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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흑제, 흑기군 전원은 이곳에서 대기시키고 너만 나랑 별장으로 가자.”

임유환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매정한 눈을 하고 말했다.

“예, 주인님!”

차가 별장 대문 앞에 멈춰서고 검은색 맥라렌의 문이 열리며 임유환이 내렸다.

흑제는 임유환 뒤에서 임유환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었는데 둘은 그 우산에 얼굴이 다 가려져 버린 채 성큼성큼 별장 정문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들이 걸어오는 걸 본 강씨 집안 사람들은 고대했던 순간이 다가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눈빛으로부터 잔인함을 내비쳤다.

“드디어 왔구나.”

강호명은 살의가 감도는 푹 패인 눈을 하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오길 기다렸나 봐?”

고개를 든 임유환의 속을 알 수 없는 칠흑같이 검은 눈동자가 강호명을 응시하고 있었다.

“당연하지.”

강호명은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3일 지났는데, 내가 말했던 사람은 찾았어?”

“무슨 사람?”

담담히 말하는 임유환에 강호명은 시치미를 떼며 대꾸했다.

“너한테 내 어머니 소유의 집을 판 중개인.”

임유환은 한 자 한 자 힘을 주어 말했다.

“나는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는데? 그런 사람이 있었어?”

강호명은 웃으며 일부러 제 뒤에 서 있던 강씨 일가를 보며 물었다.

“너희들은 내가 그런 얘길 하는 걸 들은 적 있니?”

“아니요 어르신, 저희도 금시초문인걸요.”

“저도 못 들었어요 아버지.”

“저놈이 지어낸 얘기겠죠 당연히.”

강씨 일가는 서로 쳐다보며 다들 모른다고 딱 잡아뗐다.

“다들 못 들었다고 하네, 이걸 어쩌나?”

강호명은 얼굴에 다 드러나는 조롱과 야유를 전혀 숨길 생각도 없다는 듯이 임유환을 보며 웃었다.

“내가 준 기회가 별로 소중하지 않았나 보네.”

임유환은 고개를 젓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기회?”

강호명은 같잖다는 듯 코웃음을 치고는 서늘해진 눈으로 임유환을 보며 말했다.

“네가 뭔데 강씨 집안에 기회를 준다 만다야, 주제넘게.”

“그리고 이 중령님은 왜 같이 안 왔어?”

말을 하며 강호명은 별장 밖을 훑어보았지만 줄 늘어진 승용차뿐이었고 작전지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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