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느 집 사위가 분노를 못 참고 집안사람들을 전부 죽였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었다. 임완유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경관님, 오해하신 게 아니에요? 이 사람이 얼마나 성실한 사람인데요, 절대 그런 일 할 사람이 아니에요.""조사를 해보면 드러납니다.""얼른 수갑부터 채워!"여경이 다른 경찰관에게 분부했다.예천우는 반항을 하지 않고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틀림없습니다."여경이 무뚝뚝한 얼굴로 서 있었다. 모든 범인은 항상 자기가 아니라고 한다. "그건 우리가 알아볼 테니 우리와 반드시 가셔야 합니다.""제가 왜 용의자가 됐는지 알아야겠습니다. 제가 누구를 죽였다는 겁니까?""서에 가면 알게 될 겁니다.""연행해!"경찰 업무에 협조해 사건을 처리하는 게 국민의 의무다. 그러나 수갑을 채워서 끌고 가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그러나 예천우가 무술에 뛰어나 났기에 위험인으로 간주하여 어쩔 수 없었다.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수갑을 차고 연행되었다.회사 사람들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마케팅팀 사람들도 술렁거렸다.예 팀장이 어떤 사건을 저질러 체포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이 일이 분명 사소한 일은 아닌 것 같았다.어떤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예천우를 바라보았고 어떤 사람들은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예천우에 관한 험담을 늘어놓았다.장연희는 아주 고소했다.'기가 차다, 그렇게 잘난 척을 하더니 결국 저 꼴이 났구나.'려 팀장이 손을 쓴 것 같았다. 려 팀장이 예천우를 노리고 벌인 짓 같았다. 당분간 구치소에서 나오기 어려울 것 같았다.팀장 자리가 공석으로 나게 되면 그 자리도 그가 꿰찰 것이다.유사라가 나서서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설마 팀장님이 정말 범죄를 저지른 거예요?""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사라 씨도 알잖아요, 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때려눕혔는지.""네?""저 배후에 있는 사람이 려 팀장이라는 생각은 안 해요? 려
경찰차에 탄 유사라는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레 물었다. "팀장님, 제가 말실수를 해서 일이 더 커진 거 아니에요?""그쪽은 어떻게 생각해요?"예천우가 실눈을 뜨고 물었다."죄송합니다, 전 그저 도우려고 나선 것인데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괜찮습니다, 별일 아닙니다.""정말이죠? 팀장님, 혹시 아시는 분이라도 계세요?"유사라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예천우는 눈치 없이 경찰 앞에서 이런 걸 묻는 그녀가 한심했다.'이런 사람이 회사 일을 잘한다고?'"살인 사건의 용의자에게 폭행 죄목이 추가되었다고 큰일이 나겠습니까?" 옆에서 듣고 있던 여경이 차갑게 쏘아붙였다."아, 네?"유사라가 깜짝 놀아 되물었다."헛소리 듣지 마요, 나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예천우가 그녀를 안심시켰다."그러길 바라지만 이 사건이 내 손에 떨어진 이상 요행을 바라지는 마세요. 일단 죄를 저질렀으면 어떤 높은 분을 찾아도 쓸모없습니다." "전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강도철은 왜 죽인 겁니까?""강도철?""그게 누구입니까?"여경이 고개를 저으며 입을 닫았다.차가 무사히 경찰서에 도착했고 누군가 그녀를 찾았다.여경의 성은 용 씨 였다. 사람들은 그녀를 용 팀장이라고 불렀다.용 씨의 성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여겼다. 예천우는 그녀보다 계급이 높은 사람을 찾을 생각이다.경찰서에 도착한 용미소는 예천우를 취조실에 밀어 넣은 뒤 유사라를 데리고 가 예천우에 관해 물었다.자기가 말실수를 한 것 때문에 예천우가 곤란해졌다고 여겼다. 그래서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용미소가 캐묻는 바람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진실을 털어놓았다.그러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예천우는 정당방위였다, 기껏해야 과잉 방위이다. 그리고 피해자가 어떤 고소도 하지 않았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유사라에게 진술서와 서명을 받은 뒤 경찰은 그녀를 돌려보냈다. 그녀는 예천우의 상황을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 사람이 죽었다고요?""인과응보 아닐까요?""뭐라고요?"용미소가 말했다."아니, 내가 죽였다는 증거도 없는데 내가 그와 싸웠다는 이유로 날 살인범으로 단정하는 겁니까?"예천우가 반박했다."당당하세요? 강도철 씨가 죽기 전에 증거를 남겼습니다."용미소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스스로 자백할 기회를 준 겁니다.""아닙니다, 증거가 있으면 밝혀주세요.""좋아요, 더 보세요."용미소는 어젯밤 강도철이 녹음해뒀던 동영상을 재생했다. 그를 때린 사람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며 긴장한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그리고 죽기 직전에 그는 예천우의 성을 다잉 메시지로 남겼다.예천우가 어이없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따위 물건을 믿는다는 겁니까? 조작되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세요?""누군가 예천우 씨를 노리고 일부러 저 사람을 죽였다는 겁니까?" 용미소가 되물었다."그럴 수도 있잖아요."예천우는 머릿속에 수많은 사람이 스쳐 지나갔다. 그중에서 잔인해 보이는 사람은 려성한이다.공손진일 수도 있었다. 소문휘일 수도 있었다."예천우 씨,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가장 좋을 겁니다. 우리가 증거를 찾았을 땐 이미 늦었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네, 그럼 오늘 아침 5시부터 7시까지 예천우 씨는 어디에 계셨습니까?" "집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못 믿겠으면 아파트 입구 CCTV를 확인해보세요.""확인할 겁니다. 그러나 아파트의 CCTV를 피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범행 후 사각지대로 집으로 돌아갔을 수 있잖습니까? 예천우 씨 외에 집에서 같이 잠을 잔 사람이 있습니까?" 용미소가 물었다."없습니다!""결혼 안 하셨습니까?""했습니다.""아내와 같이 주무시지 않습니까?""아내가 같이 자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왜 싫어하는 거죠? 같이 자지 않은지 오래됐습니까?""이런 질문에 대답을 안 해도 되나요?""안 됩니다, 예천우 씨 일상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죄송합니다. 노코멘트하겠습니다. 예천
용미소는 예천우를 순순히 풀어주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그녀의 아버지가 그의 상사인 것은 맞지만, 그녀는 가문의 위세를 이용하는 것을 가장 꺼렸다. 그래서 경찰서에도 그녀가 용 서기의 딸이라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전화를 끊은 용미소는 후배 경찰에게 예천우의 수갑을 풀어주라는 지시를 내렸다. "예천우 씨, 대단한 분이셨네요.""아닙니다, 정말 제가 죽이지 않았습니다. 전 팀장님께서 반드시 진범을 찾아냈으면 좋겠습니다.""걱정 마세요. 반드시 잡을 겁니다. 당신이 했다는 증거 어떻게든 찾아낼 테니 기다리세요. 그때는 하느님도 당신을 구하지 못할 겁니다.""아니라니까요."예천우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팀장님, 먼저 가보겠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봬요.""꼭 다시 만나게 될 겁니다."용미소가 차갑게 대꾸했다. '내 손에 걸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정말 증거가 있었다면 장 서장이 나서서 보내라고 했어도 그녀는 끝까지 견지할 것이다.그녀가 이번에 순순하게 그를 풀어준 이유는 그녀도 왠지 모르게 예천우가 누명을 뒤집어쓴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예천우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사람을 죽이지 않았어도 결코 행실이 좋은 사람은 아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녀는 반드시 단단히 혼내 줄 것이다.예천우는 말없이 제출했던 휴대폰과 다른 물품을 돌려받았다. 서에서 나온 뒤에야 유사라가 이미 집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는 간단히 밥을 먹고 돌아갈 계획이었다.휴대폰을 켜자, 여러 사람이 그에게 문자를 한 게 보였다. 임완유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임완유는 예천우가 잡혀간 뒤로 초조하게 상황을 알아보고 있었다. 그녀가 여기저기 물어본 덕분에 양대복도 이 상황을 알게 되었다.더군다나 자기 딸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당장 황 시장에게 연락했다.황 시장은 예천우의 신분을 듣자마자 깜짝 놀라서 서둘러 장 서장에게 연락한 것이
"마음대로 해."임완유는 기분이 한결 좋아진 목소리로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사랑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그녀는 마침내 자기가 예천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비록 예천우가 무능력하고 가진 것 하나 없는 사람이지만, 그와 결혼하면 좋은 소리를 못 들을 게 뻔하지만 그런 것은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그녀는 예천우가 좋았다.다만 부모님은 두 사람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집을 떠나신 할아버지가 돌아와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많았다.그녀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인생이 너무 답답했다.임완유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예천우를 강하게 키워야 한다, 회사에서 중추적인 존재가 될 수 있게 양성해야 한다고.예천우가 그 정도 위치까지 올라가면 두 사람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줄어들 것이다.임완유는 개천의 용을 한 번 만들어 보기로 했다.앞으로 예천우가 마음을 다잡고 착실하게 성실하게 일하기를 바랬다.한편, 유사라는 근심 가득한 얼굴로 회사에 복귀했다.사람들은 그녀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캐물었으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사람들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업무에 돌입했다.상황을 지켜보던 장연희가 조심스레 의자를 끌고 유사라의 곁으로 다가갔다. "사라 씨,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예천우 무죄를 증명했어요?""팀장님 일인데 당연히 제가 사실을 말해야죠.""사실?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아요? 사라 씨가 한 일을 려 팀장님이 알게 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요?"장연희가 차갑게 말했다."그게 어때서요? 그래 봤자 회사에서 쫓겨나기나 하겠죠, 설마 날 죽이기라도 하겠어요?" 유사라는 짜증을 냈다.죽인다는 말이 나오자 그녀는 또다시 예천우가 떠올랐다."그래요, 언제까지 그렇게 당당하게 구는지 보죠. 경찰서에 가서 예천우를 구해내지 못했나 봐요?" 장연희가 비아냥거리며 물었다.유사라가 고개를 저었다."무슨 짓을 저질렀대요?" 장연희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살인이요.""뭐라고요?"장연희가
유사라도 갑자기 나타난 예천우를 멍하니 바라보았다.너무 걱정스러운 마음에 환각을 본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 다시 확인했지만 확실히 예천우였다. 유사라의 안색이 밝아졌다.예천우가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은 살인 사건과 연관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여겼다.예천우는 잔뜩 겁에 질린 장연희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장연희 씨, 내가 묻잖아요. 왜 말이 없어요?"얼굴이 하얗게 질린 장연희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 "팀장님, 오해세요. 전부 오해세요. 제가 헛소리한 거예요."예천우가 미소를 짓더니 서늘하게 말했다. "내가 믿을 것 같아요?""전...""겁먹은 꼴 좀 봐요!"예천우가 고개를 저으며 탐탁지 않게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몸을 돌려 한 마디를 남겼다."장연희 씨, 경고하는데 함부로 입 놀리지 마요. 안 그러면 비참하게 죽는 날이 언젠간 올 겁니다."예천우는 장연희를 더는 보고 싶지 않아 자리를 옮겼다.장연희는 려 팀장을 찾아가 억울함을 토로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려 팀장이 웃음을 터트렸다. "걱정 마요. 이번에 운 좋게 도망쳤다고 해도 조만간 다시 꼼짝 못하게 밟아줄 겁니다." "정말이에요?""팀장님, 또 다른 계획이 있으세요?""하하, 곧 알게 될 겁니다.""임유그룹이 천지개벽을 일으키게 될 겁니다."려성한은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이 말을 들은 장연희도 눈에 흥분이 가득 찼다.려성한이 있는 한 예천우는 꼼짝할 수 없을 것이다.유사라가 즉시 예천우에게 다가가 물었다. "팀장님, 괜찮으세요?""네, 내가 비록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아닙니다. 아무 일 없습니다." 예천우가 싱긋 웃었다."다행이에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네?""내 걱정을 그렇게 했어요?"유사라가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설명했다. "아니에요, 팀장님을 좋아해서 걱정한 게 아니에요. 저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에 그런 거예요.""장난이에요."예천우가 웃으며 걸음
“그리고 앞으로 회사 업무에 신경을 좀 써줬으면 좋겠어. 유현 씨한테만 시키지 말고 예 팀장이 직접 맡아서 해. 기회가 되면 승진시켜줄게."임완유가 예천우를 확실하게 밀어주고 있다는 뜻이다.그러나 예천우는 이 소식이 반갑지 않았다. 도리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러지 않아도 돼. 지금 아주 좋아.""충분하다니? 왜 이렇게 진취적이지 않아?""정말 필요 없어.""필요 없다니, 그깟 일 하나 따냈다고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알고 착각하나 본데, 이런 식으로 어떻게 결혼 생활을 유지해?"임완유는 예천우를 질책했다. 예천우가 이런 식이면 임완유의 계획이 뒤틀린다.그러나 예천우는 그녀의 말뜻을 눈치챘다. "그러니까 내가 승진을 해야 내 아내가 되어주겠다는 거야?""흥, 난 그렇게 말한 적 없어.""그럼 됐어, 나도 힘 빼고 싶지 않아.""당신!"임완유가 발끈해서 대꾸했다. "당신 말이 맞아, 당신이 고위인사가 되어야 내가 당신과 결혼을 진심으로 고려해 볼 수 있어.""진작 그렇게 말했어야지. 앞으로 열심히 할게.""생각해보니까, 영업 마케팅 부서 사장은 안 될 것 같네, 하 사장님이 당신 오른팔이잖아. 재무팀도 당신 사람이니까 안 되고, 다른 사람들 자리 뺏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으니까, 려 팀장 자리로 하자. 지난번에 보니까 당신과 대적하려는 눈치인 것 같던데, 내가 그 사람 대신할게."예천우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임완유는 어이가 없었다.하루 아침에 승진할 수 있다고 해도 려 팀장의 자리를 빼앗을 순 없었다.임씨 가문을 제외한 최대 주주가 려성한이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 수도 상당하다.불가능한 일이다."내가 려성한 자리 빼앗는 게 싫어?""글쎄, 난 좋지만 정말 그 사람 자리를 빼앗을 수 있겠어?" 임완유는 당돌한 예천우의 생각이 어이가 없었지만 려성한이 없는 회사에서 그녀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이고 이건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당연하지!""안 믿기면 딱 기다려. 한 달 안에 내가 그 사람 내쫓을
“가인아......”회사에서 나온 예천우는 진가인을 찾아갔다.그들은 못 본 지 꽤 됐다. 진가인은 여전히 예전과 같이 롱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심플한 디자인의 드레스는 그녀의 아리따운 몸매를 더욱 부각시켜 주었다. 정교한 얼굴은 무척 예뻤고 피부 또한 백옥 같았다.남자라면 누구나 그녀를 보고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천우 오빠, 왔어요?”진가인은 예천우를 보니 무척 기뻤다. 사실 몇 번이고 그를 찾아가고 싶었으나 가정이 있는 그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참고 있었다.“응, 네가 보고 싶어서 왔지.”“거짓말.”진가인은 얼굴이 발그스레 물들었다. 속으로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둘은 자리를 찾아 앉았다. 예천우는 우선 진가인의 근황부터 물어보았다.그는 진가인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지금은 생계에 허덕이지 않아도 되니 이제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고 싶다고 했다.그리고 임 씨 그룹 면접을 봤다는 얘기도 했다.“임 씨 그룹에 가서 면접을 봤다고?”“네. 근데 아쉽게도 떨어졌어요.”진가인은 예천우의 와이프가 바로 임 씨 그룹 대표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면접관이 누구였는데?”“성함이 소정이었어요. 아는 분이에요?”진가인이 궁금해서 물었다. 오늘 소정은 자신의 목걸이가 예쁘다면서 보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왜서인지 진가인은 그녀의 표정이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었다.“아는 사람이긴 해. 넌 어떤 일을 하고 싶어? 내가 일자리 소개해 줄게.”소정이 진가인의 면접을 봤다니 예천우는 좀 의외였다. 하지만 면접에 떨어진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아니에요. 제가 돈이 급한 것도 아니고... 혼자 천천히 찾아볼게요.”진가인은 모든 걸 예천우의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그래.”예천우는 이미 속으로 그녀를 위해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진가인이 모르게 하면 그만이었다.“천우 오빠, 언니랑은 잘 지내고 있어요?”“응. 사이가 점점 좋아지고 있어.
“역시 김희자 씨, 대단하시네요.”예천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지. 하지만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늦었어. 곧 네가 얼마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지 알게 될 거야.”김희자는 싸늘하게 웃었다.“보아하니 김희자 씨는 꽤 자신이 있으신가 보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우리 내기를 하나 합시다.”예천우는 문득 떠올랐다.‘나비 회사에 투자할 돈이 2조 원이라 했지. 마침 스스로 걸어 들어오는 호구가 있군.’“내기?”“네. 만약 제가 백도훈을 이기면 당신이 저에게 2조를 주는 거예요.”“뭐라고? 2조 원?”김희자는 마치 헛소리를 들은 듯이 얼굴을 찡그렸다.“자식아, 넌 2조 원이 얼마나 되는 돈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대체 뭘 걸고 나랑 내기하겠다는 거지?”“제 목숨을 걸죠. 만약 제가 지면 제 목숨은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풋, 네 목숨 따위가 2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김희자는 조롱하듯이 크게 웃었다.‘저 하찮은 녀석의 목숨이 감히 2조 원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나 하고 있네.’“그럼 내기는 취소하고 그냥 싸우죠.”예천우는 무심하게 덧붙였고 그때 김희자의 눈이 반짝 빛났다.“안 돼! 내기할 거야.”예상대로였다.김희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좋아. 네가 제안한 거니까 우리가 지면 2조 원을 주지. 하지만 네가 지면 네 목숨은 내 마음대로 할 거야!”“형수님, 그건...”백도훈이 당황하며 말하려 했지만 김희자는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다.“걱정할 것 없어. 난 널 믿어.”김희자는 단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겨우 저런 풋내기 녀석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화경 초급의 경지인 백도훈을 이길 리가 없었다.게다가 이건 단순한 구두 약속일 뿐이었다.‘설령 진다고 해도 안 주면 그만 아닌가? 반면 이기기만 하면 이놈을 내 손으로 철저히 짓밟을 수 있어.’백도훈도 속으로는 난감했지만 어차피 말뿐인 내기였다.결국 그는 작게 한숨을 쉬고 입을 다물었다.“좋아요. 저는 이미 녹음
진 서장은 이 말을 듣고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 김희자란 여자는 도대체 자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감히 경찰을 이렇게 무시해?’그는 당장이라도 그녀를 꾸짖으려 했지만 그때 예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진 서장님, 이분들이 이렇게 싸우고 싶어 하시니 그냥 한 번 기회를 주는 게 어떨까요?”그러면서 그는 백도훈을 바라보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백도훈 맞지? 네가 원한다면 우리 한 번 겨뤄보자. 단 우리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책임은 각자 지는 걸로 하자.”백도훈은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김희자가 재빠르게 끼어들었다. “좋아. 이건 네가 먼저 제안한 거야. 네가 죽어도 우리 탓이 아니라고.”백도훈은 순간 멍해졌다.‘형수, 이건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니야? 싸우는 건 내가 해야 하는데 왜 형수님이 저렇게 큰소리를 치는 거야?’그는 신중한 성격이라 예천우를 계속 살펴보고 있었으나 보면 볼수록 상대를 쉽게 볼 수 없었고 오히려 점점 더 경계심이 커졌다.다행스럽게도 그때 진 서장이 단호하게 말했다.“안 돼요. 싸우더라도 경찰서 안에서는 절대 피를 보거나 사상자가 나오는 일은 허락할 수 없어요.”그러자 김희자는 불만스럽게 소리쳤다. “그럼 밖으로 나가서 하면 되잖아?”“좋아요.”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백도훈은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이제 진짜 피할 수도 없게 됐네...’진 서장은 김희자가 계속하여 억지를 부리자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그러나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요. 당신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안전은 반드시 지켜야 해요.”“당연하죠.”김희자는 확신에 찬 듯 대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별일 없을 거야. 우리는 말이지. 저놈은 박살 나겠지만 말이야.’진 서장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주변 경찰들에게 지시했다.“너희들도 각자 할 일에 집중해.”경찰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장님의 명령을 따랐다.그들이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
유은수가 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경찰들이 곧바로 대표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린 후 들어온 경찰은 자기 신분을 제시하며 말했다.“유은수 씨, 당신은...”그 말을 듣는 순간 유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어, 어떻게 된 일이...’‘설마 완유가 나를 경찰에 신고한 건가? 날 잡으라고 한 거라고? 어떻게 딸이라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내가 엄마인데 이렇게 잔인하고 천인공노할 짓을 하다니.’그녀는 겁에 질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떨었다.하지만 유은수는 사건의 실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그녀에게 생소한 일이었다. 사실 이런 규모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했다.비록 수갑은 채우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사실은 금세 큰 화제가 되었다. 회사 직원들은 곧 유은수가 저지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온라인에서 우리 임 대표님을 험담하던 사람이 그게 유 대표님이라던데?”이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평소 유은수를 좋게 보지 않았던 이들도 그녀가 이런 짓을 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특히, 임완유를 충직하게 따르던 직원들과 오래된 직원인 하문은 이 사실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이런 사람 밑에서 일해서 내가 뭐가 되겠어?’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임완유는 전화를 받지 않자 하문은 얼굴에 쓴웃음을 지었다.‘아마도 임 대표님은 유 대표님이 화를 내실까 봐 전화기를 끄고 있었던 거겠지.’사실, 임완유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을 뿐이었다.‘차라리 이렇게 안 보는 게 속 편해.’임완유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복잡한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양서은은 미안한 마음에 말을 건넸다.“임 대표님, 죄송해요. 다 제 탓이에요.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런 얘기 할 필요 없어요. 서은씨가
이 상황에 임완유는 조금 갈등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비법을 정말로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화장품의 재료 비법을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 지어라는 말은 예천우가 했지만 임완유는 그의 속마음을 잘 이해했다. 사실 예천우는 비법을 지금이 아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유은수는 임완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완유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임씨 가문을 위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엄마, 그게 무슨 뜻이죠?”“별것 아니야. 그냥 내 추측일 뿐이야. 천우 말이야,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 그런데 비법을 이렇게 꼭 쥐고 놓지 않는 거 보면 일부러 그런 거 아니겠어?”“난 그렇게 생각해. 천우가 일부러 너를 막고 있는 거야. 네가 지금 설령 회사에 남아 있더라도 언제든지 비법을 손에 쥐고 너랑 거래할 것 같아.”유은수의 말에 임완유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실 비법을 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엄마 말대로라면 천우는 분명히 저에게 비법을 주지 않겠죠. 그럼 저를 찾아서 뭐 하겠다는 거죠?”“그게...”유은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실 자신이 말한 대로라면 지금은 예천우에게 의존하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걸 알았다.‘내가 괜한 말을 했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거야.’그제야 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웬만해서는 주지 않겠지만 네가 미인계를 쓰면 통할지도 몰라. 어차피 너희는 이미 다시 사귀고 있잖아. 임씨 가문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노력해 봐.”“미안하지만 엄마, 난 그런 걸 잘 못해요.”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정말 비법을 원하는 거라면 엄마가 직접 천우에게 전화해서 달라고 하세요! 왜 제가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임완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엄마는 정말 너무해. 천우가 얼마나 엄마를 위해 좋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지 알면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