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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장

“선물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도윤은 유감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도윤은 원래 할머니의 선물을 준비하고 싶어 했지만 미나가 그러지 못하게 했다. 미나는 둘이 함께 선물 하나를 드리면 된다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혼자 선물을 준비했다.

그래서 오늘 도윤은 빈손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그는 그저 미나의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생신 파티에 참석하러 왔을 뿐이었다. 아린이 그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이런 이야기를 꺼낼 줄 누가 알았겠는가?

“뭐? 선물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미나의 남자친구도 값진 것을 가져 올 거라 생각했는데!”

“미나의 남자친구도 재벌 2세라고 하지 않았어? 상식적으로 말해서, 그도 기본 예의와 매너를 잘 알아야만 해. 할머니를 뵙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어떻게 빈손으로 올 수가 있지?”

“아린의 남자친구 기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군!”

조용히 속삭이는 소리와 중얼거리는 소리들이 친척과 친구들 사이에서 울려 퍼졌다.

조용하게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대화는 참석한 모두에게 꽤 분명하게 들렸다.

상황을 지켜보던 노부인은 점잖은 표정을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그녀는 선물 받는 것을 즐기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지만 어른으로서, 이미지와 평판은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기수만큼 도윤에게 정이 가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괜찮다고만 대답한 뒤 도윤에게 옆에 앉으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살짝 물었다. “도윤, 자네 가족 사업이 꽤 잘되고 있다고 들었네. 무슨 사업을 하고 있는가?”

“아, 저희는 거의 모든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도윤이 가볍게 대답했다.

도윤은 그저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었지만, 미나의 할머니와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대답은 조금 무례하게 느껴졌다.

모든 사업을 한다고?

그게 무슨 사업이길래?

그는 어떻게 그렇게 성의 없고 무심하게 대답할 수가 있는 것인가?

미나가 재빨리 웃어 넘기며 말했다. “할머니, 도윤은 여기 처음 왔잖아요. 그렇게 많은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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