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덕진의 말에 조연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늙은 여우 같으니라고, 욕심이 끝이 없군. “그럼 아저씨는 얼마를 원하세요?” 조연설은 시험 삼아 물었다. 그러자 황덕진은 다섯 손가락을 쫙 펴 보였다. “50억이요?” 조연설은 약간 놀랐지만 그나마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이었다. 하지만 황덕진은 음침하게 웃으며 말했다. “난 500억이 필요해.” “500억?” 조연설은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저도 몰래 소리를 질렀다. 그 돈은 조씨 가문의 경제력으로도 내놓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이건 너무하는 거 아닌가? 조연설은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엄진우를 향해 도움의 눈길을 보냈지만 엄진우는 아무 일도 없는 듯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배신자! 누구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이 늙은 영감탱이의 변태 짓까지 꾹꾹 참았건만! 조연설은 진심으로 서러웠다. “시천민의 분노를 감안하면 500억은 아주 적은 거야. 네 체면을 봐서 내가 적게 불렀어.” 황덕진은 뻔뻔스럽게 한마디 덧붙였다. 다른 사람이라면 적어도 2,000억이야.” 조연설은 하는 수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요. 계좌 보내주시면 오늘 밤 열두 시 전까지 입금해 드릴게요. 그럼 예강호는 풀어주실 수 있는 거죠?” 조연설은 불만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황덕명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 외에도 특별한 요구가 하나 더 있어. 연설이 넌, 반드시 나와 식사를 해야 해. 그러면 예강호를 풀어줄 거야.”조연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말했다. “좋아요, 아저씨. 제가 한 잔 올릴게요.” 그녀는 잔에 술을 가득 따라 황덕진에게 건넸지만 황덕진은 여전히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어렸을 때처럼 내 무릎에 앉아.” 찌릿! 순간 엄진우의 두 눈이 싸늘하게 빛났다. 매서운 눈빛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황덕진의 심장을 푹 찔렀다. “적당히 하세요. 500억, 적지 않은 금액이에요.” 엄진우는 차분하게 입을 열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얼음처럼 차가웠다. 마치 잠자던
조연설은 온몸에 소름이 돋아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녀는 재빨리 다리를 빼려 했지만 황덕진은 그녀의 다리를 꽉 잡았다. “연설아, 너 이거 실수하는 거야.” 조연설의 얼굴은 점점 더 새파랗게 변했다. “총리님! 저한테도 한계가 있어요. 전 늘 아저씨를 어른으로서 존경했어요. 그러니 적당히 하세요.” 조연설은 아무리 그래도 강남성의 총리로 행동에 절제가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이제 겨우 한 잔 마셨을 뿐인데 그의 손은 이미 그녀의 허벅지에 닿았다. 몇 잔 더 마시면 술기운에 무슨 더러운 짓을 하지 누가 알겠는가. 황덕진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얘기는 끝난 거지? 좋아. 난 이만 간다.” 그러자 조연설은 다급히 물었다. “그럼 예강호는 어떻게 되는 거죠?” “당연히 내일 공개 처형이겟지?” 그는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여자에게 두 번 거절당하고도 부탁을 들어주는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황덕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조연설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말했다. “아저씨, 잠시만요. 죄송해요. 제가 실수했어요.” “또 반항할 거야?” 황덕진이 빈정거리며 물었는데 손은 조연설의 다리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조연설은 속으로부터 올라오는 구토감을 억누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걱정 마세요. 오늘은 제가 아저씨 잘 모실게요. 아저씨 기분 좋게 해드릴게요.” 이 말을 하는 동시에 조연설은 엄진우 쪽을 힐끔 쳐다봤다. 하지만 엄진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며 두 귀는 외부 소리를 차단한 듯 했다. 그는 조연설에게 완전히 실망한 것 같았다. 조연설은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이 남자를 위해 이런 더러운 희생을 하고 있는데 왜 결국 무시당해야 하는 거지? 그녀는 마음이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황덕진은 그런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고 오히려 크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너만 날 즐겁게 모신다면 예강호는 안전하게 꺼내주도록 하지.” 황덕진은 술을 한 잔 두 잔 마시기 시
순간 황덕진은 비명을 지르며 마치 줄이 끊어진 연처럼 멀리 날아나 벽에 부딪혔다. 그는 머리가 깨져 피를 흘렸는데 그를 던져버린 사람은 바로 오랫동안 침묵하고 있던 엄진우였다. “엄진우!” 조연설은 너무 놀라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자기를 보호하려는 엄진우의 모습에 그녀는 저도 몰래 눈물이 맺혔다. “고마워...” “고마워할 사람은 나야.” 엄진우는 손목을 돌리며 말했다. “상관없는 일에 이런 수모까지 참으려 하다니... 조연설, 이 은혜 나 평생 기억할게.” 그러자 조연설은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난 네가 날 경멸하고 더러운 여자라고 생각할 줄 알았어...”“내가 그런 말 할 자격이라도 있었나?” 엄진우는 쓸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가장 경멸스러운 사람은 바로 나야. 여자의 보호를 받는 나 같은 남자. 그러니 비웃음을 받아도 내가 받아야지.” 조연설은 코끝이 시큰거려 눈물을 억지로 참았다. 어려서부터 그녀는 성격이 강인했다. 백 번을 넘어져도 씩씩하게 일어섰던 그녀, 심지어 눈물을 흘린 적도 거의 없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한 남자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엄진우, 아무리 그래도 폭력은 아니야. 나쁜 사람이라 해도 성총리잖아. 강남성 최고의 장관이라고.” 조연설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자 엄진우는 시큰둥하게 웃어 보였다. “성총리가 그렇게 대단한 자리야?” “하아... 대단하지 않지. 단지 너희 두 사람과 가문까지 다 쓸어버릴 수 있을 능력을 가진 것뿐이야.” 이때 피투성이가 된 황덕진이 비틀거리며 일어나 피 묻은 이빨 두 대를 뱉어내며 사악하게 웃었다. “하하하하! 내가 관직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당한 건 또 처음이네? 어이, 너 용기가 정말 대단한데? 이름이 뭐야? 네 뒤에 누가 있는지 어디 보자고!” 그러자 조연설은 겁에 질린 채 황급히 설명하려고 했다. “아저씨, 이건 오해예요!” “늬미, 오해는 개뿔!” 황덕진은 소리를 지르며 조연설의 말을 끊어버렸다. “저 자식한테 직
“지금 우리 가족을 빌미로 나 협박해요?” 조연설은 화가 나서 안색이 다 일그러졌다. “감히 우리 가족을 건드린다면 난 지금 당장 목숨을 걸어서라도 당신과 싸울 겁니다!” “그래, 어디 한 번 해봐.” 황덕진은 조연설의 위협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는 이미 상대의 약점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잔인한 수단은 모두의 인정을 받았고 오늘날 성총리라는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벼랑 끝까지 몰린 조연설은 사색이 되어 어쩔 바를 몰라 했다. 이때, 엄진우가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러자 황덕진은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설마 사람이라도 부르려는 건가? 잊지 마, 여긴 성부야. 밖에 군경 쫙 깔렸어. 내가 신호만 보내면 지원군은 당장이라도 몰려올 거야! 네가 부른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내 사람들이 널 먼저 포위한다 이 말이야.” “아, 그게 아니고. 그냥 우리 엄마한테 안부 전화 좀 하려는 거야.” 엄진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인했다. “엄마? 설마 네 엄마가 제경에 있어? 그래서 도움을 청하려는 건가?” 상대는 무서울 것 없다는 듯 엄진우를 비웃었다. “술도 안 마신 놈이 술 냄새에 취한 건가?” 그러자 엄진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니, 우리 엄마 강남에 있어. 성안 장미 대로 107번지 별장.” “하하! 장미 대로 107번지 별장?” 황덕진은 배를 끌어안고 웃다가 갑자기 안색이 굳어지더니 깜짝 놀란 표정으로 엄진우를 바라봤다. “그거 우리 집이잖아.” “빙고, 당신 집이지!” 엄진우는 미소를 짓더니 손가락을 입술에 대며 말했다. “쉿! 전화 왔어.” 엄진우는 이내 전화를 받았다. “엄진우 님, 분부대로 별장 포위했습니다. 황덕진의 가족은 우리에 의해 통제된 상탭니다.” 전화를 걸어온 상대는 바로 강남성 지하 황제인 독고준이다. 지난번 창해시에서 엄진우를 도와 예정아를 처리한 후, 엄진우의 작은 조작으로 독고진은 몇몇 경쟁자들을 굴복시키고 지하 세계를 전부 통일해
맞아. 바로 우아한 폭군이야! 이런 형용사만이 엄진우라는 우아하면서도 잔혹하고 피비린내 나는 남자를 설명할 수 있다. 지하 세력을 황덕진 입에 보내 그 가족을 ‘보호’하게 하다니, 이런 일은 엄진우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더 놀라운 것은 최근 급부상한 강남성의 지하 황제 독고준을 엄진우가 마음껏 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성 전체를 쑤시고 다니며 무법자처럼 행동하는 독고준이 엄진우 앞에서는 마치 키우는 강아지처럼 순종적이다. 황덕진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예강호 당장 풀어줄 테니 우리 가족은 풀어줘!”그러자 조연설은 기쁨에 겨워 말했다. “잘됐다. 우리 빨리 가자.” 하지만 엄진우는 조연설을 제지하고 여유작작하게 말했다. “나 지금 하나도 안 급해. 일단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가 있어.” 조연설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몇 가지 문제?” 그러자 엄진우가 평온하게 대답했다. “500억은 더는 줄 필요가 없어.” 황덕진은 눈앞까지 굴러왔던 먹잇감을 놓치는 듯한 기분이 들어 고통스럽게 말했다. “좋아.” 엄진우가 계속해서 말했다. “예강호 일에 대해 절대 드래곤 크루와 9대 수진 가문에 말해선 안 돼. 그냥 탈옥한 거로 해.” 황덕진의 입가에는 경련이 일어났다. 이건 그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쓰라는 말이다. 상관없다. 그는 성총리니까. 나중에 대체양을 하나 찾으면 되니까. 결국 그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조연설은 엄진우의 순발력에 감탄했다. 본인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승기를 잡는 그의 모습에 경외심이 들었다. 그의 차분하고 위엄있는 태도에 조연설은 엄진우에게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상하네? 평사원 출신의 일반인에게 어떻게 저런 아우라가?”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지막 한 가지... 신발 벗고, 눈 감아.” “그건 왜?” 두 가지 요구는 비록 치명적이었지만 예상이 가능했다. 그러나 세 번째 요구는 황당 그 자체이다
“먹어.” 엄진우는 황덕진의 머리를 더 세게 밟았는데 조금도 자비를 베풀 생각이 없어 보였다. 황덕진이 조연설에게 했던 과도한 행동을 이제 그는 열 배로 되갚아줄 생각이다. “먹을게! 먹을게!” 황덕진은 머리가 흐트러진 채 성총리로서의 자존심을 완전히 잃고 손으로 남은 음식들을 쓸어 모아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음식물 속에는 유리 조각들도 섞여 있었다. 그 모습에 조연설은 헛구역질을 해댔다. 대단한 강남성의 총리가 머리를 밟힌 채 바닥에 널브러진 음식물을 강제로 먹게 되다니, 정말 충격 그 자체이다. “엄진우, 이건 말도 안 돼...” 조연설은 혼자 중얼거렸다. 엄진우가 짠 판은 한 치의 빈틈도 없어 조연설은 냄새조차 맡지 못했다. 그제야 엄진우는 천천히 발을 떼며 말했다. “길 안내해!” 황덕진은 심하게 기침을 하며 바닥에서 천천히 일어섰는데 더러운 꼴은 마치 쓰레기 더미에서 나온 벌레처럼 역겨웠다. 그의 얼굴은 온통 기름과 피로 뒤범벅이 되었다. 황덕진은 누런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엄진우, 네 가족들까지 내가 전부 죽여버린다.” 그러자 엄진우는 황덕진의 머리통을 한 대 때리며 말했다. “이 영감탱이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그럼 계속 먹어.” “그만! 그만!” 그러자 황덕진은 완전히 굴복하며 말했다. “준비할 시간을 줘. 이 상태로는 밖에 못 나가!” “3분.” 엄진우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지금부터 카운트다운 시작이다...” 황덕진은 어쩔 수 없이 대충 정리를 한 뒤 엄진우와 조연설을 데리고 성부의 지하 감옥으로 향했다. 여기는 중화력과 인공지능 기술로 엄중히 경비 되는 최고 등급의 감옥이다. 가장 악명 높은 범죄자로 불리는 강남 제일 폭도인 예강호는 지금 이곳에 감금된 채 철저한 경비 속에서 철통같이 감시당하고 있었다. 감옥은 천자호, 지자호, 인자호로 나뉘는데 인자호에는 위험한 범죄자들이, 지자호에는 사형수와 초강력 범죄자들이, 천자호에는 정치범이 수감되어 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총리님!” 황덕진을 발견한 두 명의 간수는 순간 사색이 되어 다리를 벌벌 떨었다. 그들은 손에 들린 형구를 던져버리더니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다. “총리님, 이 더러운 곳까진 어떻게 오셨습니까? 우린 아무런 연락도 받은 적 없는데...” 그러자 황덕진은 싸늘하게 말했다. “지금 알려주면 돼? 아니면 사무실로 가서 서명이라도 할까?” “아닙니다. 그 말이 아닙니다. 성부에서 가장 높으신 분인데 서명이라뇨.” 두 사람은 겁에 질린 채 머리를 조아렸다. 이때 조연설이 큰 소리로 말했다. “데리고 나갈 테니까 당장 풀어!” “네? 예강호를 데리고 풀어주라고요? 성부에서 직접 지명 수배한 악명 높은 범죄자를 어떻게 함부로 풀어줍니까?” 두 사람은 잔뜩 겁에 질려 말했다. “풀어줘. 내가 허락했다.” 황덕진이 가볍게 기침하며 명령했지만 두 간수는 서로 눈치를 보며 망설였다. “총리님, 위험한 사람입니다. 어떻게...” “뭐야? 지금 내 말 무시하는 거야?” 망설이는 그들의 모습에 황덕진은 분노가 솟구쳤다. “우리가 어찌 감히...” 두 사람은 다급히 일어나 예강호를 풀어줬다. 엄진우가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기만 하자 조연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엄진우! 넌 양심도 없어? 예강호 네 형님이라며? 이 자식들이 예강호를 학대하고 있는데 왜 한마디도 안 해? 냉혈동물도 너보다는 낫겠다!”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형님은 지존종사야. 고작 두 간수가 이렇게 만들 수는 없어. 이상해.” 말라죽은 낙타도 말보다 큰 법이다. 시천민에게 당해 폐인이 됐더라도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연설은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네 형님이라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맞았는데도 넌 지금 진짜가 아니라고 의심하는 거야?” 조연설은 이제야 풀려난 예강호를 급히 일으키며 말했다. “예강호 씨, 고생 많았어요. 엄진우와 함께 당신을 데리러 왔으니 함께 강남을 떠나요. 여긴 위험해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상대 머리를 덮은 검
“뭐라고?” 엄진우는 마치 번개라도 맞은 듯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황덕진의 가족이 죽임을 당했다면, 황덕진은 분명 그에게 죽기 살기로 덤벼들 것이다. 황덕진의 구역에 있는 지금 그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할 것이다. “엄진우, 뭐야? 무슨 일이야? 우리 집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엄진우의 표정에 황덕진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엄진우는 서둘러 고개를 가로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 “그럴 리가. 부하들이 실수를 저질렀을 뿐이야. 당신 가족, 안전해.” “다행이군.” 황덕진은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에 안도의 숨을 내쉬며 한시름 놓았다. 가족이 무사하기만 하다면 그는 어떤 수모도 다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이때, 그의 전화기가 울리고 사진 몇 장이 전송되었는데 그것은 황덕진의 가족이 참혹하게 죽은 모습이었다. “이건...” 황덕진은 충격에 휩싸여 순간 기절해 버렸다. “총리님!” 두 간수는 사색이 되어 급히 외쳤다. “사람 살려! 총리님이 심장마비로 쓰러지셨어. 빨리 구급차 불러!” 순간 사람들이 소란스럽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조연설도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체 뭘 본 거지? 멀쩡했던 사람이 왜 갑자기 쓰러진 거야? 심폐소생술과 인공 호흡을 배웠으니까 일단 응급조치부터 해봐야겠어.” 하지만 엄진우는 단호하게 그녀를 제지하더니 그녀를 끌고 밖으로 달려 나갔다. “엄진우, 왜 그래?” 조연설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우린 함정에 빠졌어. 이건 함정이야.” 이내 황덕진은 간수들의 응급조치 덕분에 다시 의식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의식을 찾은 황덕진은 혈안이 된 채 주변을 살피며 소리를 질렀다. “엄진우와 조연설 어디 갔어?” “방금 떠났습니다.” 한 부하 직원이 말했다. “누가 보내라고 했어?” 황덕진은 미친 듯이 분노하며 소리를 질렀다. “그것들이 내 가족을 죽였어! 난 죽어서도 용서하지 않아! 당장 사람을 소집해서 두 사람 죽여버려!” 쿵쾅쿵쾅! 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