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오전 9시, 예천우 기상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 받아보니 유은수였다. 찾아올 테니 만나자고 했다.예천우가 그들을 상대할 시간이 어디 있는가. 당연히 거절했다. 하지만 유은수가 꼭 만나야겠다고 하니 할 수 없이 회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어차피 회사에는 가야 하니 말이다.이 말을 듣고 나서야 유은수는 예천우가 자신의 딸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예전 같았으면 노발대발하면서 심한 말을 했을 테지만 지금은 내심 좋아하고 있었다. 역시 자신의 딸이 보는 눈이 있어서 벌써 예천우의 마음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임강, 유은수 부부는 10시에 회사에 도착하여 예천우를 찾았다. 이에 임완유가 깜짝 놀라 그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안내했다. 그리고 회사 사람들은 예천우가 자신의 남편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말씀드렸다.만약 유은수가 예천우와 양체은의 일을 모르고 있었으면 반드시 불만이 있었을 것이다. 부부라면 당당하게 남들 앞에 같이 나서고 부부 사이에 해야 할 일도 해서 아기 여럿을 낳으라고 바가지를 긁었을 것이다. 부부인 걸 숨긴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하지만 지금은 유은수는 속으로 자신의 딸이 참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칭찬하고 있었다. 이 전제가 있으면 그다음은 얘기가 많이 쉬워질 것 같았다. 다만 그들이 한 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예천우는 여전히 회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임강이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완유야, 지금이 몇 시인데 예천우는 아직도 안 오냐, 걔는 매일 이따위로 출근하냐?”“그게 뭐 어때서요, 능력 있어서 일만 잘하면 되죠.”“지각하는 게 뭔 대수에요, 아예 안 나오면 뭐 어때요. 천우가 이 회사 자리 하나가 아쉽겠어요?”유은수가 냉큼 대꾸하자 임강은 할 말이 없었다. 회사 직위 이야기가 나오자 유은수가 또 물었다. “아, 맞다! 완유야, 천우는 회사에서 무슨 직급이니?”“영업팀 팀장이에요.”“뭐, 고작 팀장이야? 안돼, 당장 승진시켜, 적어도 영업실장 정도는 돼야지.”유은수가 냉큼 말했다
“잠시만요, 누가 그래요, 제가 양 씨 가문 사위가 될 거라고요?”“천우야, 넌 정말 이 상황을 모르겠니? 너도 생각해 봐라, 양 회장이 널 이렇게 마음에 들어하는데 네가 그분 뜻을 어기면 어떤 처지에 몰리겠니.”“게다가, 나도 들어서 알고 있는데 양 회장 댁 딸이 그렇게 보기 드문 미인이라며? 완유보다 훨씬 예쁘고 매력 있다더라.”임강이 그를 설득하려고 했다. 유은수는 목소리를 낮추고 이렇게까지 말했다. “천우야, 나도 네가 완유를 좋아하는 걸 안다. 근데 지금 너한테는 양 씨 가문 사위가 되는데 더 가장 중요한 일이야.”“완유는, 네가 정 마음을 접을 수 없으면 앞으로 조용히 만나면 되지 않니? 다만 임신 안 되게 조심해. 양 회장이 알면 큰일 나.”이 말에 임완유도 너무 황당하여 성내며 말했다.“엄마,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무슨 말을 하든 다 너를 위해서야. 네가 예천우를 포기하지 못하겠다며? 이렇게 하면 천우도 양 씨 가문 사위가 돼서 권력을 키울 수 있고, 너도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있을 수 있지 않니.”“그만해요, 엄마. 말도 안 되는 소리 계속하면 저 화낼 거예요.”임완유는 정말 화가 치밀었다. 자신을 대체 뭘로 보는지 묻고 싶었다.“그만하세요. 싸우지 마세요.”예천우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두 분께서 절 양 씨 가문 사위로 들어가라고 설득을 하시러 온 거면 제가 실망만 드릴 것 같습니다.”“천우야, 너 이게 무슨 말이니, 꼭 네 고집때문에 너도 다치고 완유도 다치게 할 거야?”유은수가 급해서 말했다.“그래, 천우야, 심사숙고 후 판단해야 한다.”“제가 심사숙고하지 않은 게 아니고 기회가 없습니다. 제가 원한다고 해도 이젠 기회가 없다고요.”예천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말을 듣자 임강 부부는 놀라서 멍해 있었다. 그들뿐이 아니다.임완유도 놀라서 어떻게 된 상황인지 종잡을 수 없었다. 바로 방금 전 예천우가 회사에 오는 길에 양체은이 가족들과 찍은 약혼 사진과 함께 당문 도련님과 약혼한다는 문
"무슨 뜻이니?" 유은수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그러게, 무슨 일이니? 설마 완유와 결혼한 사실을 들킨 거니?" 임강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혹시나 자신들까지 연루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그거랑 상관없어요."예천우가 고개를 저었다. "양체은이 오전에 다른 사람과 약혼을 했어요."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특히 임완유는 표정 관리가 안 될 지경이다. 예천우가 양체은와 얼마나 깊은 친분이 있는지 몰랐지만, 양체은이 예천우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그녀는, 양체은이 예천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 눈빛은 거짓이 아니었다.이런 상황에서 양체은이 다른 남자와 약혼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양체은은 양 회장의 금지옥엽이다, 막강한 부와 권세를 가진 양 회장이 하나밖에 없는 딸의 결혼에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유은수가 다급하게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니? 약혼이라니? 설마 그 집안사람들 눈 밖에 나는 행동한 거야?""그래, 천우야, 무슨 짓을 한 거야?"임강은 예천우가 무슨 실수를 한 것은 없는지 다급하게 물었다. 그게 아니었으면 갑자기 다른 사람과 약혼을 할 수 없었다.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임완유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당신을 그렇게 좋아하던 아가씨가 왜 갑자기 다른 사람과 약혼을 해?""나도 잘 모르겠어. 양 회장님이 요구한 것 같아. 약혼 상대가 당문의 독자거든, 미래 당문의 가주야." "뭐? 당문?"임강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믿기 어려웠는지 온몸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임완유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아빠, 당문에 대해 알아? 어떤 집안이야?""그러게, 나도 들어본 적 없어." 유은수가 말했다."당문은 들어보지 못했어도 용문에 대해서는 들어봤겠지?" 임강이 물었다."용문은 나도 알아요. 소문에 용문의 실력이 아주 대단하다던데, 가장 강한 고수들뿐만 아니라 사업 관련 인맥도 아주 넓다고 했어요."유은수가 흥분해서 말했다. "안타깝게도 이 문파에 관한 소
"그래서 바보가 아니라면 반드시 당문과 사돈으로 이어지길 원할 거야. 그래서 천우가 퇴장당한 거야, 이건 논할 여지가 없는 일이야."임강이 설명해줬다."그렇군요. 그러면 예천우는 다시 쓸모가 없어졌잖아요. 양 회장님이 앞으로 예천우를 예전처럼 신경 써주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유은수가 말했다."아마 그렇겠지.""예천우가 다시 쓸모없어진 게 확실해. 이런 기회를 놓치고." 임강이 고개를 저으며 한탄했다."쓸모없어진 걸 떠나 큰 재앙이야."유은수는 곧장 표정을 돌변했다. "예천우, 양 회장님도 널 탐탁지 않게 여기는데 우리 완유라고 별수 있겠니?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그정도는 알고 있지?" 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아직 그의 얘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공격을 해댔다. 이 말을 들은 임완유가 발끈했다. "엄마, 아빠 왜 그래? 왜 이렇게 속물이야?""속물이라니? 득실을 따지는 거다. 양 회장님도 예천우의 편이 아니라잖니. 이건 예천우가 쓰레기랑 다름이 없다는 거야. 우리가 왜 저런 놈을 사위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너 설마 저런 무능력한 남자랑 살겠다는 거니?"유은수고 소리를 질렀다."그래, 난 그럴 거야." 임완유도 화를 내며 답했다."살겠다고?""임완유, 너 정말 이 엄마 죽는 꼴 보고 싶어서 그러니? 회사 사람들 모두에게 물어봐, 너한테 저딴 놈이 가당키나 하는지?""그래. 이렇게 된 거 사람들 앞에서 선언할 거야! 내가 예천우 아내라고!""너!"유은수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예천우, 너 사람이긴 하니? 이렇게 우리 집안을 망쳐야 네 속이 시원해?"갑자기 화살이 자기에게 날아오자 예천우는 황당했다. 자기 하나 때문에 패가망신을 한다는 유은수의 황당한 발언에 예천우는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임강이 소리를 질렀다. "됐다! 그만해! 내가 몇 마디 해야겠다.""예천우, 네 능력으로, 네 위치로 우리 완유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니?""어울립니다!""……"임강은 어이가 없었다. 그는 옆에서
"또 반년이야?""전에도 반년이라고 하지 않았니? 그러더니 또 반년을 기다려달라고? 장난해?"유은수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절대 안 된다! 절대 동의할 수 없다!""날 못 믿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완유가 날 내쫓지 않는 이상 나도 절대 떠나지 않아."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두 사람은 화가 잔뜩 났다. 바로 이때 임완유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임완유가 전화를 대충 끊어버리자 하문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자 하문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대표님, 경찰에서 예천우 씨를 체포하겠다고 찾아왔습니다.""뭐라고요?"임완유는 깜짝 놀라서 예천우를 돌아보았다."사람들이 그를 찾으러 다니고 있어요."하문은 그 말을 남겨두고 전화를 끊었다."왜 그래?"경찰서에서 왔다는 말을 들은 부모님께서 걱정스럽게 물었다. 예천우와 관계가 있는 것 같았다.임완유는 유은수의 말을 무시하고 예천우에게 황급히 물었다. "경찰이 회사까지 찾아와 당신 찾는다고 하던데?""날?""난 아무것도 안 했어."예천우는 알 수 없는 일에 당황했다. 공손진의 부하를 전에 훈계한 일 때문일 수 있다고 여겼다.그들이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은 자신들의 무덤을 파는 행위였다. 공손진 같은 인물이 자기를 상대하기 위해 경찰 신고를 할 사람이 아니다."아무것도 안 했다니? 숨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유은수가 흥분해서 말했다. "완유야, 너도 봤겠지만 예천우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 이런 하층 계급의 사람은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제대로 할 줄 아는 일 없다고." "됐어, 엄마 그만해."너무 마음이 급했던 임완유가 계속 말했다. "예천우, 무슨 문제 있는 거면 얼른 도망가."그녀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예천우가 잡히지 않기를 바랐다.그러나 임강이 곧바로 제지했다. "완유야, 너 무슨 소리니? 범죄자를 숨긴다고? 안돼. 어디도 못 간다." "그래, 범인을 감싸면 안 된다."유은수가 입구로 돌진해서 문을 열고 소리쳤다. "경찰
예전에 어느 집 사위가 분노를 못 참고 집안사람들을 전부 죽였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었다. 임완유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경관님, 오해하신 게 아니에요? 이 사람이 얼마나 성실한 사람인데요, 절대 그런 일 할 사람이 아니에요.""조사를 해보면 드러납니다.""얼른 수갑부터 채워!"여경이 다른 경찰관에게 분부했다.예천우는 반항을 하지 않고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틀림없습니다."여경이 무뚝뚝한 얼굴로 서 있었다. 모든 범인은 항상 자기가 아니라고 한다. "그건 우리가 알아볼 테니 우리와 반드시 가셔야 합니다.""제가 왜 용의자가 됐는지 알아야겠습니다. 제가 누구를 죽였다는 겁니까?""서에 가면 알게 될 겁니다.""연행해!"경찰 업무에 협조해 사건을 처리하는 게 국민의 의무다. 그러나 수갑을 채워서 끌고 가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그러나 예천우가 무술에 뛰어나 났기에 위험인으로 간주하여 어쩔 수 없었다.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수갑을 차고 연행되었다.회사 사람들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마케팅팀 사람들도 술렁거렸다.예 팀장이 어떤 사건을 저질러 체포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이 일이 분명 사소한 일은 아닌 것 같았다.어떤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고 어떤 사람들은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예천우에 관한 험담을 늘어놓았다.장연희는 아주 고소했다.'기가 차다, 그렇게 잘난 척을 하더니 결국 저 꼴이 났구나.'려 팀장이 손을 쓴 것 같았다. 려 팀장이 예천우를 노리고 벌인 짓 같았다. 당분간 구치소에서 나오기 어려울 것 같았다.팀장 자리가 공석으로 나게 되면 그 자리도 그가 꿰찰 것이다.유사라가 나서서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설마 팀장님이 정말 범죄를 저지른 거예요?""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사라 씨도 알잖아요, 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때려눕혔는지.""네?""저 배후에 있는 사람이 려 팀장이라는 생각은 안 해요? 려
경찰차에 탄 유사라는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레 물었다. "팀장님, 제가 말실수를 해서 일이 더 커진 거 아니에요?""그쪽은 어떻게 생각해요?"예천우가 실눈을 뜨고 물었다."죄송합니다, 전 그저 도우려고 나선 것인데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괜찮습니다, 별일 아닙니다.""정말이죠? 팀장님, 혹시 아시는 분이라도 계세요?"유사라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예천우는 눈치 없이 경찰 앞에서 이런 걸 묻는 그녀가 한심했다.'이런 사람이 회사 일을 잘한다고?'"살인 사건의 용의자에게 폭행 죄목이 추가되었다고 큰일이 나겠습니까?" 옆에서 듣고 있던 여경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아, 네?"유사라가 깜짝 놀아 되물었다."헛소리 듣지 마요, 나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예천우가 그녀를 안심시켰다."그러길 바라지만 이 사건이 내 손에 떨어진 이상 요행을 바라지는 마세요. 일단 죄를 저질렀으면 어떤 높은 분을 찾아도 쓸모없습니다." "전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강도철은 왜 죽인 겁니까?""강도철?""그게 누구입니까?"여경이 고개를 저으며 입을 닫았다.차가 무사히 경찰서에 도착했고 누군가 그녀를 찾았다.여경의 성은 용 씨 였다. 사람들은 그녀를 용 팀장이라고 불렀다.용 씨의 성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여겼다. 예천우는 그녀보다 계급이 높은 사람을 찾을 생각이다.경찰서에 도착한 용미소는 예천우를 취조실에 밀어 넣은 뒤 유사라를 데리고 가 예천우에 관해 물었다.자기가 말실수를 한 것 때문에 예천우가 곤란해졌다고 여겼다. 그래서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용미소가 캐묻는 바람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진실을 털어놓았다.그러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예천우는 정당방위였다, 기껏해야 과잉 방위이다. 그리고 피해자가 어떤 고소도 하지 않았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유사라에게 진술서와 서명을 받은 뒤 경찰은 그녀를 돌려보냈다. 그녀는 예천우의 상황을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 사람이 죽었다고요?""인과응보 아닐까요?""뭐라고요?"용미소가 말했다."아니, 내가 죽였다는 증거도 없는데 내가 그와 싸웠다는 이유로 날 살인범으로 단정하는 겁니까?"예천우가 반박했다."당당하세요? 강도철 씨가 죽기 전에 증거를 남겼습니다."용미소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스스로 자백할 기회를 준 겁니다.""아닙니다, 증거가 있으면 밝혀주세요.""좋아요, 더 보세요."용미소는 어젯밤 강도철이 녹음해뒀던 동영상을 재생했다. 그를 때린 사람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며 긴장한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그리고 죽기 직전에 그는 예천우의 성을 다잉 메시지로 남겼다.예천우가 어이없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따위 물건을 믿는다는 겁니까? 조작되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세요?""누군가 예천우 씨를 노리고 일부러 저 사람을 죽였다는 겁니까?" 용미소가 되물었다."그럴 수도 있잖아요."예천우는 머릿속에 수많은 사람이 스쳐 지나갔다. 그중에서 잔인해 보이는 사람은 려성한이다.공손진일 수도 있었다. 소문휘일 수도 있었다."예천우 씨,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가장 좋을 겁니다. 우리가 증거를 찾았을 땐 이미 늦었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네, 그럼 오늘 아침 5시부터 7시까지 예천우 씨는 어디에 계셨습니까?" "집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못 믿겠으면 아파트 입구 CCTV를 확인해보세요.""확인할 겁니다. 그러나 아파트의 CCTV를 피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범행 후 사각지대로 집으로 돌아갔을 수 있잖습니까? 예천우 씨 외에 집에서 같이 잠을 잔 사람이 있습니까?" 용미소가 물었다."없습니다!""결혼 안 하셨습니까?""했습니다.""아내와 같이 주무시지 않습니까?""아내가 같이 자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왜 싫어하는 거죠? 같이 자지 않은지 오래됐습니까?""이런 질문에 대답을 안 해도 되나요?""안 됩니다, 예천우 씨 일상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죄송합니다. 노코멘트하겠습니다. 예천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
유은수가 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경찰들이 곧바로 대표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린 후 들어온 경찰은 자기 신분을 제시하며 말했다.“유은수 씨, 당신은...”그 말을 듣는 순간 유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어, 어떻게 된 일이...’‘설마 완유가 나를 경찰에 신고한 건가? 날 잡으라고 한 거라고? 어떻게 딸이라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내가 엄마인데 이렇게 잔인하고 천인공노할 짓을 하다니.’그녀는 겁에 질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떨었다.하지만 유은수는 사건의 실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그녀에게 생소한 일이었다. 사실 이런 규모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했다.비록 수갑은 채우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사실은 금세 큰 화제가 되었다. 회사 직원들은 곧 유은수가 저지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온라인에서 우리 임 대표님을 험담하던 사람이 그게 유 대표님이라던데?”이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평소 유은수를 좋게 보지 않았던 이들도 그녀가 이런 짓을 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특히, 임완유를 충직하게 따르던 직원들과 오래된 직원인 하문은 이 사실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이런 사람 밑에서 일해서 내가 뭐가 되겠어?’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임완유는 전화를 받지 않자 하문은 얼굴에 쓴웃음을 지었다.‘아마도 임 대표님은 유 대표님이 화를 내실까 봐 전화기를 끄고 있었던 거겠지.’사실, 임완유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을 뿐이었다.‘차라리 이렇게 안 보는 게 속 편해.’임완유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복잡한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양서은은 미안한 마음에 말을 건넸다.“임 대표님, 죄송해요. 다 제 탓이에요.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런 얘기 할 필요 없어요. 서은씨가
이 상황에 임완유는 조금 갈등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비법을 정말로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화장품의 재료 비법을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 지어라는 말은 예천우가 했지만 임완유는 그의 속마음을 잘 이해했다. 사실 예천우는 비법을 지금이 아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유은수는 임완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완유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임씨 가문을 위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엄마, 그게 무슨 뜻이죠?”“별것 아니야. 그냥 내 추측일 뿐이야. 천우 말이야,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 그런데 비법을 이렇게 꼭 쥐고 놓지 않는 거 보면 일부러 그런 거 아니겠어?”“난 그렇게 생각해. 천우가 일부러 너를 막고 있는 거야. 네가 지금 설령 회사에 남아 있더라도 언제든지 비법을 손에 쥐고 너랑 거래할 것 같아.”유은수의 말에 임완유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실 비법을 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엄마 말대로라면 천우는 분명히 저에게 비법을 주지 않겠죠. 그럼 저를 찾아서 뭐 하겠다는 거죠?”“그게...”유은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실 자신이 말한 대로라면 지금은 예천우에게 의존하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걸 알았다.‘내가 괜한 말을 했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거야.’그제야 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웬만해서는 주지 않겠지만 네가 미인계를 쓰면 통할지도 몰라. 어차피 너희는 이미 다시 사귀고 있잖아. 임씨 가문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노력해 봐.”“미안하지만 엄마, 난 그런 걸 잘 못해요.”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정말 비법을 원하는 거라면 엄마가 직접 천우에게 전화해서 달라고 하세요! 왜 제가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임완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엄마는 정말 너무해. 천우가 얼마나 엄마를 위해 좋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지 알면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양대복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하며 상황을 정확히 분석했다.‘만약 용왕님이 진짜로 우리가 임씨 가문을 계속 도와달라고 하셨다면 알아서 하라는 대신에 분명히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을 거야. 그런데 그렇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셨으니 분명히 도와주지 말라는 의미겠지.’하지만 예천우와 임완유의 관계를 생각해 보니 예천우는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의도를 전달한 것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예천우는 임씨 가문을 조금 혼내주기를 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양대복의 추측일 뿐 확실한 사실이 아니었기에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임씨 가문에 압박을 가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예천우와 임씨 가문 사람들 사이가 다시 좋아졌는데 압박을 가한 걸로 들통나면 그 책임은 자신에게 돌아올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양대복은 임연 그룹을 해치는 대신에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면 큰 잘못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양대복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임씨 가문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제공하던 모든 자원을 철회하도록 했다.양대복의 명령이 내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양대복의 태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기에 곧바로 그의 결정을 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결국 그들은 임씨 가문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유은수는 임연 그룹에 닥칠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넘게 기다린 그녀는 시간이 다 된 것 같았다. 지금쯤이면 임완유는 예천우와 떨어져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걸었다.임완유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완유야, 천우 아직 옆에 있어?”임완유는 잠시 놀랐다. 유은수는 예천우가 여전히 옆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아니요.”“좋아, 잘 됐어.”천우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한 유은수는 다급하게
용국에서는 앞으로 이런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왜 그렇게 말하냐면 내 엄마는 굉장히 세속적이고 아주 이기적이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 일은 정말 도저히 이해가 안 돼.”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그녀는 예천우가 말하는 것을 다 믿고 싶었지만 이 사건만큼은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럴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곧 알게 될 거야. 이 일이 공개된 게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그다음엔 너희 엄마가 조사를 받을 거야.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어.”“뭐라고!”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걱정스레 물었다.“뭐라고? 감옥에 간다고? 이건...”“조급해하지 마!”예천우는 급하게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정상적으로 보면 감옥에 갈 수도 있지만 만약 네 엄마가 피해자의 용서를 받고 적절한 보상을 하면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어.”“네 말뜻은... 내가 엄마를 용서하면 괜찮다는 거야?”“응. 이미 확인했어. 처음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상당히 관대하게 처리될 거고 용서만 받으면 된대.”“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네 엄마가 모든 일을 인정하고 과정과 절차를 스스로 밝히는 거야. 그다음에야 양해서에 네가 서명하는 거지.”예천우는 차근차근 설명했다.“그러니까 네 엄마가 했는지 아닌지는 곧 밝혀질 거야. 만약 네 엄마가 아니라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야. 또 상위 기관에서 관련 증거도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증인과 물증은 절대 가짜일 리 없어.”“알겠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가 자신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임완유가 조금 우울해 보이자 예천우는 그녀의 기분을 살피며 한참을 함께 있었다. 결국 임완유가 그를 내보낼 때까지 예천우는 먼저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괜찮아. 난 계속 일해야 해.”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고 떠나면서 덧붙였다.“루루 화장품 재료의 비법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너희 엄마에게 줄 수 있어.”‘어찌 됐든 임연 그룹은 임 어르신의 평생 노력이 있는 회사니까.”예천우가 떠난 지 얼마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