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다 알고 있다니, 혹시 형 대가문이나 뭐 그런데 도련님 아니야?” 이든이 재준 옆에 앉으며 물었다. 실제로 재준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지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느꼈다. “내가 그런 사람이면, 여기 안 있지!” 재준이 씁쓸하게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 그는 임씨 가문에서 지위가 그리 높지 못했다. 그저 명령하는 사람들 밑에서 일하는 제자에 불과했다…“믿기 어렵긴 하지만… VIP 티켓을 가지고 있지 않나, 권 대표님도 모르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나! 어서 정체를 밝혀! 안 그러면, 내가 여기서 던져버린다!” 이든이 재준의 어깨를 잡고서 경고했다. “아… 아니, 난 그저 평범한 지배자일 뿐이야! 너가 세속에서 온 사람이라서 이걸 모를 뿐이야!” 재준이 외쳤다. “…흠… 그럴 듯하네.” 이든이 꽉 쥐고 있던 손을 풀며 대답했다. “그래, 두 사람 거기까지 하고, 쉴 수 있을 때 쉬어 둬. 경매가 한 시간 뒤에 다시 시작되니까.” 도윤이 손을 흔들며 말하자, 재준을 제외한 모두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세 사람이 방문을 닫자, 재준은 바로 소파에 누워 셋째 장로에게 현재 상황을 보고했다. 소식을 전해 듣자, 셋째 장로는 바로 주철에게 전달했다. 셋째 장로가 주철에게 말을 전할 때, 그는 점심을 먹는 중이었다. 소식을 전달받자, 주철은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그 아이가 분명 우리 경매에 원하는 물건이 있는 것 같군요! 흠… 좋습니다, 재준이에게 이도윤이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알아 오라고 하세요. 그렇게 부탁을 받고, 원하는 것을 주는 거죠!”“하지만… 그러면, 의심을 사지 않을까요…?” 셋째 장로가 물었다. “그 아이에게 사기를 치거나 그러는 건 아니니, 이 사실을 알아낸다고 하더라도 문제없을 겁니다.” 주철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주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도윤을 만나고 싶었다. 도윤이 빨리 딸의 냉독을 치유할수록 좋았다. 어쨌거나, 그 사람들이 냉독이 일년 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했었지만,
셋째 장로를 보자, 미아는 그에게 걸어와 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셋째 장로님, 어디 가세요?”고개를 끄덕이며 셋째 장로가 대답했다. “아, 그게 아가씨… 대표님이 심부름 시키셔서요.”“아, 네… 그나저나, 좀 전에 두 분이 무슨 얘기 나누신 거예요…?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미아가 그의 앞길을 막으며 대답했다. “별일 아닙니다… 대표님께서 경매가 지연되지 않게 시간을 잘 준수하고, 이도윤 씨를 잘 감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셋째 장로는 언행에 극도로 조심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 그 말을 듣자, 미아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좀 전의 침착함은 온데간데없고, 온몸을 배배 꼬며 대답했다. “그…그래서 이도윤에 대한 소식이 있나요…?”“…그게…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대표님께서는 이도윤 씨가 자격요건만 갖추고 있다면, 사위로 받아들일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적어도 아가씨 이미지에 타격이 가진 않을 거예요…” 셋째 장로는 말하기 살짝 민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해야 될 말이었다. “…아, 알…알겠어요. 알겠어요! 그럼, 일 보세요…” 이 일에 대해 더 듣고 싶지 않았던 미아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도윤에게 약간 관심이 있긴 했지만, 이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미아는 한 번도 사랑에 빠져본 적이 없었다. 어쨌거나, 임씨 가문은 그런 쪽에 있어 엄격했다. 그러니, 미아는 어렸을 때부터 가문 외 사람과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아가씨… 아, 대표님께서 아가씨께 이따 있을 경매에 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한 번 더 일러주라 하셨습니다.” 셋째 장로는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대답했다. 다행히 주철의 명령을 들키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다시 미아가 부를까 두려워 서둘러 자리를 떴다. 오후 1시가 되자, 경매장 문이 다시 열리고 사람들이 경매장 안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물론, 아침에 이미 원하는 물건을 얻은 작은 가문에서 온 사람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이런 작은 가문들은 이미 떠나긴 했지만,
“그린섬에 평화란 없어요… 여기서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은 그저 강해지는 것뿐이에요. 충분히 강하다면, 그 누구도 함부로 건들지 못할 거예요…” 재준이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사실은 이랬다. 조금 전, 이 사건에 대해 셋째 장로님으로부터 긴급 통지를 받은 후, 서둘러 갔었다. 셋째 장로는 도윤이 불필요한 위험에 놓이길 바라지 않았기에 도윤을 보호하기 위해 임씨 가문 지배자들로 작은 팀을 꾸렸다. 도윤이 헤라클레스 원초적 원기를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나, 여기 있는 사람들이 그저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도윤이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랬기에, 재준은 도윤 주변을 철저히 감시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위험이 조금이라도 감지된다면, 바로 임씨 가문이 도윤을 보호하는 데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보고해야 했다.고개를 끄덕이며 오혁이 대답했다. “…네 말이 맞는 것 같구나.”“그런데… 왜 주최자는 그런 살인자들에 아무런 개입을 하지 않는 걸까… 왜 그냥 가만히 앉아서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구경만 하는 걸까…?” 도윤이 말했다. “사실, 물론 주최 측도 사상자를 최소한으로 하고 싶어 해. 하지만, 끼어들 수는 없어. 그랬다간, 말 그대로 한 쪽 편을 들게 될 것이고, 그럼 다른 편이 기분이 상하잖아. 그래서 못하는 거야.” 재준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설명했다. 임씨 가문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었다. “…그걸 형이 도대체 어떻게 아는 거야…?” 이든이 물었다. 어색하게 목을 가다듬으며 앞으로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을 해야겠다고 느끼며 재준이 말했다. “…그…그냥 내 생각이야…”“…혹시 섬 주최 측 사람은 아니지…?” 이든이 재준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당연히 아니지! 내가 주최측 사람이면, 여기 왜 같이 앉아 있겠어?” 재준이 소리쳤다. 이든이 더 꼬치꼬치 캐묻기 전에, 경매가 공식적으로 다시 시작되었다. 이제 다음 나올 경매 물품을 기대하며 모든 사람의 시선은 경매 테이블에 고정되었다. 어쨌거나, 문씨 가문이 만든 짐승
아침에 짐승 모양 동이 누구나 노려볼 수 있는 물건이었기에 사람들은 더 흥미로운 물건들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희귀한 물건 몇 개만 나오자, 다들 실망하고 말았다. 물론, 그런 희귀한 물건들은 일반인들 사이에서 당연히 난리가 났겠지만, 현재 참석자들은 대가문에서 온 지배자들이었다. 다시 말해, 오후 경매품들은 그들에게 있어, 거의 쓰레기와 다름없었다.그렇게 경매가 끝나고 모두가 떠나기 시작할 때, 이미 하늘은 어두워져 있었다. 하루 종일 앉아 있은 후, 몇몇 사람들의 얼굴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다들 너무 지친 상태였기에 집에 돌아가 쉬고 싶어 했다. 물론, 도윤과 그의 일행들도 사람들 속에서 걷고 있었다. 하지만, 걸어가면서 도윤은 인상을 썼다. 누군가 따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번에 바로 돌아보지 않고, 그저 계속 앞으로 걸어 나갔다. 어쨌거나, 누군가의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한 적이 없었다. 그랬기에, 지금 뒤따라오고 있는 사람은 아마 주최 측 사람일 것이다. 재준도 옆에 있는데, 그들이 여기서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오후처럼, 그들은 빠르게 식사를 한 후, 거실로 돌아갔다. 잠시 후, 재준이 도윤에게 가까이 다가와 머뭇거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보자, 도윤은 일어나 자기 방으로 걸어갔고, 재준이 따라 들어갔다. 침대 옆에 앉아서, 도윤은 담배를 피우며 차분하게 물었다. “뭐 때문에 그래?”“..그게… 방금 가문에서 문자가 왔는데, 지금 당장 너한테 중요하게 할 말이 있대…” 재준이 침을 꼴깍 삼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윤이 거절할까 걱정하는 듯 보였다. 담배를 피우며 도윤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 가자.”“…어? 정말 이렇게 바로 가준다고…?” 재준은 이런 도윤의 반응을 생각지도 못했다. “왜, 먼저 좀 꾸미고 가야 하나?” 도윤이 깔깔 웃으며 대답했다. “아…아니… 이렇게 흔쾌히 간다고 할 줄 몰랐어…” 재준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중얼거렸다. “…음? 아, 그럼, 생각 좀 해볼
익숙한 산을 보며, 도윤은 차분하게 미소 지으며 물었다. “…그런데, 내가 너희 가문 높으신 분을 만나면, 이 산의 비밀을 알게 될 수 있을까?”“…나도 확실하게 말은 못 해… 직접 너가 물어보는 게 최선이야…” 재준은 실수로라도 문제를 일으킬 말을 하지 않으려 조심하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 말을 듣자, 도윤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알겠어, 알겠어, 그만 물어볼게…”30분이 더 지나자, 두 사람은 일렬로 늘어선 집들이 보였다. 그 집들 자체가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각 집의 정문을 지키고 있는 회색 옷을 입은 젊은 남자들 여러 명을 보자, 도윤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아마 주최 측 사람들은 여기 살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아마 그때 무단 침입한 죄로 불렀을 것이다…주최 측에서 도윤을 해칠 의도가 있는지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았다. 어쨌거나, 그 사람들은 이미 도윤을 지목했고, 도윤은 지금 섬의 사람 발길이 없는 곳에 있었다. 다시 말해, 도망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에 잘 따르고, 행동하기 전에 그 흐름을 읽어야 할 것이다. 재준이 집들을 가리키며 말하자, 도윤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멈추었다. “여기가 우리가 사는 집이야, 도윤아.”“…아 그렇구나. 이제 말해줘. 넌 가문에서 계급이 어떻게 돼…?” 도윤이 물었다. “…난 그저 평범한 제자일 뿐이야…” 재준은 살짝 민망해하며 뒤통수를 긁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도윤이 말했다. “그렇구나. 길 안내해 줘.”그렇게 재준이 회색 옷을 입은 남자에게 신원을 밝히자, 두 사람은 하나의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재준의 안내에 따라 도윤은 몇 개의 의자만이 있는 그저 평범해 보이는 방으로 들어갔다. 도윤이 자리에 앉자, 재준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줘. 네가 도착했다고 말씀드릴게.”고개를 끄덕이고서, 도윤은 재준이 방을 나가자, 눈을 감았다. 그리고 10분 후, 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에
주철이 맞은편에 앉자, 셋째 장로와 재준은 그저 조용히 그의 뒤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도윤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아직이요. 경매가 끝나고 재준이가 바로 여기로 데려왔어요.”“뭐라고? 먼저 뭐라도 먹고 데려왔어야지!” 주철이 살짝 인상을 쓰며 재준을 보았다. “죄… 죄송합니다…!” 재준이 작게 속삭였다.“…일단, 먹을 것 좀 내와. 그리고 좋은 와인 한 병도 가져오고! 좀 이따 도윤이랑 술 한잔하게!” 주철이 손짓을 하자, 재준이 재빨리 방에서 나갔다.물론, 도윤은 어안이 벙벙했다.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기에 도윤이 물었다.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 제가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면, 무슨 일인지 제게 말씀해 주세요. 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겠습니다…”“그 일은 그만 잊고, 편히 있거라. 그리고, 난 너가 저녁 식사를 했을 거로 생각했어. 빈속으로 대화하는 건 최악이니까.” 주철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의 말은 친절했지만, 마치 명령처럼 느껴졌다. 그 말을 듣자, 도윤은 조용해졌다. 다시 생각해 보니, 이미 주철의 손아귀 깊숙이 들어온 후였다. 필요시 싸울 수 있었기에 힘을 얻으려면 식사하는 게 좋을 것이다. 도윤이 체념한 것 같자, 주철은 손바닥을 문지르며 물었다. “…그래서, 서부 지역 어느 지역에서 왔어?”“…남쪽이요.” 도윤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렇군… 가문에 사람은 어느 정도 돼? 그리고 그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시니? 그리고 그 남자분은 네 아버지야, 삼촌이야?” 주철은 물으며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분은 제 가족이 아닙니다. 우연히 만난 사람이에요. 그리고, 제 가문에서 전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주철의 물음이 계속되자, 도윤의 표정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주철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알게 될 때까지, 도윤은 그들과 무슨 문제에 휘말릴지 알 수 없었기에, 미나나 부모님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자, 주철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만난 적 있지요. 기억나시나요?” 셋째 장로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때… 저를 쫓아 오시던 분 맞죠..?” 도윤은 노인을 자세히 보며 말했다. 당시 셋째 장로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그에게 느껴지는 아우라와 형체만으로 누군지 알아보기에 충분했다. “맞습니다. 생각보다 빠르시더군요.” 셋째 장로가 웃으며 대답했다. “아, 다른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해요. 그분이 절 도와주지 않으셨더라면, 저는 그때 잡히고 말았을 거예요… 혹시 두 분은 그 나이 든 여자분을 아시나요…?” 도윤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미소 지었다. “…나이 든 여자?” 주철이 살짝 눈썹을 추켜올리며 대답했다. “아마 경매 때문에 온 사람일 겁니다.” 그 나이 든 여자는 변장한 아가씨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셋째 노인은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느끼며 말했다. 그러자, 도윤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군요…”잠시 후, 재준이 방 안으로 뛰어왔다. 주철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이자, 그는 활짝 웃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식사가 준비됐구나. 가서 우리 최고 요리사의 음식을 먹어 보렴! 음식이 마음에 든다면, 경매 기간 동안 여기서 식사하거라!”주철과 셋째 장로가 나가는 모습을 보며 도윤은 그들을 따라 나가려고 하는 재준의 팔을 황급히 끌어당기며 속삭였다. “자, 이제 저 사람들이 누군지 말해줘.”“…미…미안해. 하지만, 난 말할 수 없어…!” 재준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대답했다. “..세상에…”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 재준을 보며, 도윤은 완전히 기운이 쭉 빠졌다. 재준에게서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도윤은 그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다이닝룸으로 향했다.평범해 보이는 장소에 정말 많은 음식이 테이블 위에 차려져 있었다. 게다가, 강한 와인의 향기가 방안 전체에 은은하게 퍼졌다.들어오는 도윤을 보자, 주철은 어서 오라고 손짓하며 말했다. “자! 와서 앉아라!”주철의 지배력이 어느 정도인지
한참 도윤을 바라보며, 역시 오후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재준은 침을 꼴깍 삼키며 힘들게 입을 뗐다. “…혹…혹시…”지난 며칠간 재준의 노고를 알기에 주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준의 말을 끊었다. “그래, 너도 우리랑 함께 먹자.”“…그…그건 아닙니다! 그…그냥 밖에서 기다려도 되는지 여쭤보려 했어요…” 감히 대표님, 셋째 장로님과 겸상할 생각이 없었던 재준이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키며 말을 더듬었다. 주철이 무슨 대답을 하기도 전에, 도윤이 재준을 끌어당겨 자리에 앉히며 말했다. “여기 테이블 위에 음식이 얼마나 많은지 안 보여? 나 혼자서 어떻게 다 먹어! 그러니까, 너도 앉아서 같이 먹어!”“…나…나는…” 주철을 바라보며 재준은 민망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주철이 고개를 끄덕이자, 재준은 침을 꼴깍 삼키고서 자리에 앉아 젓가락을 들었다. 평소 먹는 모습과 다르게, 재준은 천천히 먹기 시작하며 계속 식사를 이어가도 될지 이따금 주철의 눈치를 살폈다. 한편, 도윤은 식사 예절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눈 깜짝할 새, 앞에 높인 접시를 다 비웠다. 입을 닦아내며 도윤이 물었다. “임 삼촌, 그리고 선생님, 두 분은 안 드세요…?”“우린 이미 먹었단다. 신경 쓰지 말렴.” 주철이 밝은 미소로 대답했다. “아, 그렇군요… 그러면, 전 마저 먹겠습니다.” 도윤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음식을 자리 가까이 가져왔다…시간이 좀 흐른 후, 도윤은 배가 불렀고, 배를 두드리며 만족스럽게 트림을 내뱉었다. “도윤아, 음식은 입에 맞았니?” 주철이 손뼉을 마주치며 묻자, 임씨 가문 하인들이 테이블 위를 치우기 시작했다. 테이블이 아주 말끔해지자, 더 많은 하인이 오가며 막 내린 차 한잔을 대접했다…“아주 맛있는 식사였어요.” 도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다행이구나! 이후에도 먹고 싶을 때마다 언제든 와서 먹으렴!” 주철이 차를 마시며 말했다. 그 말을 듣자, 도윤은 살짝 눈썹을 치켜 뜨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