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완유는 바로 공손진의 말을 믿었다.원래 그녀는 예천우가 다른 사람을 찾아서 한 일인지 직접 물어보려고 하던 참이었다.싸우지만 않았더라면 가장 먼저 전화해서 물어보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다시 확인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공손진 씨, 정말 감사해요.”임완유가 말하자 공손진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별말씀을요. 친구끼리 서로 도와주는 건 응당한 일입니다. 게다가 임 대표님은 제가 어렸을 때 만났던 한 소녀랑 좀 닮았어요. 그래서 임 대표를 보면 늘 친숙한 느낌이 들었어요. 임 대표를 도와줄 수 있어서 저도 너무 즐거웠어요.”임완유는 그의 말을 듣고 많이 놀랐다.“공손진 씨는 그 소녀를 잊지 못하고 계속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물론이죠.”공손진은 애틋한 표정을 지으며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했다.“안타까운 건 저는 그 소녀의 이름도 몰라요. 제 기억엔 제가 그 소녀를 허니라고 불렀는데 그녀는 저를 거지라고 불렀죠. 어쩌면 전 그 소녀와 평생 못 만날 겁니다. 만약에 만난다면 전 반드시 그녀와 결혼할 거예요.”그 말을 듣자 임완유는 더욱 가슴이 떨렸다.‘정말 그 소년이 맞았어!’‘하지만 왜 어렸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지? 하긴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까 사람은 변할 수 있겠지.’“임 대표님, 죄송해요. 갑자기 어렸을 때 일이 생각나서 지난 일을 말하게 되었네요. 솔직히 제가 미녀는 많이 봤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었어요. 유독 임 대표님은 만나자마자 예전에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꾸 임 대표님을 찾으러 간 것이니 임 대표님께서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그 말을 들은 임완유는 더욱 긴장한 어조로 말했다.“알겠어요. 이번 일은 정말 고마워요. 제가 일이 있어서 우리 다음에 다시 얘기해요.”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그녀의 머릿속에는 예천우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던 모습들이 떠올랐다.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났다.‘나쁜 자식. 잘못했으면서도 어떻게 죄책감이 전혀 없는 표정을 지
“나의 존재를 발견하다니 실력이 꽤 좋네. 하지만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어. 날 만나면 넌 이미 죽은 목숨이야.”예천우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날 죽이려고?”“그래. 날 탓하지 마. 넌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어.”홍연석도 공손진의 분부대로 예천우의 입에서 임완유에 관한 모든 정보를 캐내야 했기에 바로 예천우를 공격하지 않았다.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네 실력으로는 날 죽일 수 없어.”“하하. 예천우. 너무 잘난 체 하지 마. 그까짓 실력으로 우슈라고 할 수 있겠어? 나 같은 고수들을 만나면 넌 죽음뿐이야. 하지만 만약에 네가 충분한 가치가 있는 정보나 물건을 나한테 준다면 널 살려둘지도 몰라.”홍연석은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그들은 예천우에 대해 조사를 해보았다. 그는 평범해 보였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그가 천해 시의 많은 거물급 인물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었다.비록 공손 가문은 천해 시의 갑부인 양씨 집안일지라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이게 바로 네가 여기로 온 다른 목적이겠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미 손을 썼을 것이야.”“1분만 더 생각할 시간을 줄 테니 빨리 말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넌 처참한 죽임을 당할 수도 있어.”“정말 날 죽일 셈이야?”“당연하지. 내가 사람을 못 죽일 것 같아? 내 손에 죽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오늘 너랑 이렇게 말을 많이 한 것도 행운인 줄 알아.”말하는 와중에 홍연석의 몸에서 살의가 뿜어져 나왔다. 그가 평소에 공손진을 위해서 사람을 얼마나 많이 죽였음을 알 수 있었다.“그래? 그럼 잘됐네. 원래는 내가 널 죽이면 죄책감이 들까 봐 두려웠는데. 네가 죽을 짓을 그렇게 많이 했다니 나도 마음이 놓여.”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감히 날 죽이려고 해? 정말 웃겨. 내가 무슨 실력인지 알아?”홍연석은 큰 소리로 웃었다.“무슨 실력인데?”“암경 중급이지. 암경 중급이 어떤 실력인지 알아? 너 같은 쓰레기는 백 명이라도 나의 적수가 안 돼.”홍연
홍연석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미 손을 쓰기 시작했기에 어쩔 수 없이 계속 그를 향해 더 사납게 덮쳤다.비수를 치켜든 그는 바로 예천우의 목을 찌를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속으로 은근히 흐뭇했다. 예천우가 여전히 움직이지 않자 보아하니 완전히 놀라서 움직일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는 아까 예천우가 자신을 겁먹게 하려고 일부러 허풍을 떨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홍연석은 얼굴이 완전히 변했다.바로 그때 예천우가 드디어 움직였다. 게다가 그는 순식간에 두 손가락으로 단 한 번에 홍연석의 목구멍을 움켜쥐었다.‘아니! 이럴 수가. 빨라도 너무 빨라! 설마 정말 종사였던 거야?’“으악!”홍연석은 비명과 함께 두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지만 몸에 기운이 점점 사라지더니 바닥에 쓰러졌다.죽는 순간까지도 그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다.‘믿을 수 없어. 그냥 이렇게 죽는 거야?’숨을 거두기 전에야 그는 예천우가 정말로 종사였다는 걸 알아차렸다.홍연석이 죽자 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는 지금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살벌하게 단숨에 홍연석을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하면 자신에게 폐를 끼치기 쉬웠다.예천우는 한 손으로 홍연석을 화장실로 옮겼다. 그는 가루로 된 약 한 통을 전부 홍연석의 몸에 쏟았다. 그러자 홍연석의 몸은 핏물로 녹아버렸고 예천우는 화장실 물을 내렸다.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샤워를 한 후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이때 공손진은 집에서 홍연석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한참 동안 기다려도 결과가 없자 혹시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그는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럴 리가 없을 거야.’홍연석은 암경 중급이었고 실력이 매우 강했고 천해 시에서도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니 고작 예천우는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또 한참이 지나자 공손진은 속으로 홍연석을 욕했다.‘이 자식
그래서 그는 확실히 홍연석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알겠어요. 다른 일은 없어요. 그럼 이만할게요.”“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이 일은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보잘것없는 공손진 하나쯤은 정말 마음에 담아둘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공손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분명히 홍연석이 예천우과 무조건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천우가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역시 예천우을 너무 얕잡아 보았다고 생각했다.많은 회사 일 때문에 임완유는 계속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점심에 되어서야 그녀는 예천우가 아직 회사에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 자식, 회사는 그만두려고 하는 거야?’비록 자신이 했던 말이 심했다해도 그가 먼저 그런 실수를 했기 때문이었다.정말 예천우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서 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두 사람이 정말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게 서로에게 좋다고 생각했다.요즘 예천우의 활약을 보면 나중에 꼭 큰 부자가 될 수 없다고 해도 살아가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바로 그때 임완유는 또 인터넷에서 떠도는 댓글을 발견했다.뜻밖에도 예전에 임연 그룹과 자신에게 함부로 악플을 달고 여론을 조작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사과글을 올리고 있었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증거자료까지 함께 제출했다. 그들은 누군가가 계속하여 임연 그룹을 모함하려고 수작을 부렸다고 했다.이런 상황은 임연 그룹에게 더 유리했다.앞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 사람들은 누군가 일부러 임연 그룹을 해치려고 수작을 부렸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임완유에게도 일을 처리할 시간이 더 많아 질 것이다.그때 임완유는 예천우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그는 임완유에게 상처를 준 모든 사람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번의 장태산 일은 공손진이 도와줬고 이번 일은 예천우가 했는지 궁금했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공손진이 그녀에게 또 전화했다.“임 대표님, 뉴스를 보았어요? 대표님
임완유는 집으로 돌아와 금고에서 소중히 간직했던 상자를 꺼내 안에 넣어둔 옥 목걸이를 꺼냈다. 어렸을 때 추억이 금세 떠올랐다.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소년은 너무 인상 깊었고 심지어 지금도 항상 마음 한구석에 그가 있었고 그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심지어 몇 년 동안이나 나타나기를 기다렸고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그런데 공손진이 그 당시 소년임을 알았을 때 그녀는 놀라움도 기쁨도 없었고 오히려 불안하기까지 했다.어쩌면 예천우 때문이었다.예천우와 오랜 시간을 보낸 임완유는 이미 예천우가 자신의 마음속으로 완전히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심지어 당시 그 소년보다 어쩌면 더 소중한 사람이었다.처음에는 그녀도 자신의 마음을 몰랐지만 최근에 몇 차례 일어난 일 때문에 그녀는 점점 예천우를 마음속에 두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하지만 그녀는 또 예전의 그 소년과 한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닌지 걱정했다.공손진이 바로 그 어린 소년임을 알게 되었지만 임완유는 전혀 공손진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았고 머릿속에는 온통 예천우 뿐이었다.다만 예천우는 바람둥이었고 권세가 있는 사람도 아니었지만 밖에서 여자관계가 복잡했다.지금은 심지어 자신에게 해명도 하지 않고 있었다.‘진짜 너무 했어!’눈앞에 알른거리는 옥 목걸이를 보면서 몇 가닥의 그림자가 끊임없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 임완유를 골치 아프게 했다.하지만 의심할 여지가 없는 건 지금 임완유가 마음이 가는 사람은 당시의 그 소년과 지금의 예천우 뿐이지 공손진은 아예 생각지도 않았다.하지만 어떤 일에는 항상 설명이 필요했다.어쩌면 그녀는 공손진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다시는 자신을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해야 할지도 몰랐다.예전의 그 소년은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하고 싶었다.시간이 흐름에 따라 많은 네티즌의 댓글 상황은 매우 좋아졌다. 특히 진나비의 인기가 급상승했고 팬들도 엄청나게 많아졌다.이 모든 것이 예천우 덕분이었다.그래서 진나비는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겠다고
그래서 예천우는 즉시 진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만에야 진가인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가인아, 나야.”“천우 오빠!”“지금 어디야? 널 찾으러 갈게.”예천우는 직설적으로 말했다.“천우 오빠, 왜 갑자기 절 찾으려고 해요?”“네가 보기에는 왜일 것 같아? 계집애야, 옥 목걸이를 잃어버리고도 나한테 말 안 하다니. 내가 얼마나 대단한데. 어쩌면 네 목걸이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예천우의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진가인은 마음이 한결 안정되었다.“천우 오빠는 큰일을 하시는 분인데 폐를 끼칠까 봐 감히 말해주지 못했어요.”“폐는 무슨 폐야. 내가 너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면 무슨 큰일을 하겠니. 먼저 끊을게. 빨리 네 주소를 휴대전화에 보내줘.”예천우는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예천우가 그렇게 말하자 진가인은 더없이 행복했다. 어찌 됐든 예천우는 자신을 많이 챙겨주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우울했던 진가인은 기분이 아주 좋아져서 바로 휴대전화로 자신의 위치를 예천우에게 보냈다. 그녀는 방금 마음이 괴로워서 바닷가를 따라 걷던 중이었다.“누구야?”진가인이 전화를 끊자 옆에 있던 단발머리 여자가 물었다.단발머리 여자는 예쁘게 생긴 이목구비에 커다란 눈망울과 날씬하고 섹시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예전에 대학에서 4대 퀸카 중 진가인의 반에만 두 명이 있었다. 한 명은 진가인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바로 단발머리 여자 정해영이었다.다만 진가인이 더 사랑스럽게 생겼다.진가인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아는 오빠야!”“오빠?”“넌 천이 오빠 한 명뿐이라며? 어디서 난 오빠야?”정해영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그게 말이야. 말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져.”“말할 수 없는 거야? 아니면 둘이 특별한 사이야? 헤헤. 가인아, 난 너에게 숨긴 적이 없어. 그러니 너도 숨기면 안 돼.”정해영과 진가인은 친한 사이였다.“아니야. 정말 아무것도 없어. 오빠는 이미 결혼도 했어.”“뭐라고? 결혼 했으면서도 널 건드려?”“네가 생각하는 그
예천우는 잠시 멍해져 있다가 그제야 옆에 서 있는 정해영을 훑어보았다. 예쁘장하게 생긴 미인인데 진가인과 무슨 관계인지 몰랐다.진가인은 그 말을 듣고 재빨리 말했다.“해영아, 헛소리하지 마. 천우 오빠는 정말 방법이 있을 거야.”“참. 천우 오빠, 소개할게요. 제 대학 동창이자 친한 친구인 정해영이에요.”“해영아, 천우 오빠야. 예천우.”“예천우라고 했어요? 이름은 좋네요. 하지만 사람이 일을 할 때는 착실하게 하는 게 좋아요. 항상 허풍만 떨다가는 큰코다쳐요.”정해영이 쓴소리를 했다.“해영아!”진가연은 기분이 언짢았다.“헛소리하지 마. 천우 오빠는 참 좋은 분이야. 게다가 능력도 대단하고.”“좋아. 그러면 어떻게 네 옥 목걸이를 찾아주는지 지켜보겠어.”진가인이 예천우를 위해 좋은 말을 하면서 챙겨주는 것을 본 정해영은 더 이상 쓴소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천우를 가만두려 하는 것 같지 않았다.정해영은 예쁘게 생겼지만 자꾸 자신을 귀찮게 하자 예천우는 입을 열었다.“가인아, 나한테 말해 봐봐. 옥 목걸이를 어떻게 잃어버린 거야?”“아까 말했잖아요. 언제 잃어버린 것도 모른다고요.”정해영이 진가연을 대신해서 대답했다.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진가인만 아니었다면 그녀를 진작 쫓아냈을 것이다.진가인은 상황을 보자 이내 말했다.“해영아, 엄마가 찾는다 하지 않았어? 빨리 돌아가 봐. 여기는 천우 오빠가 있으니 괜찮을 거야.”정해영은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더 나빴다.하지만 진가연이 확실히 자신이 여기에 있는 걸 불편하게 생각하자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알았어. 그럼 조심해. 다른 사람의 좋은 말 몇 마디에 속지 마. 그리고 무슨 일이 있으면 나한테 제일 먼저 전화해. 우리 정씨 집안은 대가족은 아니지만 천해 시에서는 꽤 실력이 있는 편이야.”“그래. 알겠어.”진가인은 정해영이 천우 오빠를 오해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정해영은 자신에게 항상 잘해줬고 특히 대학 시절 내내 그녀 곁을 잘 지켜줬다.정해영이 떠나자 진가인은 다
“알았어. 꼭 찾아줄게.”예천우는 그녀와 약속했고 마음속에는 살의가 가득했다.‘도대체 어느 파렴치한 놈이 가인의 목걸이를 훔쳐 간 거야? 그 자식은 뼈저린 교훈을 받아야 해. 가만두지 않겠어.’“네. 고마워요. 천우 오빠, 부탁해요.”예천우가 그녀와 약속하자 그녀의 표정은 좀 누그러졌다.다만 표정에는 여전히 많은 서운함이 있었다. 사라진 지 며칠이 지났으니 아마도 찾을 수 없을까 봐 걱정되는 모양이었다.진가인의 이런 모습을 본 예천우는 약간 망설였다. 원래 그는 진가인에게 자신의 신분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지금은 또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지금 말하면 진가인이 자신을 탓할까 봐 걱정했다.‘됐어. 일단 옥 목걸이부터 찾고 다시 얘기하자.’예천우는 즉시 진가인에게 언제 옥 목걸이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는지 물었다. 상황을 확실히 물어본 후 그는 즉시 담양에게 전화를 걸었다.요즘 진가인은 회사에 출근할 때 항상 옥 목걸이를 하고 다녔다. 비록 옥 목걸이는 옷 속에 숨겨져 있었지만 끈은 목에 걸려 있었다.CCTV를 통해 그 당시 상황을 확인 할 수 있었다.회사 건물 안과 밖에는 CCTV가 많았다.CCTV를 보면 대략 그녀가 구체적으로 언제 옥 목걸이를 잃어버렸는지 알 수 있었다.잃어버린 시간을 알기만 하면 다양한 CCTV를 통해 시간을 되돌려 진가인이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알 수 있었다.담양이 일을 처리하는 효율은 정말 높았다.불과 3시간 만에 담양은 그녀가 옥 목걸이를 잃어버린 시간대를 확인했다.예천우는 그의 말을 듣고 즉시 진가인에게 그간의 상황을 물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그동안 CCTV가 없는 지역에 있었기 때문이다.진가인은 그 말을 듣고 바로 기억을 되새기기 시작하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했다.“전 그 당시 밀크티 가게 밖에서 밀크티 한잔 마시고 잠깐 눈을 붙였던 것 같은데 다른 건 잘 모르겠어요.”예천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보아하니 그때 잃어버린 것 같아. 당장 사람을 보내 그 기간 주변의 모든 CCTV를
백도훈이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본 김희자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뭐야? 나 때문이라는 건가?’그녀는 자신이 직접 때린 것도 아닌데 백도훈이 왜 이런 눈빛을 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순간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예천우는 여전히 태연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말도 안 돼! 분명 처음에는 도훈이가 우세였는데.’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야! 네가 무슨 수작을 부린 거야?”예천우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쓸데없는 말 말고 빨리. 2조 원은 언제 줄 건데?”“뭐? 2조 원? 웃기지 마. 네가 사기를 쳤잖아. 이런 건 인정 못 해.”“그래?”예천우는 눈빛이 차갑게 변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보아하니 아침의 교훈이 부족했나 보네.”“너, 너 지금 뭐 하려는 거야? 여긴 경찰서 바로 앞이라고! 살려...”“짝!”“으악!” 김희자는 비명을 지르며 입가에서 피가 흘렀다.예천우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누가 아까 경찰 부르지 말자고 했더라? 마지막으로 물을게. 2조 원은 줄 거야? 말 거야?”김희자는 이를 악물고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줄... 줄게!”“좋아. 근데 너 같은 사람이 한 번에 2조를 내놓을 리 없으니 우선 2천억부터 보내. 남은 돈은 하루 안에 준비해.”그 말에 김희자는 얼굴이 새파래졌다.“나, 나 지금 당장 2천억은 없어...”“그럼 어쩔 수 없지.”예천우는 담담하게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며 말했다.“네 목숨이 2조 원짜리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지금 여기서 처리하면 백씨 가문도 돈 굳겠네?”“잠, 잠깐만. 있어. 있어!”김희자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급하게 소리쳤다.“그럼 빨리 보내. 5분 줄게. 5분 안에 입금 안 하면 네 목숨으로 대신 받을게.”“알겠어.”김희자는 서둘러 전화기를 꺼내어 누군가에게 지시했다.그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깨달았다.‘이 자식 미쳤어... 진짜야...’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백강호가 돌아오면 돈을 다시 뺏어오면 되겠다고
예천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이제까지 지켜본 결과 백도훈의 움직임은 확실히 정교했다.그렇다는 건 분명 누군가가 뒤에서 가르쳤다는 뜻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이 수련하는 무공으로 이렇게 정교한 몸놀림이 나올 리 없었다.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할까?누가 가르쳤든 결국 결과는 바뀌지 않을 테니까.그가 아직 반격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바로 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그런데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한다면 더 이상 봐줄 필요가 없었다.반면, 백도훈은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처음에는 예천우가 얼마나 강한지 긴장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뭐야, 생각보다 별거 아니잖아?’자신이 계속 몰아붙이고 있는데 상대는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피하기만 하고 있었다.운이 좋게 몇 번 피해 간 게 아니었더라면 이미 몇 대는 맞았을 것이다.그리고 지금쯤이면 상대의 실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강한 줄 알았는데 고작 암경 절정의 경지겠네? 나랑 한 단계 차이가 나는데?’처음에는 예천우를 경계했지만 이제 보니 괜한 걱정을 한 듯했다.그가 흑호를 이긴 것도 아마 기습 덕분일 가능성이 컸다.‘아하, 신법이 워낙 뛰어나니 흑호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당했겠군.’그렇게 생각하니 자신감이 더욱 차올랐다.예천우가 더 이상 피하지 못하도록 유도해야 했기에 그는 일부러 멈춰 서서 비웃듯 말했다.“계속 도망만 다니는 게 네가 할 줄 아는 전부냐? 나랑 정정당당하게 한 번 붙어볼 용기는 있어?”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원한다면야.”백도훈은 속으로 비웃었다.‘이 녀석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군. 이렇게 쉽게 도발에 넘어오다니.’그가 반대로 도망치는 처지였다면 절대 이런 유치한 도발에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주먹을 꽉 쥐고 강한 기세를 내뿜으며 소리쳤다.“좋아. 그럼 한 방 받아 봐!”그의 주먹이 날아갔다.처음에는 위압감을 주기 위해 힘을 조금 감춘 상태였다.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의
“역시 김희자 씨, 대단하시네요.”예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하지만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늦었어. 곧 네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김희자 씨는 꽤 자신이 있으신가 보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내기를 하나 합시다.”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나비 회사에 투자할 돈이 2조 원이라 했지. 마침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호구가 있군.’“내기?”“네. 만약 제가 백도훈을 이기면 당신이 저에게 2조를 주는 거예요.”“뭐라고? 2조 원?”김희자는 마치 헛소리를 들은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자식아, 넌 2조 원이 얼마나 되는 돈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대체 뭘 걸고 나랑 내기하겠다는 거지?”“제 목숨을 걸죠. 만약 제가 지면 제 목숨은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풋, 네 목숨 따위가 2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김희자는 조롱하듯이 크게 웃었다.‘저 하찮은 녀석의 목숨이 감히 2조 원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나 하고 있네.’“그럼 내기는 취소하고 그냥 싸우죠.”예천우는 무심하게 덧붙였고 그때 김희자의 눈이 반짝 빛났다.“안 돼! 내기할 거야.”예상대로였다.김희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좋아. 네가 제안한 거니까 우리가 지면 2조 원을 주지. 하지만 네가 지면 네 목숨은 내 마음대로 할 거야!”“형수님, 그건...”백도훈이 당황하며 말하려 했지만 김희자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걱정할 것 없어. 난 널 믿어.”김희자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겨우 저런 풋내기 녀석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화경 초급의 경지인 백도훈을 이길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건 단순한 구두 약속일 뿐이었다.‘설령 진다고 해도 안 주면 그만 아닌가? 반면 이기기만 하면 이놈을 내 손으로 철저히 짓밟을 수 있어.’백도훈도 속으로는 난감했지만 어차피 말뿐인 내기였다.결국 그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입을 다물었다.“좋아요. 저는 이미 녹음
진 서장은 이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 김희자란 여자는 도대체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감히 경찰을 이렇게 무시해?’그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꾸짖으려 했지만 그때 예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진 서장님, 이분들이 이렇게 싸우고 싶어 하시니 그냥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어떨까요?”그러면서 그는 백도훈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백도훈 맞지? 네가 원한다면 우리 한 번 겨뤄보자. 단 우리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책임은 각자 지는 걸로 하자.”백도훈은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김희자가 재빠르게 끼어들었다. “좋아. 이건 네가 먼저 제안한 거야. 네가 죽어도 우리 탓이 아니라고.”백도훈은 순간 멍해졌다.‘형수, 이건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 싸우는 건 내가 해야 하는데 왜 형수님이 저렇게 큰소리를 치는 거야?’그는 신중한 성격이라 예천우를 계속 살펴보고 있었으나 보면 볼수록 상대를 쉽게 볼 수 없었고 오히려 점점 더 경계심이 커졌다.다행스럽게도 그때 진 서장이 단호하게 말했다.“안 돼요. 싸우더라도 경찰서 안에서는 절대 피를 보거나 사상자가 나오는 일은 허락할 수 없어요.”그러자 김희자는 불만스럽게 소리쳤다. “그럼 밖으로 나가서 하면 되잖아?”“좋아요.”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백도훈은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이제 진짜 피할 수도 없게 됐네...’진 서장은 김희자가 계속하여 억지를 부리자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러나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요. 당신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안전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당연하죠.”김희자는 확신에 찬 듯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별일 없을 거야. 우리는 말이지. 저놈은 박살 나겠지만 말이야.’진 서장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주변 경찰들에게 지시했다.“너희들도 각자 할 일에 집중해.”경찰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장님의 명령을 따랐다.그들이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