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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정신이 아득해진 임유환은 다급하게 시선을 돌리며 그 윤곽을 눈에 담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썼다.

하지만 피팅룸의 공간이 커봤자 거기서 거기인지라 아무리 시선을 피해도 임유환 눈에 보이는 건 윤여진의 하얀 등이 아니면 봉긋 솟은 그 윤곽이었다.

두 사람의 몸도 딱 달라붙어 버린 이 공간에선 숨쉬기조차 버거웠던 임유환은 빨리할 일을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여진아, 뒤에 잠가 달라고 그러는 거지?”

“네.”

말을 더듬으며 묻는 임유환에 윤여진도 부끄러운 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온 게 그나마 편한 임유환이라 해도 부끄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그럼... 그 끈 좀 뒤로 해볼래? 내가 잠가줄게.”

“네.”

임유환이 침을 삼키며 마른 목을 달래자 윤여진도 긴 속눈썹을 아래로 드리우며 조심스레 검은색 속옷의 끈을 뒤로 보내주었다.

연신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진정하려 애쓰던 임유환이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인지라 손이 떨리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한참이나 사투를 벌인 끝에 임유환은 간신히 속옷 제일 바깥쪽에 고리를 맞춰 넣을 수 있었다.

겨우겨우 입긴 했지만 그래도 속옷의 효과는 아주 좋았다.

가슴이 아주 제대로 올라온 것을 본 윤여진은 임유환도 좋아할 것 같아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한편 윤여진의 그런 생각을 알 리 없는 임유환은 겨우 임무를 마쳤다는 생각에 한시름 놓은 듯 한숨을 내쉬었다.

피팅을 끝낸 윤여진도 이제 피팅룸에서 나가려고 했는데 순간 발을 잘못 디딘 탓에 몸이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했는데 하도 작은 피팅룸인지라 뒤로 한 발짝 물러난 것뿐인데도 윤여진의 몸이 임유환의 가슴팍에 닿아버렸다.

여자 피부의 특유의 매끈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느껴지자 임유환은 순간 저도 모르게 숨을 참아버렸다.

“미안해요 오빠, 중심을 잘 못 잡아서...”

“괜... 괜찮아.”

부끄러운 듯한 목소리로 사과를 해오는 윤여진에 임유환은 심장이 벌렁거려 숨을 들이마시며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본능을 열심히 잠재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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