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우가 자진해서 함께 가자고 하자 진가인은 당연히 속으로 기뻤다. 특히 최근 며칠에 힘든 일을 겪고 나니 그녀도 예천우와 함께 있고 싶었다.커플이 되지 못하더라도 예천우와 가끔 함께 할 수 있어도 그녀는 만족했다.하지만 정해영은 즉시 쓴소리했다.“당연히 안 되죠. 동창 모임인데 천우 씨는 우리 동창도 아니면서 왜 가시려고 하는 거죠?”“안 되기는 왜 안 돼. 남자 친구나 남편이 함께 못 간다는 규정도 없잖아?”정해영의 말에 진가인은 즉시 반박했다.“그럼 저 남자가 네 남자 친구야? 아니면 네 남편이야?”정해영은 차갑게 되물었다.진가인은 얼굴을 붉히며 입을 다물었지만 예천우가 오히려 대답했다.“남자 친구인 척할게요.”“시치미를 떼고 있네요. 제가 보기에는 당신이 우리 가인에게 엉큼한 생각을 품고 있는 게 분명해요.”“정해영!”진가인은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천우 오빠는 네가 생각한 그런 사람이 아니야. 정말 그런 생각이 있었다면 진작에 했을 거야.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고.”그 말을 하고서야 그녀는 자신이 잘못 말했다는 걸 알아차리고 얼굴이 더 붉어졌다.정해영은 놀라서 얼굴이 굳어졌다.‘가인이가 미쳤나 봐.’뜻밖에도 가인이 유부남을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본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의 인상 속의 가인은 순결하기에 그지없었다. 그래서 정해영은 모든 분노를 예천우에게 쏟아내면서 그를 노려보았다.예천우는 더 이상 대꾸 하기 싫었다. 그는 아무튼 진가인만 신경 안 쓰면 되었다.진가인에 대해 그는 항상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특히 이번에 옥 목걸이를 잃어버렸고 진가인이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자 그녀가 천이 오빠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렇게 괴로워하는 그녀를 보고도 예천우는 그녀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그래서 예천우는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걸 참을 수 없었다.시간은 그렇게 1분 1초 지나서 저녁이 되어 갔지만 임완유는 예천우가 여전히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정해영도 그 말을 듣자 즉시 말했다.“뭐 하려는 거예요. 혹시 이혼하고 우리 가연이를 쫓아다니려는 게 아니죠?”“해영아!”예천우가 입을 열기도 전에 진가인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그래. 그만할게.”정해영도 진가인의 그런 모습에 놀라서 마음속으로 예천우를 더욱 미워했다.그녀는 오늘 밤에 아무 능력도 없고 단지 얼굴만 잘생긴 예천우를 망신을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예천우에게 그는 진가인과 전혀 어울리지 못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오히려 예천우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괜찮아. 가인아, 어디서 보기로 했어? 이제 곧 6시가 다 되어가는데. 빨리 이동해야 하지 않겠어?”“제 기억엔 저녁 7시 30분에 왕해루에서 보기로 한 것 같아요.”진가인은 정해영을 힐끗 쳐다보면서 말했다.그러자 정해영은 고개를 끄덕이었다.“알았어. 그러면 지금 가자.”예천우가 말했다.예천우가 대수롭지 않게 대하는 태도를 본 임완유는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예천우가 앞에 없어서 다행이지 있었다면 뺨이라도 몇 대 때릴 것이다.그가 지금 누구를 믿고 저렇게 오만방자하게 굴고 자신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지 궁금했다.‘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넌 방금 산에서 내려온 시골 사람일 뿐이야. 설령 능력이 좀 있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날 좋아하는 남자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는 거야? 다른 사람은 됐고 공손 가문의 도련님인 공손진은 매번 저렇게 주동적으로 날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걸 봤으면서도... 어떻게 지금 나랑 이혼하려는 말이 나와? 그래 좋아. 이혼하면 했지. 후회하지 마!’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침 공손진의 전화가 왔다.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임 대표님, 아직도 바쁘세요?”공손진의 소리를 듣자마자 임완유는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알아차렸다.원래 그녀는 공손진이 초대한 만찬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예천우가 일단 자신을 그렇게 무시했고 공손진에게 확실히 설명해 줄 필
왕해루는 등불이 휘황찬란했다.입구 주차 구역에는 많은 고급 차가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식당은 보통이 아니었다. 여기서 손님을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은 일반 부자가 아니었다.이때 식당으로 20여 명의 남녀가 도착했다. 그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신기한 듯 놀란 표정으로 두리번거렸다.가장 선두에 선 남자의 화려한 옷차림과 당당한 외모를 보아서는 꽤 매력적이었다.그의 이름은 고유상이었고 이번 모임의 출자자였다.그의 곁에는 아주 예쁜 여자가 있었다.그 여자는 긴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옅은 메이크업 아래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두 사람의 뒤를 따라다니던 반장 주우진이 큰 소리로 말했다.“봤지. 이곳이 바로 우리 천해 시의 4대 명루 중 하나인 왕해루야. 이곳은 결코 보통 장소가 아니지. 간단하게 한 끼를 먹어도 거뜬히 200만 원이 넘는대. 예전에 너희는 한 번도 여기서 밥을 먹어보지 못했을 거야. 오늘 정말 유상 형님의 덕을 본 셈이지. 아니면 평생 기회가 없을 거야.”“그러네. 오늘 정말 유상 형님에게 고마워야 해. 형님이 아니면 난 감히 이곳에 오지도 못했을 거야.”“하하. 나도 그래. 이따가 들어가서 유상 오빠께 잘 감사드려야겠어.”“참. 반장. 넌 유상 형님과 무슨 사이야?”“우린 당연히 친한 사이지. 유상 형님께서 날 많이 돌봐준 덕에 지금 편하게 살 수 있는 거야. 유상 형님께 잘 대해드리면 너희들도 크게 성공할 거야.”“...”그러자 많은 사람이 너도나도 잇달아 고유상에게 아부했다. 많은 여자도 고유상의 곁에 있는 장미연을 보며 부러워했다.역시 선생님은 동작이 매우 빨랐다. 고유상의 집안이 부자가 되자 바로 기회를 잡았고 지금은 고유상의 여자 친구가 되었다.당시만 해도 학교에서 가장 순결하고 아름다웠고 누구의 고백도 들어주지 않았던 장 선생님이 결국에는 돈의 매력에 넘어갔다.그들은 당시 장 선생님은 고유상을 가장 싫어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특히 고유상이 자꾸 진가인을 괴롭혔기에 장 선생님은 불
바로 그때, 그는 한 사람을 보았다. 바로 양회장이 말하던 혹시 만나면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예천우였다.매니저는 몸이 약간 움찔했다. 예천우가 이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예천우와 두 여자는 좀 늦게 도착했고 들어오자마자 정해영은 동창들이 전부 이곳에 모여 있는 걸 발견했다. 아마도 룸이 없는 모양이었다.그래서 그녀는 저도 모르게 앞으로 비집고 나가서 상황을 물었다.진가인도 따라오자 예천우도 뒤에 자연스럽게 나타났다.정해영이 물었다.“무슨 일이야?”“다른 사람이 우리가 예약한 룸을 차지했어. 그래서 우리더러 홀에 앉으래.”한 동창이 설명했다.고유상은 정말 조급해 났다. 그는 자기 체면이 깎이는 걸 용서할 수 없었다. 특이 오늘 자신의 위엄과 패기를 맘껏 뽐내고 싶었다. 그럴 마음이 없었다면 장미연을 사람들 앞에서 자기 여자 친구가 되어달라고 협박하지 않았을 것이다.원래는 장미연에게 학창 시절의 복수를 하고 지금 자기 능력을 자랑하고 동창들의 존경스러운 눈빛을 받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지금 체면이 깎일 대로 깎였다.“매니저님, 체면을 좀 챙겨주세요. 우리 고씨 가문은 천해 시에서도 꽤 많은 사업을 벌리고 있어요. 앞으로도 협력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게다가 저는 소씨 가문 사람들과 아주 가까운 사이예요.”고유상은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사실 매니저는 그의 말을 들을 겨를이 별로 없었다. 그의 시선은 오직 예천우만 주시하고 있었다. 예천우가 확실히 함께 온 두 여자와 말을 주고받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그러자 매니저는 안색이 급변했고 재빨리 입을 열었다.“잠깐만요. 위층에 최고급 귀빈을 접대하기 위해 남겨둔 VVIP 룸이 하나 있는데 그곳으로 모실게요. 절 따라오세요.”매니저가 갑자기 이렇게 변하자 고유상은 어리둥절했다.다른 사람은 말할 것도 없었다.하지만 고유상은 이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맙습니다. 매니저님.”그리고 그는 동창들을 데리고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룸 안의 호화로운 인테리어
“진가인, 옆에 남자는 누구야?”고유상은 원래 진가인을 찾고 싶었지만 졸업 후 연락이 끊겼다. 하지만 오늘 스스로 찾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고유상은 그녀의 곁에 있는 예천우를 발견했다.진가인은 멈칫 놀라서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저의 이름은 예천우라고 해요. 진가인의 남자 친구죠!”그 말을 들은 고유상은 안색이 급변했다.오랜 시간 동안 진가인을 만나지 못했지만 고유상은 줄곧 그녀를 잊지 못했다. 오늘은 원래 동창들의 앞에서 자신을 한껏 뽐내려고 준비한 자리였는데 이곳에 진가인이 나타날 줄은 몰랐다.고유상은 화를 가까스로 참고 웃으며 말했다.“가인아, 사실이 아니지? 아무리 눈이 멀었다고 해도 남자 보는 안목이 전혀 없으면 어떡해?”예천우는 이 말을 듣고 정말 유치한 녀석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진가인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속으로 은근히 기뻤고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고유상이 그렇게 심한 말을 하자 그녀는 바로 반박했다.“고유상, 말조심해. 천우 오빠는 보통 사람이 아니야. 나보다도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춘 남자야.”“허허. 가인아. 아무리 네 남자 친구의 체면을 세워주고 싶어도 그렇지. 너무 과한 게 아니야?”“이런 남자는 유상 오빠는 말할 필요도 없고 내가 천하 그룹에서 일하는 남자 친구와도 전혀 비교가 안 되지. 너무 쓰레기 같아.”그때 옆에 있던 요염하게 생긴 여자가 입을 열었다.그녀의 이름은 유미령. 비주얼이나 몸매는 아주 훌륭했다. 지난번에도 그녀가 임완유의 앞에서 천하 그룹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는 자기 남자 친구가 엄청 대단한 사람이라고 허풍을 떨었다.“미령아, 너도 그렇지. 어떻게 저런 쓰레기를 함부로 유상 형님이랑 비교할 수 있어. 그건 유상 형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옆에 있던 반장 주우진이 재빨리 말했다.정해영은 고개를 내저었다. 자신이 알던 반장도 예전에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지금 이렇게 변했을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녀는 당연히 예천우
고유상은 자신의 행동이 전혀 창피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었다.“장미연, 모두에게 말해봐. 넌 내 노예라고.”그러자 장미연의 얼굴은 무척 난감했고 눈에는 굴욕적인 눈물로 가득찼다. 하지만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저는 유상 오빠의 노예 맞아요.”“장 선생님! 그런 말씀 하실 필요 없어요.”진가인은 급한 어조로 말했다.“혹시 무슨 어려움이라도 있으세요? 저한테 알려줘요. 우리가 도와드릴게요.”진가인은 자신한테 방법이 없더라도 못 하는 게 없는 천우 오빠라면 분명히 장 선생님을 구해줄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다.지난번 식당에서 일어난 일, 그리고 예전의 많은 일을 통해 그녀는 천우 오빠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장미연은 진가인을 바라보며 뭔가 말하려다 다시 꾹 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가인은 학창 시절에도 돈도 권력도 없었으니 지금 남자 친구도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자신은 2억 원이 넘는 돈이 필요한데 말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허허. 도와주고 싶어? 진가인, 큰돈을 벌었나 봐?”고유상이 담담하게 물었다.“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장 선생님, 돈 문제에요? 얼마면 돼요?”진가인이 즉시 물었다.“진가인,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 너 같은 가난한 사람이 거지 같은 남자 친구를 사귀었으니 너한테 말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 만약 나처럼 천하 그룹의 매니저 남자 친구라도 있었으면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를 텐데. 안타까워. 넌 정말 남자를 보는 눈이 없어.”유미령은 진가인을 보며 비아냥거렸다. 그와 동시에 또 한 번 자기 남자 친구의 신분을 입 밖에 꺼냈다. 오늘만 이미 8번째였다.아쉽게도 오늘 그녀의 남자 친구는 회사 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반드시 가장 주목 받는 여자가 될 것이다.예천우는 유미령이 한 말이 듣기 싫었기에 눈살을 찌푸리고 담담하게 말했다.“남자 친구분이 그리 대단해요?”“물론이죠. 제 남자 친구는 천하 그룹 구매 부서의 매니저이죠.
모든 사람이 그를 믿지 않았다. 그를 믿는 건 오직 진가인 뿐이었다.그녀는 실력 있는 천우 오빠라면 전적으로 믿고 싶었다.많은 사람의 비웃는 시선을 본 예천우는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아주 좋아요. 당신 남자 친구는 당신 같은 여자 친구가 있어서 자랑스러울 거예요.”“물론이죠. 전 진가인처럼 아무것도 없는 쓰레기 같은 남자를 찾지 않아요.”사람들은 고유상이 돈 많은 것만 알고 있었고 게다가 오늘 모임은 그가 돈을 낸다고 했으니 모든 사람의 시선은 전부 고유상에게 쏠렸다.하지만 지금은 남자 친구 때문에 유미령이 여러 사람의 주목을 받자 그녀는 매우 흐뭇했다.예천우가 무슨 짓을 하든 그녀는 걱정하지 않았다.‘천하 그룹의 대표에게 전화한다고? 웃기고 있네. 대표님이 어떤 신분인데. 수많은 사람이 그분을 만나고 싶어 해도 만나지 못하는데. 그분에게 전화한다는 건 절대 불가능해.’예천우가 쉽게 실현할 수 있는 말을 했다면 그녀는 그래도 조금 걱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담 대표에게 전화한다고 했으니 정말 우스웠다.그 순간 예천우의 전화가 통했다.“천우 님!”담양은 회의 중이었으나 예천우의 전화를 보고 바로 회의를 중지시키고 전화를 받았다.회의 중이던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담양은 회사 룰을 칼 같게 지키는 사람이었고 게다가 그가 이렇게 다른 누구한테 공손하게 대하는 모습은 난생처음이었다. 그것도 전화 한 통뿐이었다.“천하 그룹에 홍무라는 매니저가 있어?”예천우가 입을 열었다.담양은 안색이 조금 변했다. 예천우의 차가운 말투를 봐서는 홍무가 무조건 예천우를 건드린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즉시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여러분은 홍무라는 분을 알아요?”오늘 회의에는 그룹의 모든 중, 고위급 직원들이 전부 참석했다. 홍무도 바로 회의실 맨 뒤에 앉아 담 대표의 회의 내용을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자기 이름을 말하자 그는 떨리는 두 다리로 재빨리 일어나서 말했다.“저, 접니다!”담양은 홍무라는 사람이 있다
고유상의 말에 대해 정해영도 동의했다.하지만 진가인은 차가운 시선으로 고유상을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우선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지는 나의 일이기에 너희는 참견하지 마.”진가인의 이 말은 정해영에게도 들려주는 한마디였다.“그리고 저는 천우 오빠를 믿어. 무슨 말을 하든 다 믿어.”정해영은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가인아, 일이 이렇게 되었는데도 아직도 예천우를 믿어?”“물론이지! 그리고 해영아, 다시는 천우 오빠한테 뭐라 하지 마. 네가 계속 그렇게 나오면 우리는 이제 친구도 할 수 없을 거야.”정해영이 심하게 했던 말에 진가인은 단단히 화가 났던 모양이었다.정해영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 진가인이 이 나쁜 남자 때문에 자신과의 우정도 마다하고 이렇게 심한 말을 하자 정해영도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입만 열면 죄다 헛소리인 남자 때문에 우리 우정을 버리려는 거야?”“천우 오빠는 헛소리 한 적이 없어.”진가인이 반박했다.“그래. 네가 저 남자를 믿는다고 했지. 그러면 내기하자. 내일까지 유미령의 남자 친구가 신고당했다면 난 저 사람이 말했던 모든 것을 믿을게. 그리고 다시는 너랑 저 남자가 함께 있는 걸 막지 않을게. 하지만 내일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이후에 영원히 저 사람을 만나지도 마. 내기할 수 있어?”정해영이 큰 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진가인은 살짝 망설였다. 비록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어떤 일은 그리 빨리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봐 걱정했다.그때 예천우가 말했다.“내기는 해도 되는데 시간은 좀 바꿔야 해요.”“쳇. 이미 신고도 했다면서요. 게다가 대표님께 직접 전화했다는 사람이 하루면 충분하지 않아요? 설마 지금 몇 달, 몇 년의 시간을 달라고 하는 거예요?”정해영이 쓴소리를 했다.“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요. 제 말뜻은 굳이 내일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에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저 여자의 남자 친구는 끝장났어요.”“뭐라고요? 오늘 밤? 천우 씨, 정말 허풍을 떠는 재
그리고 그들이 제시한 조건은 매우 높았다. 4억 원의 직접 서명 보수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의 대우도 임연 그룹보다 훨씬 좋았다.그 이유 중 하나는 최근 루루 화장품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하문이 과거에 쌓은 성과 덕분에 매우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고 전부 완곡하게 거절했다.“헤드헌팅 회사라... 이렇게 빨리 누가 연락을 해왔어요?”예천우가 웃으며 물었다.“저도 예상치 못했어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천우 씨 덕분이에요. 천우 씨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그러자 하문이 대답했다.“그건 아니죠. 모든 건 하문 씨 능력 덕분이죠. 어떻게... 다른 회사로 옮길 곳은 생각해 봤어요?”“아직은 아니에요. 사실 마음이 좀 아프고 섭섭해요.”하문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녀는 졸업하고 바로 임연 그룹에 들어갔고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며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다.“그렇군요. 그럼 하문 씨는 지금 당장 일을 찾지 말고 예전에 받던 월급 그대로 제가 계속 지급해 드릴게요.”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아, 천우 씨, 그게 무슨 뜻이에요?”하문은 잠시 멈칫하며 물었고 그녀는 얼굴이 조금 빨개지며 예천우가 자신을 밖에서 조건 만남을 하는 건가 싶었기 때문이다. 자기 외모와 몸매로 봤을 때 그런 일이 있을 수는 있지만 예천우는 그동안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런 건 아니에요. 임연 그룹은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될 거예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하자 하문은 잠시 놀랐다가 곧 기쁜 표정으로 대답했다.“정말요? 그렇다면 천우 씨가 월급을 줄 필요는 없겠네요. 그동안 제가 꽤 벌었으니까요. 그러니 이 정도는 괜찮아요.”“그건 안 돼요. 임연 그룹에 그렇게 충실한 하문 씨인데... 우리가 그렇게 냉대할 수는 없죠. 하문 씨는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어요. 우리에게도 돈은 부족하지 않으니까요.”“알겠습니다. 고마워요. 천우 씨, 임 대표님께도 고맙다고 전해주세요.”“천만에요.
김희자는 백강호가 힘들게 모은 1조 8,000억을 도저히 내줄 수 없었다.계속해서 미루기만 했지만 이제는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때 백강호는 절정 노조와 연락을 취하고 모든 상황을 말했다.그래서 김희자는 큰 결심을 했다.‘이 돈은 절대 내놓지 않을 거야.’하지만 돈을 내놓지 않는다고 해서 자기 손에 두고 있을 수는 없었다. 돈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백강호가 반드시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김희자는 기발한 방법을 떠올렸다.먼저 돈을 자신의 친정 사촌 동생인 왕철수에게 넘기기로 했다.왕철수는 그 큰 액수를 보고 깜짝 놀라며 반드시 잘 보관하겠다고 약속했다.김희자는 동생이 돈을 갚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았다. 그게 어차피 자기 동생이고 또 백씨 가문의 돈이기 때문에 왕철수가 감히 건들지 않을 것이다.실제로 돈을 넘긴 후 김희자는 백강호가 계좌를 확인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다행히 돈을 넘겼음을 확인했다.김희자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더 이상 걱정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염려를 놓을 수는 없었다.그날 오후 절정종에서 부종주가 직접 와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했다.그러자 김희자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됐어. 이제 정말 문제없을 거야.”그녀는 자신이 너무 똑똑하게 처신했다고 생각했고 이번에는 큰 일을 해냈다고 느꼈다.하지만 김희자는 백강호에게 서프라이즈를 선사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백강호에게 이렇게 말했다.“돈은 이미 넘겼어요. 바로 넘겼습니다.”“그래. 그럼 다행이네.”백강호는 그때 계좌를 확인했기 때문에 별로 묻지 않으려 했다. 그걸 확인하고 바로 처리했다고 하니 다시 물어볼 일이 아니었다.‘다행이라고? 절정종의 부종주가 온다는데 오빠는 뭘 더 걱정하는 거야? 아무리 용문이 대단하다고 한들 절정종과는 안 될 거야. 당신은 이제 내가 얼마나 똑똑한 여자인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백강호가 자신이 아직 1조 8,000억을 보내지 않은 사실을 알고 그가 얼마나 기쁘게 반응할지 떠올리며 얼굴에 흥분을
“스스로 잘 생각해 봐!”이 말을 들은 이신향의 표정이 잠시 경직됐다. 며칠 전만 해도 그녀는 전혀 몰랐지만 사람들이 말하길 백성 그룹의 배경은 매우 강력하다고 했다. 백씨 가문은 지금 동성의 4대 가문 중 하나일 뿐 아니라 그들의 과거도 굉장히 충격적이고 한때 지하 세력의 제왕으로 불리던 가문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돌아간 이신향은 바로 유사라를 부르더니 그 얘기를 꺼냈다. 유사라는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절대 그럴 수 없어요!” 이신향은 사실 이미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 그래서 유사라에게 그 사실을 말한 것뿐이었다.두 사람은 결국 회사를 떠날 결심을 했지만 서로에게 알리지는 않기로 했다. 만약 그들이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할지도 모르니까 서로 직접 떠나기로 한 것이다. 두 여자는 예천우에게 도움을 청할지 고민했지만 결국 그녀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곳은 결국 성도이기 때문에 이 일이 크게 번지면 4대 슈퍼 가문 중 하나인 백씨 가문과 얽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럴 일은 피하자고 결정했다. 이렇게 큰 성도에서 둘이 자리를 바꿔 숨어 있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일이었다.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도성욱이 와서 한마디 했다. 그러자 이신향은 그저 생각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퇴근 후, 두 여자는 즉시 자리를 떠났다. 예천우는 이 모든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난 뒤 집으로 돌아갔고 절정 노조는 그를 따라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지 않았다.예천우는 하루 동안 특별한 일이 없었고 천상 그룹에 들러 임완유를 만났다. 그녀는 상태가 괜찮아 보였고 유은수 사건 때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임완유가 괜찮으니 예천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제 백씨 가문을 찾아가서 나머지 1조 8천억을 받아오자고 결심했다.시간이 점차 다가오자 백강호와 다른 사람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절정 노조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칠색 연꽃을 잃었다는 보고가 올라갔고 절정종에서는 중요한 인물이 백씨 가문으로 올 거라고 말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도성욱은 잠시 멈칫했다. 이신향이 매일 유사라와 함께 다니는 걸 봤을 때 혹시나 여자끼리 사귀는 건가 싶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자신을 속이는 거겠지 하며 냉소적으로 말했다.“나를 바보로 보냐?”“정말 아니에요.” 이신향이 급히 부인했다.도성욱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러면 이렇게 말할게. 내 위치가 곧 올라가. 네가 나와 함께 하기로만 하면 매니저 자리 바로 네 거야. 그때 가면 돈과 지위 다 가질 수 있어.”“하지만 저는 진짜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요.”“정말 확실하냐? 넌 내가 데려온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라. 내가 언제든지 네가 바로 나가게 할 방법은 있지.”그러자 도성욱이 성을 내며 위협했다.이신향의 얼굴이 변했다. 집에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급하게 일자리를 찾는 거였지만 그녀는 유사라와 달리 일자리가 꼭 필요했다.하지만 이런 제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신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도성욱은 화를 내며 다른 생각을 했다.‘채 총괄이 말한 것처럼 내가 이 일을 잘 처리하면 새로운 총괄의 자리는 내 것이라고 말이야.’도성욱은 곧바로 말했다.“그래. 네가 나랑 함께 있고 싶지 않다면 억지로 시키진 않을게. 하지만 한 가지 일은 반드시 처리해야 해.”“무슨 일이죠?”이신향이 물었다.“채 총괄을 만나본 적 있냐?”“네!”판매 부서의 큰 상사인 채 총괄은 이신향이 당연히 만난 사람이었고 다만 조금 음흉한 인상이라 불쾌하게 느껴졌다.“그런데 채 총괄이 유사라를 좋아하더라.”“그게...”이신향은 도성욱의 말을 듣고 바로 그 뜻을 깨달았고 급히 말했다.“유사라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어요.”“남자 친구? 나는 몰랐네.”도성욱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정말이에요. 유사라 남자 친구가 오늘 천해시에서 왔어요. 사실 그 사람을 만난 덕분에 시간이 좀 지체된 거예요.”이신향은 매우 빠르게 반응했다.“그래. 나는 그런
이신향은 살짝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사라 씨, 이제 곧 출근 시간이네요. 빨리 갑시다. 늦으면 안 돼요.”“아, 맞네요.”유사라는 정신을 차리고 나서 사실 떠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말했다.“천우 씨, 그럼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우리 연락해도 될까요?”“당연하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 주세요!”예천우는 백성 그룹이 백강호의 그룹이라 분명히 복잡한 회사일 거라고 생각하며 친분을 쌓았으니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화로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마워요. 천우 씨!”“그럼 저도 고마워요. 천우 씨.”이신향도 웃으며 대담하게 말했다. 같은 회사도 아니니 유사라가 예천우를 다정하게 부르는 걸 보니 너무 부럽다고 생각했다.자기도 예천우를 천우 씨라고 부르고 싶었다.예천우는 잠시 놀랐지만 하나의 호칭일 뿐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두 여자는 그곳을 떠났고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걸 보니 기분이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시간이 늦어져서 결국 조금 늦었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매니저인 도성욱이 다가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회사에 온 지 며칠 안 됐는데 벌써 지각하다니.”“죄송해요. 선배님. 오늘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어요. 오래된 지인을 만나서 잠시 시간이 걸렸어요.”이신향이 서둘러 설명했다.도성욱은 바로 이신향에게 회사를 소개해 준 선배였고 판매 총괄인 채 사장과 일을 함께하는 사람이었고 권한도 매우 컸다.그리고 이신향은 그곳에서 판매 팀장으로 일하며 20명 정도의 팀을 관리하고 있었고 게다가 유사라와 함께 일했기에 수입도 나쁘지 않았다.“무슨 오래된 지인이길래 일도 안 하는 거야.”도성욱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게...”“됐어. 이번에는 내 후배니까 봐주겠어. 하지만 다음엔 절대 그런 일 없도록 해.”“알겠습니다. 선배님!”“감사합니다. 매니저님!”유사라도 바쁘게 말했다.두 사람은 대화 후 자리를 떠나려고 했고 이때
“정말 그렇죠. 이건 완전히 엉망이에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망하는 건 시간문제예요.”이신향이 크게 불평했다.“맞아요. 천우 씨. 임 대표님께 말해서 설득 좀 해주세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정말 망할 거예요.”유사라도 바쁘게 덧붙였다.“설득? 설득은 무슨. 차라리 회사가 망하는 게 나아요. 그 늙은 여자는 자기가 얼마나 틀렸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요.”“그렇지만 이 회사는 임 대표님의 피와 땀의 결과물인데요.”유사라가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이신향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예천우의 능력이라면 회사 구하는 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하지만 사실 그녀는 회사가 빨리 망하길 바랐다. 그리고 그 늙은 마녀가 어떻게 후회할지 보고 싶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완유는 이미 회사에서 떠났고 주식도 남기지 않았어요. 더 이상 회사에 아무런 영향력도 없어요.”“아...”두 여자는 잠시 멈칫했다. 많은 소문이 있었지만 그녀들은 그것을 잘 믿지 않았었다.‘그럼 소문들이 다 사실이었다는 말이야?’“천우 씨, 임 대표님은 정말로 쫓겨난 거예요? 그리고 유 대표가 임 대표님을 음해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유사라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럴 리 없을 거야. 천우 씨가 있으니까 그럴 리 없을 텐데.’이신향도 예천우의 능력을 알기에 이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쫓겨난 건 아니고 그냥 완유가 스스로 물러난 거죠. 그러니까 임연 그룹의 일은 이제 완유에게 말하지 마세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유은수가 원하는 대로 하게 둬야 한다는 뜻이었다.어차피 임연 그룹이 없어져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만약 임완유가 정말 신경 쓴다면 언제든지 임연 그룹을 부활시킬 수 있었다.“그래도 천우 씨의 능력이라면 유 대표를 정리하는 건 금방일 거예요.”이신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지만 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대화를 조금 더 나눈 후 바로 물었다.“지금 어디서 일하고 있어요?”“백성 그룹이요!”이신향이 대답
두 여자는 매우 아름답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몸매도 돋보였고 피부도 하얗고 부드러웠다. 그녀들의 길고 얇은 다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이신향과 유사라... 이 두 사람이 여기서 왜... 만약 출장을 온 거라면 둘이 이렇게 함께 아침을 먹을 곳은 아닐 텐데.’예천우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근처에 큰 호텔은 보이지 않았다.혹시 이 작은 가게가 꽤 유명한 곳인가? 사람들이 찾아온 건가?하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어쩌면 자신이 너무 집중해서 봤던 탓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때 이신향이 그의 시선을 알아챘다.이신향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고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예 대표님!”“예 대표님?”유사라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신향의 시선이 가는 곳을 따라가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천우 씨!”하지만 기쁨에 찬 목소리와 달리 그녀는 그리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사실 그녀가 이신향과 함께 성시에 온 이유는 예천우 때문이었다.지난번 온라인 소동을 보고 유사라도 그를 응원했었지만 그녀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 쉽게 묻혀버렸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예천우가 그리워졌고 한 번도 그와 연락할 수 없어서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했다.그녀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예천우의 여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를 마주하게 되자 그녀는 부끄러움을 느꼈다.예천우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앉아 있던 네 명용 테이블을 보며 말했다.“여기 왜 있는 거죠? 와서 같이 앉아서 먹어요.”이신향은 즉시 일어나서 유사라를 끌어당겼다. 사실 그녀들은 거의 다 먹었지만 곧장 그곳으로 와서 앉았다.유사라는 얼굴이 빨개지고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이신향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천우 씨,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어요.”“그렇네요. 두 분은 여기서 아침 먹으러 오신 거죠? 출장 오신 건가요?”예천우는 의아해하며 묻자 이신향은 즉시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유사라도 그 일에 대해 매우 화가
원성희는 그 말을 듣고 지하 주차장에서의 그 장면이 떠올랐다. 얼굴이 빨개졌지만 곧 예천우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생각하며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 도련님의 신공은 정말 대단하시니... 농담은 그만두세요.”“하하...” 예천우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제 저를 모르는 척하실 건가요?”“예 도련님, 그건 농담일 뿐이에요.”원성희는 급히 말했고 원현주는 조금 놀랐다.평소 대담하던 동생이 오늘은 얼굴이 빨개져서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걸 보니 좀 의아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동생이 예천우보고 자신을 누님이라고 부르게 된 점이었다.예천우는 웃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어머니를 보면서 말했다. “엄마, 여기 할 일은 다 끝났어요. 내일 아침에 먼저 떠날게요.”“내일 아침에 떠난다고? 내일 회의에는 안 오려고?” “내일 회의는 임우빈이 참가할 거예요. 그리고 성종에선 어머니가 계시는데 제가 뭐가 필요하겠어요.”“아니 얘가... 항상 게으름만 피우고. 너야말로 원 종주님의 제자들한테 좀 배워야 해. 조금 전 대전을 끝내고는 바로 방에 가서 열심히 수련을 시작하더라.” 남궁은서는 퉁명스럽게 말했고 그 말에 원현주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자들은 항상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남궁은서는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급히 말했다. “알겠어. 그만해. 일단 내려가서 좀 쉬어. 오늘 정말 고생 많았으니까 푹 쉬어.”“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다. 사실 그는 어머니와 자주 같이 있어서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없었다.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남궁은서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비록 아들이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알려주었을 때도 그녀는 아들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 사실에 그녀는 매우 기쁘고 감동했다.“이제는 정말 당신의 복수를 할 기회가 생겼어.”이렇게 많은 세월이 지나 늘 꿈꾸던 그 복수를 이제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예천우가 떠난 후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정우환이 마침내 눈을 떴다. 그는 바로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거대한 변화를 느끼며 그 안에 담긴 폭발적인 힘에 놀랐다.“이... 이건 너무 강해!”정우환은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그는 자연스럽게 강력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가 잠재력을 최고로 끌어냈을 때도 이런 느낌은 없었고 지금 이 순간이 그 어떤 때보다도 편안하고 강력했다.정우찬과 절정 노조가 곧 다가와 예천우가 한 말을 설명했다.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을 들은 정우환은 더 이상 예천우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예천우는 사실 은혜를 베풀어준 셈이었다.“너희 둘, 잘 들어. 앞으로는 반드시 주인님을 잘 섬겨야 해. 만약 조금이라도 주인님에게 대항하면 나도 더 이상 너희를 용서하지 않겠어. 정말로 내가 직접 너희를 처리할 거야.”“네, 절대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주인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정우찬과 정우환은 즉시 고개를 숙여 다짐했다.그들의 확고한 다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그들이 배신한다면 주인이 손을 쓰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들을 처리할 것이다.두 사람에게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절정 노조는 곧바로 절정종의 문제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방금 떠났던 그는 다른 문파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그때 문밖에서 장로가 들어와서 백강호가 지시한 칠색 연꽃이 도둑에게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이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기에 즉시 보고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듣고 칠색 연꽃이 중요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원래는 그것을 손에 넣고 예천우에게 바칠 계획이었다. 그는 바로 물었다.“누가 가져갔는지 알아?”“백강호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상대의 실력이 굉장히 강해 보였다고 해요. 아마 종사급 이상의 강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절정종의 장로가 답했다.하지만 사실 백강호는 일부러 상대의 신분을 말하지 않았다. 절정종이 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신분을 알고 두려워할까 봐 일부러 말을 흐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