 예천우는 양체은의 정교한 오관에 자꾸 눈이 갔고 부드러운 살결을 만지고 싶어졌다. 이번 일을 통해 성적인 매력이 몇 배 늘어났고 천하 제1 미녀를 선발한다면 임완유도 양체은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양체은은 현음 진기에 묶인 상태였지만 오늘 현음 진기를 녹여 진기로 전환했기에 예전보다 몸 상태가 더 좋아졌다. “체은아, 오늘 수고 많았어.”예천우의 말에 양체은이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천우 오빠, 우리 사이에 그런 말은 필요 없어. 내가 오빠를 도와주고 싶어서 한 거야. 그리고 나는 결혼할 생각이 없으니까 내가 필요할 때마다 연락해 줘.”예천우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양체은의 노력과 희생을 못 본척할 수 없었고 이토록 예쁘고 완벽한 여자를 옆에 두고 싶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체은아, 나도 수련을 마쳤으니 이제 가봐도 돼.”“천우 오빠, 지금 날 내쫓는 거야?”양체은이 허리에 두 손을 올려놓으며 투덜거리자 예천우는 당황했고 황급히 설명했다.“아니, 양박군의 상처를 치료해 주어야 해서 너랑 얘기할 시간이 없거든.”“난 또 뭐라고, 어차피 돌아가도 할 일 없으니까 오빠랑 같이 갈래. 도와주면서 어떻게 치료하는지도 배울 수 있잖아.”“그래.”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양체은과 함께 양박군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용문 치료 성약을 쓴 덕분에 양박군의 상처는 더 악화하지 않았지만 낫지도 않았다. 과거의 예천우라면 양박군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도 완전히 낫게 하지 못했다.하지만 심법을 이용해서 혼탁한 진기를 만들어내면 적과 상대할 때 거대한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었고 상처를 치료할 때 신기한 힘으로 빨리 낫게 할 수 있었다. 또한 그런 진기를 가

  • 용왕 귀환   제856화

    “당연하지, 하지만 이 삼계탕은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서 가져온 거야. 난 한잠 자고 일어났지만 오빠는 계속 수련에 집중했잖아. 푹 익힌 거라 국물이 진할 거야. 천우 오빠, 얼른 마셔봐.”“고마워.”예천우는 진한 국물을 마시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느끼하지도 않고 내 입맛에 딱 맞아.”“오빠가 원한다면 매일 끓여줄게.”양체은은 말하다가 얼굴을 붉히더니 말을 이었다.“아, 다른 뜻은 없어. 그저 오빠가 먹고 싶다면 내가 끓여 주려고 그래.”“알겠어.”예천우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너 몸은 어때? 괜찮아?”“자고 일어나니까 상태를 회복한 것 같아. 몸이 이렇게 홀가분한 건 처음이야. 뭘 하든 힘이 넘쳐나는 기분이랄까?”양체은은 신이 나서 말했다.“그리고 힘이 더 세진 것 같아.”예천우는 피식 웃었다. 양체은의 힘이 조금 세진 정도가 아니라 거인과 견 줄만큼 세진 것이다.“넌 화경급 고수나 마찬가지니까 힘 조절에 집중해야 해. 지금 시간이 있으니 어떻게 힘을 조절하는지 내가 가르쳐줄게.”예천우의 말에 양체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한편.눈을 뜬 귀왕은 어젯밤보다 정신이 맑아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귀문이 소유한 내상 치료제 덕분에 큰 상처를 입고도 빠른 시간 안에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치기 전의 실력을 회복하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귀왕님, 깨어나셨어요?”귀왕의 수하 대귀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그래, 어젯밤에는 어떻게 되었지? 예호영의 보디가드를 죽이고 예호영을 납치했어?”귀왕의 물음에 대귀는 시선을 피하다가 사실대로 말했다. 납치하기는커녕 상대가 무서워서 덜덜 떨다가 도망치려고 했었다.“어쩜 하나같이 다 이렇게 멍청한 건지!”귀왕이 분노하여 목청을 높였다.“그놈은 모든 힘을 모아서 공격한 뒤,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졌어. 일반인도 죽일 수 있었을 텐데 너희들은...”“저...”대귀는 어안이 벙벙했다.“그럼 제가 삼귀를 데리고 가서 목을 벨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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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404화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

  • 용왕 귀환   제1403화

    예천우의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순간 얼어붙었다.사람들은 모두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이재동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속으로 절망했다.‘얘 지금 미쳤나? 이 상황에서 조신우한테 그런 말을? 아무리 무모해도 그렇지... 저건 그냥 자살 선언이나 다름없잖아! 조신우가 어떤 신분인데 감히 저런 말을 하는 거아. 조씨 가문은 돈도 있고 권력도 엄청난데... 정말 건드릴 수 없을 존재인데... 휴... 나도 할 만큼 했으니 예천우도 날 탓하지 않겠지. 무식한 자식...’조신우는 한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하하! 야, 너 진짜 웃긴다... 나보고 죽을 준비를 해라고? 너 대체 뭔데 그런 말을 해? 무식하고 건방진 자식. 설마 그 이성진 회장한테 명함 한 장 받았다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맥 가진 줄 아는 거냐? 그 사람은 그냥 네 술 맛있어서 인사한 거다. 넌 그냥 술 한 병 준 들러리일 뿐이야. 네가 한 말 똑같게 돌려줄게.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아니면 줄은 준비나 하든지. 나 조신우가 한 말이야. 누구도 널 구할 수 없어!”물론이죠. 아래는 요청하신 다음 화의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한국어 번역입니다:조금 전 무릎 꿇고 수모를 당했던 기억이 그 순간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그래. 봤지? 이성진조차 우리 삼촌 눈치 본 거야. 이제 모든 체면이 돌아왔네.’조신우의 머릿속은 자만과 승리감으로 가득 찼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번엔 진짜 끝장이구나...’하지만 정작 이신향의 얼굴은 의외로 차분했다.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예천우에게 두고 있었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조신우 따위가 어떻게 천우 씨를 이겨...’그 순간 예천우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니... 내가 도와줘야지.”“뭐?”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았다.“하하! 내가 지금 죽고 싶다고?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야, 네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데?”

  • 용왕 귀환   제1402화

    “그리고 너... 이신향, 네가 뭐 대단한 여자가되는 줄 알아?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걷어찼으니... 이제부터는 나도 봐주는 거 없어.”조신우는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이어 말했다.“이선우, 이건 네 누나 탓이니까 괜히 날 원망하진 마. 선택은 둘 중 하나야. 40억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감방 갈 준비나 해.”이쯤 되자 그는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고 말 그대로 막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분노 때문에 정작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신우의 말이 끝나자 방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특히 이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애원하듯 말했다.“조 도련님...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희는 줄곧 도련님 편이었는데요.”“그래?”조신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간단하지. 당장 저놈 끌어내. 저 예천우란 놈 지금 당장 꺼져주면 내가 조금은 봐주지.”그 말에 이재동은 주춤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그보다 먼저 이신향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빠,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이재동은 딸의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천우야, 그만 돌아가. 난 널 사위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리 신향이한텐 조 도련님이 훨씬 더 어울리는 짝이야.”그 말에 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이제 좀 상황 파악되냐? 누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누가 진짜 남자인지. 어디서 싸구려 가짜 술이나 들고 와선 뭔가 될 줄 알았나 본데... 그런다고 네가 찌질이란 사실이 달라질 것 같아?”그는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저 술을 어디서 주워왔든 아니면 맛이 그럴듯해서 속은 거든... 저 새끼는 결국 그냥 찌질한 놈이야.’그는 원래 몇 천만 원짜리 술이라도 꺼내서 겁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 용왕 귀환   제1401화

    예천우의 말이 끝나자 그제야 방 안 사람들 모두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결국 술은 이성진 회장의 손에 들어갔지만 문제는 이 술은 조신우가 내놓은 것도 그가 사죄의 의미로 바친 것도 아니라는 점이었다.말하자면 조신우는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고 단지 무릎만 꿇고 멋쩍은 사과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이 장면을 바라보던 조혁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이 자식이... 감히 신우한테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냐. 대체 무슨 심보일까.’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따지고 들 상황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신우가 이번 사고만 무사히 넘기면 그땐 따로 시간을 내서 따끔하게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이성진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상황을 파악하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밌는 친구구먼. 이름이 뭐지?”예천우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예천우입니다.”“그래. 이름 기억해 두지. 오늘 자네 덕 좀 봤네.” 이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이 술을 돈 주고 못 마시는 것도 아니지만 워낙 희귀한 술이다 보니 아무리 부자라도 마실 기회가 흔치 않았다.82년산 라피노 같은 와인은 평생 마셔도 마실 수 있는 술이겠지만 이런 국보급 백주는 한 병 마실 때마다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회장님, 별말씀을요.”예천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조였다.이성진은 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마오타이를 보고는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세웠다.“오성 마오타이 58년산이라니... 자네 보통 친구는 아닌데?”“지인이 준 겁니다.”예천우가 가볍게 대답했다.“지인도 대단한 사람이구먼. 자네란 사람...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이성진은 감탄한 듯 웃으며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냈다.“이건 내 명함이네. 기회 되면 같이 한잔하지.”조혁진은 속으로 진저리를 쳤다.‘세상에... 술 한 병 때문에 회장님이 저 녀석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시다니. 대체 저놈 주변에 어떤 인맥이 있는 거야?’그는 그 순간 조신우보고 예천우를 조심하라

  • 용왕 귀환   제1400화

    “됐어. 난 사과받을 자격 없어.”이성진 회장이 싸늘하게 말하자 조신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그는 그저 백주 협회 회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막말을 퍼부은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자기 삼촌인 조혁진조차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릴 정도였다.하지만 조신우가 몰랐던 건 애초에 조혁진이 이번 술자리의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도 운이 좋았을 뿐 그조차도 이 자리에 참여할 자격이 애매한 사람이었다.왜냐하면 오늘 자리는 강흥시의 유명 인사인 도 대표님이 이 지역 투자 건으로 방문하면서 직접 시장이 배석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이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무릎 꿇어!”조혁진의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조신우를 꾸짖었다.조신우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그 누구보다 조혁진에게는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았고 그의 얼굴만 봐도 지금 자신이 얼마나 큰일을 벌였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특히 이신향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조혁진은 이미 분노의 극에 달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다.그제야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어두워 뵙지를 못했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그에 맞춰 조혁진도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이 회장님, 신우가 정말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제대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만간 반드시 직접 찾아뵙겠습니다.”“됐어.”이성진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과하러 온다는 건 결국 선물이나 뇌물 같은 걸 들고 오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건 관심도 없었다.“오늘처럼 기분 상하게 하는 일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이 술을 만난 덕분에 기분이 조금 풀렸어. 그 공으로 이번만은 눈 감고 넘어갈게.”그러고는 술병을 가볍게 들어 보이며 물었다.“이 술은 네 것이야

  • 용왕 귀환   제1399화

    “실례합니다. 혹시 이 술이... 여러분 겁니까?”이성진 회장은 룸에 들어서자마자 묻지 않고는 못 참겠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떻게 이런 고급술을 들고 와서는 가짜라고 단정 짓고 그냥 버리려 한단 말인가.’방금 밖에서 스쳐 지나가던 종업원이 술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향이 나서 따라가 봤더니 그게 바로 그 술이었다.이 말을 들은 모두가 순간 멈칫했다.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제동이었다. 그는 막 돌아와 후회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술병을 든 노인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저 술이... 다시 돌아왔다고?’그는 거의 튀어나올 듯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네. 저희 겁니다. 그 술은 저희 거 맞아요.”이성진 회장은 단호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이게 진짜 명품 술인데... 어떻게 가짜라고 생각해서 버릴 수가 있습니까? 이건 그냥 낭비도 아니고 범죄 수준이에요!”이제동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고 사실 그도 진짜인지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저 노인의 말투를 보니 정말 진짜였던 모양이다.그런데 갑자기 조신우가 비죽 웃으며 끼어들었다.“이보세요, 노인네. 연기 참 잘하시네요? 도대체 예천우가 얼마를 쥐여줬길래 이렇게 연극까지 해주는 거죠?”“뭐라고?”이성진 회장의 눈이 번쩍 빛났고 그는 당장이라도 테이블을 뒤엎을 기세였다.“연기 말이에요. 아주 실감 나는데요?”조신우는 비웃으며 예천우 쪽을 힐끔 쳐다봤다.“예천우, 솔직히 말해 봐. 이거 뭐 하자는 거야? 가짜 술 하나로 사람들 속이고 저 노인네까지 고용한 거야?”그 말에 이성진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헛소리 작작 하게나. 젊은이,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은 하나도 거짓 없고 모두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백주 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 내 사진이랑 이력 다 나와 있을 거야.”그 말이 끝나자 조신우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 용왕 귀환   제1398화

    그때였다.화장실에 간다던 이제동이 다시 돌아왔다.하지만 얼굴엔 미묘한 실망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사실 그는 화장실에 간 게 아니었다.밖으로 나가 방금 나간 여종업원을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은 뒤였다.그 술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하... 아까 그냥 진짜라고 말할걸. 괜히 허세 부리다 술까지 날려버렸네...’그는 깊은 후회를 씹어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섰는데 탁자 위에 놓인 또 다른 술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이건 뭐야?”“예천우가 또 꺼낸 거죠. 근데 딱 봐도 평범한 마오타이잖아요. 병에 페이톈 마크도 없고 제대로 된 것도 아니네요.” 조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예천우는 그런 그를 힐끗 보며 마치 바보 보듯 조용히 되받아쳤다.“페이톈 마크가 없으면 무조건 싸구려야?”“당연하지!” 조신우는 자신만만하게 외쳤고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페이톈이 나오기 전 마오타이가 뭔지 알아?”조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는 원래 백주보단 와인을 선호했기에 이런 배경지식엔 무지했다.그때였다.이제동이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설마... 1958년산 오성 마오타이?”그 한마디에 방 안 분위기가 다시 술렁였다.조신우는 다시금 멈칫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맨날 입에 페이톈만 달고 다니더니... 오성 마오타이는 들어본 적도 없나 보네요? 조씨 가문의 자제라는 분이 참...”“흥. 누가 알아. 그것도 가짜일 수 있잖아?” 조신우는 씩씩대며 말했다.“아저씨, 이번에도 한 번 맛 좀 봐주시겠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 좀 해주시죠.”예천우도 미소를 띠며 맞받아쳤다.“맞아요.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가짜라면 또 쓰레기통 직행이니까요.”그 말에 이제동은 손끝이 살짝 떨렸다.그는 천천히 술병을 들어 포장과 마개를 살펴봤다.예전에 단 한 번 직접 본 적 있었고 아주 조금만 맛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다.‘설마... 정말 그 술이?’조심스레 병을 열고 한 잔을 따랐다.잔을

  • 용왕 귀환   제1397화

    이제동은 처음엔 이 술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댈지 고민했지만 예천우가 정확히 이 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예전에 용도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술 한 병이 무려 2억 넘게 낙찰됐어.”“뭐라고요? 2억이요?”방 안이 술렁였다.조신우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저런 평범한 놈이 어떻게 그런 술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그는 곧바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이거... 이거 분명 가짜예요. 가짜 술이 틀림없다고요!”그 말에 한지연과 이신향도 순간 흔들렸다.‘그러고 보니... 혹시 진짜 가짜 술이면 어쩌지?’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진짜인지 가짜인지야... 아저씨가 한 모금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그... 그래. 마셔볼게.”이제동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따랐다.입에 가져간 뒤 천천히 음미하자 그 향과 맛이 그대로 온몸에 퍼졌고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이야... 이건... 진짜야.’말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한지연은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백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눈빛 하나로도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진짜인 건가?’하지만 조신우는 그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게 뭐야... 왜 저런 놈이 이런 술을 가지고 있냐고... 왜!’ 그는 억지로 말꼬리를 물었다. “아저씨... 어떠세요? 정말... 정말 이게 진짜 같나요?”그 말엔 은근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 지금 진짜라고 대답하면 조신우의 체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걸 눈치챈 이제동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어. 맛은 괜찮은데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평범한 것 같네. 글쎄... 진짜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 말에 방 안 분위기가 살짝 멈칫했다.‘진짜...

  • 용왕 귀환   제1396화

    “천우야, 아까 술 가지고 왔다며? 얼른 꺼내 봐. 네 아저씨가 술 하나는 진짜 좋아하셔.” 한지연이 살갑게 말했다.이제동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아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그는 이제동도 자기 편이고 이 집 분위기도 다 자기 쪽이라 생각하니 완전히 이긴 기분이었다.‘좋아. 어디 보자. 저 자식이 들고 왔다는 술이 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건지 직접 보자고.’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술 한 병을 꺼냈다.병에는 분주라고 적혀 있었고 얼핏 봐도 평범한 술은 아닌 듯한 깊이 있는 외관이었다.물론 마오타이 같은 유명 술은 아니었지만 병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묘하게 남달랐다.그 모습을 본 이제동은 순간 멈칫했다.평소 백주를 즐겨 마시는 그는 술꾼끼리 떠도는 이야기와 시장 정보를 꽤 알고 있었다.‘이거... 설마... 50년산 한정판 분주야?’그 이름만 들어도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고급 백주였다.십몇 년 전 용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단 한 병에 4억 원 넘게 낙찰됐던 그 술이었다.지금 시세로 치면 훨씬 더 높을지도 몰랐다.‘설마 진짜 그런 술일 리가... 아니겠지?’조신우는 병 라벨을 힐끔 보더니 툭 비웃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역시 마오타이도 아니잖아. 고작 집에서 들고 온 싸구려 술이겠지.”그러다 이제동이 술병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정이 묘하게 변하자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그리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그냥 술 아닙니까. 다음에 제가 제대로 된 마오타이 한 병 챙겨드릴게요. 진짜 좋은 걸로요.”조신우는 그 말에 은근히 힘을 실었다.지금 마오타이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웬만하면 60만 원은 훌쩍 넘는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그때 이신향이 뭔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제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술병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엔 믿기지 않는 떨림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설마...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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