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완유는 정말 술을 많이 마셨는지 얼굴에 눈물자국이 가득했고 거리낌 없이 속마음을 털어놓았다.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고 휴지로 눈물을 닦고 있었다.“완유야, 너도 너무 슬퍼하지 마. 예천우와 헤어지더라도 우리는 앞을 봐야 하지 않겠니? 얼마나 많은 집안 좋은 도련님들이 널 좋아하고 기다리는지 알아? 예천우처럼 파렴치한 사람 때문에 슬퍼할 필요 없어.”소정이 임완유를 위로했다.임완유가 말하려고 할 때 잔뜩 멋을 낸 패션을 한 남자가 다가와서 말했다.“미녀 두 분이 이곳으로 술 마시러 나왔네. 둘만 온 것 같은데 함께 한잔할래? 그리고 이분은 울었던 것 같은데 누가 괴롭혔어? 오빠한테 말해봐 봐. 복수해 줄 게.”소정은 그 남자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저리 가세요. 우린 그쪽과 아는 사이도 아니잖아요.”“하하. 방금은 모르는 사이지만... 뭐 한두 잔 마시면서 친해지는 거야.”노랑머리 남자는 말하면서 심지어 임완유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고 했다.임완유는 화가 나서 몸을 피하면서 상대방을 욕하려 했다.소정은 직접 일어나 노랑머리 남자의 손을 비틀고 화를 내며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 여기 대표가 제 친구예요. 행동을 조심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소정이 위풍당당해 보이는 건 잠시뿐이었다.“탁!”뺨 때리는 소리가 찰지게 들려왔다.호되게 뺨을 맞은 소정은 제 자리에 넘어졌다. 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선명했고 눈물이 날 정도로 아팠다.소정은 속으로 욕했다.‘개자식, 연기하는데 이렇게 세게 쳐서는 뭐 하는 거야.’임완유는 멍해졌고 얼굴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임완유가 말하기도 전에 노랑머리 남자가 의기양양하게 화를 냈다.“이런 X발 년이! 제 주제를 모르고 있네. 대표가 네 친구면 다야? 그 자식도 내 앞에서 대가리를 조아리면서 쩔쩔매는데. 네가 뭔데?”그의 말이 끝나자 주위에 몇몇 남자들이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몰려왔다.임완유는 무서웠지만 휴대 전화를 꺼내 침착하게 경고했다.“함부로 하지 말아요. 아니면 경찰에 신고하겠어
남자는 방심하고 있었기에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섰다.그러자 소정은 심지어 다른 두 남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미리 설정된 시나리오였다.잠시 후면 공손진이 임완유를 구하러 나타날 것이다.임완유가 화가 나고 절망적이었지만 소정이 이렇게 필사적으로 나설 줄은 몰랐다.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상대방과 목숨 걸고 싸운다고 생각했다.임완유는 소정의 마음속에는 역시 모두 자신뿐이었고 오해를 받고도 항상 자기를 위해서 용감하게 나섰다고 생각했다.그때 임완유는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틈을 타서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갔다.그리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소정아, 잠시만 기다려. 내가 널 꼭 구해줄게.’“이런 빌어먹을 X발 년아, 죽고 싶어!”남자는 소정의 돌발적인 행동에 화가 치밀어 올라서 소정의 뺨을 두번 후려갈기고 힘껏 확 밀어내면서 말했다.“저 년을 당장 가서 잡아와.”임완유는 빨리 도망치고 싶었지만 자신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셨고 게다가 상대방도 이미 대비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계획이었기에 그들은 임완유를 도망치게 할 사람들이 아니었다.게다가 임완유는 몇 걸음도 도망치지 못하고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그 모습을 지켜 본 공손진은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웃음을 감추고 앞으로 다가가 임완유를 구하려고 했다.마침 그의 패기 넘치는 무술 솜씨도 뽐낼 수 있었다.그는 심지어 이따가 무슨 동작으로 저 남자들을 물리쳐야 임완유가 자신을 더 매력적이고 멋지게 생각할 지 고민까지 하고 있었다.하지만 그가 앞으로 다가가려고 할 때 한 사람이 나타났다.‘잠시만! 저게 예천우가 아니야? 빌어먹을 자식.’공손진은 갑자기 마음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공손진이 손을 쓰기도 전에 예천우가 이미 그 자리에 나타나서 임완유의 앞으로 왔다.방금 소정이 처음으로 공손진에게 전화를 했을 때부터 예천우는 소정에게 접근해 있었고 소정과 공손진의 대화를 한 마디도 빼놓지 않고 똑똑히 들었다.
절망감에 빠진 임완유가 고개를 들자 뜻밖에도 예천우였다.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잘못 보았다고 생각했다.분명 자신이 너무 많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환각이 생긴 줄 알았다.하지만 임완유는 곧 예천우의 목소리를 들었다.너무 부드러웠고 너무 자신에 차 있었기에 임완유도 마음이 설렜다.그때 예천우가 임완유를 일으켜 세웠다.“네가, 네가 왜 여기에 있어?”임완유는 깜짝 놀랐지만, 속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고 다른 감정도 있었기에 마음이 복잡했다.“네가 이곳에서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는데 내가 어떻게 네 곁에 없을 수 있겠어.”예천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임완유는 다시 마음이 뭉클해졌고 하마터면 참지 못하고 예천우의 품에 안길 뻔했다.하지만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공손진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는 예천우를 삼키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래 좋아. 예천우, 딱 기다려. 내일 밤이 되기 전에 널 내 손으로 반드시 죽여버리고 말 테야.’방금 공손진이 이곳으로 오려고 할 때 가문으로부터 왕 어르신이 내일 아침에 천해시로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이곳과 많이 떨어지지 않았기에 점심쯤이면 왕 어르신은 도착할 것이다.그때 가서 화경 중급의 실력을 갖춘 왕 어르신이 손을 쓰면 예천우는 바로 죽을 것이다.소정의 안색은 더욱 나빠졌다. 공손진을 도와서 임완유의 호감을 살 기회를 마련하려고 세심하게 계획했다.오늘 밤에 기분이 좋지 않은 임완유에게 술을 많이 먹이고 싶었다. 그리고 임완유가 공손진을 어린 시절 그 어린 소년이라고 생각한다면 술김에 어쩌면 공손진과 잠자리를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렇게만 된다면 임완유와 예천우는 더 이상 불가능했다.비록 소정은 예천우와 함께 있은 적은 없지만 예천우 같은 무서운 실력을 갖춘 남자라면 결코 자기 여자가 다른 사람과 잤다는 것을 순순히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하지만 그녀는 예천우가 이곳으로 온 것을 전혀 몰랐다. 공손진을 위해 세심하게 계획한 일이 오히려 지금 예천우를 돕고 있
“X발, 죽을래!”화가 난 노랑머리 남자는 즉시 부하들에게 다 함께 달려들라고 명령했다.예천우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자기에게 사람이 많으니 두려울 게 없었다.하지만 곧 노랑머리 남자는 부하들이 전부 바닥에 뒹굴면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았고 절망감에 빠졌다.예외 없이 몸에 큰 상처를 입었고 기본적으로 모두 내상을 입은 것 같았다.노랑머리 남자는 두목이었기에 예천우가 그를 더 심하게 혼내 줬다.노랑머리 남자의 두 손은 전부 부러졌다.하지만 그때 예천우는 주변 사람들이 구경하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휴대 전화를 꺼내서 사진 찍고 있는 것을 발견하자 예천우는 바로 임완유를 데리고 그곳을 떠났다.그는 이런 일 때문에 임완유가 뉴스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두 사람이 떠나자 노랑머리 남자는 재빨리 사람을 시켜 구급차를 부르라 했고 화가 난 표정으로 소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소정 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연기만 하면 된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거예요?”“저... 저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소정도 완전히 어리둥절해졌다. 확실히 소정은 사전에 술집 대표를 찾아서 몇몇 사람을 불러 대신 연기해달라고 부탁했다. 일이 성공하면 2,000만 원을 보수로 준다고 했다.소정은 공손 도련님이 만족할 정도로 연기를 잘한다면 공손진은 2,000만 원이 아니라 2억 원도 주저 없이 자기한테 줄 수 있다고 믿었다.특히 소정이 임완유에게 시켜준 술은 조금만 마셔도 쉽게 취할 수 있는 독한 술이었다.“몰랐다고요?”노랑머리 남자는 화가 나서 말했다.“모르든 알든 저와 상관이 없어요. 소정 씨 때문에 우리가 지금 심한 상처를 입었는데 2,000만 원은 턱도 없이 부족해요. 2억 원을 줘요! 그리고 2억 원 외에 모두 병원비도 전부 책임지셔야 해요!”소정은 그 말을 듣자 얼굴이 창백해져서 다급히 말했다.“너무 많아요. 제가 어디 그렇게 돈이 많아요?”“그건 제가 상관할 바가 아니잖아요!”노랑
소정은 어떻게 임완유를 공손진의 침대까지 속일까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임완유의 전화가 왔다.방금 예천우가 나타나자 임완유는 정신이 흐리멍덩해졌고 그곳을 나온 후에야 소정이 아직 안에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그래서 임완유는 다급하게 말했다.“천우야, 소정이 아직 안에 있어.”“걱정하지 마. 소정 씨는 괜찮을 거야.”“정말이야?”“그래. 소정 씨는 저 사람들과 원래 같은 편인데 무슨 일이 생기겠어.”“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소정은 날 위해서 호되게 맞았고 게다가 날 위해 목숨 걸고 그 사람들을 밀쳐냈어. 게다가 소정이 또 무엇을 바라고 다른 사람에게 그런 일을 시키겠어?”예천우는 공손진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소정 덕분에 자기가 공손진이 해야 할 일을 이미 한 것 같았다.“천우야, 날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하지만 소정은 절대 저 사람들과 한편일 수 없어. 네가 소정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예전에 소정도 단지 날 위해서 너에게 그런 짓을 저지른 거야. 지금은 이미 자기 잘못을 알고 다 고쳤어.”임완유가 소정을 위해 해명했다.“알았어. 지난 일은 더 이상 말하지 말자. 너도 너무 걱정하지 마. 그들이 한편이 아니더라도 내가 이미 그들을 호되게 혼내 줬으니 그들도 이제 너를 해칠 수 없을 거야. 게다가 우리가 나올 때 이미 많은 사람이 구경하고 있었으니 소정도 아무 일 없을 거야.”임완유는 예천우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걱정되어서 소정에게 전화했다.“완유야!”소정은 임완유의 전화를 받고 구세주를 찾은 듯했다.“응. 지금 어때? 괜찮아?”임완유가 다급히 물었다.소정이 말하려 하자 옆에서 말하는 예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걱정하지 마. 괜찮을 거야. 정말 무슨 일이 있다면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할게. 경찰은 반드시 그들을 붙잡아 사실을 물어볼 꺼야.”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들은 소정은 깜짝 놀랐다.옆에 있던 노랑머리 남자도 안색이 급변했고 매서운 눈빛으로 소정을 노려보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에게는 많은 자산이 있어요. 게다가 집 몇 채도 있으니 이 정도 돈 때문에 도망가는 일은 없을 거예요.”“안 돼요. 소정 씨를 믿을 수 없어요. 아까도 연기만 하면 된다고 했잖아요. 지금 보세요. 제 부하들이 어디 한 명이라도 일어날 수 있어요?”“잘 생각해 보세요. 소정 씨를 기다릴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요. 10초만 줄게요. 대답하지 않으면 앞으로 편하게 살 생각하지 마세요.”노랑머리 남자는 계속하여 소정을 위협했다.노랑머리 남자가 밖에서부터 구급차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그럼... 한 번만, 딱 한 번만 줄게요. 하지만 당신 혼자여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 한 번만 주고 1억 원의 병원비는 내일 주겠어요.”소정은 그래도 그 와중에 막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최종 목표는 예천우였다.그래서 절대 이런 남자랑 같이 오래 있으면 안 되었다. 그러면 나중에 절대 예천우에게 시집가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노랑머리 남자는 이게 웬 횡재냐고 생각했다. 여자도 돈도 다 가지게 된 셈이었으니 그는 즉시 승낙했다.“좋아요. 그러면 딱 한 번으로 합의를 보죠. 이건 소정 씨가 한 말이니 나중에 딴짓하면 안 돼요. 지금 바로 저와 함께 병원으로 가요.”“왜 병원으로 가야 하죠?”“병원에 안 가면 만약에 소정 씨가 도망가면 어떡해요? 약속을 지키면 바로 보내드릴게요.”노랑머리 남자는 차갑게 말했다.“아니, 손도 다 부러졌는데. 어떻게...”“쳇. 그런 일을 하는데 굳이 제 손이 필요 있겠어요?”그 말을 들은 소정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원래 일단 그렇게 말하고 노랑머리 남자가 방심할 때 도망치려고 했지만 지금 그 방법은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예천우는 차를 몰고 임완유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원래 집까지 들어갈 생각이 없었지만 임완유는 바로 서지 못할 정도로 취했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예천우는 임완유를 안고 집으로 들어갔다.안에 들어가 보니 거실에는 사람이 없었다. 임완유의 부모님은
아침 8시 59분이 되어서야 임완유는 겨우 차를 세웠고 분명히 약속했던 시간에 못 도착할 것 같았다.사실 그녀는 일부러 늦게 도착했다. 차에서 내릴 때도 입구를 훑어보았으나 예천우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당당하게 내렸다.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임완유는 시간을 한번 보았다.벌써 9시가 넘었다.예천우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흥. 이 나쁜 자식. 말만 그렇게 했네. 지금 9시가 넘었는데도 보이지 않는다니. 딱 봐도 나랑 이혼하는 게 아까운 거야.’‘그래야지. 난 이렇게 이쁘고 훌륭한데. 어느 남자가 바보가 아닌 이상 나 같은 여자를 가지고도 쉽게 포기하겠어?’임완유는 생각하면 할수록 기뻤고 방금의 긴장감과 걱정은 모두 사라졌다.그녀는 심지어 휴대 전화를 꺼내 예천우에게 전화했다.임완유는 예천우에게 왜 아직도 오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었다.하지만 전화가 통하자마자 뒤에서 들리는 벨 소리를 듣고 임완유는 깜짝 놀라서 몸을 떨었다.예천우 휴대 전화의 벨 소리였다.‘설마 천우는 아니겠지.’‘말도 안 돼.’“나한테 전화했어?”바로 그때 뒤에서 예천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완유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캐주얼한 옷차림에 잘생긴 예천우를 보자마자 임완유는 안색이 변했다.그녀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왜 그래? 안색이 왜 그리 안 좋아?”예천우가 관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신경 꺼! 자료는 다 준비했어?”임완유는 화가 났다. 예천우가 정말 자기와 이혼하러 올 줄은 몰랐다. 분명히 단지 화가 나서 했던 말인데 예천우는 정말 이곳에 왔다.“뭘 준비하라는 거야?”예천우가 물었다.“뭐라고? 넌 이혼하러 왔잖아. 호적등본, 결혼증명서 같은 건 다 가져왔지?”임완유는 예천우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밀크티 한 잔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그걸 말하는 거였어? 당연히 안 가져왔지.”예천우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안 가져왔다고?”임완유는 속으로 은근히 기뻤다.‘안 가져왔으니 정말 다행이야.’하지만 일부러 예천우에게
지금 이 순간 임완유는 기분이 너무 좋았기에 더 인내심 있게 예천우의 말을 더 듣고 싶었다.바로 그때 임완유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소정이었다.소정은 지금 더없이 분노에 사로잡혔다.어젯밤, 노랑머리 남자가 손을 다쳤기 때문에 그도 소정과 도저히 잠자리를 가질 수가 없었다. 하지만 노랑머리 남자는 병원에서 강제적으로 소정의 입에 하체를 갖다 댔다.그 일 때문에 소정은 구역질이 나서 돌아가서 수없이 입을 헹궜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웠다.소정은 이 모든 게 예천우와 임완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만약 예천우가 방해하지 않았어도 임완유는 지금쯤 공손진의 여자가 되었을 것이고 자신도 이런 고통을 겪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만약 임완유가 자신을 버리고 도망치지 않았어도 노랑머리 남자에게 이런 모욕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소정아, 괜찮아? 얼굴은 아직도 아파?”임완유는 관심 어린 어조로 물었다. 어젯밤에 소정은 자신을 위해 정말 필사적으로 싸웠다.그 말을 들으니 소정은 분노와 증오의 눈빛이 가득했지만 참고 말했다.“괜찮아. 이미 지난 일이야. 너는? 어젯밤에 예천우가 너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았지?”“물론이지. 천우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임완유가 재빨리 대답했다.소정이 그 말을 듣자 갑자기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그렇게 확신해? 네 목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은 것 같네. 설마 예천우와 이혼을 안 하려는 건 아니겠지?”“응. 어제는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임완유가 대답했다.“오해라니. 그렇게 명백한 사실을 어떻게 오해라고 할 수 있어? 혹시 어젯밤에 널 구해줬다고 마음이 약해진 거야?”소정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자신이 그렇게 많이 노력했고 심지어 노랑머리 남자와 그런 구역질이 나는 일까지 했는데 모든 게 헛수고였다. 심지어 예천우와 임완유가 재결합하도록 도와준 셈이었다.‘X발, 이게 다 무슨 일이야!’하지만 임완유는 그 이유를 몰랐기에 소정이 자신을 관심해 주는 줄 알고 대답했다.“소정아, 진정해. 어제는 정말 오해였어. 천우
백도훈이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본 김희자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뭐야? 나 때문이라는 건가?’그녀는 자신이 직접 때린 것도 아닌데 백도훈이 왜 이런 눈빛을 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순간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예천우는 여전히 태연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말도 안 돼! 분명 처음에는 도훈이가 우세였는데.’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야! 네가 무슨 수작을 부린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쓸데없는 말 말고 빨리. 2조 원은 언제 줄 건데?”“뭐? 2조 원? 웃기지 마. 네가 사기를 쳤잖아. 이런 건 인정 못 해.”“그래?”예천우는 눈빛이 차갑게 변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보아하니 아침의 교훈이 부족했나 보네.”“너, 너 지금 뭐 하려는 거야? 여긴 경찰서 바로 앞이라고! 살려...”“짝!”“으악!” 김희자는 비명을 지르며 입가에서 피가 흘렀다.예천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누가 아까 경찰 부르지 말자고 했더라? 마지막으로 물을게. 2조 원은 줄 거야? 말 거야?”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줄... 줄게!”“좋아. 근데 너 같은 사람이 한 번에 2조를 내놓을 리 없으니 우선 2천억부터 보내. 남은 돈은 하루 안에 준비해.”그 말에 김희자는 얼굴이 새파래졌다.“나, 나 지금 당장 2천억은 없어...”“그럼 어쩔 수 없지.”예천우는 담담하게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며 말했다.“네 목숨이 2조 원짜리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지금 여기서 처리하면 백씨 가문도 돈 굳겠네?”“잠, 잠깐만. 있어. 있어!”김희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급하게 소리쳤다.“그럼 빨리 보내. 5분 줄게. 5분 안에 입금 안 하면 네 목숨으로 대신 받을게.”“알겠어.”김희자는 서둘러 전화기를 꺼내어 누군가에게 지시했다.그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깨달았다.‘이 자식 미쳤어... 진짜야...’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백강호가 돌아오면 돈을 다시 뺏어오면 되겠다고
예천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이제까지 지켜본 결과 백도훈의 움직임은 확실히 정교했다.그렇다는 건 분명 누군가가 뒤에서 가르쳤다는 뜻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이 수련하는 무공으로 이렇게 정교한 몸놀림이 나올 리 없었다.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할까?누가 가르쳤든 결국 결과는 바뀌지 않을 테니까.그가 아직 반격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바로 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그런데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한다면 더 이상 봐줄 필요가 없었다.반면, 백도훈은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처음에는 예천우가 얼마나 강한지 긴장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뭐야, 생각보다 별거 아니잖아?’자신이 계속 몰아붙이고 있는데 상대는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피하기만 하고 있었다.운이 좋게 몇 번 피해 간 게 아니었더라면 이미 몇 대는 맞았을 것이다.그리고 지금쯤이면 상대의 실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강한 줄 알았는데 고작 암경 절정의 경지겠네? 나랑 한 단계 차이가 나는데?’처음에는 예천우를 경계했지만 이제 보니 괜한 걱정을 한 듯했다.그가 흑호를 이긴 것도 아마 기습 덕분일 가능성이 컸다.‘아하, 신법이 워낙 뛰어나니 흑호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당했겠군.’그렇게 생각하니 자신감이 더욱 차올랐다.예천우가 더 이상 피하지 못하도록 유도해야 했기에 그는 일부러 멈춰 서서 비웃듯 말했다.“계속 도망만 다니는 게 네가 할 줄 아는 전부냐? 나랑 정정당당하게 한 번 붙어볼 용기는 있어?”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원한다면야.”백도훈은 속으로 비웃었다.‘이 녀석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군. 이렇게 쉽게 도발에 넘어오다니.’그가 반대로 도망치는 처지였다면 절대 이런 유치한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주먹을 꽉 쥐고 강한 기세를 내뿜으며 소리쳤다.“좋아. 그럼 한 방 받아 봐!”그의 주먹이 날아갔다.처음에는 위압감을 주기 위해 힘을 조금 감춘 상태였다.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의
“역시 김희자 씨, 대단하시네요.”예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하지만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늦었어. 곧 네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김희자 씨는 꽤 자신이 있으신가 보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내기를 하나 합시다.”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나비 회사에 투자할 돈이 2조 원이라 했지. 마침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호구가 있군.’“내기?”“네. 만약 제가 백도훈을 이기면 당신이 저에게 2조를 주는 거예요.”“뭐라고? 2조 원?”김희자는 마치 헛소리를 들은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자식아, 넌 2조 원이 얼마나 되는 돈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대체 뭘 걸고 나랑 내기하겠다는 거지?”“제 목숨을 걸죠. 만약 제가 지면 제 목숨은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풋, 네 목숨 따위가 2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김희자는 조롱하듯이 크게 웃었다.‘저 하찮은 녀석의 목숨이 감히 2조 원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나 하고 있네.’“그럼 내기는 취소하고 그냥 싸우죠.”예천우는 무심하게 덧붙였고 그때 김희자의 눈이 반짝 빛났다.“안 돼! 내기할 거야.”예상대로였다.김희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좋아. 네가 제안한 거니까 우리가 지면 2조 원을 주지. 하지만 네가 지면 네 목숨은 내 마음대로 할 거야!”“형수님, 그건...”백도훈이 당황하며 말하려 했지만 김희자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걱정할 것 없어. 난 널 믿어.”김희자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겨우 저런 풋내기 녀석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화경 초급의 경지인 백도훈을 이길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건 단순한 구두 약속일 뿐이었다.‘설령 진다고 해도 안 주면 그만 아닌가? 반면 이기기만 하면 이놈을 내 손으로 철저히 짓밟을 수 있어.’백도훈도 속으로는 난감했지만 어차피 말뿐인 내기였다.결국 그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입을 다물었다.“좋아요. 저는 이미 녹음
진 서장은 이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 김희자란 여자는 도대체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감히 경찰을 이렇게 무시해?’그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꾸짖으려 했지만 그때 예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진 서장님, 이분들이 이렇게 싸우고 싶어 하시니 그냥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어떨까요?”그러면서 그는 백도훈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백도훈 맞지? 네가 원한다면 우리 한 번 겨뤄보자. 단 우리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책임은 각자 지는 걸로 하자.”백도훈은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김희자가 재빠르게 끼어들었다. “좋아. 이건 네가 먼저 제안한 거야. 네가 죽어도 우리 탓이 아니라고.”백도훈은 순간 멍해졌다.‘형수, 이건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 싸우는 건 내가 해야 하는데 왜 형수님이 저렇게 큰소리를 치는 거야?’그는 신중한 성격이라 예천우를 계속 살펴보고 있었으나 보면 볼수록 상대를 쉽게 볼 수 없었고 오히려 점점 더 경계심이 커졌다.다행스럽게도 그때 진 서장이 단호하게 말했다.“안 돼요. 싸우더라도 경찰서 안에서는 절대 피를 보거나 사상자가 나오는 일은 허락할 수 없어요.”그러자 김희자는 불만스럽게 소리쳤다. “그럼 밖으로 나가서 하면 되잖아?”“좋아요.”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백도훈은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이제 진짜 피할 수도 없게 됐네...’진 서장은 김희자가 계속하여 억지를 부리자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러나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요. 당신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안전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당연하죠.”김희자는 확신에 찬 듯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별일 없을 거야. 우리는 말이지. 저놈은 박살 나겠지만 말이야.’진 서장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주변 경찰들에게 지시했다.“너희들도 각자 할 일에 집중해.”경찰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장님의 명령을 따랐다.그들이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