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연석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미 손을 쓰기 시작했기에 어쩔 수 없이 계속 그를 향해 더 사납게 덮쳤다.비수를 치켜든 그는 바로 예천우의 목을 찌를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속으로 은근히 흐뭇했다. 예천우가 여전히 움직이지 않자 보아하니 완전히 놀라서 움직일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는 아까 예천우가 자신을 겁먹게 하려고 일부러 허풍을 떨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홍연석은 얼굴이 완전히 변했다.바로 그때 예천우가 드디어 움직였다. 게다가 그는 순식간에 두 손가락으로 단 한 번에 홍연석의 목구멍을 움켜쥐었다.‘아니! 이럴 수가. 빨라도 너무 빨라! 설마 정말 종사였던 거야?’“으악!”홍연석은 비명과 함께 두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지만 몸에 기운이 점점 사라지더니 바닥에 쓰러졌다.죽는 순간까지도 그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다.‘믿을 수 없어. 그냥 이렇게 죽는 거야?’숨을 거두기 전에야 그는 예천우가 정말로 종사였다는 걸 알아차렸다.홍연석이 죽자 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는 지금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살벌하게 단숨에 홍연석을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하면 자신에게 폐를 끼치기 쉬웠다.예천우는 한 손으로 홍연석을 화장실로 옮겼다. 그는 가루로 된 약 한 통을 전부 홍연석의 몸에 쏟았다. 그러자 홍연석의 몸은 핏물로 녹아버렸고 예천우는 화장실 물을 내렸다.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샤워를 한 후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이때 공손진은 집에서 홍연석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한참 동안 기다려도 결과가 없자 혹시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그는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럴 리가 없을 거야.’홍연석은 암경 중급이었고 실력이 매우 강했고 천해 시에서도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니 고작 예천우는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또 한참이 지나자 공손진은 속으로 홍연석을 욕했다.‘이 자식
그래서 그는 확실히 홍연석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알겠어요. 다른 일은 없어요. 그럼 이만할게요.”“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이 일은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보잘것없는 공손진 하나쯤은 정말 마음에 담아둘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공손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분명히 홍연석이 예천우과 무조건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천우가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역시 예천우을 너무 얕잡아 보았다고 생각했다.많은 회사 일 때문에 임완유는 계속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점심에 되어서야 그녀는 예천우가 아직 회사에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 자식, 회사는 그만두려고 하는 거야?’비록 자신이 했던 말이 심했다해도 그가 먼저 그런 실수를 했기 때문이었다.정말 예천우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서 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두 사람이 정말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게 서로에게 좋다고 생각했다.요즘 예천우의 활약을 보면 나중에 꼭 큰 부자가 될 수 없다고 해도 살아가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바로 그때 임완유는 또 인터넷에서 떠도는 댓글을 발견했다.뜻밖에도 예전에 임연 그룹과 자신에게 함부로 악플을 달고 여론을 조작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사과글을 올리고 있었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증거자료까지 함께 제출했다. 그들은 누군가가 계속하여 임연 그룹을 모함하려고 수작을 부렸다고 했다.이런 상황은 임연 그룹에게 더 유리했다.앞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 사람들은 누군가 일부러 임연 그룹을 해치려고 수작을 부렸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임완유에게도 일을 처리할 시간이 더 많아 질 것이다.그때 임완유는 예천우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그는 임완유에게 상처를 준 모든 사람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번의 장태산 일은 공손진이 도와줬고 이번 일은 예천우가 했는지 궁금했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공손진이 그녀에게 또 전화했다.“임 대표님, 뉴스를 보았어요? 대표님
임완유는 집으로 돌아와 금고에서 소중히 간직했던 상자를 꺼내 안에 넣어둔 옥 목걸이를 꺼냈다. 어렸을 때 추억이 금세 떠올랐다.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소년은 너무 인상 깊었고 심지어 지금도 항상 마음 한구석에 그가 있었고 그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다.심지어 몇 년 동안이나 나타나기를 기다렸고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그런데 공손진이 그 당시 소년임을 알았을 때 그녀는 놀라움도 기쁨도 없었고 오히려 불안하기까지 했다.어쩌면 예천우 때문이었다.예천우와 오랜 시간을 보낸 임완유는 이미 예천우가 자신의 마음속으로 완전히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심지어 당시 그 소년보다 어쩌면 더 소중한 사람이었다.처음에는 그녀도 자신의 마음을 몰랐지만 최근에 몇 차례 일어난 일 때문에 그녀는 점점 예천우를 마음속에 두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하지만 그녀는 또 예전의 그 소년과 한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닌지 걱정했다.공손진이 바로 그 어린 소년임을 알게 되었지만 임완유는 전혀 공손진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았고 머릿속에는 온통 예천우 뿐이었다.다만 예천우는 바람둥이었고 권세가 있는 사람도 아니었지만 밖에서 여자관계가 복잡했다.지금은 심지어 자신에게 해명도 하지 않고 있었다.‘진짜 너무 했어!’눈앞에 알른거리는 옥 목걸이를 보면서 몇 가닥의 그림자가 끊임없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 임완유를 골치 아프게 했다.하지만 의심할 여지가 없는 건 지금 임완유가 마음이 가는 사람은 당시의 그 소년과 지금의 예천우 뿐이지 공손진은 아예 생각지도 않았다.하지만 어떤 일에는 항상 설명이 필요했다.어쩌면 그녀는 공손진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다시는 자신을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해야 할지도 몰랐다.예전의 그 소년은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하고 싶었다.시간이 흐름에 따라 많은 네티즌의 댓글 상황은 매우 좋아졌다. 특히 진나비의 인기가 급상승했고 팬들도 엄청나게 많아졌다.이 모든 것이 예천우 덕분이었다.그래서 진나비는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겠다고
그래서 예천우는 즉시 진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만에야 진가인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가인아, 나야.”“천우 오빠!”“지금 어디야? 널 찾으러 갈게.”예천우는 직설적으로 말했다.“천우 오빠, 왜 갑자기 절 찾으려고 해요?”“네가 보기에는 왜일 것 같아? 계집애야, 옥 목걸이를 잃어버리고도 나한테 말 안 하다니. 내가 얼마나 대단한데. 어쩌면 네 목걸이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예천우의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진가인은 마음이 한결 안정되었다.“천우 오빠는 큰일을 하시는 분인데 폐를 끼칠까 봐 감히 말해주지 못했어요.”“폐는 무슨 폐야. 내가 너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면 무슨 큰일을 하겠니. 먼저 끊을게. 빨리 네 주소를 휴대전화에 보내줘.”예천우는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예천우가 그렇게 말하자 진가인은 더없이 행복했다. 어찌 됐든 예천우는 자신을 많이 챙겨주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우울했던 진가인은 기분이 아주 좋아져서 바로 휴대전화로 자신의 위치를 예천우에게 보냈다. 그녀는 방금 마음이 괴로워서 바닷가를 따라 걷던 중이었다.“누구야?”진가인이 전화를 끊자 옆에 있던 단발머리 여자가 물었다.단발머리 여자는 예쁘게 생긴 이목구비에 커다란 눈망울과 날씬하고 섹시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예전에 대학에서 4대 퀸카 중 진가인의 반에만 두 명이 있었다. 한 명은 진가인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바로 단발머리 여자 정해영이었다.다만 진가인이 더 사랑스럽게 생겼다.진가인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아는 오빠야!”“오빠?”“넌 천이 오빠 한 명뿐이라며? 어디서 난 오빠야?”정해영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그게 말이야. 말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져.”“말할 수 없는 거야? 아니면 둘이 특별한 사이야? 헤헤. 가인아, 난 너에게 숨긴 적이 없어. 그러니 너도 숨기면 안 돼.”정해영과 진가인은 친한 사이였다.“아니야. 정말 아무것도 없어. 오빠는 이미 결혼도 했어.”“뭐라고? 결혼 했으면서도 널 건드려?”“네가 생각하는 그
예천우는 잠시 멍해져 있다가 그제야 옆에 서 있는 정해영을 훑어보았다. 예쁘장하게 생긴 미인인데 진가인과 무슨 관계인지 몰랐다.진가인은 그 말을 듣고 재빨리 말했다.“해영아, 헛소리하지 마. 천우 오빠는 정말 방법이 있을 거야.”“참. 천우 오빠, 소개할게요. 제 대학 동창이자 친한 친구인 정해영이에요.”“해영아, 천우 오빠야. 예천우.”“예천우라고 했어요? 이름은 좋네요. 하지만 사람이 일을 할 때는 착실하게 하는 게 좋아요. 항상 허풍만 떨다가는 큰코다쳐요.”정해영이 쓴소리를 했다.“해영아!”진가연은 기분이 언짢았다.“헛소리하지 마. 천우 오빠는 참 좋은 분이야. 게다가 능력도 대단하고.”“좋아. 그러면 어떻게 네 옥 목걸이를 찾아주는지 지켜보겠어.”진가인이 예천우를 위해 좋은 말을 하면서 챙겨주는 것을 본 정해영은 더 이상 쓴소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천우를 가만두려 하는 것 같지 않았다.정해영은 예쁘게 생겼지만 자꾸 자신을 귀찮게 하자 예천우는 입을 열었다.“가인아, 나한테 말해 봐봐. 옥 목걸이를 어떻게 잃어버린 거야?”“아까 말했잖아요. 언제 잃어버린 것도 모른다고요.”정해영이 진가연을 대신해서 대답했다.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진가인만 아니었다면 그녀를 진작 쫓아냈을 것이다.진가인은 상황을 보자 이내 말했다.“해영아, 엄마가 찾는다 하지 않았어? 빨리 돌아가 봐. 여기는 천우 오빠가 있으니 괜찮을 거야.”정해영은 그 말을 듣고 기분이 더 나빴다.하지만 진가연이 확실히 자신이 여기에 있는 걸 불편하게 생각하자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알았어. 그럼 조심해. 다른 사람의 좋은 말 몇 마디에 속지 마. 그리고 무슨 일이 있으면 나한테 제일 먼저 전화해. 우리 정씨 집안은 대가족은 아니지만 천해 시에서는 꽤 실력이 있는 편이야.”“그래. 알겠어.”진가인은 정해영이 천우 오빠를 오해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정해영은 자신에게 항상 잘해줬고 특히 대학 시절 내내 그녀 곁을 잘 지켜줬다.정해영이 떠나자 진가인은 다
“알았어. 꼭 찾아줄게.”예천우는 그녀와 약속했고 마음속에는 살의가 가득했다.‘도대체 어느 파렴치한 놈이 가인의 목걸이를 훔쳐 간 거야? 그 자식은 뼈저린 교훈을 받아야 해. 가만두지 않겠어.’“네. 고마워요. 천우 오빠, 부탁해요.”예천우가 그녀와 약속하자 그녀의 표정은 좀 누그러졌다.다만 표정에는 여전히 많은 서운함이 있었다. 사라진 지 며칠이 지났으니 아마도 찾을 수 없을까 봐 걱정되는 모양이었다.진가인의 이런 모습을 본 예천우는 약간 망설였다. 원래 그는 진가인에게 자신의 신분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지금은 또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지금 말하면 진가인이 자신을 탓할까 봐 걱정했다.‘됐어. 일단 옥 목걸이부터 찾고 다시 얘기하자.’예천우는 즉시 진가인에게 언제 옥 목걸이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는지 물었다. 상황을 확실히 물어본 후 그는 즉시 담양에게 전화를 걸었다.요즘 진가인은 회사에 출근할 때 항상 옥 목걸이를 하고 다녔다. 비록 옥 목걸이는 옷 속에 숨겨져 있었지만 끈은 목에 걸려 있었다.CCTV를 통해 그 당시 상황을 확인 할 수 있었다.회사 건물 안과 밖에는 CCTV가 많았다.CCTV를 보면 대략 그녀가 구체적으로 언제 옥 목걸이를 잃어버렸는지 알 수 있었다.잃어버린 시간을 알기만 하면 다양한 CCTV를 통해 시간을 되돌려 진가인이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알 수 있었다.담양이 일을 처리하는 효율은 정말 높았다.불과 3시간 만에 담양은 그녀가 옥 목걸이를 잃어버린 시간대를 확인했다.예천우는 그의 말을 듣고 즉시 진가인에게 그간의 상황을 물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그동안 CCTV가 없는 지역에 있었기 때문이다.진가인은 그 말을 듣고 바로 기억을 되새기기 시작하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했다.“전 그 당시 밀크티 가게 밖에서 밀크티 한잔 마시고 잠깐 눈을 붙였던 것 같은데 다른 건 잘 모르겠어요.”예천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보아하니 그때 잃어버린 것 같아. 당장 사람을 보내 그 기간 주변의 모든 CCTV를
이튿날 아침 정해영은 일찍이 진가인을 찾으러 왔다. 그녀는 아직도 예천우가 사기꾼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이 반드시 진가인을 지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어쩔 수 없이 진가인은 천우 오빠는 절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고 말해줬다. 게다가 천우 오빠는 오늘 자신의 목걸이를 찾아준다고 알려줬다.그 말을 듣자 정해영은 진가인에게 더욱 달라붙었다. 그녀는 절대 예천우가 그렇게 대단할 수 없다고 믿었다.점심때가 되자 예천우는 진가인이 알려준 주소로 왔다.진가인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지만 그가 빈손으로 온 것을 보고 실망한 눈빛을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예천우를 위로했다.“천우 오빠, 괜찮아요. 이렇게 짧은 시간에 어떻게 옥 목걸이를 찾겠어요.”“안 돼. 누가 너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잖아.”정해영은 예천우를 가만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예천우는 정해영을 못 본 체하고 진가인에게 말했다.“가인아, 중요한 얘기가 있어. 네 친구보고 자리를 좀 비워달라고 해.”“안 돼요. 내가 왜 자리를 피해줘야 하는데요. 무슨 창피한 일을 말하려고 그래요?”정해영은 즉시 기분이 언짢았다.하지만 진가인은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해영아, 죄송한데 잠시만 나가 줘.”진가인의 진지한 모습을 본 정해영은 어이가 없었다.‘나랑은 예천우가 그냥 보통 친구라고 해놓고. 이게 어디 보통 친구야?’정상적인 연인 사이라면 몰라도 예천우라는 사람은 말도 안 되는 소리만 늘어놓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아내도 있다고 했다.진가인과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다.정해영은 진가인을 위해 예천우를 혼내 줘서 진가인을 지켜주고 싶었다.정해영이 떠나자 진가인이 물었다.“천우 오빠, 왜 다른 사람이 들으면 안 돼요?”예천우가 어떻게 자신의 신분을 알려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담양이 걸어온 전화인 것을 보고 재빨리 받았다.“천우 님, 옥 목걸이 행방을 찾았어요!”담양이 입을 열었다.“찾은 거야?”예천우는 살짝 놀랐다
그것이 바로 자신이 떨어뜨린 옥 목걸이인 것을 확인하자 진가인은 다시 잃어뜨릴까 봐 목걸이를 두 손에 꼭 쥐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 감격한 나머지 눈물을 터뜨렸다.뜻밖으로 옥 목걸이를 찾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정해영은 기뻐하면서도 예천우를 조롱했다.“어떤 사람은 그렇게 허풍을 치더니 결국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네요. 다른 사람이 주워서 가져왔으니 말이에요.”“찾았으면 됐어. 천우 오빠도 목걸이를 찾으려고 많이 노력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렇게 쉽게 찾을 수도 없을 거야.”진가인은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아직도 저 사람의 편을 들어? 가인아, 너도 말했잖아. 저 남자는 이미 아내가 있다고. 절대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안 돼.”정해영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알았다고.”진가인은 억지로 대답했다.“천우 오빠, 점심이 지났는데 아직 밥도 안 먹었으니 배고프죠? 우리 밥 먹으러 가요. 오늘은 제가 살게요.”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가인이 그렇게 여유롭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진작에 자신의 신분을 알려줬어야 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는 보육원에 불을 지른 원수가 자신의 존재를 알면 바로 찾아올까 봐 두려웠다. 그들이 자신을 찾아오는 건 전혀 두렵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 봐 신중해야만 했다.그리고 예천우는 다른 한 가지 사실이 이해가 안 갔다.‘공손진은 왜 애를 써서 진가인의 옥 목걸이를 훔쳤다가 지금 또 갑자기 돌려준 걸까?’만약 예천우의 추측이 맞다면 그가 옥 목걸이를 훔친 건 반드시 용도가 있었을 것이다. 비록 진가인이 누군가가 돌려줬다고 아무렇게나 말했는데 아마도 정말 그런 것 같았다.공손진이 아마 누군가가 옥 목걸이를 찾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스스로 돌려줬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공손진이 옥 목걸이로 무슨 짓을 했을지는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예천우의 생각에 옥 목걸이는 단지 품질이 좋은 것 외에 다른 특별한 게 없었다. 공손진의 집안에서 그런 옥 목걸이를 훔치려고 고심할 정도는 아니었다.
“역시 김희자 씨, 대단하시네요.”예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하지만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늦었어. 곧 네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김희자 씨는 꽤 자신이 있으신가 보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내기를 하나 합시다.”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나비 회사에 투자할 돈이 2조 원이라 했지. 마침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호구가 있군.’“내기?”“네. 만약 제가 백도훈을 이기면 당신이 저에게 2조를 주는 거예요.”“뭐라고? 2조 원?”김희자는 마치 헛소리를 들은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자식아, 넌 2조 원이 얼마나 되는 돈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대체 뭘 걸고 나랑 내기하겠다는 거지?”“제 목숨을 걸죠. 만약 제가 지면 제 목숨은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풋, 네 목숨 따위가 2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김희자는 조롱하듯이 크게 웃었다.‘저 하찮은 녀석의 목숨이 감히 2조 원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나 하고 있네.’“그럼 내기는 취소하고 그냥 싸우죠.”예천우는 무심하게 덧붙였고 그때 김희자의 눈이 반짝 빛났다.“안 돼! 내기할 거야.”예상대로였다.김희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좋아. 네가 제안한 거니까 우리가 지면 2조 원을 주지. 하지만 네가 지면 네 목숨은 내 마음대로 할 거야!”“형수님, 그건...”백도훈이 당황하며 말하려 했지만 김희자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걱정할 것 없어. 난 널 믿어.”김희자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겨우 저런 풋내기 녀석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화경 초급의 경지인 백도훈을 이길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건 단순한 구두 약속일 뿐이었다.‘설령 진다고 해도 안 주면 그만 아닌가? 반면 이기기만 하면 이놈을 내 손으로 철저히 짓밟을 수 있어.’백도훈도 속으로는 난감했지만 어차피 말뿐인 내기였다.결국 그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입을 다물었다.“좋아요. 저는 이미 녹음
진 서장은 이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 김희자란 여자는 도대체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감히 경찰을 이렇게 무시해?’그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꾸짖으려 했지만 그때 예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진 서장님, 이분들이 이렇게 싸우고 싶어 하시니 그냥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어떨까요?”그러면서 그는 백도훈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백도훈 맞지? 네가 원한다면 우리 한 번 겨뤄보자. 단 우리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책임은 각자 지는 걸로 하자.”백도훈은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김희자가 재빠르게 끼어들었다. “좋아. 이건 네가 먼저 제안한 거야. 네가 죽어도 우리 탓이 아니라고.”백도훈은 순간 멍해졌다.‘형수, 이건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 싸우는 건 내가 해야 하는데 왜 형수님이 저렇게 큰소리를 치는 거야?’그는 신중한 성격이라 예천우를 계속 살펴보고 있었으나 보면 볼수록 상대를 쉽게 볼 수 없었고 오히려 점점 더 경계심이 커졌다.다행스럽게도 그때 진 서장이 단호하게 말했다.“안 돼요. 싸우더라도 경찰서 안에서는 절대 피를 보거나 사상자가 나오는 일은 허락할 수 없어요.”그러자 김희자는 불만스럽게 소리쳤다. “그럼 밖으로 나가서 하면 되잖아?”“좋아요.”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백도훈은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이제 진짜 피할 수도 없게 됐네...’진 서장은 김희자가 계속하여 억지를 부리자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러나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요. 당신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안전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당연하죠.”김희자는 확신에 찬 듯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별일 없을 거야. 우리는 말이지. 저놈은 박살 나겠지만 말이야.’진 서장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주변 경찰들에게 지시했다.“너희들도 각자 할 일에 집중해.”경찰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장님의 명령을 따랐다.그들이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
유은수가 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경찰들이 곧바로 대표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린 후 들어온 경찰은 자기 신분을 제시하며 말했다.“유은수 씨, 당신은...”그 말을 듣는 순간 유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어, 어떻게 된 일이...’‘설마 완유가 나를 경찰에 신고한 건가? 날 잡으라고 한 거라고? 어떻게 딸이라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내가 엄마인데 이렇게 잔인하고 천인공노할 짓을 하다니.’그녀는 겁에 질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떨었다.하지만 유은수는 사건의 실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그녀에게 생소한 일이었다. 사실 이런 규모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했다.비록 수갑은 채우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사실은 금세 큰 화제가 되었다. 회사 직원들은 곧 유은수가 저지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온라인에서 우리 임 대표님을 험담하던 사람이 그게 유 대표님이라던데?”이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평소 유은수를 좋게 보지 않았던 이들도 그녀가 이런 짓을 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특히, 임완유를 충직하게 따르던 직원들과 오래된 직원인 하문은 이 사실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이런 사람 밑에서 일해서 내가 뭐가 되겠어?’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임완유는 전화를 받지 않자 하문은 얼굴에 쓴웃음을 지었다.‘아마도 임 대표님은 유 대표님이 화를 내실까 봐 전화기를 끄고 있었던 거겠지.’사실, 임완유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을 뿐이었다.‘차라리 이렇게 안 보는 게 속 편해.’임완유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복잡한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양서은은 미안한 마음에 말을 건넸다.“임 대표님, 죄송해요. 다 제 탓이에요.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런 얘기 할 필요 없어요. 서은씨가
이 상황에 임완유는 조금 갈등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비법을 정말로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화장품의 재료 비법을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 지어라는 말은 예천우가 했지만 임완유는 그의 속마음을 잘 이해했다. 사실 예천우는 비법을 지금이 아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유은수는 임완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완유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임씨 가문을 위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엄마, 그게 무슨 뜻이죠?”“별것 아니야. 그냥 내 추측일 뿐이야. 천우 말이야,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 그런데 비법을 이렇게 꼭 쥐고 놓지 않는 거 보면 일부러 그런 거 아니겠어?”“난 그렇게 생각해. 천우가 일부러 너를 막고 있는 거야. 네가 지금 설령 회사에 남아 있더라도 언제든지 비법을 손에 쥐고 너랑 거래할 것 같아.”유은수의 말에 임완유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실 비법을 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엄마 말대로라면 천우는 분명히 저에게 비법을 주지 않겠죠. 그럼 저를 찾아서 뭐 하겠다는 거죠?”“그게...”유은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실 자신이 말한 대로라면 지금은 예천우에게 의존하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걸 알았다.‘내가 괜한 말을 했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거야.’그제야 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웬만해서는 주지 않겠지만 네가 미인계를 쓰면 통할지도 몰라. 어차피 너희는 이미 다시 사귀고 있잖아. 임씨 가문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노력해 봐.”“미안하지만 엄마, 난 그런 걸 잘 못해요.”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정말 비법을 원하는 거라면 엄마가 직접 천우에게 전화해서 달라고 하세요! 왜 제가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임완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엄마는 정말 너무해. 천우가 얼마나 엄마를 위해 좋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지 알면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