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상의 집안은 확실히 돈을 좀 많이 벌었지만 너무 많지는 않았다.“고씨 가문은 고작 이 정도 돈밖에 없었어요? 고유상 씨가 그토록 날뛰는 모습을 보니 저는 몇십조 원은 있는 줄 알았어요.”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자기가 지은 죄는 스스로 벌을 받아야 하죠. 그리고 2억 원은... 오늘 밤 원래 고유상 씨가 저녁을 사리고 했으니 제가 대신 밥값을 낼게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네...”고유상은 멍해져서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하지만 밥값도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을 거잖아요.”고유상은 말하자마자 머리를 움츠리며 얼른 말했다.“알겠어요. 밥값이 아마 그 정도 나올 것 같아요.”“됐어요.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저도 어느 정도 도리를 아는 사람이죠. 믿기 힘들다면 왕해루 대표를 불러서 확인해 보죠.”예천우는 왕해루 직원을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여기 오늘 밥값을 결제해 주세요. 어떠한 혜택도 서비스도 필요 없어요. 전부 원가로 계산해 주세요.”그 말을 듣자 고유상은 초조해졌다.하지만 그는 이번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직원이 상황을 보자 뭔가 수상함을 느꼈고 긴장한 어조로 다급히 말했다.“하지만 아까 안 대표님께서...”“그러면 대표님을 이곳으로 불러주세요.”예천우가 바로 직원의 말을 끊었다.“네!”안 대표는 룸 안에 가장 중요한 손님이 계시기에 반드시 조심해서 모셔야 하고 어떤 문제도 생겨서는 안 된다고 특별히 당부했다.지금 이상한 상황이 생겼으니 직원도 원래 대표님께 가서 보고하려고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재관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직원이 VVIP 룸 안에 누군가가 얼굴과 이마에 피가 났다고 말하자 안재관은 멈칫 놀랐다.하지만 들어와서 보니 일단 예천우에게는 아무런 이상도 없는 것을 보고 안재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안재관이 빠른 눈치로 상황을 파악하고 더 이상 감추지 않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예천우 씨!”안재관의 태도를 본 모두가 깜짝 놀랐다.‘왕해루의 대표도 예천우
유미령은 멍하니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오늘 밤에 그녀를 놀라게 하는 일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유미령의 예상 밖이었다.유미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유상 때문에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했다.정해영은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 똑같았다. 정해영은 예천우가 능력이 없다고 착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성격이 너무 좋은 것 같았다. 정해영이 그렇게 심한 말을 많이 했어도 화를 내지 않았으니 말이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틀림없이 진가인 때문이었다.진가인만 없었다면 바로 한마디도 못 하게 했을 것이다.오늘 일은 정말 파란만장했고 주위 사람들은 모두 감탄했다. 그들은 예천우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여겼다.알고 보니 고유상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예천우는 사람들의 표정을 상관하지 않고 안재관을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그러면 됐어요. 계산은 이분이 할 거예요. 제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니 알아서 하세요.”“알겠어요. 비용을 계산해 볼게요.”안재관은 즉시 정신이 들었다.한참을 계산한 결과 밥값이 2억 6,200만 원이 나왔다.정말 한 끼에 2억 이상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자신이 금가루를 먹은 줄 알았다.방금 예천우가 밥값이 2억 이상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전혀 믿지 않았다.예천우는 사람들이 놀라는 표정을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잊은 사실이 있죠. 안 대표님께서 우리 체면을 세워주니 고유상 씨가 매우 의기양양해서 우리보고 마음껏 시키라고 했죠. 그래서 평소에 자주 마시던 와인 한 병을 추가 주문했어요. 이곳에 그 술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너무 비싸지는 않고 대략 2억 원대라고 쓰여 있었던 것 같네요.”‘뭐라고? 와인 한 병에 2억 원이라고? 미쳤어?’사람들은 또 멍해졌다.“아. 맞아요. 바로 이 와인이에요!”예천우는 말하며 술병을 찾아 들고 일어섰다.하지만 술병 안의 술은 이미 다 떨어졌다.진가인도 바로 이 와인이 2억 원이 넘는다는 말에 살짝 놀랐다. 방금 예천우가 진가인에게 둬 잔 마시라고 해서 마셨는데
양 회장이 예천우에게 용등상회 블랙 카드까지 주다니!그들에게 용등상회 블랙 카드는 전설과 같은 물건이었다.안재관이 말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심지어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다.예천우는 도대체 어떤 신분이기에 짧은 시간 내에 천해시의 4대 명문 중에 3대 가문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고 심지어 이 3대 가문도 그에게 깍듯이 대해줬다.3대 가문이란 소씨 가문과 양씨 가문을 제외하고 사가왕조를 대체한 천하 그룹이었다.안재관이 즉시 대답했다.“알겠어요. 제가 직접 가서 결제해 드리죠.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안재관이 직접 가서 당연히 밥값을 전부 받을 수 없고 반값만 받으려 했다. 심지어 가장 비싼 와인을 무료로 해야 하는지 양 회장에게 물어봐야 했다.안재관이 물어보니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했다. 용등 상회의 블랙 카드는 원래 예천우가 함부로 써도 되는 카드였기에 얼마를 쓰든 전부 양씨 가문에서 낸다고 했다.결산을 하자 모든 일이 끝났고 예천우도 더 이상 고유상의 책임을 묻지 않았고 그를 돌려보냈다.고유상은 몹시 기뻤다. 하지만 떠나려고 할 때 그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그의 아버지였다.전화가 통하자마자 아버지의 절망적인 소리가 들려왔다.“고유상, 이 나쁜 자식아.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을 건드린 거야?”“아버지, 왜 그러세요?”“왜 그런다고? 너 때문에 우리 고씨 가문이 망하게 생겼어! 빨리 손에 있는 돈을 갖고 용국에서 꺼져.”아들 때문에 망하게 되어서 절망적이었지만 아들이 상처받는 걸 보기 싫어서 고유상의 아버지는 고유상에게 빨리 용국에서 도망치라고 했다.가까스로 조금 좋아진 고유상의 안색이 다시 창백해졌고 절망에 빠진 그는 바닥에 주저앉았다.누구도 손을 대지 않았는데 고유상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고통이었다.이 장면을 지켜보던 유미령도 얼굴이 창백해졌다.고유상의 처참한 결말에 그녀는 두려움을 느꼈다. 유미령도 예천우에게 미운 짓을 많이 했고 예천우는 유미령을 용서한다고 말하지 않았다.예천우는 진가인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그는
몇 명의 여자들은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고급스러워 보이는 타이트한 드레스를 입은 몸매가 좋은 여자가 나타났다.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를 연상케 하는 얼굴은 더없이 아름답고 완벽했다.다만 차가운 얼굴은 그녀가 화가 많이 났음을 알려 주었다.임완유의 말을 듣자 장미연은 무슨 일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했다.정해영은 약간 화난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우리끼리 제 친구의 남자 친구 얘기하는데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죠?”“당신들이 말하는 남자 친구라 하는 예천우는 저랑 혼인 신고를 한 사이에요. 이래도 상관없을까요?”임완유가 차갑게 대답했다.그녀도 왜 자신의 신분을 여기서 과시하고 싶었는지 몰랐다.원래 내일 이혼 법원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일을 보면 바로 떠나는 게 정상이었다.하지만 임완유는 자기가 진짜 예천우의 아내라고 분명히 입장을 밝히고 싶었다.정해영은 놀라서 멍해졌다.‘말도 안 돼. 이 여자가 예천우의 아내였어? 부인이 이렇게 이쁜데 왜 우리 가인이를 만나고 있는 거야?’장미연도 더욱 멍해졌다. 뜻밖에도 진가인의 남자 친구가 유부남일 줄은 몰랐다. 이 사실이 알려 지면 진가인은 몰매를 맞는다 해도 찍소리 못할 것이다.진가인도 안색이 좋지 않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친구와 예전 학창 시절 선생님이 곁에 있으니 더욱 난감했다.하지만 지금은 난감한 감정에 사로잡힐 때가 아니었다. 진가인은 예천우의 가정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진가인은 그 말을 듣고 재빨리 일어서서 해명하려고 했다.하지만 예천우는 평온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우린 계약 부부 사이일 뿐이야. 언제든지 이혼할 수 있다고.”몇 사람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임완유는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래졌다. 예천우가 몰래 여자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슬펐다.하지만 예천우는 지금 내연녀 앞에서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예전에 예천우가 양체은과 친하게 지내는 걸 알았고 게다가 두 사람이 찍힌 사진까지 보았지만, 다른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
“괜찮아.”예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괜찮기는 뭘 괜찮아요. 형수님이 정말 슬퍼 보이던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찌하려고요?”진가인이 대답했다.“그럴 정도는 아니야.”예천우는 망설였지만 임완유는 원래 강인한 여자였기에 별일 없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곁에 소정이 있다면 또 다를 것이다.“그럴 정도가 아니기는 뭘 아니에요. 빨리 가보세요.”진가인은 예천우의 손을 끌어당기며 말했다.비록 예천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진가인은 예천우가 가상결혼을 했든 말든 임완유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느꼈다.“알았어. 그러면 일단 가서 상황을 살펴볼게.”예천우가 대답했다.멀어지는 예천우를 보고 사실 진가인은 살짝 마음이 아팠다.그런 모습을 보자 정해영은 고개를 내저었다.“아무리 협의가 있는 부부 사이라 하지만 네가 예천우 씨를 좋아한다면 예천우가 이혼을 하면 넌 더 좋을 게 아니야? 왜 예천우 씨를 설득한 거야?”“아니야. 천우 오빠가 임완유 씨를 좋아하고 있어. 난 천우 오빠가 기분이 나빠지게 하는 게 싫어.”진가인이 즉시 반박했다.“에휴. 넌 정말 바보 같은 계집애야.”정해영이 마지못해 말했다.이런 상황을 본 장미연은 살짝 어리둥절했다.진가인이 그런 장미연을 보고 해명했다.“천우 오빠는 그저 저를 동생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우린 진짜 연인 사이는 아니에요.”그러자 장미연은 뭔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었다.예천우는 바로 차에 타자마자 쏜살같은 속도로 자리를 떠났다.소정은 화가 잔뜩 치밀어 오른 임완유가 슬퍼서 눈물까지 글썽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깨 고소해져서 하마터면 웃음이 나올 뻔했다.예전 일 때문에 두 사람은 사이가 한동안 좋지 않았다.하지만 임완유와 소정은 오랜 친구 이자 자매처럼 지내던 사이었고 게다가 임완유도 소정이 잘못을 저지른 원인도 결국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요즘 소정도 열심히 임완유의 비위를 맞추면서 지내다 보니 두 사람의 관계도 많이 회복되었다.심지어 임완유마저 소정보고 회
임완유의 말을 들은 소정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완유야, 예전에도 난 처음부터 네가 예천우랑 사귀는 걸 반대했었어. 네가 나에게 이렇게 물으면 난 분명히 지지하지 않을 거야. 사실 다른 건 몰라도 예천우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걸 발견한 게 한두 번이 아니잖아. 앞으로도 그 여자들과 함께 있을 게 분명한데, 네가 참을 수 있겠어?”소정이 그렇게 말하니 임완유의 머릿속에는 예천우가 다른 여자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임완유는 마음이 아팠다.“그리고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너희들을 반대하는지 알아? 요즘 사회는 정말 집안을 중요하게 여긴단 말이야. 완유야, 너는 지금 사랑을 위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문제가 많아질 꺼야.”소정이 대답했다.“난 그런 문제가 두렵지 않아. 하지만 예천우가 다른 여자랑 함께 있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을 뿐이지.”“휴. 넌 이런 걸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네 부모와 할아버지는 어떨 것 같아? 설마 모든 사람과 사이가 틀어지려고 그래? 내가 알기로는 그들은 지금 네가 예천우와 함께 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잖아?”소정이 되물었다.“그건 맞아.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데 나 혼자만 버티고 있었어. 어떻게든 예천우가 잘되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하지만 그는 내 노력을 이렇게 무시했고 심지어 나랑 이혼까지 하고 싶다고 한다니 정말 말도 안 돼.”“뭐라고? 예천우 씨가 먼저 너랑 이혼한다고 말했다고?”소정은 그 말을 듣고 기뻐서 날뛸 것만 같았다.‘아니, 이런 좋은 일이 있어?’“그래. 아까 그렇게 말했어.”“세상에, 말도 안 돼. 뭐가 잘났다고 그런 말을 해? 네가 아니었다면 회사에서 재능을 발휘할 기회조차도 없었을 텐데. 이번 일 때문에 유명해질 수도 없을 거고 말이야.”소정은 일부러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하지만 소정은 마음속으로 정말 잘 됐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예천우도 임완유의 바보스러운 행동에 싫증이 난 것 같으니 소정은 자신이 반드시 몇 번 더 싸움
“공손진 씨? 누구지?”소정은 모르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뻤다.“공손 가문의 도련님 말이야. 지난번에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빌려줬던 돈을 돌려받는 것을 도와주셨지.”“예천우가 공을 가로챘던 그 공손 도련님?”“응.”“아. 그 분이었구나. 점잖고 젠틀해 보이던데. 집안도 좋고 나쁜 소문도 듣지 못했어. 더는 나도 잘 모르겠고, 아무튼 공손진 씨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소정은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응.”“공손 가문 미래의 후계자이니 누가 공손진 씨에게 시집가면 평생 복 받을 거야. 어떤 여자에게 그런 행운이 따를지 모르겠어. 참, 왜 갑자기 공손진 씨에 관해 물어보는 거야?”“아무것도 아니야!”임완유는 다른 말은 하지 않았으나 마음 한구석에는 이미 공손진에게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다.차가 한참 달렸고 마침 한 술집을 지나던 중이었다. 소정은 옆에 있는 임완유를 향해 말했다.“완유야, 지금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니 나랑 술 한잔할래? 너도 때로는 좀 릴렉스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해.”“릴랙스? 어디에서?”“바로 가자! 걱정하지 마. 저쪽에 보이는 제로 술집은 내 친구가 차린 가게는 아주 안전해.”소정이 말했다.“좋아. 그러면 가자.”임완유도 마침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고 확실히 스트레스를 좀 풀고 싶었다.두 사람은 차에서 내린 후 술집으로 들어갔다. 소정은 홀로 술을 주문하러 간 김에 공손진에게 지금 상황을 알려줬다.소정은 임완유가 공손진에게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해줬다.소정과 상의를 마친 공손진은 득의만면한 표정이었다.원래 소정을 한바탕 욕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소정은 쓸모가 많았고 자신에게 다시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공손진은 이렇게 되면 임완유는 십중팔구 자기 여자가 되겠다고 생각했다.‘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지금 바로 가서 기회를 잡아야 해.’예천우는 임완유를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차를 몰고 임완유의 차를 따라갔다. 그녀들이 술집 옆에 멈춰 선 후에 술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임완유는 정말 술을 많이 마셨는지 얼굴에 눈물자국이 가득했고 거리낌 없이 속마음을 털어놓았다.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고 휴지로 눈물을 닦고 있었다.“완유야, 너도 너무 슬퍼하지 마. 예천우와 헤어지더라도 우리는 앞을 봐야 하지 않겠니? 얼마나 많은 집안 좋은 도련님들이 널 좋아하고 기다리는지 알아? 예천우처럼 파렴치한 사람 때문에 슬퍼할 필요 없어.”소정이 임완유를 위로했다.임완유가 말하려고 할 때 잔뜩 멋을 낸 패션을 한 남자가 다가와서 말했다.“미녀 두 분이 이곳으로 술 마시러 나왔네. 둘만 온 것 같은데 함께 한잔할래? 그리고 이분은 울었던 것 같은데 누가 괴롭혔어? 오빠한테 말해봐 봐. 복수해 줄 게.”소정은 그 남자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저리 가세요. 우린 그쪽과 아는 사이도 아니잖아요.”“하하. 방금은 모르는 사이지만... 뭐 한두 잔 마시면서 친해지는 거야.”노랑머리 남자는 말하면서 심지어 임완유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고 했다.임완유는 화가 나서 몸을 피하면서 상대방을 욕하려 했다.소정은 직접 일어나 노랑머리 남자의 손을 비틀고 화를 내며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 여기 대표가 제 친구예요. 행동을 조심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소정이 위풍당당해 보이는 건 잠시뿐이었다.“탁!”뺨 때리는 소리가 찰지게 들려왔다.호되게 뺨을 맞은 소정은 제 자리에 넘어졌다. 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선명했고 눈물이 날 정도로 아팠다.소정은 속으로 욕했다.‘개자식, 연기하는데 이렇게 세게 쳐서는 뭐 하는 거야.’임완유는 멍해졌고 얼굴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임완유가 말하기도 전에 노랑머리 남자가 의기양양하게 화를 냈다.“이런 X발 년이! 제 주제를 모르고 있네. 대표가 네 친구면 다야? 그 자식도 내 앞에서 대가리를 조아리면서 쩔쩔매는데. 네가 뭔데?”그의 말이 끝나자 주위에 몇몇 남자들이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몰려왔다.임완유는 무서웠지만 휴대 전화를 꺼내 침착하게 경고했다.“함부로 하지 말아요. 아니면 경찰에 신고하겠어
백도훈이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본 김희자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뭐야? 나 때문이라는 건가?’그녀는 자신이 직접 때린 것도 아닌데 백도훈이 왜 이런 눈빛을 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순간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예천우는 여전히 태연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말도 안 돼! 분명 처음에는 도훈이가 우세였는데.’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야! 네가 무슨 수작을 부린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쓸데없는 말 말고 빨리. 2조 원은 언제 줄 건데?”“뭐? 2조 원? 웃기지 마. 네가 사기를 쳤잖아. 이런 건 인정 못 해.”“그래?”예천우는 눈빛이 차갑게 변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보아하니 아침의 교훈이 부족했나 보네.”“너, 너 지금 뭐 하려는 거야? 여긴 경찰서 바로 앞이라고! 살려...”“짝!”“으악!” 김희자는 비명을 지르며 입가에서 피가 흘렀다.예천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누가 아까 경찰 부르지 말자고 했더라? 마지막으로 물을게. 2조 원은 줄 거야? 말 거야?”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줄... 줄게!”“좋아. 근데 너 같은 사람이 한 번에 2조를 내놓을 리 없으니 우선 2천억부터 보내. 남은 돈은 하루 안에 준비해.”그 말에 김희자는 얼굴이 새파래졌다.“나, 나 지금 당장 2천억은 없어...”“그럼 어쩔 수 없지.”예천우는 담담하게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며 말했다.“네 목숨이 2조 원짜리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지금 여기서 처리하면 백씨 가문도 돈 굳겠네?”“잠, 잠깐만. 있어. 있어!”김희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급하게 소리쳤다.“그럼 빨리 보내. 5분 줄게. 5분 안에 입금 안 하면 네 목숨으로 대신 받을게.”“알겠어.”김희자는 서둘러 전화기를 꺼내어 누군가에게 지시했다.그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깨달았다.‘이 자식 미쳤어... 진짜야...’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백강호가 돌아오면 돈을 다시 뺏어오면 되겠다고
예천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이제까지 지켜본 결과 백도훈의 움직임은 확실히 정교했다.그렇다는 건 분명 누군가가 뒤에서 가르쳤다는 뜻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이 수련하는 무공으로 이렇게 정교한 몸놀림이 나올 리 없었다.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할까?누가 가르쳤든 결국 결과는 바뀌지 않을 테니까.그가 아직 반격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바로 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그런데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한다면 더 이상 봐줄 필요가 없었다.반면, 백도훈은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처음에는 예천우가 얼마나 강한지 긴장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뭐야, 생각보다 별거 아니잖아?’자신이 계속 몰아붙이고 있는데 상대는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피하기만 하고 있었다.운이 좋게 몇 번 피해 간 게 아니었더라면 이미 몇 대는 맞았을 것이다.그리고 지금쯤이면 상대의 실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강한 줄 알았는데 고작 암경 절정의 경지겠네? 나랑 한 단계 차이가 나는데?’처음에는 예천우를 경계했지만 이제 보니 괜한 걱정을 한 듯했다.그가 흑호를 이긴 것도 아마 기습 덕분일 가능성이 컸다.‘아하, 신법이 워낙 뛰어나니 흑호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당했겠군.’그렇게 생각하니 자신감이 더욱 차올랐다.예천우가 더 이상 피하지 못하도록 유도해야 했기에 그는 일부러 멈춰 서서 비웃듯 말했다.“계속 도망만 다니는 게 네가 할 줄 아는 전부냐? 나랑 정정당당하게 한 번 붙어볼 용기는 있어?”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원한다면야.”백도훈은 속으로 비웃었다.‘이 녀석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군. 이렇게 쉽게 도발에 넘어오다니.’그가 반대로 도망치는 처지였다면 절대 이런 유치한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주먹을 꽉 쥐고 강한 기세를 내뿜으며 소리쳤다.“좋아. 그럼 한 방 받아 봐!”그의 주먹이 날아갔다.처음에는 위압감을 주기 위해 힘을 조금 감춘 상태였다.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의
“역시 김희자 씨, 대단하시네요.”예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하지만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늦었어. 곧 네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김희자 씨는 꽤 자신이 있으신가 보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내기를 하나 합시다.”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나비 회사에 투자할 돈이 2조 원이라 했지. 마침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호구가 있군.’“내기?”“네. 만약 제가 백도훈을 이기면 당신이 저에게 2조를 주는 거예요.”“뭐라고? 2조 원?”김희자는 마치 헛소리를 들은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자식아, 넌 2조 원이 얼마나 되는 돈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대체 뭘 걸고 나랑 내기하겠다는 거지?”“제 목숨을 걸죠. 만약 제가 지면 제 목숨은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풋, 네 목숨 따위가 2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김희자는 조롱하듯이 크게 웃었다.‘저 하찮은 녀석의 목숨이 감히 2조 원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나 하고 있네.’“그럼 내기는 취소하고 그냥 싸우죠.”예천우는 무심하게 덧붙였고 그때 김희자의 눈이 반짝 빛났다.“안 돼! 내기할 거야.”예상대로였다.김희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좋아. 네가 제안한 거니까 우리가 지면 2조 원을 주지. 하지만 네가 지면 네 목숨은 내 마음대로 할 거야!”“형수님, 그건...”백도훈이 당황하며 말하려 했지만 김희자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걱정할 것 없어. 난 널 믿어.”김희자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겨우 저런 풋내기 녀석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화경 초급의 경지인 백도훈을 이길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건 단순한 구두 약속일 뿐이었다.‘설령 진다고 해도 안 주면 그만 아닌가? 반면 이기기만 하면 이놈을 내 손으로 철저히 짓밟을 수 있어.’백도훈도 속으로는 난감했지만 어차피 말뿐인 내기였다.결국 그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입을 다물었다.“좋아요. 저는 이미 녹음
진 서장은 이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 김희자란 여자는 도대체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감히 경찰을 이렇게 무시해?’그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꾸짖으려 했지만 그때 예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진 서장님, 이분들이 이렇게 싸우고 싶어 하시니 그냥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어떨까요?”그러면서 그는 백도훈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백도훈 맞지? 네가 원한다면 우리 한 번 겨뤄보자. 단 우리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책임은 각자 지는 걸로 하자.”백도훈은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김희자가 재빠르게 끼어들었다. “좋아. 이건 네가 먼저 제안한 거야. 네가 죽어도 우리 탓이 아니라고.”백도훈은 순간 멍해졌다.‘형수, 이건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 싸우는 건 내가 해야 하는데 왜 형수님이 저렇게 큰소리를 치는 거야?’그는 신중한 성격이라 예천우를 계속 살펴보고 있었으나 보면 볼수록 상대를 쉽게 볼 수 없었고 오히려 점점 더 경계심이 커졌다.다행스럽게도 그때 진 서장이 단호하게 말했다.“안 돼요. 싸우더라도 경찰서 안에서는 절대 피를 보거나 사상자가 나오는 일은 허락할 수 없어요.”그러자 김희자는 불만스럽게 소리쳤다. “그럼 밖으로 나가서 하면 되잖아?”“좋아요.”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백도훈은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이제 진짜 피할 수도 없게 됐네...’진 서장은 김희자가 계속하여 억지를 부리자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러나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요. 당신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안전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당연하죠.”김희자는 확신에 찬 듯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별일 없을 거야. 우리는 말이지. 저놈은 박살 나겠지만 말이야.’진 서장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주변 경찰들에게 지시했다.“너희들도 각자 할 일에 집중해.”경찰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장님의 명령을 따랐다.그들이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