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어!”양체은이 고개를 끄덕였다.예천우는 천천히 몸을 돌려 윗몸에 걸쳐있던 옷을 벗고 나서 말했다.“체은아, 이제 내가 들어갈 거야. 일단 눈을 감아.”예천우는 몇 초간 기다린 후 눈을 감고서 약탕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비록 예천우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미리 약통 위치를 계산해 두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눈을 뜨지 않는 이유는 양체은이 약탕 안에 들어가 있었지만 상반신은 완전히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었다.예천우가 눈을 뜨면 양체은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하지만 양체은은 처음부터 예천우의 말을 따르지 않고 눈을 감지 않은 상태였다.예천우가 돌아서는 순간, 양체은은 눈앞의 광경에 입을 떡 벌리며 당황해했고 급히 눈을 감아버렸다.예천우가 약탕에 들어가면서 두 사람의 다리가 자연스럽게 닿게 되었고 그 순간 의지가 누구보다 굳센 예천우라 해도 미세한 전율을 느꼈다.순간적으로 사악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지만 예천우는 필경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곧바로 부적절한 생각을 억지로 억눌렀고 두 손을 들며 말했다.“체은아, 손을 내밀어.”양체은은 예천우의 행동을 지켜보며 조용히 손을 내밀어 예천우와 손바닥을 맞댔다.“좋아, 그렇게만 있으면 돼. 이제 내가 진기를 네 몸속으로 넣을 테니 아무 저항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예천우는 양체은의 몸속에 흐르는 현음 진기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 진기는 처음에는 천천히 제어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 현음 진기는 반드시 조심스럽게 다뤄야 했다. 조금이라도 거칠게 다뤄 갑자기 현음 진기가 폭발해 버린다면 지금 예천우의 상태로는 도무지 버틸 수 없었다.이것이 바로 예천우가 약탕을 준비한 이유였고 예천우 자신도 미리 용문의 여러 비약을 복용해 몸이 천천히 소량의 진기를 운용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두었다.예천우의 준비는 확실히 효과가 뛰어났다. 특히 이 약탕은 앞으로 있을 두 사람의 수련에 큰 도움이 되었다.예천우는 천천히 진기를 운용해 양체은의 몸속으로 진기를 흘려보내기
남녀가 성관계를 가지는 것은 가장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므로 양체은을 보호하는 동시에 현음 진기를 녹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실력을 높여줄 수도 있었지만 예천우는 이런 방식으로 양체은의 순결을 앗아가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약욕을 통해 통증을 덜어내는 방법을 택했지만 결국 솟구쳐 오르고 말았다. 예천우는 앞으로 다가가 양체은을 꼭 끌어안고는 살결을 맞닿았다. 그러고는 두 손으로 양체은의 등을 지그시 눌렀고 겉을 맴돌던 진기가 양체은의 체내로 흘러 들어갔다.예천우는 가득 모은 강렬한 진기로 현음 진기를 억누르려고 했다. 커다란 충격에 현음 진기가 불안정해졌고 양체은의 몸은 덜덜 떨렸다. 양체은은 이를 악물고 버텼고 예천우와 살결이 닿아있다는 사실조차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다.“천... 천우 오빠, 나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닐까?”양체은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아니, 내가 널 살릴 거야.”예천우는 마음이 급했기에 진기를 주입하는 동시에 양체은한테 더 가까이 붙으며 위로해 주었다. 두 손끝으로 흘러 나간 진기는 양체은의 등으로 흡수되며 현음 진기를 마구 뽑아냈다. 대량의 현음 진기가 천천히 진기로 전환되었고 예천우의 몸에 흡수되어 더 많은 진기를 만들어냈다. 양체은을 고통스럽게 하던 통증은 점점 가라앉았다.반 시간 뒤, 양체은은 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통증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고는 코앞에서 눈을 감고 힘을 모으는 예천우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예천우는 수련 중이었고 양체은과 맞닿은 살결을 통해 예천우의 강렬한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특히나 아래에서 더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졌다.양체은이 얼굴을 붉히더니 덩달아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부끄러워서 고개를 푹 숙였다. 수련 중인 예천우한테 말을 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어라, 잠깐만!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했는데 아직 때가 아니라 그런가? 아, 천우 오빠가 될수록 그럴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었지.’양체은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예천우
양체은은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눈길은 여전히 예천우를 향해 있었다. 하지만 예천우는 수련 중이었기에 눈을 감고 있었다.옷을 입던 양체은은 자신의 피부가 한결 부드러워진 것을 발견했다. 선명하지는 않지만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더 마음에 들었다. 양체은이 밖으로 나가자 예천우는 황제내경 심법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온 힘을 다해 기운을 흡수했고 아무도 도달하지 못한 경지에 이르기 위해 집중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체내에 쌓인 진기가 점점 많아지더니 몸 곳곳에 진기가 녹아들기 시작했고 더 단단해졌다.천 년 동안 아무도 수련하지 못한 황제내경 심법과 마도 무술 중 하나인 수라 심경을 수련하게 된다면 강대하고 안정하며 수련의 속도를 높이는 두 심법의 우세를 그대로 흡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수라 심경의 제련 능력은 청룡법을 능가할 정도로 강했다.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고 이미 숙달한 두 심법을 통해 진기를 흡수하려 했지만 여전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종사의 영역을 벗어나 육지의 신선이 될 수 있을 거란 예상은 빗겨나갔다. 전설 속에만 있는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여태껏 아무도 없었다.종사에서 가장 높은 경지에 있어도 신선의 경지는 그림의 떡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예천우는 자신의 몸에 커다란 변화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 몸의 강도가 여러 배 증가했기에 진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여러 종사들을 쉽게 때려눕힐 수 있었다.진기의 질량이 예전보다 몇 배 더 강해졌으니 특별한 힘으로 종사의 고봉에 오른 사람들을 제외한 다른 종사들과 겨룬다면 손쉽게 승리할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예천우의 눈에 빛이 반짝였다. 무술 고수들이 목격하게 된다면 겁먹고 도망칠 정도로 소름 끼쳤다. 예천우는 눈빛만으로도 적을 압도할 수 있었다.예천우는 체내의 강대한 힘이 느껴졌고 천하를 손에 넣은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상대가 세계 제1 고수인 청룡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많은 감정이 스쳐 가는 이 순간, 예천우는 하늘을 향해 큰
연결음 뒤로 들리는 건 유이안의 다급한 목소리였다.“형부? 형부 맞아요?”“네, 저예요.”예천우의 말에 유이안이 대답했다.“형부, 죄송해요. 예전의 일은 제가 잘못한 게 맞아요...”“무슨 일로 연락한 거죠?”“용도의 예씨 가문 도련님 예훈이 임씨 가문 저택에 왔어요. 완유 언니가 그 사람이랑 같이 떠날 거라고요!”유이안이 울먹이며 말했다. 사실 예천우한테 연락할지 말지 고민이 많았지만 여러 상황을 알아보고 나니 임완유가 불쌍해 보였던 것이다. 임완유가 예천우를 보호하려는 마음이었다는 걸 알지만 예천우도 이 상황을 알 권리가 있었다.예천우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았다. 임국종이 예천우를 내쫓은 건 용도의 예씨 가문에 빌붙기 위해서라는 것을 진작에 눈치챘지만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예천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저랑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형부가 아직도 언니를 미워하는 마음 알아요. 사실 언니가 형부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예훈이 형부를 죽이려 할까 봐 일부러 형부한테 차갑게 대한 거라고요.”유이안을 이 말을 전하기 위해 여러 번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예천우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유이안이 간섭할 수는 없지만 이 사실만큼은 반드시 전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유이안이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이다.임완유의 태도에 마음 아파했었던 과거가 떠오르자 예천우의 마음 한 켠이 찢어질 듯 아파졌다. 처음부터 허술하게 짜인 판을 똑똑한 임완유가 간파 못 했을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용도 예씨 가문의 예훈이 협박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예훈을 떠올릴 때면 예천우는 눈빛에 살기가 돌았다. 임완유뿐만 아니라 예천우와 연관된 무고한 고아들이 다쳤기 때문이다. 그 배후에는 아들 예훈을 위한답시고 잔인한 짓을 저지르는 예웅담이 있었다.예천우를 죽여야 예훈이 미래의 예씨 가문 가주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천부적인 능력과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예천우와는 달리 예훈은 태어날 때부터 평범함 그 자체였다.예천우가 떠난 뒤, 평범한 예훈이 예씨 가문에
유이안이 격동된 목소리로 말했다.“정말요? 형부가 있어서 든든하고 마음이 놓여요.”유이안은 소식을 전달했을 뿐인데 예상하지 못한 말에 기뻤다. 이때 예천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말을 이었다.“이제는 저를 형부라고 부르면 안 되죠. 어쨌거나 완유와 이혼한 사이인걸요.”“아니요, 저는 아직도 두 사람한테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한 번 형부는 영원한 형부라고요.”임완유가 슬퍼하는 모습을 본 유이안은 적잖이 후회했다. 임완유는 어릴 적부터 유이안을 예뻐해 주었지만 유이안은 되려 상처를 주고 말았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임완유를 위한 길이라고 여겼다.임완유한테서 유걸과 려정수를 비롯한 여러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야 예천우의 입장에 서서 이 상황을 돌이켜볼 수 있게 되었다.“저는 바빠서 이만 끊을게요.”예천우의 말에 유이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형부, 그럼 언제 올 거예요?”“글쎄요, 나중에 얘기해요.”예천우가 전화를 끊자 유이안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임완유의 말에 의하면 예천우가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예훈을 죽이려고 들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예천우는 이상하리만큼 차분했고 긴박한 상황에도 임완유를 구하러 갈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예천우의 말은 완곡하게 거절할 때 쓰일 법한 말이었기에 임완유의 예상이 빗나갔다고 여겼다. 예천우는 상대를 단번에 제압할 정도로 강했기에 무슨 일이 있으면 곧바로 나섰지만 용도 예씨 가문을 상대한다는 것은 죽음을 뜻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지금, 섣불리 나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예천우가 오지 않는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었다.또한 예천우와 임완유는 이혼한 사이이고 갈지 말지는 예천우의 선택이기에 유이안이 왈가왈부할 수 없었다.유이안은 갑자기 나타난 임완유를 발견하고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임완유가 의아한 듯 물었다.“왜 그래? 나 몰래 나쁜 짓이라도 했어?”“아, 아니거든!”“정말 아니라고?”임완유는 의심스러운 눈빛을 하고서 물었다. 유이안이
예천우가 미소를 짓자 그 모습을 본 양체은이 물었다.“천우 오빠, 기분 좋은 일 있나 봐?”“아니, 어릴 적 일이 생각나서 그래.”예천우는 말하면서 양체은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청순한 외모와 굴곡을 이룬 몸매가 양체은이 완벽한 여신이라고 말해주는 듯싶었다. 예천우는 양체은의 정교한 오관에 자꾸 눈이 갔고 부드러운 살결을 만지고 싶어졌다. 이번 일을 통해 성적인 매력이 몇 배 늘어났고 천하 제1 미녀를 선발한다면 임완유도 양체은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양체은은 현음 진기에 묶인 상태였지만 오늘 현음 진기를 녹여 진기로 전환했기에 예전보다 몸 상태가 더 좋아졌다. “체은아, 오늘 수고 많았어.”예천우의 말에 양체은이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천우 오빠, 우리 사이에 그런 말은 필요 없어. 내가 오빠를 도와주고 싶어서 한 거야. 그리고 나는 결혼할 생각이 없으니까 내가 필요할 때마다 연락해 줘.”예천우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양체은의 노력과 희생을 못 본척할 수 없었고 이토록 예쁘고 완벽한 여자를 옆에 두고 싶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체은아, 나도 수련을 마쳤으니 이제 가봐도 돼.”“천우 오빠, 지금 날 내쫓는 거야?”양체은이 허리에 두 손을 올려놓으며 투덜거리자 예천우는 당황했고 황급히 설명했다.“아니, 양박군의 상처를 치료해 주어야 해서 너랑 얘기할 시간이 없거든.”“난 또 뭐라고, 어차피 돌아가도 할 일 없으니까 오빠랑 같이 갈래. 도와주면서 어떻게 치료하는지도 배울 수 있잖아.”“그래.”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양체은과 함께 양박군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용문 치료 성약을 쓴 덕분에 양박군의 상처는 더 악화하지 않았지만 낫지도 않았다. 과거의 예천우라면 양박군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도 완전히 낫게 하지 못했다.하지만 심법을 이용해서 혼탁한 진기를 만들어내면 적과 상대할 때 거대한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었고 상처를 치료할 때 신기한 힘으로 빨리 낫게 할 수 있었다. 또한 그런 진기를 가
“당연하지, 하지만 이 삼계탕은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서 가져온 거야. 난 한잠 자고 일어났지만 오빠는 계속 수련에 집중했잖아. 푹 익힌 거라 국물이 진할 거야. 천우 오빠, 얼른 마셔봐.”“고마워.”예천우는 진한 국물을 마시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느끼하지도 않고 내 입맛에 딱 맞아.”“오빠가 원한다면 매일 끓여줄게.”양체은은 말하다가 얼굴을 붉히더니 말을 이었다.“아, 다른 뜻은 없어. 그저 오빠가 먹고 싶다면 내가 끓여 주려고 그래.”“알겠어.”예천우는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너 몸은 어때? 괜찮아?”“자고 일어나니까 상태를 회복한 것 같아. 몸이 이렇게 홀가분한 건 처음이야. 뭘 하든 힘이 넘쳐나는 기분이랄까?”양체은은 신이 나서 말했다.“그리고 힘이 더 세진 것 같아.”예천우는 피식 웃었다. 양체은의 힘이 조금 세진 정도가 아니라 거인과 견 줄만큼 세진 것이다.“넌 화경급 고수나 마찬가지니까 힘 조절에 집중해야 해. 지금 시간이 있으니 어떻게 힘을 조절하는지 내가 가르쳐줄게.”예천우의 말에 양체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한편.눈을 뜬 귀왕은 어젯밤보다 정신이 맑아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귀문이 소유한 내상 치료제 덕분에 큰 상처를 입고도 빠른 시간 안에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치기 전의 실력을 회복하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귀왕님, 깨어나셨어요?”귀왕의 수하 대귀가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그래, 어젯밤에는 어떻게 되었지? 예호영의 보디가드를 죽이고 예호영을 납치했어?”귀왕의 물음에 대귀는 시선을 피하다가 사실대로 말했다. 납치하기는커녕 상대가 무서워서 덜덜 떨다가 도망치려고 했었다.“어쩜 하나같이 다 이렇게 멍청한 건지!”귀왕이 분노하여 목청을 높였다.“그놈은 모든 힘을 모아서 공격한 뒤,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졌어. 일반인도 죽일 수 있었을 텐데 너희들은...”“저...”대귀는 어안이 벙벙했다.“그럼 제가 삼귀를 데리고 가서 목을 벨게요.
힘을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다 보니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양체은이 무술을 배운 적이 없었지만 습득력이 강해서 한 시간 정도 가르침을 받은 뒤에 힘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전투 기교는 없었지만 힘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마침 의식을 잃었던 양박군이 눈을 떴고 체내에 더 강한 힘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종사 중급까지 이르게 된 양박군은 예천우를 보자마자 격동된 어조로 말했다.“예 도련님!”예천우가 치료하고 있을 때 잠시 의식이 돌아온 양박군이 예천우 덕분에 살아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고마운 마음에 신이 나서 다가갔지만 예천우는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안정을 취하라는 뜻을 전했다.“실력이 많이 늘었어. 이 정도면 충분해.”예천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전부 예 도련님 덕분이에요. 그런데 도련님은 괜찮으신 건지...”양박군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예천우가 그전보다 상태가 훨씬 좋아졌다는 것을 눈치챘다. 일반인과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양박군의 상처를 치료해 줄 정도라면 실력이 어느 정도 제고되었을 것이다. 죽는 줄 알았던 양박군은 상처가 다 낫고 실력이 더 강해진 것이 신기했다.“다 나았으니 걱정하지 마.”예천우는 피식 웃더니 갑자기 어젯밤에 있었던 낯부끄러웠던 일이 생각나서 헛기침했다.“정말요?”양박군이 흥분한 채 두 눈을 깜빡이자 예천우가 웃으며 반문했다.“정말인지 아닌지 비겨보면 알잖아?”양박군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예 도련님이 저를 상대해 주신다면야 너무 큰 영광이죠.”“그래, 되는 대로 해봐.”예천우의 말에 양박군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가 주위를 둘러보았다.“힘의 충돌로 주위에 영향을 줄 것 같은데, 장소가 마땅치 않으니 이만 들어갈까요?”“괜찮아.”예천우는 예전처럼 힘이 퍼지지 않게 잘 조절할 수 있었기에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러자 양박군은 바로 전투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예 도련님, 시작할게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임완유를 방에 안정시키고 난 뒤 남궁은서는 예천우를 방으로 불러들였다. 그녀는 고풍스러운 책 한 권을 꺼내 그의 손에 건넸다.“이게 뭔가요?”예천우가 책을 받아 살펴보니 표지에 고풍스러운 글씨로 「성마결」이라는 세 글자가 쓰여 있었다.“이건 성종의 최상급 심법인 성마결이야. 지난번 네가 싸우는 걸 보니까 수라심경을 수련한 것 같더구나. 사실 수라심경은 성마결의 일부일 뿐이고 성마결만큼 완벽하고 고급스럽지 않아. 그래서 내가 특별히 이걸 가져왔어.”남궁은서가 설명했다.예천우는 책을 열어 내용을 확인했다. 안에 담긴 내용은 정말 대단했다. 자신이 수련했던 수라심경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완벽했으며 특히 영혼에 관한 수련법이 두드러졌다.그러다 문득 그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혹시 내가 돌파하지 못하는 이유가 영혼적인 측면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생각하면 할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그 순간 남궁은서는 다시 또 다른 상자를 꺼냈다. 상자는 은은한 고풍스러운 빛을 뿜었고 그 자체만으로도 비범한 보물임을 알 수 있었다.“이번에는 뭔가요?”예천우가 물었다.“성사리라는 물건이야.”“뭐라고요? 성종 역대 종주들의 정신과 수련의 힘이 모인 성사리요? 하지만 그건 이미 사라졌다고 하지 않았나요?”예천우는 믿기 힘들다는 듯 되물었다.성사리에 대한 전설은 그도 알고 있었다. 비록 모든 힘을 담지는 못했지만 역대 종주가 자기 힘의 십 분의 일을 남겨놓은 것만으로도 무시무시한 것이었다.그런데 이제 보니 성종 종주가 자신의 외할아버지였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사람들은 성사리가 흡수되면 사라진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 성사리는 완전히 소진되지 않는 한 계속 존재할 수 있어. 다만 성마결을 극한까지 수련하고 종사 절정의 경지에 도달해야만 사용할 수 있어.”남궁은서가 설명했다.“그럼 엄마는 내가 성마결을 수련하고 성사리를 흡수하길 바라는 거군요?”예천우가 물었다.“맞아.”남궁은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천우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가 이렇게 나올 것을 이미 예감했기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천상 그룹이요? 세계 100대 기업 중 하나인 그 천상 그룹 말인가요?”임완유는 처음에는 당연히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천상 그룹이라는 이름이 그녀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비록 천상 그룹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적은 없지만 천상 그룹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특히 천상 그룹 산하의 천상 투자 회사가 얼마나 막강한지는 소문으로도 알 정도였다.국내외 주요 대기업의 배경에도 이들의 투자가 있을 만큼 천상 그룹은 거물급 존재였다.더구나 사람들은 천상 그룹의 최대 주주가 신비로운 여성이라고만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설마 그분이 바로 나의 미래 시어머니였어...?’임완유는 이런 생각에 멍하니 굳어버렸다.“맞아. 너도 그 이름을 들어봤구나?”남궁은서가 물었다.“네. 하지만 정말 대단한 회사라고 소문으로만 들었어요.”임완유는 감탄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니, 혹시 그 천상 그룹의 최대 주주가 어머니셨던 건가요?”무영음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맞아. 하지만 이 모든 건 천우를 위해 준비한 거야. 그 애는 성격상 직접 나서서 관리하려고 하지 않거든. 네가 곁에서 도와준다면 더할 나위 없지.”“아니요. 안 돼요!”임완유는 당황하며 거절했다. 천상 그룹 최대 주주의 자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위상이었다.그녀가 이런 자산을 책임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천상 그룹의 규모는 그녀의 상상 범위를 넘어섰다.예천우는 그녀가 놀라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네 능력이라면 조금만 적응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어.”“그리고 우리 엄마가 너한테 맡긴다는 건 네가 손해를 보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야. 설령 다 날려버린다 해도 괜찮아. 내가 가진 자산도 어차피 네가 관리해 줘야 하거든.”“...” 임완유는 할 말을 잃었다.‘이
‘도련님이라고 부르다니... 설마 하녀야?’임완유와 유이안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 완벽한 미인이 하녀라니. 선우서림도 임완유를 보며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임완유가 이곳에 온 거 보니 아마 같이 살려는 거겠지?’ 그녀는 한동안 예천우와 더 가까워질 기회를 기다려 왔다. 예천우가 임국종의 후일을 다 마무리했으니 앞으로 자주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임완유가 이곳에 들어오면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예천우는 둘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를 느끼고 바로 소개를 시작했다.“완유야, 이분은 선우서림 씨, 우리 엄마의 제자야.”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정중히 말했다.“서림 씨, 안녕하세요.”“굳이 그렇게 격식 차릴 필요 없어. 그냥 서림이라고 불러. 서림아, 이쪽은 완유야. 앞으로 새언니라고 부르면 돼.”예천우의 한 마디에 임완유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이는 곧 그녀의 신분을 확실히 한 셈이었다.선우서림은 마음속으로 아주 억울했지만 남궁은서가 이미 임완유를 인정했기에 마지못해 말했다.“네. 형수님, 안녕하세요.”“그리고 여기는 완유의 사촌 동생 유이안이야.”예천우는 유이안도 가볍게 소개했다.예천우는 임완유와 유이안을 이끌고 집 안으로 들어가 그녀에게 방을 하나 배정했다. 방으로 들어가기 전 임완유는 계속 선우서림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녀가 자신에게 약간의 적대감을 가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그리고 임완유는 직감적으로 알았다.‘어쩌면 선우서림도 예천우를 좋아하고 있을 거야. 그렇기 때문에 나한테 적대감을 느끼는 것이겠지.’그래서 그녀는 예천우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천우야, 서림 씨는 여기서 계속 살고 있는 거야?”“아니. 서림이도 최근에 함께 왔어.”“함께?”“응, 아직 너한테 말 안 했는데 우리 어머니도 여기 계셔.”“뭐라고? 네 어머니? 그런데 그동안...” “내가 엄마를 찾았어.”예천우는 간단히 대답했다. 그는 이전에 임완유에게 자기 가족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지만 어머니인 남궁은서를 찾
유은수는 점점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우리 임씨 그룹의 현재 가치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 최소 수천억은 되고 현재 추세로 봐서 몇 년 안에 2조를 넘는 것도 문제없어.”“이 정도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왜 예천우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겠어? 예천우가 설령 수조 원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우리에게 수백억을 줄 가능성은 없잖아. 게다가 예천우는 절대 수조 원의 자산도 없을 거야. 그러니까 예천우가 우리를 귀찮게 하는 일 없이 멀리 떨어지게 하는 게 최선이지.”임강은 유은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당신 말이 맞는 것 같아. 하지만 선호는... 그 녀석은 참...”“괜찮아.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야. 우리가 다 선호를 위해서 하는 거라는 걸 말이야.”유은수가 단호하게 말했다.“그렇지. 이제 선호도 점차 알게 되겠지.”차에 올라타고 난 뒤 임완유는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한숨을 쉬었다.“천우야, 우리 엄마가...”“말 안 해도 다 알아. 걱정하지 마. 네 엄마한테 손을 쓰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하지만 그 대신 내 도움도 기대하지 말라고 전해.”예천우가 말을 끊으며 차분히 말했다.임완유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쓴웃음을 지었다.“물론 그렇겠지. 제발 할아버지의 유산이라도 잘 지켜주면 좋겠어.”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담담히 말했다.“그건 아마도 어려울 거야.”임완유의 표정이 우울해지자 예천우는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웃으며 말했다.“일단 돌아가서 좀 푹 쉬어. 몸을 좀 추스르고 나면 내 회사 몇 개를 너한테 줄게.”“회사?”임완유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응. 몇 군데 있어. 내가 직접 관여하지 않아서 상태를 잘 모르지만 네가 좀 정리해 주면 좋겠어.”“그 회사들은... 자산이 얼마나 되는 건데? 설마 몇조가 넘는 거 아니야?”임완유는 반신반의하며 물었다.“몇조?”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거보다 훨씬 더 많아. 대충 계산해 봐도 200조는 넘을 거야.”수라전 자
“겨우 수천억짜리 자산은 내 손에선 용돈만도 못 돼. 돈은 나한테 그냥 숫자일 뿐이야. 내가 사랑하는 건 너... 바로 임완유라는 사람이야. 넌 어떤 걸로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지.”예천우의 말을 들으며 임완유는 다시 한번 감동했다. 만약 지금 장소만 적당했다면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했을지도 몰랐다.“언니, 형부! 두 분은 정말 너무하네요. 솔로인 제 생각은 하지 않나요? 너무 고통스러워요.”뒤에서 지켜보던 유이안이 웃으며 말했다.그녀는 예천우가 자신이 있는 걸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임완유만 바라보는 모습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형부가 나한테 저런 말을 해준다면... 당장 죽어도 아깝지 않을 텐데.’임완유는 얼굴이 붉어지며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했다.짐을 다 챙긴 그들은 함께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거실을 지나면서 멀리서 유은수가 보였지만 임완유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문 쪽으로 향했다.그 모습을 본 유은수는 잠시 고민하더니 다가와 말했다.“완유야, 어찌 됐든 여기는 언제든 네 집이야. 돌아오고 싶을 때 언제든 돌아와도 돼.”임완유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순간 흔들렸지만 곧 조용히 말했다.“엄마, 만약 엄마가 변하기만 한다면 우린 여전히 한 가족일 수 있어요. 난 엄마를 존경하고 효도하고 싶어요.”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 누구를 원망한다고 해서 의미가 없었다. 그녀는 유은수가 예전처럼 행동하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하지만 유은수는 그 말을 듣자마자 임완유가 다시 주식을 되찾으려는 속셈으로 착각하고 급히 말했다.“완유야, 엄마가 이렇게 한 건 네가 힘들까 봐 대신 회사를 관리해 주려는 거야.”“...”임완유는 쓰라린 마음으로 고개를 저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그러자 유은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완유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건 아니겠지?’그녀는 걱정스럽게 말했다.“그래. 완유야, 네가 나한테 약속한 건 잊지 말아라.”“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도 엄마를 건드리지 않을 거예요.”임완
지난번 병원에서 예천우에게 뺨을 맞은 유은수는 이번에 그의 살벌한 분위기에 완전히 얼어붙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그녀는 예천우가 자신이 주식을 빼앗은 사실을 이미 알았다고 확신했다.‘빌어먹을 년! 완유가 분명 날 대신 예천우에게 잘 말해 놓겠다고 약속했잖아. 예천우가 문제 삼지 않게 하겠다더니 약속을 어긴 거야? 내가 이런 년을 딸이라고 키웠어!’하지만 지금 그걸 따질 때가 아니었기에 그녀는 급히 변명하며 말했다.“천우야, 이건 오해야! 정말 내가 그런 게 아니고 이건 다 완유가 스스로...” “스스로요? 당신들은 이런 걸 스스로라고 하는 거예요? 완유를 생각해서 모르는 척하는 거였죠. 그렇지 않았으면 임씨 가문은 이미 없어졌다고요.”예천우는 냉랭하게 말을 내뱉고는 안으로 들어갔다.예천우가 사라지자 유은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말투를 보니 자신을 당장 해치지는 않을 것 같았다.‘그 죽일 년이 그래도 나를 조금은 생각해 줬나 보네. 이래서 내가 키운 게 헛수고는 아니지.’임완유는 짐을 다 챙기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예천우를 보고 멍해졌다.“천우야, 무슨 일이야?”“네가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는데. 내가 안 오면 되겠냐?” 예천우는 다가가 그녀를 꽉 안아주며 속삭였다.그의 따뜻한 품에 안기자 임완유의 차가운 마음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할아버지의 죽음, 부모의 냉담함과 배신... 모든 것이 그녀를 끝없는 고통과 차가움 속에 밀어 넣었었다.그러나 예천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를 아끼고 지켜줬다. 자신이 오해하고 몰라줘도 그는 늘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이런 남자가 있다는 사실에 더 이상 슬퍼할 이유가 없다는 걸 느꼈다.“천우야, 고마워.”임완유는 고개를 들어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네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나도 그래.”예천우도 부드럽게 대답했다.“짐 다 챙겼어?”“응.”“그럼 가자. 우리 집으로.”그의 말에 임완유는 잠시 멍해졌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났는지
남궁은서는 예천우가 불만스러워한다는 걸 느꼈지만 더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알았어요.”예천우는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사부님이 자신을 세심하게 돌봐주고 용왕의 자리에까지 앉힌 이상 자신에게 해를 끼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옥패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그 물건이 정말 그렇게 신비로운 건가요? 아버지는 비밀을 풀었나요?”“글쎄. 네 아버지도 완전히 해독하지는 못했어. 하지만 옥패를 통해 체질을 정화하고 천부적인 재능을 크게 끌어올리는 도움을 얻었지. 하지만 다른 건 네 아버지도 이해하지 못했어.”남궁은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옥패가 정말 그렇게 대단한가요?”예천우는 옥패를 꺼내 들었다. 겉모습은 너무나 평범했고 진기를 운행하거나 피를 떨어뜨려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에이, 어쩌면 이 물건은 내 운명이 아니겠지.’그는 생각을 접었다.‘사부님이 정말 내가 이 옥패의 비밀을 풀어 내기를 원했을까? 말도 안 돼.’예천우가 어머니와의 대화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유이안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형부, 지금 어디예요?”“왜 그래요?”예천우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여서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언니가 사고가 났어요.”“뭐라고요?”예천우의 목소리는 즉시 싸늘해졌고 주변 공기가 몇 도나 떨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유이안은 그 기운에 놀라 전화를 통해서도 차가운 느낌이 전해졌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생명이 위험한 건 아니에요. 다만 누군가에게 모욕을 당했어요.”“지금 어디죠?”예천우는 누가 그녀를 괴롭혔는지는 묻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임완유를 만나는 것이었다. 유이안이 이렇게 전화를 걸 정도라면 그녀가 적잖은 수모를 당했다는 뜻이었다.‘혹시 임씨 가문 사람들인가?’생각해 보니 유은수가 계속해서 임씨 가문의 주식을 되찾으려 했던 것이 떠올랐다.‘그것 때문이라면 임씨 가문을 정말 아예 없애버릴 테야.’“아직 임씨 저택에 있어요. 짐을 챙기고
만약 예천우가 이 장면을 보았다면 그는 눈앞의 노인이 자신의 실력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임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노인은 이미 진정한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은 옛 용왕 역시 기운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그 노인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옛 용왕 역시 육지의 신선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았다..그 당시 예정환은 가짜지만 진짜처럼 보이는 옥패를 넘겼다. 하지만 용진성과 옛 용왕 같은 강력한 인물에게는 그 정체가 금세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몇 날 며칠의 연구 끝에 그들은 옥패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하지만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진짜 옥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끝에 그들은 진짜 옥패를 찾아냈다. 진짜 옥패는 바로 진민의 손에 있었다.그들은 진짜 옥패를 얻은 후에 가짜 옥패를 다시 진민에게 돌려주었는데 심지어 진민조차 그것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그러나 진짜 옥패를 손에 넣고도 그것의 비밀을 풀지 못한 그들은 난관에 봉착했다.옛 용왕과 용진성은 옥패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예정환의 아들, 즉 예천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옛 용왕은 예천우를 데려가 용문에서 보호하며 키웠고 그들은 오랜 시간 옥패의 비밀을 파헤치려 했다. 하지만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끝에 진짜 옥패를 다시 원래 자리에 돌려놓고 예천우가 가져가길 기다렸다.그들의 계획대로 예천우는 진민에게서 옥패를 되찾았다. 이 모든 계획은 치밀하고 완벽하게 실행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시간 동안 예천우의 행동은 그들의 감시 아래 있었다. 예천우가 몇몇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부하들을 모은 것조차 그들의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았다.예천우는 자신이 처음부터 옛 용왕의 손안에서 옥패의 비밀을 푸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전화를 끊은 예천우는 어머니 남궁은서에게 사부님의 말을 전하려 했다.그러나 남궁은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다 들었어. 하지만 화내지
“없어요!”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너의 재능은 정말로 뛰어난 것 같구나. 하지만 절대 자만해서는 안 돼. 더 노력해야 해. 용도에는 청룡보다도 강한 절대적인 강자가 한 명 더 있어.”옛 용왕이 경고하듯 말했다.“뭐라고요?”예천우는 놀라움에 말을 잃었다.청룡은 항상 세계 최강자로 불리지 않았던가.그는 믿기 어렵다는 듯 물었다.“사부님, 청룡이 세계 최강자가 아니었어요?”“청룡은 확실히 매우 뛰어난 강자야. 같은 연령대에서는 세계 최고라 불릴 만하지. 하지만 진정한 실력 면에서 그보다 강한 이가 없진 않아. 그런 사람들은 드물지만 실제로 존재해.”“적어도 용도에 있는 한 사람은 청룡을 이길 수 있을 거야. 다만 너무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모두가 그 고수의 존재를 잊어버렸지.”옛 용왕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게 누구시죠?”예천우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바로 비룡위의 창시자 용진성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용진성은 지금 최소 백오십 살이 넘었을 거야.”옛 용왕은 조용히 말하면서 곁에 앉아 있던 평범해 보이는 노인을 흘낏 쳐다보았다.“게다가 너도 이미 알고 있을 거야. 네 아버지가 죽음으로 몰린 상황을 생각해 보면 너의 적들은 정말 강력한 자들이야. 그런 고수들을 상대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져야 해. 단지 네 곁에 있는 그 사람들만으로는 어림없어. 그리고 용문은 다른 일에선 너를 도울 수 있어도 이 문제에 있어선 손을 댈 수 없어. 너도 알다시피 용문은 용국을 수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야. 우리와 비룡위는 대립할 수 없어. 그런데 비룡위는 그때의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가해자 중 하나야. 특히 옥패는 바로 비룡위에 의해 빼앗겼지.”옛 용왕이 말했다.“사부님,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용문을 곤란하게 만드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충분한 실력이 없으면 섣불리 행동하지 않겠어요.”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아버지는 목숨을 잃고 옥패를 내어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