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공무성은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뭐라고? 엄진우를 죽이라고 했는데 왜 여기까지 데리고 온 거지? 가야 이 쓸모없는 자식! 대체 뭐 하는 짓이야!” “하하! 가주, 뒤에서 욕하는 건 그리 좋은 것이 아니지요.” 가야는 엄진우와 함께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섰다. 엄진우는 예의 바르게 웃으며 말했다. “안녕, 공씨 가문 사람들을 또 만났네요? 내가 뭐라고 했어? 반드시 다시 만날 거라고 했지?” 멀쩡한 엄진우의 모습에 공무성은 모골이 송연해졌다. “가야! 내가 극진히 모셨건만 어찌 이럴 수 있어? 감히 날 배신해?” “공무성, 탓하려거든 네 부족한 안목을 탓해. 감히 엄진우 님을 상대하려고 하다니, 정말 죽고 싶어 환장한 사람 같군.” 이때 엄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다들 입 다물어. 난 두 사람의 말다툼을 듣고 싶은 게 아니야. 가야, 당신에게 20분의 시간을 줄 테니 저놈의 입을 열어서 모든 진상을 털어놓게 해.” “네!” 가야는 이내 흉악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난 이미 공씨 가문 전체에 종두술을 내렸어. 공씨 가문 사람들은 곧 죽는 것만도 못할 고통을 느끼게 될 거야.” 공무성은 안색이 변하며 소리를 질렀다. “개자식, 가만두지 않을 거야!” 반항하려는 그때, 공무성은 갑자기 비틀거리며 바닥에 넘어지더니 피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내 그의 콧구멍에서도 수많은 미꾸라지 같은 검은 날벌레가 쏟아져 나왔다. 공무성은 너무 놀라 비명을 질러댔다. “으아아악! 이게 뭐야!” “종두술이다!” 가야는 사나운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공씨 저택은 인간 지옥이 되어버렸다. 종두술에 걸린 사람들은 하나같이 바닥을 뒹굴며 제발 죽여달라고 애원했다. “엄진우 님, 공무성이 입을 열었습니다.” 가야가 보고했다. “라인의 거처를 이미 알아냈습니다.” “좋아.” 엄진우는 흥분에 겨워서 말했다. “가자.” 긴 시간을 거쳐 드디어 뷔젠트의 조직원을 만나게 된다. 라인, 네가 어떤 요물
예우림은 정색해서 말했다. “너 함부로 굴면 나 너 가만 안 둬!” 하지만 엄진우는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바로 사무실 문을 잠그고 히쭉 웃으며 말했다. “나 함부로 구는 거 아닌데? 이건 중요한 생활 요구 사항이야. 해결을 위해 내가 도움을 청하는 거지. 물론 이건 비밀이지. 오직 우리 두 사람만 아는 인생 이야기... 바로... 우리의 2세 만들기 프로젝트.” 낮잠을 자던 예우림은 검은 코트를 벗은 채 몸에 딱 달라붙는 흰 셔츠만 입고 있었는데 단추가 하나 열려있어 더 볼륨감 있는 몸매를 구현했다. 그리고 열린 셔츠 사이로 보이는 하얀 레이스 브래지어는 엄진우에게 당장이라도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 엄진우는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려고 했지만 예우림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너 컸다? 이젠 내 말도 안 들어? 당장 나가!” 하지만 엄진우의 행동은 점점 더 대담해졌다. 그는 아예 예우림을 번쩍 들어 자기 다리에 앉혔고 그녀의 엉덩이는 그의 허벅지에 닿았다. 예우림은 더는 참을 수 없어 귀뿌리가 빨개졌다. “집에 가서 얘기해. 여긴 사무실이야. 기껏해야 난 손으로...” “하하! 예우림, 대체 날 뭐로 생각하는 거야!” 엄진우는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 “난 그저 단순히 당신을 품에 안고 당신에게서 나는 향기를 맡고 싶었던 것뿐이야.” 예우림 사무실에 들어온 엄진우는 모든 음모와 계략을 잊은 채 마치 자기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예우림은 상대의 팔을 꼬집으며 두 눈을 부릅떴다. “난 네 상사야. 날 상사로 보기나 해?” 엄진우는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회사에서 당신은 내 상사지만 집에서는 내 마누라고 보호자야. 근데 안아보는 것도 안 돼” 엄진우의 노골적인 눈빛에 예우림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싸늘하게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입만 살았어. 더는 따지기 귀찮으니까 충분히 안았다면 빨리 나가! 나 할 일 엄청 많아!” 엄진우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서두를 것 없어. 당신한테 좋
“빨리!” 예우림의 차가운 눈동자에는 곧 마그마가 뿜어져 나올 것 같았다. 그러자 엄진우는 다급히 웃어 보이며 말했다. “그래, 그래. 미안. 당장 보고할게요.” 엄진우는 예우림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예우림으 몸을 움찔 떨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확실해?” “확실해.” “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예우림은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 “회사 보안팀을 모두 너에게 맡길게.” 엄진우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 “지금 나한테 짐 맡기는 거야? 나 혼자면 돼.” 예우림은 할 말을 잃었다. 점심시간, 마케팅 부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낮잠을 자고 있던 사람들은 엄진우의 등장에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우야!” “엄진우 씨!” 예전의 동료들은 하나같이 열정적으로 그에게 인사를 전했다. “여긴 어쩐 일이야? 제7팀 안 바빠?” 과장 유청아가 생글생글 웃으며 다가갔다. “우리가 보고 싶어서 찾아온 건가? 여긴 영원히 진우 씨를 환영하니까 언제든지 찾아와.” 엄진우는 씩 웃으며 말했다. “저 과장님 엄청 보고 싶었어요.” 엄진우는 그녀의 요염한 몸매를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유청아는 이내 얼굴이 붉어지더니 수줍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진우가 말했다. “과장님, 부대표님이 아주 중요한 일을 전하라고 해서 그러는데 다른 사람은 자리를 비켜줘야겠어요.” 그 말에 다른 동료들은 눈치껏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고 이내 유청아와 엄진우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유청아는 앞으로 다가가 엄진우의 팔짱을 끼며 다정하게 말했다. “오랜만에 보니까 더 멋있어졌네? 역시 젊음이 좋아. 오늘 밤 우리 집에 갈래? 나 요리 꽤 잘하는데.” 엄진우는 상대의 손목을 잡고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난 과장님이 만든 요리뿐만 아니라 과장님도 먹고 싶어요.” 갑자기 야한 말을? 유청아는 삽시간에 얼굴이 붉어져 엄진우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며 수줍게 말했다. “꺄악, 미워. 아프니까 이
유청아는 드디어 정체를 드러내고 크게 웃었다. “널 처음 봤을 때 난 네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굳이 탓하자면 내가 마음이 약해져서 널 미처 죽이지 못한 게 잘못이지.” 상대가 쿨하게 인정하자 엄진우는 오히려 마음이 괴로웠다. “과장님, 난 과장님을 정말 친구로 생각했어요. 용국의 사람이 왜 악인을 도와 뷔젠트에 가입한 거죠?” 엄진우 마음속의 이해심 많고 착한 유청아가 진짜 유청아가 아니었다니. 유청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세뇌당한 용국 놈들과는 할 말 없어. 뷔젠트가 용국을 멸망시키는 건 시간문제야. 네가 누구든 간에 지금은 고작 최후의 발악을 하는 것뿐이지.” 유청아의 광기 가득한 모습에 엄진우는 더는 말로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장님, 옛정을 생각해서 죽이고 싶지 않아요. 지금이라도 자수하고 뷔젠트의 음모를 밝힌다면 가벼운 처벌로 끝날 수도 있어요.” 그 말에 유청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엄진우, 너 지금 나랑 농담하는 거야? 날 죽인다고? 확실해? 너한테 그런 능력이 있을까?” 말을 끝내자마자 그녀는 두 팔을 쩍 벌렸다. 그랬더니 사방의 창문이 순식간에 와장장 깨져버렸고 건물 전체가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엄진우는 순간 안색이 굳어졌다. “지존종사?” 대종사의 위가 바로 지존종사이다. 지존종사는 북강에서 중급 전력으로 쓸 수 있지만 다른 작은 지역 군부에서는 장군으로도 진급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수련을 달성한 사람은 산천을 부수고 비바람을 부를 수 있는데 인구가 1억 명이 넘는 강남에서도 지존종사는 고작 스무 명을 초과하지 않는다. 고작 뷔젠트 창해시의 책임자가 실력이 이 정도라니, 그렇다면 그 위에는 더 강력한 무도종사가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엄진우의 표정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나가서 붙지.” 그는 회사가 망가질까 봐 걱정되었다. 하지만 유청아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바요야? 여기서 싸워야 네 실력을 최대한 줄이게 만들지.” 말을 끝낸 유청
그제야 엄진우는 상대의 목표가 예우림이라는 사실을 알고 눈을 가늘게 떴다. 뷔젠트는 왜 갖은 수단을 이용해 예우림을 죽이려고 하는 걸까? 그들에겐 도대체 어떤 말 못 할 비밀이 있는 걸까? “엄진우! 귀먹었어? 당장 예우림 불러와!” 예정명이 다급히 성질을 부렸다. “이건 이사회의 명령이야! 잊지 마! 이사회야말로 회사의 핵심이야!” 예정국도 이를 악물고 말했다. “우리가 다 죽으면 앞으로 누구한테서 월급 받을래?” 이때 유청아가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지성그룹에서 근무하는 동안, 난 당신 예씨 가문 사람들이 얼마나 비겁한지 알게 됐어. 죽을까 봐 늘 전전긍긍, 벌벌 떠는 겁쟁이들. 하지만 나한테 가장 가치 있는 것들이 바로 겁쟁이들이야.” “유 과장! 우리 예씨 가문, 지성그룹이 당신에게 얼마나 잘해줬는데 어떻게 우릴 위협할 수 있어!” 한 예씨 가문 이사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배은망덕한 것!” 유청아는 순간 손을 들어 상대의 머리를 깨부수더니 싸늘하게 웃어 보였다. “아직도 사태 파악이 안 되나 보네? 당신들은 내 애완동물일 뿐이야. 알겠어?” 예씨 가문 사람들은 깜짝 놀라 다급히 무릎을 꿇고 애원하기 시작했다. “유 과장! 그래도 그동안 함께 일했던 정이 있으니 우릴 놓아줘.” “5분 줄 테니 당장 예우림 데려와. 아니면 다들 죽는 거야!” 유청아의 마지막 경고에 예씨 가문 사람들은 창백한 안색으로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예우림, 재수 없는 년. 분명 예우림이 건드리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건드린 거야.” “내가 그년 그럴 줄 알았어. 그년은 우리 가문과 상극이야!” “이건 가문의 불행이야.” 그러자 예정명이 소리를 질렀다. “엄진우, 뭐 하고 있어? 당장 가서 예우림 불러 와!” “당신 엄마나 불러!” 엄진우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당신들 다 죽어도 나랑 상관없어. 유청아, 나도 당신한테 5분 줄게. 모든 사람을 풀어주고 항복해. 아니면 당신은 오늘... 비참하게 죽을 거야.” 엄진우의 덤덤
대신 죽어 줄 사람이 나타나자 예씨 가문 사람들은 예우림의 생사를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유청아는 싸늘하게 웃었다. “순순히 내 앞으로 걸어와. 그렇다면 모두를 놓아준다.” 예우림은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고 엄진우는 다급히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부대표님, 가면 안 돼요. 진짜 유청아는 사이코라고요. 지금 가면 부대표님은 반드시 죽어요.” 예우림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난 반드시 가야 해. 내가 물러서면 저 여자는 계속 살인을 저지를 거야. 소중한 내 직원들을 난 절대 잃고 싶지 않아! 내 죽음으로 그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난 반드시 그렇게 할 거야.” 말을 끝낸 그녀는 엄진우가 멍해 있는 틈을 타 이미 유청아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유청아는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예우림, 여전히 착하구나? 저런 인간쓰레기들을 위해 네 목숨까지 버릴 만큼. 내가 전에 충고한 적 있지? 사람은 너무 착해도 안 돼. 남 좋은 노릇만 하다가 결국 손해 보는 쪽은 네가 될 테니까. 하지만 걱정하지 마. 네 얼굴을 봐서라도 더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않을 거야.” 유청아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지금 넌 날따라 옥상에 올라간다. 너 혼자만 와야 해.” “다들 제자리에서 조용히 대기하세요. 제 명령 없인 아무도 올라오면 안 됩니다.” 예우림은 하는 수 없이 예씨 가문 사람들에게 명령했다. 하지만 예씨 가문 사람들은 미안하기는커녕, 오히려 후련한 마음이 들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우린 살았어.” “예우림이 죽으면 오히려 우리에겐 이득이야. 말이 부대표지, 사실 실권을 전부 들고 있었잖아. 이젠 그 권력도 우리 이사회에 다시 돌아오는 거지.” “하하하! 이거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겠어? 먹고 즐기는 날이 곧 돌아오는군!” 예씨 가문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그때, 참다못한 직원들이 쳐들어와 그들을 향해 삿대질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당신들이 그러고도 사람이야?” “부대표님은 우리 모두를 위해 자기를 버렸어!”
엄진우는 살며시 옥상으로 올라가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래, 아주 좋아. 아무도 내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없겠지? 엄진우가 나타나자 예우림을 붙잡고 있던 유청아는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 “엄진우, 죽기 싫으면 당장 꺼져! 걸리적거리지 말고!” 예우림도 다급히 엄진우를 설득했다. “빨리 가! 나만 죽으면 되는 일이야. 그리고 이 여자의 타깃은 나야! 너와는 상관없어!” 엄진우는 턱을 치켜들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유청아, 마지막 기회를 준다. 부대표님 놔줘. 아니면 난 네 유골을 날려버릴 거야.” 그러자 상대는 순간 얼굴에 핏대를 세우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하하, 엄진우. 너 정말 죽으려고 환장했구나.” 유청아는 순간 손바닥을 뻗어 거대한 진기를 모아들이더니 엄진우의 머리를 향해 날려버렸다. 굳이 죽겠다면 내 무정함을 탓하지 마! 진기가 엄진우에게 닿으려는 순간, 엄진우는 가볍게 입김만 불었을 뿐인데 그 진기는 연기처럼 흩어져버렸다. 놀란 유청아는 동공이 커져 버렸다. “저게 뭐야?” 이때 엄진우는 천천히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렸고 순간 하늘땅이 무너지는 듯한 극도로 공포적인 위압감이 생성되었다. 그 기운에 예우림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고 유청아도 충격에 뒤로 몇 걸음 물러나 온몸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너... 대종사 아니었어? 어떻게... 지존종사인 내 기운을 흩어지게 할 수 있지?” 대종사와 지존종사는 실력이 하늘과 땅 차이다. 엄진우는 여전히 무덤덤하게 말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따로 없군.” “세계 최고의 절정이 어떤 모습인지 직접 보여주지.” 쿠웅! 순간 하늘은 먹구름으로 뒤덮인 듯 잠시 어둠에 빠져들더니 엄진우의 눈동자는 황금빛으로 변해버렸다. “난... 명왕이잖아.” 말이 끝나기 바쁘게 버섯구름 하나가 하늘 높이 솟아올라 옥상을 뒤덮더니 핵폭발 실험과 맞먹는 위력을 발휘했다. 불과 2초 만에 온 창해시가 10급 지진의 충격을 겪었고 여러 곳에서 해일과 산사태 그리고 화산 폭발 등 자연재해
“예우림을 죽이려는 이유가 뭐야?” 엄진우는 사나운 말투로 물었다. 믿었던 사람에게 속아 한바탕 놀아난 것은 그를 분노하게 했다. 유청아는 마른기침하며 말했다. “그건 최상층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이라 난 잘 몰라. 하지만 예우림은 그들에게 아주 중요한 인물이야. 예우림을 죽이지 않으면 용국을 망칠 승산이 아주 낮아져.” 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용국을 어떻게 망칠 생각이지?” “모든 면에서 하나씩 뚫어가는 거지. 넌 우리의 계획이 얼마나 완벽한지 상상도 못 할 거야.” 유청아는 마치 미치광이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아쉽게도 난 단지 뷔트젠의 하층 조직원이라 핵심 정보를 접할 수 없다는 거야. 하지만 하나는 확실해. 우리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네가 날 죽여도 이 재앙은 막을 수 없어! 기껏해야 3개월이면 용국은 철저히 끝장날 거야!” 유청아의 말에 엄진우는 흠칫했다. 3개월? 뷔젠트의 침투력이 이렇게까지 강하다고? 여러 날을 추적했지만 엄진우는 그저 유청아라는 작은 인물만 찾아냈을 뿐이다. 앞으로의 추적에는 점점 더 어려움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의 죽어가는 유청아를 바라보니 엄진우는 더는 어떤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한때는 동료였으니 고통없이 죽여주지.” 유청아는 씩 웃어 보이며 대답했다. “고맙다, 엄진우! 사실 내 진심을 말하자면 비록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지성그룹에서의 이 시간 동안 난 모두에게 적게나마 마음을 주었어. 내가 죽인 건 회사에서 제 주머니만 불린 나쁜 놈들이야. 그들은 죽어도 마땅하지. 다음 생에는 우리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길 바란다.” 말을 끝낸 유청아는 바로 자폭해 목숨을 끊었다. 엄진우는 뒤돌아 솟구치는 눈물을 닦았지만 이내 싸늘한 안색으로 돌아와 예우림을 번쩍 안아 들었다. “뷔젠트, 너희들은 예우림 털끝도 건드릴 수 없어. 뷔젠트는 내가 몰살한다.” 이 말을 끝으로 엄진우는 사라져 버렸다. “옥상에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