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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Author: 종이워치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양체은도 결국에는 동의했다.

딸을 설득하는 데에 성공하자 양대복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용왕님께서 자신의 딸을 데려가겠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면 당문에 시집가는 것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근데 이 일은 예 선생한테는 말하지 말거라.”

“왜요?”

“그분이 네가 핍박을 당해서 원치 않는 결혼을 한다고 생각하고 너를 위해 당문과 싸우기라도 할까 봐 그런다. 당문의 실력은 아까도 말했지만 예 선생이 나섰다가는 결과는 죽는 것밖에 없어.”

“저도 알아요. 근데 천우 오빠는 자신의 와이프만 사랑하는데 절 위해 당문과 맞설 리가 있겠어요?”

“그건 단정 지을 수 없지. 자기 와이프만 사랑하더라도 너한테도 감정은 있으니까. 감정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믿고 나설 수도 있지.”

“네. 알겠어요.”

아버지의 말을 듣고 양체은은 속으로 꽤 기뻤다. 천우 오빠의 마음속에 조금이나마 자신의 자리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당문의 무서운 실력을 떠올리니, 그녀는 천우 오빠에게 이 모든 것을 알리고 천우 오빠가 자신을 위해 나서줄지 떠보려던 생각을 바로 접어버렸다.

이와 같은 시간에 공손진은 부하의 보고를 받고 얼굴이 푸르뎅뎅해졌다.

“건방진 놈, 나마저도 무시하다니. 겁대가리 없이!”

“도련님, 걔네들 다 주먹이 센 애들인데 예천우한테 한방에 쓰러졌답니다. 이 자식이 무술을 꽤 하나 봅니다. 제가 직접 나서서 처리할까요?”

“성급해 하지 마!”

공손진은 음흉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겁대가리 없는 놈은 오랜만이야, 천천히 데리고 놀아야겠어.”

“잘 감시해. 기회를 봐서 안에 데리고 와서 놀아.”

“그 자식이 정말 실력이 좋은 건지 아니면 그냥 무식한 건지 좀 봐야겠어.”

“네!”

“알겠습니다!”

이 모든 일을 예천우는 모르고 있었다. 시간은 일분일초 지나 금방 밤 9시가 되었다.

딸아이가 집을 나서는 것을 보고 양대복은 곧 신변에 있던 화경고수 한 명에게 말했다.

“따라가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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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346화

    “자, 이젠 말해줄 수 있겠니? 대체 무슨 일이야?”예천우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좀 속이 답답해서.”“답답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 아냐?”“천우 오빠. 더 묻지 말고 스트레스 확 풀리게 오늘 밤 나랑 신나게 놀아줘.”“그래. 오늘 밤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예천우는 더 캐묻지 않았다.차는 한참 달려서 한 클럽 앞에서 멈췄다. 양체은이 내리더니 예천우의 손을 덥석 잡고 안으로 끌고 갔다. 안에 도착하니 현란한 조명 불빛이 끊임없이 반짝거렸고 귀를 진동하는 음악소리가 사람들의 심장을 뒤흔들었다. 무대 중앙에는 한 쌍 한 쌍의 남녀들이 음악에 취해 미친듯이 몸을 흔들며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었다. 남녀 지간의 신체 접촉은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 여기에는 왜 왔어?”예천우는 솔직히 이런 환경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스트레스 풀려고 왔지.”양체은은 말하면서 카운터로 가서 술을 잔뜩 시키고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예천우도 할 수없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자리에 앉은 후 아직 얘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양체은은 연거푸 몇 잔 들이켜더니 너무 급하게 마셨는지 사레가 들려서 얼굴마저 빨갛게 되었다.이는 그녀에게 또 한 층의 색다른 매력을 더했다.그 후로 또 여러 잔을 마셨다. 예천우는 양체은이 취한 것 같아서 말리려고 했다.“체은아, 술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무슨 일이 있으면 오빠한테 말해 봐. 오빠가 해결할 방법이 있을지 혹시 알아?”“별일 없어. 그냥 오늘은 맘껏 즐기고 싶어.”양체은은 아버지의 당부가 생각나서 차마 말할 수 없었다. “가자, 우리도 가서 춤추자.”“됐어. 거기는 너무 시끄러워.”“안 가면 나 혼자 간다.”양체은은 이 말을 하고는 정말로 일어서더니 혼자 무대 위로 비집고 들어갔다. 예천우는 하는 수 없이 따라갔다. 무대 위로 올라가자마자 양체은은 몸을 흔들며 리듬을 탔다. 워낙 청순하던 그녀가 대뜸 요염해 보였다. 청순한데 섹시함까지 더했다고나 할까.인형 같

  • 용왕 귀환   제347화

    예천우가 즐기고 있는 모습은 분명 분위기에 푹 빠져 아무 생각이 없음이 분명했다.그러다 문득 임완유가 화내는 모습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임완유 한 사람만 사랑한다고 자기 입으로 말해놓고 딴짓을 하면 되겠는가.바로 이때, 음악도 멈췄다. 사람들도 동작을 멈췄다. 적잖은 사람들이 예천우와 양체은을 주시하고 있었다. 멈춰선 양체은은 얼굴이 더욱 발그레 해져서는 자신의 몸을 예천우 품에 맡겼다. 춤추느라 힘들어서인지 아니면 예천우 품에 안기니 힘이 빠진 건지는 모른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할 수 있도록 시간이 멈췄으면 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음악도 사라진 터라 예천우는 슬며시 그녀를 밀어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사람들이 이쪽을 보고 있어. 내려가자.”“사람들 눈을 못 보겠어. 날 안고 내려가줘.”양체은이 속삭였다. 예천우는 좀 난처했지만 계속 이렇게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할 수없이 사람들의 부러운 눈길을 받으며 양체은을 안고 내려갔다. 그런데 더욱 난감한 것은 자리에 왔는데도 양체은이 내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예천우는 하는 수없이 그대로 먼저 자리에 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양체은은 그의 무릎에 앉은 거나 다름없었다. 이 친밀한 접촉과 은은한 향기는 한 남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체은아, 내려와.”예천우는 약간 짜증이 나려 했다. 양체은이 모든 남자들이 거절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예천우는 보통 남자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자신만의 신념이 있었다. 양체은은 취해서 그의 기분을 눈치채지 못하고 말했다. “싫어, 천우 오빠, 날 이렇게 안고 있으니 좋아?”“원한다면 오늘 밤 계속 이러고 있어도 돼.”“체은아, 너 취했어.”예천우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나 안 취했어. 난 천우 오빠가 좋단 말이야. 오빠한테는 내 모든 걸 줄 수 있어.”양체은이 큰소리로 말했다. “천우 오빠, 오빠 눈에는 내가 예쁘지 않아? 나한테 원하는 거, 그게

  • 용왕 귀환   제348화

    “쳤다, 왜? 더 지껄이면 죽여버릴 줄 알아.”예천우는 한심해났다. 요즘은 개나 소나 다 나와서 미친 듯 날뛴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네가? 날 죽이겠다고? 그래, 나 바로 네 앞에 서있잖아. 재간 있으면 죽여봐.”남자는 크게 웃더니 얼굴을 들이밀었다.“미친놈!”예천우는 욕하고 나서 바로 발로 냅다 찼다.남자는 당황해서 피하려 했는데 이미 아예 피할 수 없음을 발견했다. 발에 차여 날아올라 멀리 가서야 쿵 하고 떨어졌다. 그는 삭신이 아파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이 힘은 너무 끔찍했다. 남자의 일행도 마른침을 삼키더니 내밀었던 발을 다시 거두어들이고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들도 이번에는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났다는 것을 알았다.예천우도 더 이상 이런 양아치들을 상대하기 귀찮아서 아예 양체은을 안고 밖으로 향했다. 여기는 사람도 많고 입도 많아서 더 시간을 끌어봤자 그에게든 양체은에게든 좋을 것이 없었다. 특히 양체은같이 어린 여자애한테는 더욱 그러했다. 양체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머리를 예천우 품에 콕 박고 있었다. 그녀는 쑥스럽기도 한 동시에 지금 안겨있는 이 품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될 수만 있다면 평생 이렇게 안겨있고 싶었다. 예천우는 그녀처럼 생각이 많지 않았다. 비록 품에 수많은 남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미인을 안고 있어도 그의 눈빛은 한결같이 투명했고 일말의 사념도 없었다.두 사람이 나가는 걸 본 관객들도 다 흩어졌다.클럽에서 시비가 일어나는 것도 종종 있는 일이었다.밖에 나온 후 예천우는 곧장 양체은을 차에 태우고 돌아가려고 시동을 걸었다. 그가 마신 술은 이미 내공으로 체외로 밀어내서 운전하는데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술이 깼는지 놀랐는지 양체은은 정신이 맑아져서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천우 오빠, 아까 나……”“말 안해도 돼. 알아, 너 너무 마셨어.”예천우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나 진짜 많이 마셨어. 근데 내가 한 말은 다 진심이었어.”양체은이 용기를 내서 말했

  • 용왕 귀환   제349화

    이튿날 오전 9시, 예천우 기상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 받아보니 유은수였다. 찾아올 테니 만나자고 했다.예천우가 그들을 상대할 시간이 어디 있는가. 당연히 거절했다. 하지만 유은수가 꼭 만나야겠다고 하니 할 수 없이 회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어차피 회사에는 가야 하니 말이다.이 말을 듣고 나서야 유은수는 예천우가 자신의 딸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예전 같았으면 노발대발하면서 심한 말을 했을 테지만 지금은 내심 좋아하고 있었다. 역시 자신의 딸이 보는 눈이 있어서 벌써 예천우의 마음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임강, 유은수 부부는 10시에 회사에 도착하여 예천우를 찾았다. 이에 임완유가 깜짝 놀라 그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안내했다. 그리고 회사 사람들은 예천우가 자신의 남편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말씀드렸다.만약 유은수가 예천우와 양체은의 일을 모르고 있었으면 반드시 불만이 있었을 것이다. 부부라면 당당하게 남들 앞에 같이 나서고 부부 사이에 해야 할 일도 해서 아기 여럿을 낳으라고 바가지를 긁었을 것이다. 부부인 걸 숨긴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하지만 지금은 유은수는 속으로 자신의 딸이 참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칭찬하고 있었다. 이 전제가 있으면 그다음은 얘기가 많이 쉬워질 것 같았다. 다만 그들이 한 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예천우는 여전히 회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임강이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완유야, 지금이 몇 시인데 예천우는 아직도 안 오냐, 걔는 매일 이따위로 출근하냐?”“그게 뭐 어때서요, 능력 있어서 일만 잘하면 되죠.”“지각하는 게 뭔 대수에요, 아예 안 나오면 뭐 어때요. 천우가 이 회사 자리 하나가 아쉽겠어요?”유은수가 냉큼 대꾸하자 임강은 할 말이 없었다. 회사 직위 이야기가 나오자 유은수가 또 물었다. “아, 맞다! 완유야, 천우는 회사에서 무슨 직급이니?”“영업팀 팀장이에요.”“뭐, 고작 팀장이야? 안돼, 당장 승진시켜, 적어도 영업실장 정도는 돼야지.”유은수가 냉큼 말했다

  • 용왕 귀환   제350화

    “잠시만요, 누가 그래요, 제가 양 씨 가문 사위가 될 거라고요?”“천우야, 넌 정말 이 상황을 모르겠니? 너도 생각해 봐라, 양 회장이 널 이렇게 마음에 들어하는데 네가 그분 뜻을 어기면 어떤 처지에 몰리겠니.”“게다가, 나도 들어서 알고 있는데 양 회장 댁 딸이 그렇게 보기 드문 미인이라며? 완유보다 훨씬 예쁘고 매력 있다더라.”임강이 그를 설득하려고 했다. 유은수는 목소리를 낮추고 이렇게까지 말했다. “천우야, 나도 네가 완유를 좋아하는 걸 안다. 근데 지금 너한테는 양 씨 가문 사위가 되는데 더 가장 중요한 일이야.”“완유는, 네가 정 마음을 접을 수 없으면 앞으로 조용히 만나면 되지 않니? 다만 임신 안 되게 조심해. 양 회장이 알면 큰일 나.”이 말에 임완유도 너무 황당하여 성내며 말했다.“엄마,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무슨 말을 하든 다 너를 위해서야. 네가 예천우를 포기하지 못하겠다며? 이렇게 하면 천우도 양 씨 가문 사위가 돼서 권력을 키울 수 있고, 너도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있을 수 있지 않니.”“그만해요, 엄마. 말도 안 되는 소리 계속하면 저 화낼 거예요.”임완유는 정말 화가 치밀었다. 자신을 대체 뭘로 보는지 묻고 싶었다.“그만하세요. 싸우지 마세요.”예천우가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두 분께서 절 양 씨 가문 사위로 들어가라고 설득을 하시러 온 거면 제가 실망만 드릴 것 같습니다.”“천우야, 너 이게 무슨 말이니, 꼭 네 고집때문에 너도 다치고 완유도 다치게 할 거야?”유은수가 급해서 말했다.“그래, 천우야, 심사숙고 후 판단해야 한다.”“제가 심사숙고하지 않은 게 아니고 기회가 없습니다. 제가 원한다고 해도 이젠 기회가 없다고요.”예천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말을 듣자 임강 부부는 놀라서 멍해 있었다. 그들뿐이 아니다.임완유도 놀라서 어떻게 된 상황인지 종잡을 수 없었다. 바로 방금 전 예천우가 회사에 오는 길에 양체은이 가족들과 찍은 약혼 사진과 함께 당문 도련님과 약혼한다는 문

  • 용왕 귀환   제351화

    "무슨 뜻이니?" 유은수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그러게, 무슨 일이니? 설마 완유와 결혼한 사실을 들킨 거니?" 임강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혹시나 자신들까지 연루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그거랑 상관없어요."예천우가 고개를 저었다. "양체은이 오전에 다른 사람과 약혼을 했어요."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특히 임완유는 표정 관리가 안 될 지경이다. 예천우가 양체은와 얼마나 깊은 친분이 있는지 몰랐지만, 양체은이 예천우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그녀는, 양체은이 예천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 눈빛은 거짓이 아니었다.이런 상황에서 양체은이 다른 남자와 약혼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양체은은 양 회장의 금지옥엽이다, 막강한 부와 권세를 가진 양 회장이 하나밖에 없는 딸의 결혼에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유은수가 다급하게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니? 약혼이라니? 설마 그 집안사람들 눈 밖에 나는 행동한 거야?""그래, 천우야, 무슨 짓을 한 거야?"임강은 예천우가 무슨 실수를 한 것은 없는지 다급하게 물었다. 그게 아니었으면 갑자기 다른 사람과 약혼을 할 수 없었다.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임완유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당신을 그렇게 좋아하던 아가씨가 왜 갑자기 다른 사람과 약혼을 해?""나도 잘 모르겠어. 양 회장님이 요구한 것 같아. 약혼 상대가 당문의 독자거든, 미래 당문의 가주야." "뭐? 당문?"임강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믿기 어려웠는지 온몸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임완유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아빠, 당문에 대해 알아? 어떤 집안이야?""그러게, 나도 들어본 적 없어." 유은수가 말했다."당문은 들어보지 못했어도 용문에 대해서는 들어봤겠지?" 임강이 물었다."용문은 나도 알아요. 소문에 용문의 실력이 아주 대단하다던데, 가장 강한 고수들뿐만 아니라 사업 관련 인맥도 아주 넓다고 했어요."유은수가 흥분해서 말했다. "안타깝게도 이 문파에 관한 소

  • 용왕 귀환   제352화

    "그래서 바보가 아니라면 반드시 당문과 사돈으로 이어지길 원할 거야. 그래서 천우가 퇴장당한 거야, 이건 논할 여지가 없는 일이야."임강이 설명해줬다."그렇군요. 그러면 예천우는 다시 쓸모가 없어졌잖아요. 양 회장님이 앞으로 예천우를 예전처럼 신경 써주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유은수가 말했다."아마 그렇겠지.""예천우가 다시 쓸모없어진 게 확실해. 이런 기회를 놓치고." 임강이 고개를 저으며 한탄했다."쓸모없어진 걸 떠나 큰 재앙이야."유은수는 곧장 표정을 돌변했다. "예천우, 양 회장님도 널 탐탁지 않게 여기는데 우리 완유라고 별수 있겠니?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그정도는 알고 있지?" 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아직 그의 얘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공격을 해댔다. 이 말을 들은 임완유가 발끈했다. "엄마, 아빠 왜 그래? 왜 이렇게 속물이야?""속물이라니? 득실을 따지는 거다. 양 회장님도 예천우의 편이 아니라잖니. 이건 예천우가 쓰레기랑 다름이 없다는 거야. 우리가 왜 저런 놈을 사위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너 설마 저런 무능력한 남자랑 살겠다는 거니?"유은수고 소리를 질렀다."그래, 난 그럴 거야." 임완유도 화를 내며 답했다."살겠다고?""임완유, 너 정말 이 엄마 죽는 꼴 보고 싶어서 그러니? 회사 사람들 모두에게 물어봐, 너한테 저딴 놈이 가당키나 하는지?""그래. 이렇게 된 거 사람들 앞에서 선언할 거야! 내가 예천우 아내라고!""너!"유은수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예천우, 너 사람이긴 하니? 이렇게 우리 집안을 망쳐야 네 속이 시원해?"갑자기 화살이 자기에게 날아오자 예천우는 황당했다. 자기 하나 때문에 패가망신을 한다는 유은수의 황당한 발언에 예천우는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임강이 소리를 질렀다. "됐다! 그만해! 내가 몇 마디 해야겠다.""예천우, 네 능력으로, 네 위치로 우리 완유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니?""어울립니다!""……"임강은 어이가 없었다. 그는 옆에서

  • 용왕 귀환   제353화

    "또 반년이야?""전에도 반년이라고 하지 않았니? 그러더니 또 반년을 기다려달라고? 장난해?"유은수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절대 안 된다! 절대 동의할 수 없다!""날 못 믿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완유가 날 내쫓지 않는 이상 나도 절대 떠나지 않아."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두 사람은 화가 잔뜩 났다. 바로 이때 임완유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임완유가 전화를 대충 끊어버리자 하문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자 하문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대표님, 경찰에서 예천우 씨를 체포하겠다고 찾아왔습니다.""뭐라고요?"임완유는 깜짝 놀라서 예천우를 돌아보았다."사람들이 그를 찾으러 다니고 있어요."하문은 그 말을 남겨두고 전화를 끊었다."왜 그래?"경찰서에서 왔다는 말을 들은 부모님께서 걱정스럽게 물었다. 예천우와 관계가 있는 것 같았다.임완유는 유은수의 말을 무시하고 예천우에게 황급히 물었다. "경찰이 회사까지 찾아와 당신 찾는다고 하던데?""날?""난 아무것도 안 했어."예천우는 알 수 없는 일에 당황했다. 공손진의 부하를 전에 훈계한 일 때문일 수 있다고 여겼다.그들이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은 자신들의 무덤을 파는 행위였다. 공손진 같은 인물이 자기를 상대하기 위해 경찰 신고를 할 사람이 아니다."아무것도 안 했다니? 숨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유은수가 흥분해서 말했다. "완유야, 너도 봤겠지만 예천우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 이런 하층 계급의 사람은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제대로 할 줄 아는 일 없다고." "됐어, 엄마 그만해."너무 마음이 급했던 임완유가 계속 말했다. "예천우, 무슨 문제 있는 거면 얼른 도망가."그녀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예천우가 잡히지 않기를 바랐다.그러나 임강이 곧바로 제지했다. "완유야, 너 무슨 소리니? 범죄자를 숨긴다고? 안돼. 어디도 못 간다." "그래, 범인을 감싸면 안 된다."유은수가 입구로 돌진해서 문을 열고 소리쳤다.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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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 귀환   제1404화

    조신우는 여전히 뻔뻔한 얼굴로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특히 이신향이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그는 더없는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봐라. 이게 바로 힘이란 거야.’그 순간 이선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말도 안 돼. 내가 분명히 빌린 돈은 24억이었어요. 갑자기 50억이라니!”그는 눈이 충혈된 채로 씩씩거렸고 뭔가 이상하단 걸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조신우는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돈을 빌려놓고 이자가 없을 줄 알았어? 내가 대신 갚은 돈이 40억이 넘는데 이 정도 이자도 못 붙여? 솔직히 말해서 내가 딴 데다 굴렸으면 지금쯤 2배는 됐을 거다.”예천우는 조용히 한마디를 던졌다.“네가 운영하는 도박장이면 열 배도 가능하겠지.”“그래. 그게 뭐?”조신우는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조씨 가문에서 굴리는 도박장이야. 돈 버는 건 시간 문제지.”“합법적이야?”예천우가 다시 묻자 순간 조신우의 얼굴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고 그는 곧 다시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합법 아니면 어쩔 건데? 우리 집이 장산현에선 곧 법이야. 누가 감히 우리를 건드리겠어?”그러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며 예천우를 노려봤다.“좋아. 네 말들 들으니 시름 놓고 너희 가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어.”“됐고. 아까 큰소리쳤지? 날 죽이겠다고? 해 봐. 당장 여기서 네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조신우의 말투엔 조롱이 가득했고 지금 그는 예천우를 단지 입만 산 놈으로 여기고 있었다.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젠 정말 끝났어.’그들은 신고 같은 건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집안은 다 뒷배가 탄탄하고 누구도 감히 섣불리 손대지 못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무심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그리고 이신향을 향해 물었다.“신향 씨, 장산군은 강흥시에 속하죠?”이신향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이 대화를 들은 조신우

  • 용왕 귀환   제1403화

    예천우의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순간 얼어붙었다.사람들은 모두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고 이재동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속으로 절망했다.‘얘 지금 미쳤나? 이 상황에서 조신우한테 그런 말을? 아무리 무모해도 그렇지... 저건 그냥 자살 선언이나 다름없잖아! 조신우가 어떤 신분인데 감히 저런 말을 하는 거아. 조씨 가문은 돈도 있고 권력도 엄청난데... 정말 건드릴 수 없을 존재인데... 휴... 나도 할 만큼 했으니 예천우도 날 탓하지 않겠지. 무식한 자식...’조신우는 한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하하! 야, 너 진짜 웃긴다... 나보고 죽을 준비를 해라고? 너 대체 뭔데 그런 말을 해? 무식하고 건방진 자식. 설마 그 이성진 회장한테 명함 한 장 받았다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맥 가진 줄 아는 거냐? 그 사람은 그냥 네 술 맛있어서 인사한 거다. 넌 그냥 술 한 병 준 들러리일 뿐이야. 네가 한 말 똑같게 돌려줄게.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 아니면 줄은 준비나 하든지. 나 조신우가 한 말이야. 누구도 널 구할 수 없어!”물론이죠. 아래는 요청하신 다음 화의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는 한국어 번역입니다:조금 전 무릎 꿇고 수모를 당했던 기억이 그 순간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그래. 봤지? 이성진조차 우리 삼촌 눈치 본 거야. 이제 모든 체면이 돌아왔네.’조신우의 머릿속은 자만과 승리감으로 가득 찼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예천우, 이번엔 진짜 끝장이구나...’하지만 정작 이신향의 얼굴은 의외로 차분했다.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예천우에게 두고 있었고 속내를 알 수 없는 미묘한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조신우 따위가 어떻게 천우 씨를 이겨...’그 순간 예천우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그렇게 죽고 싶다니... 내가 도와줘야지.”“뭐?”조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았다.“하하! 내가 지금 죽고 싶다고?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야, 네가 나한테 뭘 할 수 있는데?”

  • 용왕 귀환   제1402화

    “그리고 너... 이신향, 네가 뭐 대단한 여자가되는 줄 알아? 내가 기회를 줬는데도 걷어찼으니... 이제부터는 나도 봐주는 거 없어.”조신우는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이어 말했다.“이선우, 이건 네 누나 탓이니까 괜히 날 원망하진 마. 선택은 둘 중 하나야. 40억을 준비하든가... 아니면 감방 갈 준비나 해.”이쯤 되자 그는 완전히 본색을 드러냈고 말 그대로 막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분노 때문에 정작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조신우의 말이 끝나자 방 안 분위기는 싸늘하게 가라앉았고 이재동을 비롯한 가족들 얼굴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특히 이재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애원하듯 말했다.“조 도련님... 말씀이 좀 심하십니다.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저희는 줄곧 도련님 편이었는데요.”“그래?”조신우는 입꼬리를 비틀며 차갑게 대꾸했다.“그럼 간단하지. 당장 저놈 끌어내. 저 예천우란 놈 지금 당장 꺼져주면 내가 조금은 봐주지.”그 말에 이재동은 주춤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봤지만 그보다 먼저 이신향이 목소리를 높였다.“아빠,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이재동은 딸의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고 결국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천우야, 그만 돌아가. 난 널 사위로 생각한 적 없어. 우리 신향이한텐 조 도련님이 훨씬 더 어울리는 짝이야.”그 말에 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이제 좀 상황 파악되냐? 누가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인지... 누가 진짜 남자인지. 어디서 싸구려 가짜 술이나 들고 와선 뭔가 될 줄 알았나 본데... 그런다고 네가 찌질이란 사실이 달라질 것 같아?”그는 속으로 확신하고 있었다.‘저 술을 어디서 주워왔든 아니면 맛이 그럴듯해서 속은 거든... 저 새끼는 결국 그냥 찌질한 놈이야.’그는 원래 몇 천만 원짜리 술이라도 꺼내서 겁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 용왕 귀환   제1401화

    예천우의 말이 끝나자 그제야 방 안 사람들 모두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결국 술은 이성진 회장의 손에 들어갔지만 문제는 이 술은 조신우가 내놓은 것도 그가 사죄의 의미로 바친 것도 아니라는 점이었다.말하자면 조신우는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았고 단지 무릎만 꿇고 멋쩍은 사과 한마디 했을 뿐이었다.이 장면을 바라보던 조혁진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이 자식이... 감히 신우한테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냐. 대체 무슨 심보일까.’그는 속으로 이를 갈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따지고 들 상황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조신우가 이번 사고만 무사히 넘기면 그땐 따로 시간을 내서 따끔하게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이성진은 잠시 고개를 갸웃하다가 상황을 파악하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재밌는 친구구먼. 이름이 뭐지?”예천우는 짧고 간결하게 대답했다.“예천우입니다.”“그래. 이름 기억해 두지. 오늘 자네 덕 좀 봤네.” 이성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이 술을 돈 주고 못 마시는 것도 아니지만 워낙 희귀한 술이다 보니 아무리 부자라도 마실 기회가 흔치 않았다.82년산 라피노 같은 와인은 평생 마셔도 마실 수 있는 술이겠지만 이런 국보급 백주는 한 병 마실 때마다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회장님, 별말씀을요.”예천우는 여전히 담담한 어조였다.이성진은 더 말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다 테이블 위에 놓인 마오타이를 보고는 다시 한번 눈썹을 치켜세웠다.“오성 마오타이 58년산이라니... 자네 보통 친구는 아닌데?”“지인이 준 겁니다.”예천우가 가볍게 대답했다.“지인도 대단한 사람이구먼. 자네란 사람... 점점 더 궁금해지는군.”이성진은 감탄한 듯 웃으며 지갑에서 명함 하나를 꺼냈다.“이건 내 명함이네. 기회 되면 같이 한잔하지.”조혁진은 속으로 진저리를 쳤다.‘세상에... 술 한 병 때문에 회장님이 저 녀석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대하시다니. 대체 저놈 주변에 어떤 인맥이 있는 거야?’그는 그 순간 조신우보고 예천우를 조심하라

  • 용왕 귀환   제1400화

    “됐어. 난 사과받을 자격 없어.”이성진 회장이 싸늘하게 말하자 조신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그는 그저 백주 협회 회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막말을 퍼부은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인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게다가 자기 삼촌인 조혁진조차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릴 정도였다.하지만 조신우가 몰랐던 건 애초에 조혁진이 이번 술자리의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것도 운이 좋았을 뿐 그조차도 이 자리에 참여할 자격이 애매한 사람이었다.왜냐하면 오늘 자리는 강흥시의 유명 인사인 도 대표님이 이 지역 투자 건으로 방문하면서 직접 시장이 배석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이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무릎 꿇어!”조혁진의 얼굴은 이미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조신우를 꾸짖었다.조신우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그 누구보다 조혁진에게는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았고 그의 얼굴만 봐도 지금 자신이 얼마나 큰일을 벌였는지 직감할 수 있었다.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특히 이신향 앞에서 무릎을 꿇는 건 자존심이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조혁진은 이미 분노의 극에 달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다.그제야 조신우는 이를 악물고 한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어두워 뵙지를 못했습니다. 제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그에 맞춰 조혁진도 고개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이 회장님, 신우가 정말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따로 시간을 내서 제대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만간 반드시 직접 찾아뵙겠습니다.”“됐어.”이성진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사과하러 온다는 건 결국 선물이나 뇌물 같은 걸 들고 오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런 건 관심도 없었다.“오늘처럼 기분 상하게 하는 일도 드물었지만 그래도 이 술을 만난 덕분에 기분이 조금 풀렸어. 그 공으로 이번만은 눈 감고 넘어갈게.”그러고는 술병을 가볍게 들어 보이며 물었다.“이 술은 네 것이야

  • 용왕 귀환   제1399화

    “실례합니다. 혹시 이 술이... 여러분 겁니까?”이성진 회장은 룸에 들어서자마자 묻지 않고는 못 참겠다는 듯 바로 입을 열었다.그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어떻게 이런 고급술을 들고 와서는 가짜라고 단정 짓고 그냥 버리려 한단 말인가.’방금 밖에서 스쳐 지나가던 종업원이 술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향이 나서 따라가 봤더니 그게 바로 그 술이었다.이 말을 들은 모두가 순간 멈칫했다.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제동이었다. 그는 막 돌아와 후회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술병을 든 노인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저, 저 술이... 다시 돌아왔다고?’그는 거의 튀어나올 듯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말했다.“네. 저희 겁니다. 그 술은 저희 거 맞아요.”이성진 회장은 단호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이게 진짜 명품 술인데... 어떻게 가짜라고 생각해서 버릴 수가 있습니까? 이건 그냥 낭비도 아니고 범죄 수준이에요!”이제동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고 사실 그도 진짜인지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저 노인의 말투를 보니 정말 진짜였던 모양이다.그런데 갑자기 조신우가 비죽 웃으며 끼어들었다.“이보세요, 노인네. 연기 참 잘하시네요? 도대체 예천우가 얼마를 쥐여줬길래 이렇게 연극까지 해주는 거죠?”“뭐라고?”이성진 회장의 눈이 번쩍 빛났고 그는 당장이라도 테이블을 뒤엎을 기세였다.“연기 말이에요. 아주 실감 나는데요?”조신우는 비웃으며 예천우 쪽을 힐끔 쳐다봤다.“예천우, 솔직히 말해 봐. 이거 뭐 하자는 거야? 가짜 술 하나로 사람들 속이고 저 노인네까지 고용한 거야?”그 말에 이성진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헛소리 작작 하게나. 젊은이,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은 하나도 거짓 없고 모두 사실이야. 못 믿겠으면 백주 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 내 사진이랑 이력 다 나와 있을 거야.”그 말이 끝나자 조신우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 용왕 귀환   제1398화

    그때였다.화장실에 간다던 이제동이 다시 돌아왔다.하지만 얼굴엔 미묘한 실망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사실 그는 화장실에 간 게 아니었다.밖으로 나가 방금 나간 여종업원을 찾아다녔지만 아쉽게도 이미 늦은 뒤였다.그 술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하... 아까 그냥 진짜라고 말할걸. 괜히 허세 부리다 술까지 날려버렸네...’그는 깊은 후회를 씹어 삼키며 방 안으로 들어섰는데 탁자 위에 놓인 또 다른 술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이건 뭐야?”“예천우가 또 꺼낸 거죠. 근데 딱 봐도 평범한 마오타이잖아요. 병에 페이톈 마크도 없고 제대로 된 것도 아니네요.” 조신우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고 예천우는 그런 그를 힐끗 보며 마치 바보 보듯 조용히 되받아쳤다.“페이톈 마크가 없으면 무조건 싸구려야?”“당연하지!” 조신우는 자신만만하게 외쳤고 예천우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럼 페이톈이 나오기 전 마오타이가 뭔지 알아?”조신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는 원래 백주보단 와인을 선호했기에 이런 배경지식엔 무지했다.그때였다.이제동이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설마... 1958년산 오성 마오타이?”그 한마디에 방 안 분위기가 다시 술렁였다.조신우는 다시금 멈칫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맨날 입에 페이톈만 달고 다니더니... 오성 마오타이는 들어본 적도 없나 보네요? 조씨 가문의 자제라는 분이 참...”“흥. 누가 알아. 그것도 가짜일 수 있잖아?” 조신우는 씩씩대며 말했다.“아저씨, 이번에도 한 번 맛 좀 봐주시겠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 좀 해주시죠.”예천우도 미소를 띠며 맞받아쳤다.“맞아요. 진짜인지 확인해야죠. 가짜라면 또 쓰레기통 직행이니까요.”그 말에 이제동은 손끝이 살짝 떨렸다.그는 천천히 술병을 들어 포장과 마개를 살펴봤다.예전에 단 한 번 직접 본 적 있었고 아주 조금만 맛본 기억이 뇌리에 남아 있었다.‘설마... 정말 그 술이?’조심스레 병을 열고 한 잔을 따랐다.잔을

  • 용왕 귀환   제1397화

    이제동은 처음엔 이 술이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댈지 고민했지만 예천우가 정확히 이 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는 걸 깨닫자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예전에 용도에서 열린 경매에서 이 술 한 병이 무려 2억 넘게 낙찰됐어.”“뭐라고요? 2억이요?”방 안이 술렁였다.조신우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저런 평범한 놈이 어떻게 그런 술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그는 곧바로 외쳤다. “말도 안 돼요. 이거... 이거 분명 가짜예요. 가짜 술이 틀림없다고요!”그 말에 한지연과 이신향도 순간 흔들렸다.‘그러고 보니... 혹시 진짜 가짜 술이면 어쩌지?’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조용히 말했다.“진짜인지 가짜인지야... 아저씨가 한 모금 드셔보시면 아실 겁니다.”“그... 그래. 마셔볼게.”이제동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어 한 잔을 따랐다.입에 가져간 뒤 천천히 음미하자 그 향과 맛이 그대로 온몸에 퍼졌고 마치 영혼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이야... 이건... 진짜야.’말하지 않아도 그의 표정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특히 한지연은 남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백주에 얼마나 진심인지 그 눈빛 하나로도 이미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진짜인 건가?’하지만 조신우는 그 광경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게 뭐야... 왜 저런 놈이 이런 술을 가지고 있냐고... 왜!’ 그는 억지로 말꼬리를 물었다. “아저씨... 어떠세요? 정말... 정말 이게 진짜 같나요?”그 말엔 은근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 지금 진짜라고 대답하면 조신우의 체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그걸 눈치챈 이제동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곧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어. 맛은 괜찮은데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평범한 것 같네. 글쎄... 진짜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그 말에 방 안 분위기가 살짝 멈칫했다.‘진짜...

  • 용왕 귀환   제1396화

    “천우야, 아까 술 가지고 왔다며? 얼른 꺼내 봐. 네 아저씨가 술 하나는 진짜 좋아하셔.” 한지연이 살갑게 말했다.이제동은 뭔가 말하려다 말았지만 아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조신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여유롭게 앉아 있었다.그는 이제동도 자기 편이고 이 집 분위기도 다 자기 쪽이라 생각하니 완전히 이긴 기분이었다.‘좋아. 어디 보자. 저 자식이 들고 왔다는 술이 대체 얼마나 형편없는 건지 직접 보자고.’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가방에서 술 한 병을 꺼냈다.병에는 분주라고 적혀 있었고 얼핏 봐도 평범한 술은 아닌 듯한 깊이 있는 외관이었다.물론 마오타이 같은 유명 술은 아니었지만 병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묘하게 남달랐다.그 모습을 본 이제동은 순간 멈칫했다.평소 백주를 즐겨 마시는 그는 술꾼끼리 떠도는 이야기와 시장 정보를 꽤 알고 있었다.‘이거... 설마... 50년산 한정판 분주야?’그 이름만 들어도 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불리는 고급 백주였다.십몇 년 전 용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단 한 병에 4억 원 넘게 낙찰됐던 그 술이었다.지금 시세로 치면 훨씬 더 높을지도 몰랐다.‘설마 진짜 그런 술일 리가... 아니겠지?’조신우는 병 라벨을 힐끔 보더니 툭 비웃으며 말했다.“봐. 내가 뭐랬어. 역시 마오타이도 아니잖아. 고작 집에서 들고 온 싸구려 술이겠지.”그러다 이제동이 술병을 유심히 바라보며 표정이 묘하게 변하자 슬쩍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그리 화내지 마세요. 어차피 그냥 술 아닙니까. 다음에 제가 제대로 된 마오타이 한 병 챙겨드릴게요. 진짜 좋은 걸로요.”조신우는 그 말에 은근히 힘을 실었다.지금 마오타이는 프리미엄이 붙어서 웬만하면 60만 원은 훌쩍 넘는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로 그때 이신향이 뭔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이제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은 술병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목소리엔 믿기지 않는 떨림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게 설마...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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