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뒤 경찰차가 인근 경찰서에 멈춰 섰다. 임유환은 곧장 취조실에 들어갔고, 두 손을 취조실의 의자에 수갑을 채웠다. 전 뚱보는 차가운 얼굴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 "네가 싸움을 꽤 하는가 보지? 전에 무술을 배운 적이라도 있는 건가?” "조금 연습을 했었습니다, 경찰관님. 이제 상황을 확실히 조사를 다 마친 것 같으니 저를 놓아주시겠어요?” 임유환은 등 뒤로 수갑이 채워진 손을 가리키며 정중하게 말했다."가고 싶다고? 여기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덴 줄 아는 거야?” 전 뚱보가 비웃었다."경찰관님, 무슨 말씀이시죠?” 임유환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하하, 넌 무리를 지어 싸움을 벌이고 고의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어, 앞으로 몇 달은 구치소에서 보내게 될 거라고.” 전 뚱보가 차갑게 말했다."그래서, 고의로 나한테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겁니까?” 임유환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상대방을 바라보았다."고의로 누명을 씌운 거라고? 말 조심해, 안 그러면 경찰 모욕죄를 추가해 버릴 테니까!” 전 뚱보가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이렇게 하면 내가 나가서 당신을 고소할까 봐 두렵지 않은 겁니까?” 임유환이 다시 물었다."그건 네가 나간 후에 다시 얘기하자고. 나중에 불필요한 육체적 고통을 겪지 않도록 눈치껏 빨리 자백서에 서명을 해.” 전 뚱보는 임유환 앞에 놓인 자백서를 두드렸다. "무고한 사람을 고문해서 자백을 받아낼 작정인 건가?” 임유환은 종이에 적힌 흑백 글자를 보았고 그의 눈에는 냉기가 가득했다. "넌 미움을 사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 미움을 샀어, 그냥 이렇게 이해하도록 해.” "장문호가 당신들을 보낸 거죠?” 임유환이 물었다. "허허, 대답하지 않겠네. 당신은 그냥 자백서에 서명만 하면 돼.” 전 뚱보가 비웃자, 임유환은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보아하니 장문호가 지시를 내린 게 틀림없을 것 같다. 그를 근거 없는 범죄로 기소한 후 구치소에 가두고 그곳의 경찰들의 특별 관리를
"이…이 소장님, 어떻게 오셨습니까?”전 뚱보는 취조실에 땀을 흘리며 나타난 이 소장을 바라보며 화들짝 놀랐다. "이 개자식아, 무슨 생각으로 사람을 마음대로 체포한 거야! 빨리 풀어드리지 못해!”이 소장이 침을 튀기며 전 뚱보를 꾸짖자, 전 뚱보는 얼굴을 떨며 이 소장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이 소장님, 제가 이 사람을 체포한 게 아닙니다. 이 일을 명령한 사람은 조 부소장님이시고, 부소장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사람이 장문호 도련님의 화을 돋우어서 저더러 잘 처리하라고…”"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빨리 풀어 드리라고!”이 소장이 소리쳤다.그는 조 부소장과 장문호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방금 그는 윗선으로부터 몇 통의 전화를 받았다.그가 가장 먼저 받은 것은 서장의 전화였다.처음에는 서장님이 자신에게 표창장이라도 주려고 전화한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서장은 화를 내며 임유환이라는 사람이 경찰서에 체포됐는지 물으며 그 사람을 당장 놓아주지 않으면 강제 은퇴를 하게 될 거라고 경고를 했던 것이다.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그가 서장의 전화를 끊자마자 서장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어서 시의 비서장의 전화가 온 것이다!그들의 태도는 매우 분명했다, 만약 이 문제를 잘 처리하지 않으면 직위에서 해고될 뿐만 아니라 형사 조사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를 들은 소장은 땀을 뻘뻘 흘리며 달려온 것이고, 조 부소장이나 장문호 도련님은 안중에도 없었다!"하지만 이 소장님…”“하지만 뭐 이 새끼야, 내가 당장 놔주라고 했잖아!"전 뚱보가 몇 마디 더 하려고 하자, 이 소장은 화가 나서 그의 엉덩이를 세게 걷어찼다.전 뚱보는 방심하다가 발에 걷어차였고, 평소에는 눈감아 주던 이 소장이 오늘 화가 잔뜩 난 것을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그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임유환에게 사과했다. “임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을 하고 잘못 데려온 것 같습니다. 부디 마음에 담아 두지 마시길 바랍니
이 소장이 임유환을 바라보았고, 그의 눈에는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그들의 보잘것없는 취조실에 더 이상 이 위대한 인물을 방치해 두어서는 안 됐다!"여기, 전 뚱보를 당장 데려가서 정직 처분을 시켜!”이 소장이 문밖으로 소리쳤고, 그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예!"문밖에서 경찰관 두 명이 곧바로 들어왔고, 전 뚱보는 겁에 질려 다리에 힘이 빠져 제대로 걷지도 못한 채 동료 두 명에 의해 끌려갔다.그는 속으로 뼈저리게 후회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이 형편없는 일을 맡지 말았어야 했는데.조 부소장에게 잘 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이 일로 인해 일자리를 완전히 잃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임 선생님, 이제 화가 좀 풀리셨습니까?”이 소장은 사람들에게 전 뚱보를 데려가라고 명령한 후, 즉시 웃으며 임유환에게 다가와 수갑을 풀어주었다.임유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목을 비틀며 이 소장을 차갑게 바라봤다.이 소장은 임유환의 시선에 등골이 서늘해졌고 즉시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임 선생님, 이 일은 저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방금 전 뚱보가 말한 것을 들으셨다시피 조 부소장이 꾸민 짓이고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이 소장님, 그 말 아십니까? 집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를 발견하면 실제로 하수구에는 수천 마리의 바퀴벌레가 모여 있다는 것을요.”임유환이 침착하게 말했다.윗선의 허락 없이 아래 사람들이 어떻게 감히 이렇게 파렴치할 수 있을까? 지금 임유환은 권력이 있었지만, 만약 없다고 해도 이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됐다. 임유환 이전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똑같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을까! 이 생각을 하며 임유환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경찰복을 입은 사람들이 과연 할 수 있는 짓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소장은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임 선생님, 저도 다 알고 있습니다. 전 이곳에 전근 온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고, 이런 내부 분위기는 제가 바꿀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서인아, 왜 여기 있는 거지?” 임유환은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서인아는 임유환의 태도를 예상한 듯, 짜증을 내는 대신 온화한 눈빛으로 그를 보며 대답했다.“유환아, 방금 공항에 있을 때 네가 경찰차에 끌려가는 걸 봐서 기사님에게 따라가 달라고 했어.” "미안하지만 네 호의는 필요 없어.” 임유환은 서인아의 호의를 거부했고, 그의 태도는 매우 냉담했다. "하지만 오늘 나를 만나러 공항에 왔잖아, 아직 나한테 감정이 남아 있는 거 아니야?” 임유환의 차가운 태도에도 서인아의 말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미안하지만 오해했네. 난 널 보러 간 게 아니었어.” 임유환이 침착하게 말했다."그건 상관없어, 네가 왔다는 게 중요하지.” 서인아는 그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에도 여전히 온화한 눈을 하며 말했다. "휴.” 임유환은 이 말을 듣자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대꾸했다. "말 다 끝난 거지? 그럼 난 이만 갈게.” "잠깐만, 임유환!” 서인아가 임유환을 불러 세웠다. "아직 할 말이 많으니 일단 차에 타.” "괜찮아.” 임유환은 차갑게 거절했다."임유환, 네가 아직도 나를 미워한다는 걸 알아. 하지만 난 이번에 오롯이 널 보려고 S 시에 왔어, 나한테 만회할 기회를 주면 안 될까? 난 S 시에 길어야 보름밖에 안 있을 거고, 절대 널 오래 방해하지 않을 거야.” 서인아가 이 말을 할 때 임유환의 서늘한 눈동자 속에서 슬픔이 스쳐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녀는 S 시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녀에게 단지 보름의 시간이 있을 뿐이었다. 보름 후면, 그녀는……"서인아, 당신의 호의는 잘 받겠지만 난 정말 보상 같은 건 바라지 않아.” 이때, 임유환의 냉담한 한 마디가 그녀의 생각을 중단시켰다.서인아는 임유환의 싸늘한 얼굴을 바라보았고, 그의 새까만 눈동자에는 원래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이제는 무정함과 차가움밖에 보이지 않았다. 서인아의 마음이 아려왔고, 7년 전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서인아, 할 말이 있으면 여기서 하면 안 될까?” 임유환은 서인아를 바라보았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여긴 말하기 그러니 내 차에 타는 게 좋겠어. 7년 만에 보는데 넌 정말 많이 변했네.” 서인아가 부드럽게 말했지만, 임유환은 대답이 없었다. 두 사람은 한참을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고, 서인아는 입술을 깨물며 눈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임유환은 마침내 패배를 인정하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좋아, 내가 차에 탈게.” 마침 그도 이 기회에 서인아와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싶었고, 더 이상 이 여자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 서인아가 그의 대답을 듣자 함박웃음을 지었고, 두 사람은 함께 차에 탔다. 두 사람은 차에 탔다.“장 기사님, 청운 별장으로 가주세요.” 서인아는 냉정을 되찾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네, 아가씨."운전기사는 엑셀을 밟고 청운 별장으로 향했다. "청운 별장에는 왜 가는 거지?” 임유환은 화들짝 놀랐다, 설마 그녀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알고 있는 건가? "내가 널 위해 별장을 하나 사뒀으니 앞으로 거기서 지내.” 서인아가 부드럽게 말했다."날 위해서 별장을 사뒀다고?” 임유환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되물었다. “응.” "마음은 고맙지만 난 당신의 보상이나 도움이 정말 필요하지 않아. 난 별장은 필요 없어.”임유환이 거절하며 말했다. "임유환, 이러지 마, 그냥 나에게 보상할 기회를 줘.” 서인아가 간청했다."난 정말 필요 없어, 당신은 나한테 빚진 게 없으니까. 정말 날 돕고 싶다면 앞으로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아 줘. 그게 나한테 가장 큰 도움이 될 거니까.”임유환이 감정을 억누르며 차갑게 말했고, 그는 정말로 서인아를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다.그는 서인아를 볼 때마다 설명할 수 없는 짜증이 밀려왔다. "유환아, 그렇게 말하지 마. 7년 전에 내가 너한테 큰 상처를 준 걸 나도 알아. 하지만……” "그만!” 임유환이 갑자기 큰 소리로 소리쳤고, 자신이 흥분했다는 걸 알아차린 그는
“허유나?”임유환이 서인아에게 물었다. “그 여자를 알아?”“전엔 몰랐지.”서인아는 차갑게 대답했다. “이제 알아.”“그래서?”“솔직히 당신이 아까워.”서인아는 아무 감정 없이 청아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내뱉었다.S시에 오기 전부터 그녀는 허유나에 대해서 아주 철저하게 조사했다.그 여자는 임유환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바람을 피웠다. 그녀는 절대 허유나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그러게, 나도 그렇게 생각해.”임유환은 차분하게 얘기했다.“그러니까, 당신 말 한마디면 그 여자 묻어버릴 수도 있어. 그 여자 약혼자인 장문호도 마찬가지고. 방금 이 일도 그 사람이 꾸민 짓이야.”서인아가 말했다.순간 차 안에 냉기가 감돌았다.수미와 기사는 소름이 돋을 것만 같았다.임유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알았어. 그러면 유환아, 우리 둘 얘기 좀 하자.”서인아의 말투가 한껏 부드러워졌다.한기가 가셨다.“휴.”수미와 기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가씨의 카리스마는 보통이 아니었다.근데 이 남자는 대체 아가씨랑 무슨 사이기에 아가씨를 이렇게도 들었다 놨다 하는 걸까?“서인아, 우리 사이에 아직도 할 얘기가 남았을까?”임유환은 서인아의 기분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눈앞의 여자를 올려다봤다.눈빛엔 냉담한 기운만이 남아있었다.임유환의 눈을 본 서인아는 가슴이 무언가에 찔린 듯 아파졌다.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하지만 불가능하다는 건 그녀도 이미 알고 있다.모든 아름다운 순간들은 7년 전에 멈춰있다. 그 찰나 같은 30일에 머물러있었다. 이번에 S시로 온 것도 임유환을 보기 위한 그녀의 마지막 노력이었다.앞으로 둘은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서인아의 도도한 눈동자에 얼핏 어두운 그늘이 졌다.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차분하게 얘기했다. “유환, 날 미워하는 거 알아. 하지만 난 널 진짜로 도와주고 싶어. 이번에 딱 보름 정도만 여기 머무를 거야.
차디찬 한마디.서인아의 심장에 대못을 박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여전히 차분했다.“유환아, 난......”“이제 그만해. 여기서 내릴게.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가봐야 돼.”임유환은 매몰차게 대답했다.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 흔들리는 눈동자만이 그의 마음이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평온하지 못하다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서인아 역시 그녀의 감정을 최대한 억눌렀지만 주먹을 쥔 두 손이 자기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차 안의 분위기가 삽시에 무거워졌다.이때, 임유환의 침착한 목소리가 또다시 울렸다. “인아야, 기사님 보고 세우시라고 해줘. 여기서 내릴 거야.”서인아는 정신이 번쩍 들어 임유환을 올려다봤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고통이 서려있었다. “유환아, 정말 내가 보기 싫은 거야?”임유환이 멈칫했다.그는 서인아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쉽게 뱉을 줄 알았던 “응” 이 한 음절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그는 이 대답의 결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다시금 7년 전의 그 일을 떠올렸다.마음이 급속도로 차갑게 식었다. “응.”서인아의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질식하는 듯한 느낌이 뇌를 관통해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임유환은 이런 서인아의 모습이 조금 안쓰러웠다.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그는 이 여자를 다시는 믿지 않을 것이다.차 안에 또다시 정적이 흘렀다.한참 뒤에 서인아가 정적을 깨고 말했다. “알았어.”“응.”임유환은 눈을 살짝 피하고 대충 대꾸했다.꼭, 둘 사이에 거리를 두려고 일부러 매몰차게 구는 것 같았다.“그래도 지금 당장 S시를 떠나진 않을 거야.”서인아는 숨을 한 번 고르고 말했다.“맘대로 해.”임유환이 답했다.서인아는 또 말이 없었다.이 모든 걸 본 수미는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가진 건 쥐뿔도 없으면서 이렇게 싹수 없게 굴다니, 괘씸한 놈.도대체 아가씨는 왜 이런 고약한 놈을 도와주려는 거야!“인아야, 차 세워줘. 나 내릴 거야.”임유환이 또 입을 열었다.서인
“위험해! 엎드려!”임유환이 크게 소리쳤다.수미는 갑작스러운 고함에 화들짝 놀라서 언짢은 티를 확 냈다. “갑자기 왜 이래요?”임유환은 설명할 시간도 없이 벌떡 일어나 서인아와 수미의 머리를 좌석 아래로 꽉 눌러놓았다.“뭐 하는 짓이에요?”우악스러운 행동에 수미는 발끈했다.펑!이때, 도로 위를 달리던 자동차의 앞 유리가 느닷없이 파열됐다!푹.총알은 기사의 이마 정중앙을 뚫고 새빨간 피를 튀기며 뒷좌석의 헤드레스트를 향해 날아갔다.펑.헤드레스트를 손쉽게 뚫은 총알은 자동차 전체를 관통했다. 임유환이 아니었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뻔했다!총알이다!서인아는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누군가,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꺄!”수미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머리가 새하얘졌다.임유환은 뚫린 좌석의 총알 구경을 보며 보통 일이 아님을 짐작했다.저격총에 쓰이는 대구경 탄환이다!어쩐지, 방탄유리까지 뚫어버리더라니!“움직이지 말고 엎드려 있어!”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임유환은 손바닥으로 좌석을 세게 짚고 조수석으로 훌쩍 넘어갔다.운전석의 장기사는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 판단한 임유환은 “죄송합니다.” 한 마디 하고 차 문을 열어 시체를 발로 퍽 차버렸다. 그리고 신속히 운전석으로 넘어가 시동을 걸고 엑셀을 확 밟았다.검은 리무진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슉!이때, 먼 산 정상에서 또 총알이 날아왔다.임유환은 날카롭게 노려봤다.진작에 준비하고 있던 그는 몸을 숙여 총알을 피했다.총알은 순식간에 좌석을 지나 격렬한 불꽃을 내며 차 뒤쪽까지 뚫었다.“꺅!”수미는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내질렀다. 두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고 바들바들 떨면서 의자 아래에 납작 엎드려 있었다.서인아는 임유환이 걱정되었지만 방금 임유환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 혹시 자기가 짐이 될까 봐 가만히 엎드려있었다.그녀는 임유환의 실력을 믿었다.7년 전, 임유환은 혼자서 용병들 손에 죽을 번 했던 자신을 구해냈었다.당시에 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