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방심하고 있었기에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섰다.그러자 소정은 심지어 다른 두 남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미리 설정된 시나리오였다.잠시 후면 공손진이 임완유를 구하러 나타날 것이다.임완유가 화가 나고 절망적이었지만 소정이 이렇게 필사적으로 나설 줄은 몰랐다.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상대방과 목숨 걸고 싸운다고 생각했다.임완유는 소정의 마음속에는 역시 모두 자신뿐이었고 오해를 받고도 항상 자기를 위해서 용감하게 나섰다고 생각했다.그때 임완유는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틈을 타서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갔다.그리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소정아, 잠시만 기다려. 내가 널 꼭 구해줄게.’“이런 빌어먹을 X발 년아, 죽고 싶어!”남자는 소정의 돌발적인 행동에 화가 치밀어 올라서 소정의 뺨을 두번 후려갈기고 힘껏 확 밀어내면서 말했다.“저 년을 당장 가서 잡아와.”임완유는 빨리 도망치고 싶었지만 자신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셨고 게다가 상대방도 이미 대비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계획이었기에 그들은 임완유를 도망치게 할 사람들이 아니었다.게다가 임완유는 몇 걸음도 도망치지 못하고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그 모습을 지켜 본 공손진은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웃음을 감추고 앞으로 다가가 임완유를 구하려고 했다.마침 그의 패기 넘치는 무술 솜씨도 뽐낼 수 있었다.그는 심지어 이따가 무슨 동작으로 저 남자들을 물리쳐야 임완유가 자신을 더 매력적이고 멋지게 생각할 지 고민까지 하고 있었다.하지만 그가 앞으로 다가가려고 할 때 한 사람이 나타났다.‘잠시만! 저게 예천우가 아니야? 빌어먹을 자식.’공손진은 갑자기 마음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공손진이 손을 쓰기도 전에 예천우가 이미 그 자리에 나타나서 임완유의 앞으로 왔다.방금 소정이 처음으로 공손진에게 전화를 했을 때부터 예천우는 소정에게 접근해 있었고 소정과 공손진의 대화를 한 마디도 빼놓지 않고 똑똑히 들었다.
절망감에 빠진 임완유가 고개를 들자 뜻밖에도 예천우였다.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잘못 보았다고 생각했다.분명 자신이 너무 많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환각이 생긴 줄 알았다.하지만 임완유는 곧 예천우의 목소리를 들었다.너무 부드러웠고 너무 자신에 차 있었기에 임완유도 마음이 설렜다.그때 예천우가 임완유를 일으켜 세웠다.“네가, 네가 왜 여기에 있어?”임완유는 깜짝 놀랐지만, 속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고 다른 감정도 있었기에 마음이 복잡했다.“네가 이곳에서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는데 내가 어떻게 네 곁에 없을 수 있겠어.”예천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임완유는 다시 마음이 뭉클해졌고 하마터면 참지 못하고 예천우의 품에 안길 뻔했다.하지만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공손진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는 예천우를 삼키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래 좋아. 예천우, 딱 기다려. 내일 밤이 되기 전에 널 내 손으로 반드시 죽여버리고 말 테야.’방금 공손진이 이곳으로 오려고 할 때 가문으로부터 왕 어르신이 내일 아침에 천해시로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이곳과 많이 떨어지지 않았기에 점심쯤이면 왕 어르신은 도착할 것이다.그때 가서 화경 중급의 실력을 갖춘 왕 어르신이 손을 쓰면 예천우는 바로 죽을 것이다.소정의 안색은 더욱 나빠졌다. 공손진을 도와서 임완유의 호감을 살 기회를 마련하려고 세심하게 계획했다.오늘 밤에 기분이 좋지 않은 임완유에게 술을 많이 먹이고 싶었다. 그리고 임완유가 공손진을 어린 시절 그 어린 소년이라고 생각한다면 술김에 어쩌면 공손진과 잠자리를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렇게만 된다면 임완유와 예천우는 더 이상 불가능했다.비록 소정은 예천우와 함께 있은 적은 없지만 예천우 같은 무서운 실력을 갖춘 남자라면 결코 자기 여자가 다른 사람과 잤다는 것을 순순히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하지만 그녀는 예천우가 이곳으로 온 것을 전혀 몰랐다. 공손진을 위해 세심하게 계획한 일이 오히려 지금 예천우를 돕고 있
“X발, 죽을래!”화가 난 노랑머리 남자는 즉시 부하들에게 다 함께 달려들라고 명령했다.예천우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자기에게 사람이 많으니 두려울 게 없었다.하지만 곧 노랑머리 남자는 부하들이 전부 바닥에 뒹굴면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았고 절망감에 빠졌다.예외 없이 몸에 큰 상처를 입었고 기본적으로 모두 내상을 입은 것 같았다.노랑머리 남자는 두목이었기에 예천우가 그를 더 심하게 혼내 줬다.노랑머리 남자의 두 손은 전부 부러졌다.하지만 그때 예천우는 주변 사람들이 구경하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휴대 전화를 꺼내서 사진 찍고 있는 것을 발견하자 예천우는 바로 임완유를 데리고 그곳을 떠났다.그는 이런 일 때문에 임완유가 뉴스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두 사람이 떠나자 노랑머리 남자는 재빨리 사람을 시켜 구급차를 부르라 했고 화가 난 표정으로 소정을 바라보며 말했다.“소정 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연기만 하면 된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거예요?”“저... 저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소정도 완전히 어리둥절해졌다. 확실히 소정은 사전에 술집 대표를 찾아서 몇몇 사람을 불러 대신 연기해달라고 부탁했다. 일이 성공하면 2,000만 원을 보수로 준다고 했다.소정은 공손 도련님이 만족할 정도로 연기를 잘한다면 공손진은 2,000만 원이 아니라 2억 원도 주저 없이 자기한테 줄 수 있다고 믿었다.특히 소정이 임완유에게 시켜준 술은 조금만 마셔도 쉽게 취할 수 있는 독한 술이었다.“몰랐다고요?”노랑머리 남자는 화가 나서 말했다.“모르든 알든 저와 상관이 없어요. 소정 씨 때문에 우리가 지금 심한 상처를 입었는데 2,000만 원은 턱도 없이 부족해요. 2억 원을 줘요! 그리고 2억 원 외에 모두 병원비도 전부 책임지셔야 해요!”소정은 그 말을 듣자 얼굴이 창백해져서 다급히 말했다.“너무 많아요. 제가 어디 그렇게 돈이 많아요?”“그건 제가 상관할 바가 아니잖아요!”노랑
소정은 어떻게 임완유를 공손진의 침대까지 속일까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임완유의 전화가 왔다.방금 예천우가 나타나자 임완유는 정신이 흐리멍덩해졌고 그곳을 나온 후에야 소정이 아직 안에 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그래서 임완유는 다급하게 말했다.“천우야, 소정이 아직 안에 있어.”“걱정하지 마. 소정 씨는 괜찮을 거야.”“정말이야?”“그래. 소정 씨는 저 사람들과 원래 같은 편인데 무슨 일이 생기겠어.”“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소정은 날 위해서 호되게 맞았고 게다가 날 위해 목숨 걸고 그 사람들을 밀쳐냈어. 게다가 소정이 또 무엇을 바라고 다른 사람에게 그런 일을 시키겠어?”예천우는 공손진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소정 덕분에 자기가 공손진이 해야 할 일을 이미 한 것 같았다.“천우야, 날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하지만 소정은 절대 저 사람들과 한편일 수 없어. 네가 소정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예전에 소정도 단지 날 위해서 너에게 그런 짓을 저지른 거야. 지금은 이미 자기 잘못을 알고 다 고쳤어.”임완유가 소정을 위해 해명했다.“알았어. 지난 일은 더 이상 말하지 말자. 너도 너무 걱정하지 마. 그들이 한편이 아니더라도 내가 이미 그들을 호되게 혼내 줬으니 그들도 이제 너를 해칠 수 없을 거야. 게다가 우리가 나올 때 이미 많은 사람이 구경하고 있었으니 소정도 아무 일 없을 거야.”임완유는 예천우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걱정되어서 소정에게 전화했다.“완유야!”소정은 임완유의 전화를 받고 구세주를 찾은 듯했다.“응. 지금 어때? 괜찮아?”임완유가 다급히 물었다.소정이 말하려 하자 옆에서 말하는 예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걱정하지 마. 괜찮을 거야. 정말 무슨 일이 있다면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할게. 경찰은 반드시 그들을 붙잡아 사실을 물어볼 꺼야.”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들은 소정은 깜짝 놀랐다.옆에 있던 노랑머리 남자도 안색이 급변했고 매서운 눈빛으로 소정을 노려보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에게는 많은 자산이 있어요. 게다가 집 몇 채도 있으니 이 정도 돈 때문에 도망가는 일은 없을 거예요.”“안 돼요. 소정 씨를 믿을 수 없어요. 아까도 연기만 하면 된다고 했잖아요. 지금 보세요. 제 부하들이 어디 한 명이라도 일어날 수 있어요?”“잘 생각해 보세요. 소정 씨를 기다릴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요. 10초만 줄게요. 대답하지 않으면 앞으로 편하게 살 생각하지 마세요.”노랑머리 남자는 계속하여 소정을 위협했다.노랑머리 남자가 밖에서부터 구급차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그럼... 한 번만, 딱 한 번만 줄게요. 하지만 당신 혼자여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 한 번만 주고 1억 원의 병원비는 내일 주겠어요.”소정은 그래도 그 와중에 막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최종 목표는 예천우였다.그래서 절대 이런 남자랑 같이 오래 있으면 안 되었다. 그러면 나중에 절대 예천우에게 시집가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노랑머리 남자는 이게 웬 횡재냐고 생각했다. 여자도 돈도 다 가지게 된 셈이었으니 그는 즉시 승낙했다.“좋아요. 그러면 딱 한 번으로 합의를 보죠. 이건 소정 씨가 한 말이니 나중에 딴짓하면 안 돼요. 지금 바로 저와 함께 병원으로 가요.”“왜 병원으로 가야 하죠?”“병원에 안 가면 만약에 소정 씨가 도망가면 어떡해요? 약속을 지키면 바로 보내드릴게요.”노랑머리 남자는 차갑게 말했다.“아니, 손도 다 부러졌는데. 어떻게...”“쳇. 그런 일을 하는데 굳이 제 손이 필요 있겠어요?”그 말을 들은 소정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원래 일단 그렇게 말하고 노랑머리 남자가 방심할 때 도망치려고 했지만 지금 그 방법은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예천우는 차를 몰고 임완유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원래 집까지 들어갈 생각이 없었지만 임완유는 바로 서지 못할 정도로 취했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예천우는 임완유를 안고 집으로 들어갔다.안에 들어가 보니 거실에는 사람이 없었다. 임완유의 부모님은
아침 8시 59분이 되어서야 임완유는 겨우 차를 세웠고 분명히 약속했던 시간에 못 도착할 것 같았다.사실 그녀는 일부러 늦게 도착했다. 차에서 내릴 때도 입구를 훑어보았으나 예천우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당당하게 내렸다.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임완유는 시간을 한번 보았다.벌써 9시가 넘었다.예천우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흥. 이 나쁜 자식. 말만 그렇게 했네. 지금 9시가 넘었는데도 보이지 않는다니. 딱 봐도 나랑 이혼하는 게 아까운 거야.’‘그래야지. 난 이렇게 이쁘고 훌륭한데. 어느 남자가 바보가 아닌 이상 나 같은 여자를 가지고도 쉽게 포기하겠어?’임완유는 생각하면 할수록 기뻤고 방금의 긴장감과 걱정은 모두 사라졌다.그녀는 심지어 휴대 전화를 꺼내 예천우에게 전화했다.임완유는 예천우에게 왜 아직도 오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었다.하지만 전화가 통하자마자 뒤에서 들리는 벨 소리를 듣고 임완유는 깜짝 놀라서 몸을 떨었다.예천우 휴대 전화의 벨 소리였다.‘설마 천우는 아니겠지.’‘말도 안 돼.’“나한테 전화했어?”바로 그때 뒤에서 예천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완유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캐주얼한 옷차림에 잘생긴 예천우를 보자마자 임완유는 안색이 변했다.그녀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왜 그래? 안색이 왜 그리 안 좋아?”예천우가 관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신경 꺼! 자료는 다 준비했어?”임완유는 화가 났다. 예천우가 정말 자기와 이혼하러 올 줄은 몰랐다. 분명히 단지 화가 나서 했던 말인데 예천우는 정말 이곳에 왔다.“뭘 준비하라는 거야?”예천우가 물었다.“뭐라고? 넌 이혼하러 왔잖아. 호적등본, 결혼증명서 같은 건 다 가져왔지?”임완유는 예천우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밀크티 한 잔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그걸 말하는 거였어? 당연히 안 가져왔지.”예천우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안 가져왔다고?”임완유는 속으로 은근히 기뻤다.‘안 가져왔으니 정말 다행이야.’하지만 일부러 예천우에게
지금 이 순간 임완유는 기분이 너무 좋았기에 더 인내심 있게 예천우의 말을 더 듣고 싶었다.바로 그때 임완유의 휴대 전화가 울렸다. 소정이었다.소정은 지금 더없이 분노에 사로잡혔다.어젯밤, 노랑머리 남자가 손을 다쳤기 때문에 그도 소정과 도저히 잠자리를 가질 수가 없었다. 하지만 노랑머리 남자는 병원에서 강제적으로 소정의 입에 하체를 갖다 댔다.그 일 때문에 소정은 구역질이 나서 돌아가서 수없이 입을 헹궜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웠다.소정은 이 모든 게 예천우와 임완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만약 예천우가 방해하지 않았어도 임완유는 지금쯤 공손진의 여자가 되었을 것이고 자신도 이런 고통을 겪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만약 임완유가 자신을 버리고 도망치지 않았어도 노랑머리 남자에게 이런 모욕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소정아, 괜찮아? 얼굴은 아직도 아파?”임완유는 관심 어린 어조로 물었다. 어젯밤에 소정은 자신을 위해 정말 필사적으로 싸웠다.그 말을 들으니 소정은 분노와 증오의 눈빛이 가득했지만 참고 말했다.“괜찮아. 이미 지난 일이야. 너는? 어젯밤에 예천우가 너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았지?”“물론이지. 천우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임완유가 재빨리 대답했다.소정이 그 말을 듣자 갑자기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그렇게 확신해? 네 목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은 것 같네. 설마 예천우와 이혼을 안 하려는 건 아니겠지?”“응. 어제는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임완유가 대답했다.“오해라니. 그렇게 명백한 사실을 어떻게 오해라고 할 수 있어? 혹시 어젯밤에 널 구해줬다고 마음이 약해진 거야?”소정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자신이 그렇게 많이 노력했고 심지어 노랑머리 남자와 그런 구역질이 나는 일까지 했는데 모든 게 헛수고였다. 심지어 예천우와 임완유가 재결합하도록 도와준 셈이었다.‘X발, 이게 다 무슨 일이야!’하지만 임완유는 그 이유를 몰랐기에 소정이 자신을 관심해 주는 줄 알고 대답했다.“소정아, 진정해. 어제는 정말 오해였어. 천우
임완유의 말을 듣자 예천우는 알았다고 했다.사실 예천우는 그다지 원하지 않았지만 임완유가 고집하자 그녀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나중에 영업부 이사가 되면 좋은 혜택이 있다고 했다.며칠 뒤가 지나서 예천우가 다시 회사에 나타나자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최근에 많은 사람에게 작은 공로를 세운 예천우가 오만함 때문에 임 대표가 화가 나서 예천우를 잘라버렸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중요한 건 바로 그때 직원들은 예천우를 영업 1팀 팀장의 직무를 해임하고 유사라가 영업 1팀 팀장을 맡는다는 메일을 받았다.장연희는 이 메일을 보는 순간 멍해졌다.비록 며칠 전에 유사라가 요즘에 아무런 변화도 없는 데다가 예천우에 불리한 소문까지 돌고 있으니 그녀는 임완유의 계획이 없어진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그런데 뜻밖에도 결국에 올 것은 왔다. 장연희는 옆에 있는 유사라를 보며 말했다.“사라 씨, 축하드려요. 이제부터 제 상사네요.”“연희 씨,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유사라도 그 메일을 보고 눈에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제가 뭘 돌볼 수 있겠어요. 예천우 씨야말로 진정한 패기 넘치는 남자 친구죠. 아마도 사라 씨를 돌봐 줄 수 있는 방법이 많을 거예요.”“무슨 소리예요.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유사라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는 사실 예천우와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다.“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어요? 믿었던 유현도 팀장으로 승진시키지 않고 사라 씨를 발탁했잖아요.”장연희가 반박했다.기뻐하는 유사라에 비해 이신향은 이 메일을 보고 완전히 멍해졌다.‘예천우가 잘렸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던 걸까?’게다가 유현도 예천우의 자리를 이어받지 못하고 오히려 김선의 측근이었던 유현이 자리를 이어받았으니 많은 사람이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예천우 씨는 확실히 능력은 있어요. 하지만 그전에 했던 말을 들어보면 너무 우쭐거렸어요. 이제는 완전히 망해버린 거죠.”“그러게 말이에요. 원래 유현 씨가 자리를 이어받
남궁상민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으악!”그 처절한 비명은 남궁상민이 이제 정식으로 내시가 되었음을 알리는 소리였다. 그는 바닥에 주저앉아 창백한 얼굴로 피를 흘리며 괴로워했다.‘왜?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야! 이게 예전에 내가 수많은 여자를 망친 대가를 하늘이 내리는 벌인가?’그러나 그의 절망은 단순히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잘려 나간 부위는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훼손되었다. 만약 제때 병원으로 갔더라면 복원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예천우는 그런 희망조차 완전히 없애버렸다.이 순간, 남궁상민은 눈에 가득한 분노와 증오로 예천우를 노려보았다. 심지어 그를 산 채로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하지원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처음에 예천우가 단순히 협박만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행동에 옮기자 머릿속이 하얘졌다.‘이제 끝장났어! 정말 끝이야. 원래는 모든 일을 잘 해결할 수 있었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상황을 망가뜨릴 필요가 있었을까.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러다 예천우 씨도 위험해지고, 나비도, 심지어 나까지 피해를 볼 수 있어. 휴...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다른 방법을 생각해서 살아남아야지.’진나비와 장미나는 이미 상황을 이미 눈치챘다. 방금 들린 소리만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천우 오빠가 정말로 그렇게 한 거야? 남궁 가문의 보복이 두렵지도 않은 걸까? 하지만 오빠도 자기 생각이 있겠지.’진나비는 예천우가 일을 해결할 방법이 있겠다고 믿었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걱정했다. 하지만 그녀는 예천우를 믿었다.‘천우 오빠는 항상 옳은 선택을 해왔으니까. 오빠가 결정한 일이라면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하지원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나비야, 앞으로 우리한테 이제는 평범한 날은 없을 거야. 그래도 난 너희 둘을 만나서 정말 행복했어.”장미나는 하지원의 말을 듣고 즉시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언니,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예천우 씨는 언제나 철저하게 준
남궁 가문이 실제로 너무 강력한 실력이었기에 이런 상황을 본 하지원이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예천우 씨의 실력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강해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굳이 싸움을 이렇게까지 키울 필요가 있을까요?”예천우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하지원 씨 말대로 이 자식이 지금까지 저지른 악행과 나비를 모욕한 걸 그냥 용서하고 보내주자는 거예요?”“아니, 물론 그건 아니에요. 하지만 남궁 도련님이 적절한 보상을 한다면...”하지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고 말을 잇지 못했다.하지원의 이런 태도에 남궁상민은 자신감을 되찾는 듯했다. 상대방이 처음에는 하지원의 말을 무시하더니 지금은 완전히 태도가 바뀐 듯 보였다.‘역시 우리 가문의 위세에 겁먹은 거군. 이제는 내가 주도권을 쥔 셈이지!’남궁상민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보상 같은 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방금 내가 한 대 맞았으니 그걸로 퉁 치면 되지 않을까?”하지원은 그 말을 듣고 깊은 한숨을 쉬었고 할 말을 잃었다.‘이런 멍청이 같은 자식! 내가 간신히 협상할 기회를 만든 건데 이걸 이렇게 망쳐?’예천우는 남궁상민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젓고는 웃음을 지었다.“들었죠? 저 자식이 저렇게 말하는데 내가 저 말을 받아들여야 할 까요?”하지원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예천우의 표정에서 그의 불만이 분명히 드러나 있었다.‘더 이상 말하면 나까지 맞겠어.’“천우 오빠!”보다 못한 진나비가 나섰다.“응. 왜?”진나비가 말하자 예천우는 한결 부드러운 태도로 대답했다. 하지원과 말할 때랑은 전혀 달랐다. 예천우는 진나비가 억울함을 당한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지원 언니를 너무 나쁘게 보지 말아요. 언니도 우리를 보호하려고 이렇게 말한 거예요. 그리고 무슨 결정을 하든 저는 오빠를 믿고 따를게요. 다만 오빠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빠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저는 죽어서도 후회할 것 같아요.”진나비의 말은 부드러웠지만 그 속엔 강인한 의지가 담겨
예천우의 차가운 시선과 살기 어린 분위기에 눌려 남궁상민은 자신이 상황을 완전히 잘못 판단했음을 깨달았다.‘이 녀석은 정말로 나와 협상할 생각이 없는 거야? 설마 진짜로 나를 해치려는 건가?’사실 남궁상민은 남자로서 아랫도리가 짧고 변변치 않아서 항상 약에 의지해야 했지만 그래도 쓸 수는 있었다.‘절대 없어지면 안 돼!’남궁상민은 공포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변한 채 뒤로 물러나며 간신히 말을 꺼냈다.“예, 예천우 씨!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원하시는 보상이 있으시면 뭐든 말씀하세요.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다 드리겠습니다!”“네가 줄 수 있는 건 없어.”예천우는 냉담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닙니다! 무엇이든 말씀만 하시면 드릴게요!”남궁상민은 더욱 다급해졌다.“좋아. 그럼 남궁 가문 전체를 내게 넘겨. 가능해?”예천우의 차가운 목소리에 남궁상민은 얼어붙었다.“남궁 가문... 전체요?”남궁상민은 멍하니 되물었다.‘이 녀석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예천우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그는 이미 남궁 가문이 예씨 가문을 몰아붙였던 사실과 그들이 임완유를 겨냥한 일, 그리고 지금 일어난 모든 일을 알고 있었다.‘남궁 가문... 정말 혐오스러운 존재야.’‘남궁 가문 전체를 넘기라고?’하지원은 곁에서 이를 지켜보며 혼란스러웠다. 예천우의 말투와 태도를 보니 그는 남궁 가문의 실력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그런데도 왜 이렇게까지 밀어붙이는 걸까? 협상을 전혀 원치 않고 정말로 남궁 가문과 전면전을 벌이려는 건가? 아니야. 절대 불가능해.’반면, 진나비와 장미나도 멍해졌지만 그녀들은 예천우를 전적으로 믿고 있었다.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든 행동은 믿음직스럽고 결단력이 있었기 때문이다.“예천우 씨, 농담이죠?”남궁상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농담 아니야. 난 무척 진지하다고.”예천우는 냉정하게 말했다.“남궁 가문을 넘기든지 아니면 지금 당장 네 불알을 까든지.”그 말을 듣자마자 남궁상민은 얼굴이 새빨
남궁상민의 얼굴에는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남아 있었고 그 주변이 금세 부어올랐다.단 한 대만 때렸지만 예천우가 얼마나 강하게 때렸는지 알 수 있었다.남궁상민은 얼굴의 고통을 억지로 참으며 예천우를 분노와 혼란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넌 남궁 가문을 두려워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애써야 하는 거 아니었어? 그런데 이렇게 강하게 나오다니. 이래서야 우리가 어떻게 협상할 수 있겠어!’하지만 그가 이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예천우가 다시 걸어오자 남궁상민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이 녀석은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하지원 또한 상황을 보며 표정이 굳어졌다. ‘협상하려면 적당한 선에서 멈춰야 협상이 가능할 텐데. 예천우가 너무 젊어서 이 정도로 심하게 나오면 문제를 크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그러나 그녀는 예천우와는 만난 적도 별로 없었기에 뭐라 조언할 수도 없었다.예천우가 한 걸음씩 더 가까워지자 남궁상민은 결국 참지 못하고 외쳤다.“멈춰! 얘기하자고. 얘기! 우리는 충분히 화해할 수 있어.”그는 겁에 질린 나머지 스스로 먼저 화해를 제안했다.‘이 녀석의 목적은 어차피 협상일 거야. 내가 먼저 낮춰주면 협상으로 상황을 마무리할 수 있겠지.’하지원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안도했다.‘역시 운이 좋네. 예천우가 너무 강하게 나왔지만 남궁상민이 겁을 먹어줘서 오히려 상황이 나아졌어.’하지만 예천우가 한 다음 말은 하지원을 더 놀라게 했다.“화해? 누가 화해하겠다고 했어?”남궁상민은 머리가 멍해졌다.‘화해를 원치 않는다고?’예천우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 같은 놈이 내 친구를 그렇게 모욕해 놓고 화해를 바란다고? 화해하고 싶다면 방법이 없진 않아. 당장 너 스스로 불알을 까버려. 그러면 내가 협상을 시작해 보지.”남궁상민은 경악했다.‘X발, 뭐라고? 그럴 거면 차라리 날 죽으라고 하는 게 낫지! 여자 없이 내가 어떻게 살라고!’더구나 예천우는 말한 것처럼 이건 단지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일 뿐이지 그것으로 끝내겠다는 말은
예천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이 요즘 애들은 머릿속에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하지만 그는 더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눈앞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로 했다.그는 주위를 둘러보니 아직도 하지원과 장미나가 묶여 있다는 걸 깨달았다.그녀들의 손은 뒤로 묶여 있었고 입에는 테이프가 붙어 있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예천우는 자신이 여기 들어온 지 꽤 되었는데도 그녀들을 풀어주지 못한 걸 깨닫고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아, 미안. 내가 잊고 있었네.” 그는 오른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어떤 마법 같은 동작인지 알 수 없었지만 두 사람을 묶고 있던 줄이 순식간에 끊어졌다.하지원과 장미나는 멍하니 뒤를 돌아보며 줄이 풀린 걸 확인했다.그들은 예천우의 놀라운 능력에 충격을 받았지만, 동시에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드디어 우리를 기억했네! 이 사람 진짜... 우리는 여기서 묶인 채로 너희 둘이 알콩달콩하게 지내는 걸 구경만 했다고!’예천우는 그들을 향해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괜찮아요?”“네, 괜찮아요. 천우 씨, 정말 감사합니다.”장미나는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천우 씨가 와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안 그랬으면 우리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그러자 예천우는 살짝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나비가 나를 부르지 않았다면 너라도 나를 찾았어야지. 왜 그렇게 안 했어?”‘만약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나비가 정말 죽을 뻔했어. 그랬다면 내가 여기 온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남궁상민을 죽인다고 해도 죽은 나비를 다시 살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야.’그러자 장미나는 얼굴에 억울함을 가득 담고 대답했다.“저도 그러고 싶었죠! 근데 나비 언니가 계속 말리잖아요. 천우 씨한테 민폐 끼친다고... 게다가 저한테 천우 씨에게 절대 말하지 말라고 엄청 뭐라고 했어요.”예천우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그럼 너는 언니가 말리면 그냥 안 해? 다리는 네 몸에 붙어 있잖아. 몰래 찾아갈 생각은 못 했어?”“...”장
남궁상민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발걸음을 멈췄다.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지만 예천우는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진나비를 위로했다.“됐어. 내가 왔으니까 더 이상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모든 건 내가 해결할게.”“네...”진나비는 예천우의 말에 마음이 조금씩 진정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여전히 그를 꽉 끌어안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옷이 약간 흐트러져 일부가 노출된 상태였다. 두 사람이 가까이 붙어 있는 상황을 깨달은 진나비는 얼굴이 빨개지며 서둘러 손을 놓았다. ‘평생 이렇게 천우 오빠랑 안고 있고 싶지만... 지금은 좀 아닌 것 같아.’그러나 그녀는 남궁상민이 어떤 사람인지 떠올리자 다시 얼굴이 창백해졌다.“천우 오빠... 저 사람은 남궁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야. 정말 대단한 배경을 가지고 있어.”“알아.”예천우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난 남궁 가문 따위는 무서워하지 않아.”예천우의 말에 진나비는 멍해졌다.‘오빠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남궁 가문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니... 아니면 날 안심시키려고 저렇게 말하는 걸까?’남궁상민은 멀찍이서 이 대화를 듣고 있었고 그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헛소리야. 저 녀석이 남궁 가문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오히려 두려움 때문에 허세를 부리는 거겠지.’ 남궁상민은 속으로 비웃었다.‘어떻게든 날 속여서 협상하려는 수작이야. 이렇게 해서 내가 순순히 물러나 주길 바라는 거겠지. 하지만 그럴 리가 없지. 감히 내 여자를 탐내다니. 이번에 넌 반드시 죽게 될 거야. 그런데 지금만큼은 너랑 타협하는 척하며 네 조건을 모두 들어줘야겠지. 그런데 내가 돌아가면 즉시 가문에서 고수들을 모집해 널 죽여버릴 테야.’하지원도 남궁상민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젊은이가 꽤 똑똑하네. 이렇게 나가면 일단 오늘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도 몰라.’ 사실 예천우만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었다. 하지원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풍부한 인생 경
장미나와 하지원은 방금 전 중년 경호원의 실력을 보며 충분히 놀랐지만 예천우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며 완전히 말을 잃었다.둘은 경호원이 무서운 존재라 생각했지만, 예천우와 비교하니 그 차이가 너무도 분명했다.“역시 예천우 씨야!”장미나는 가슴이 벅차올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정말 멋져! 정말 대단해!”하지만 하지원은 장미나처럼 단순히 기뻐할 수 없었다. “남궁 가문의 둘째 도련님인데... 아무리 예천우가 실력이 강해도 남궁 가문의 강자들과 엮이면 결국 위험할 텐데.”그래도 지금 당장의 위기는 넘긴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하지원은 앞으로 닥칠 더 큰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걱정되었다.진나비는 멍하니 모든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고 예천우가 자신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예천우가 그녀 앞에 서자 남궁상민은 이미 겁에 질려 한쪽으로 물러서 있었다.남궁상민의 형이었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다. 그의 형은 타고난 재능으로 무공 실력이 대단했지만 남궁상민은 무술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남궁상민은 여자를 쫓아다니는 일에만 몰두했고 이 일 때문에 남궁 가문의 어르신들과 부모님에게 여러 차례 꾸지람을 들었다.하지만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그는 누구도 고칠 수 없었고 결국 모두가 포기했다.남궁상민은 집안의 자원을 써가며 겨우 암경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그가 얼마나 형편없는 수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보통 사람이 남궁 가문의 자원을 얻었더라면 최소한 화경 초급 경지의 정도는 도달했을 것이다.예천우는 진나비의 뺨에 선명히 남아 있는 손자국을 보고 얼굴이 어둡게 굳었다.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뺨을 만지며 물었다.“괜찮아? 아직 아파?”진나비는 조금 전까지 끝까지 눈물을 참으며 강한 척했다. 그녀는 눈가에 눈물이 맺혔지만 꾹 참고 울지 않았다.하지만 예천우의 다정한 말이 그녀 마음의 벽을 무너뜨렸고 그녀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진나비는 예천우에게 달려가 안기며 울음을 터뜨렸다.“흑흑...”눈물이 홍수를 이룬 듯
진나비가 자살을 시도했을 때 경호원은 그녀와의 거리가 상당히 멀었지만 그런데도 경호원은 순식간에 도착해 그녀의 자살을 막았다.그만큼 이 경호원의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예천우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꺼져!”하지원과 장미나를 비롯한 몇몇 여자들은 잠시 멍해졌고 예천우의 거침없고 용감한 모습에 감탄했다.‘그러나 정말 그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경호원을 이길 수 있을까?’중년 경호원은 얼굴이 차갑게 변했고 사실 그는 이미 자신이 예천우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주인의 명령이니 그는 물러설 수 없었다.“덤벼. 네 실력을 한 번 보여줘 봐.”중년 경호원은 크게 외치며 두 주먹을 쥐고 폭발적인 기세로 예천우에게 돌진했다.그 순간, 방 안의 모든 물건이 바람 없이 흔들리며 강렬한 위압감이 감돌았다.여자들은 하나같이 그 압도적인 기세에 숨이 막힐 정도로 긴장했다. 그리고 무서운 기세의 경호원이 예천우를 향해 날아서 덮쳐왔다.그 모습은 마치 드라마 속의 고수보다도 더 무시무시해 보였다.그녀들은 모두 깜짝 놀라며 생각했다.‘끝났어!’‘이제 정말 끝장이네.’‘천우 오빠가 아무리 강해도 이런 경호원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 리 없을 거야.’하지만 그 모든 예상을 깨고 예천우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말했다.“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군.” 그 말이 끝나자 그는 오른손을 내저었고 그 순간 강력한 힘이 뿜어져 나왔다.그러자 압도적인 힘이 폭풍처럼 경호원에게 가서 맞았다.“쿵!”경호원은 가슴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그는 통제할 수 없이 뒤로 날아가며 강하게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자 입에서 피가 몇 번 튀어나왔고 그 자리에서 즉시 기절했다.경호원은 정말 바로 기절해 버렸다. 기절하기 전에도 그의 눈에는 충격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가득했다.그는 예천우의 기세를 보고 상대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걸 직감했다. 자신보다 한 단계 강한 존재라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은 단지 예감에 불과했다. 그는 자
예천우가 문을 차고 들어오자 남궁상민은 분노에 차서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바로 문을 차고 들어온 예천우를 한눈에 알아봤다.‘공연장에서 본 그 자식이군. 이 젠장, 이 자식이 살아있다니! 게다가 와서 내 좋은 일을 방해하려고 하든 거야? 병신 같은 백지훈, 이 새끼를 죽이지 못했던 거야?’문을 차고 들어오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모두 자연스럽게 문 쪽을 바라봤다. 장미나와 하지원도 그 소리를 듣고 시선이 갔다.장미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얼굴에 기쁨과 흥분이 가득해졌다.‘예천우 씨야! 예천우 씨가 오셨어!’그녀는 예천우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예천우가 온 것에 정말로 기뻐하며 상황이 그나마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었다.하지원도 조금 놀라며 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처음 보던 그 남자와는 전혀 다른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분명히 남궁상민이 이곳으로 온다는 소식을 얻었기 때문에 이렇게 급히 달려온 것이겠지. 나비가 결코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어.’예천우는 남궁상민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직접 와주었다. 하지원은 이 사실만으로도 그는 상당히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이런 사람이라면 나비가 예천우를 좋아하는 이유도 알겠네. 하지만 남궁 가문이 너무 강력해서 예천우가 오더라도 큰 차이는 없을 거야.’‘무술 실력은... 이 발차기만 봐도 꽤 강한데.’그러나 하지원은 예천우가 오더라도 큰 의미가 없을 거라고 여전히 걱정했다. 남궁 가문은 무술 세가였고 남궁상민의 경호원은 모두 엄청나게 강하고 무서운 인물들이었다.진나비는 절망과 두려움 속에서 온 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예천우의 등장으로 남궁상민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 그때 진나비는 급히 그를 밀쳐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는 서둘러 옷을 고쳐 입으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다행히 중요한 부분은 아직도 안전하게 보호된 상태였다.그제야 그녀는 문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그곳에서 예천우를 발견하자 한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