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를 데려와?”“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저 자식 지금 소대 하나 데리고 오라고 했지?”“뭐야, 지가 소령이나 중령이라도 되는 줄 아나?”“그냥 뭐 좀 있는 척 가오 잡는 거야.”소대를 데리고 오라는 통화를 마친 임유환을 강씨 집안 사람들은 조롱 섞인 눈으로 보며 웃어댔다.임씨 집안에서 버림받은 아들이 뭐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는 건가, 그저 가소롭기만 했다.“뭐 지금 우리 겁주는 거야? 거짓말도 적당히 해야지. 우리가 그런 말에 속아 넘어갈 것 같아?”“그렇게 대단한 분이면 부대를 부를 것이지 왜 소대를 부른대?”“너희들을 상대하는데 부대면 병력 낭비야.”임유환은 덤덤히 강씨 집안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맞장구 좀 쳐주니까 신났네?""우리가 지금 너 놀리는 거야. 모르겠어?"임유환의 보는 강씨 집안 사람들 얼굴의 조소는 마치 광대를 구경하듯 점점 더 짙어졌다."허!"강호명의 얼굴에서 가소로움이 스쳐 지나갔다.강호명 눈에 임유환은 소대는커녕 분대의 한 조도 움직일 힘이 없는 임씨 집안의 버려진 아들일 뿐이었다. 애초에 이런 능력이 있었다면 임씨 집안에서 버림받지도 않은 일이었다."웃고 싶으면 지금 많이 웃어둬. 나중에는 기회도 없을 테니까."임유환은 천천히 저를 비웃는 듯한 얼굴들을 훑으며 차갑게 말했다. 마치 마지막 심판을 내리기 전 자비를 베풀듯이.오늘 강씨 집안에서 저에게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말해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 강씨 집안이 존재할 이유도 없었다."이런 방자한 놈!"강씨 집안 사람들은 그 한마디에 또 열을 올리며 얼굴을 붉혀댔다."아버지, 더 이상 못 들어주겠어요. 빨리 저놈 치워요."임유환의 망언을 정말 1초도 더 들어줄 수 없었던 둘째 아들 강한권이 어금니를 깨물며 말했다."잠시만."그때 강호명이 아들을 제지하며 비열하게 웃고는 말했다."소대 하나 데려온다잖아. 5분만 기다렸다가 오나 안 오나 보지 뭐. 그러다 안 오면 그때 팔다리를 부러뜨려도 안 늦어.""하하, 그러네요. 아버지
“이...이중령!”강씨 집안 사람들은 낯빛이 파래진 채 군복을 입은 이민호를 보고 몸을 떨어댔다.임유환이 정말 S 시 작전지역에서 소대를 불러들인 것도 믿기 어려운데 그 소대를 이끌고 등장한 사람이 무려 이 중령이라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분명히 임씨 집안의 버려진 아들인데 어디서 이런 인맥을 쌓은 거지? 임유환은 차가운 표정으로 놀라 자빠진 강씨 집안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이젠 우리 엄마 집에서 나갈 수 있겠어?"목소리에는 아까처럼 굳이 힘을 싣지 않았지만 소대를 대동한 채 말하는 그 위압감은 강씨 집안 사람들을 누르기엔 충분했다.강호명은 말까지 더듬으며 대답했다."나갈... 나갈게. 지금 바로 나갈게."머리에 겨눠진 총구 앞에서 누가 감히 거절 의사를 내비치겠는가."잠깐만."임유환은 아직 할 말이 있는 듯 강호명을 불러 세웠다."유... 유환 씨, 무슨 더 할 말이라도 있으십니까?"강호명은 얼굴에 경련이 일 듯 웃으며 대답했다."그때 우리 어머니를 죽인 일에 정씨 집안도 가담했어?"한 자 한 자 끊어 말하는 임유환에 강호명은 떨리는 입으로 대답했다."모... 모릅니다.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진짜야?""진짭니다. 임유환 씨, 이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거짓말을 하겠어요!"임유환이 가까이 다가오며 강호명을 노려보며 질문하자 강호명은 두려움에 찬 얼굴로 애써 대답했다.말이 끝나고도 여전히 저를 바라보는 눈빛에 강호명은 가슴이 쪼그라드는 것만 같아 길게 숨을 들이마시며 다시 입을 열었다."유... 유환 씨, 저희가 정씨 집안과 가깝게 지내는 것은 강씨 집안이 원래 P 시에서 어느 정도 명망이 있는 집이라 정씨 집안 눈에 들어서 저희도 감히 거절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가까이 지내는 것뿐입니다.""그리고 이 집은... 제가 그때 어떤 이름 모를 중개인에게서 돈을 엄청나게 주고 사들인 것입니다.""유환 씨, 그날 어머님의 죽음은 정말 저희와는 상관없는 일입니다!""돈을 주고 샀다고?"임유환은 눈썹을 꿈틀거리더
"아버지, 일단 이 사실을 정씨 집안에 알리죠."강한권은 덜덜 떨며 강호명을 향해 말했다.지금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으니 정씨 집안에서 나서야만 해결될 것 같았다."죽고 싶어?"강호명은 강한권을 노려보며 말했다."오늘 일이 정씨 집안 귀에 들어가면 죽임을 당하는 건 우리야! 그 사람들은 우리 입을 막기 위해서 죽일 수도 있는 사람들이라고!""하지만 아버지, 정씨 집안에서 나서지 않으면 우린 임유환의 상대조차 되지 않아요. 3일 뒤면 그 중개인을 찾아와야 하는데 그걸 해내지 못하면 죽는 건 똑같아요."아직은 죽고 싶지 않았던 강한권이 얼굴이 점점 더 질려갔다."이런 멍청한 놈 같으니라고!"강호명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임유환은 작전지역 사람이야. 그리고 우리도 마침 P 시 작전지역 친척이 있잖아. 우리 쪽 사람은 원수라고.""설마... 안지용 원수 말씀하시는 거예요?"강한권은 단번에 강호명이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차렸다."그래.""하지만... 안지용 원수는 큰형 처가댁 사람인데, 우리를 위해서 작전지역 사람과 척을 지려 할까요?"강한권은 불안한지 물었다."강씨 집안이 위험한데 모른 척은 하지 않을 거야. 어찌 됐든 강씨 집안 일가친척이고 우리 준석이 삼촌 아니냐."강호명은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일단 이 일을 안지용 원수에게 알려. 그리고 우리 대신 임유환 뒷조사부터 부탁한다고 해. 그놈 정체를 제대로 알아야 뭐든 할 거 아니야.""네, 아버지."강한권은 사람을 시켜 바로 안지용에게 연락을 했고 그쪽에서도 바로 답장이 왔는데 작전지역에는 임유환이라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임유환은 애초에 작전지역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다."이놈이 우리 가지고 논 거였어!"작전지역에 임유환이라는 사람이 없다는 말에 강씨 집안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작전지역 사람이 아니라면 그들이 이토록 겁을 먹을 일도 없었다."하지만 아버지, 그 자식이 작전지역 사람도 아닌데 왜 이 중령이 그 자식 말을 들어요?"강한권이 의
"유환 씨, 제가 보기엔 강씨 집안 사람들이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 같은데요?"별장 문 앞에 다다른 이민호 넌지시 말을 건넸다."알아요."임유환은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대답했다."그럼 왜 3일이라는 시간을 더 준 겁니까?"이민호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지금 어머니 죽음에 대해 알 수 있는 사람이 강씨 집안 밖에 없잖아요. 그게 제일 빠른 길이고요."말을 하는 임유환의 눈에 결의가 차오르고 있었다.그날의 일은 이미 하도 오랜 일이라 흑제를 시켜 찾아왔어도 줄곧 진전이 없다가 간신히 찾게 된 실마리가 강씨 집안 하나인데 놓칠 수가 없었다."알겠습니다.""이 중령님, 오늘 신세가 많았습니다."임유환은 고개를 끄덕이는 이민호를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뭐 별일도 아닌데요. 앞으로도 필요하시면 언제든 불러주세요!"이민호는 호패 보유자인 임유환에게 부름을 당할 수 있단 사실이 영광스러울 뿐이었다.호패 보유자란 대하 작전지역 최고 권위자로서 그 어느 작전지역의 부대든 마음대로 움직일 권한이 있는 사람이었다.그리고 다들 우러러보는 흑제 어르신도 임유환의 부하에 불과했다.하지만 이 일은 절대 밖으로 누설해선 안 되는 기밀이었고 작전지역의 일원인 이민호는 더 입을 다물어야 했다."그래요 이 중령."임유환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럼 저흰 먼저 가보겠습니다."말을 마친 이민호는 소대를 데리고 작전지역으로 복귀했다.이민호가 떠나고 난 뒤, 임유환은 고개를 들어 파란 하늘을 바라봤는데 마치 어머니의 얼굴이 보이는 듯했다."엄마!"임유환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어머니 것이던 것들 제가 다 찾아올게요.""그리고 임씨 집안이 우리한테 진 빚들도 제가 다 받아낼 거에요.""그날까지 얼마 안 남았어요!"마음속으로 엄마를 향해 다짐한 임유환이 천천히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데 그때, 별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최서우가 이미 혼비백산하여 손톱까지 물어뜯고 있었다.파티에 참석했던 손님들은 나가지, 경호원들은 문을 걸어 잠그지, 그리고
"그 소대가 정말 유환 씨가 불러온 거였다고요?"최서우는 입을 틀어막으며 놀란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후..."여러 번 숨을 들이마시고서야 진정한 최서우가 아직도 놀라움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임유환을 보며 물었다."임유환 씨 도대체 정체가 뭐에요? 어떻게 중령이 유환 씨 말 한마디에 와요?"아까 최서우가 제대로 본 게 맞았다면 소대를 이끌고 등장한 사람은 S 시 작전지역 중령 이민호였다."제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고요... 그냥 서인아 씨 영향력 덕분이죠."임유환은 잠시 멈칫하다 말했다."서인아 씨 덕분이요?"최서우는 갑자기 들리는 서인아의 이름에 다시 놀라며 물었다."네, 말했잖아요. 서인아 씨가 나를 S 시 대리인으로 선정했다고요. 그때 서인아 씨 덕분이 이 중령님과 만나게 된 거예요. 이 중령님도 서인아 씨 봐서 나와 준거죠.""아 그런 거였어요?"최서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임유환을 바라봤다."근데 도대체 강씨 집안과는 무슨 원한이 그렇게 깊어서 군대까지 대동한 거예요?""하하, 원한이 있긴 하죠."임유환은 웃으며 대답했다."엄청 깊은 원한이에요?"계속 물어오는 최서우의 눈동자가 끊임없이 흔들리는 것이 마치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네."임유환은 고개를 끄덕였다.강씨 집안에서 인정하진 않았지만 임유환은 그날 어머니의 죽음이 강씨 집안과도 상관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그리고 제 어머니를 죽인 사람들은 그게 누구라도 용서치 않겠다고 임유환은 다짐했다."강씨 집안에서 복수할까 봐 무섭지는 않아요?"최서우는 계속해서 물어왔다."안 무서워요.""뭐 대책이라도 있어요?""최서우 씨는 왜 갑자기 그게 궁금한 거예요?"최서우가 자꾸 무언가를 알아내려 하는 듯한 느낌에 임유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게... 사실은 임유환 씨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요.""뭔데요?"최서우 자신마저도 말하기 어려워하는 부탁이라면 뭐 좋은 일은 아닐 거라는 생각에 임유환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최서우를 바라
"그래서 뭐 어떻게 된 건데요?"최서우가 분명 아직 자신에게 숨기는 게 있을 것 같아 임유환은 몸을 돌려 최서우를 바라봤다."사실 강 어르신 손자 강준석이 오래전부터 저한테 계속 만나자고 여자친구 해달라고 귀찮게 굴었거든요. 이번 파티도 저를 위해서 연 거래요. 제가 여러 번 거절했는데도 계속 이러니까...""그래서 내가 남친인 척을 해서 강준석을 거절해 달라?""네."임유환의 말에 최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냥 파티에 안 가면 되는 거 아니에요?""나도 그러고 싶죠. 하지만 강준석이 파티도 날 위한 거라고 몇 번이나 꼭 참석하라고 했는데...""제가 안 가면 얼마나 꼴이 우스워지겠어요. 상대는 P 시 최고 명문가인 강씨 집안 3세인데 저는 그냥 여자일 뿐이잖아요. 그리고 강준석 성격 더러운 거 유환 씨도 알잖아요. 그 뒷감당을 제가 어떻게 해요...""그리고 제 가족들도 이 일로 힘들어질까 봐 무섭기도 하고요."말을 하는 최서우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그런 거였군요."임유환은 그제야 웃으며 말했다."진작 이렇게 말하지 그랬어요.""유환 씨가 싫다고 할까 봐 그랬죠."최서우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나 속여서 데려가면 내가 도망갈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도망 안 갈 거잖아요."임유환이 장난을 치듯 눈썹을 꿈틀거리며 묻자 최서우가 단호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나를 그렇게 믿어요?""네."임유환의 질문에 최서우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더 실망하게 하면 안 되겠네요.""그럼 같이 가주는 거예요?"임유환이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하자 최서우는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도와주는 건 가능한데, 대가가 있어야겠죠?"임유환은 최서우 약점이라도 잡았다는 듯이 웃음을 지으며 이 단순한 여자를 한 번 놀려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전에 병원에서 그렇게 저를 놀려 대 상처까지 다시 벌어지게 했는데 이번에서야 그 복수 아닌 복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뭘 원하는데요?"임유환의 눈을 보며 최
베네치아 유람선 VIP룸.흑제는 공손하게 임유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주인님, 강씨 집안에 가셔서 뭐 실마리는 좀 찾으셨습니까?""아직은 못 찾았어."임유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래도 강호명이 어떤 중개인을 통해서 집을 샀다는 건 알아냈어.""강호명을 믿으세요?""안 믿어. 그래도 오늘 내가, 어머니 아들이 살아있다는 건 알았을 테니까 내가 계속 사건을 파고 다니는 이상 전처럼 가만있진 못할 거야.""그럼 주인님 말씀은 그들의 꼬리가 길어질 때까지 기다리신다는 뜻이에요?""그래. 요 며칠 강씨 집안에 사람 붙여서 누구랑 접선하는지 감시해. 특히 정씨 집안 쪽.""예, 주인님! 제가 사람 붙여서 감시하다가 이상한 점 포착되면 바로 보고하겠습니다.""그래. 고생이 많네.""고생이라뇨. 주인님 도와서 일 처리 하는 게 제 영광인걸요!""참 못 말린다니까."임유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됐어, 나 먼저 가볼게. 정씨 집안과 강씨 집안은 감시 좀 잘해줘."말을 마치고 떠나는 임유환의 두 눈이 반짝였다. 임유환은 진상이 곧 수면 위로 드러날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이튿날 아침.임유환은 청운별장으로 데리러 온다는 최서우에 기다리고 있었는데 별장으로 들어오는 건 흰색 벤츠가 아닌 녹색의 픽업트럭이었다. 임유환은 한눈에 그것이 조명주의 차임을 알아봤다.조명주가 여긴 웬일이지?의구심이 들 때 마침 최서우가 창문을 내리며 손을 흔들었다."유환 씨, 여기요!"임유환이 차에 타고 보니 역시나 조명주도 함께 있었다.조명주도 치마로 바꿔 입은 걸 보니 오늘 파티에 참석하려는 것 같았다.조명주는 검은색의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고 목에는 진주 목걸이를 해 그 우아함을 뽐냈으며 최서우는 하늘색 프릴 드레스에 목에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그리고 귀걸이와 화려한 화장까지 하고 나타났는데 오늘 파티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었다."조 중령님도 파티에 참석하세요?""흥."임유환이 호기심에 찬 목소리로
"이 상황에 자존심 부리는 거예요?"조명주는 코웃음을 치고는 말했다."뭐 아무튼 조금 있다는 그렇게 자존심 부리지 마요. 괜히 강준석 건드렸다가 좋은 일 없으니까."조명주가 보기에는 임유환의 S 시 대리인의 신분은 강씨 집안을 겨냥하기엔 역부족이었다.그리고 정씨 집안이 그 뒤를 봐주고 있었는데 하필 임유환이 정우빈과 서인아 때문에 마찰이 있었던 상황이라 여러모로 불리했다.정말 사람 골치 아프게 하는 데는 뭐 있다니까. 답답한 조명주가 관자놀이를 누르고 있자 임유환은 조명주가 저를 걱정하는 줄 알기에 농담을 하며 말했다."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조 중령님. 그래도 제가 남잔데 어떻게 안 된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하겠습니까?"조명주는 제 말은 귓등으로 듣지 않는 임유환에 얼굴을 붉히며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럼 임유환 씨가 강준석한테 맞아 죽는다고 해도 나는 상관 안 할 거예요!""이것도 걱정돼서 하는 말이죠?""죽든 말든 알아서 하라고요!"웃음을 터뜨리는 임유환을 향해 조명주가 눈을 크게 뜨며 화를 냈다. 그리고 붉어졌던 얼굴이 더 달아올랐다.차 안의 빛이 잘 들지 않아 그 모습을 임유환이 눈치채진 못했지만 최서우는 그들의 대화와 조명주의 얼굴을 살피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정말 티격태격해도 나름 잘 어울리는 한 쌍인 듯했다.30분 뒤.픽업트럭은 6성급인 플래티넘 호텔에 도착했다.6성급이라 그런가 시설이며 서비스며 흠잡을 데가 없이 완벽했다.파티 장소가 펜트하우스 로비라서 조명주는 주차를 한 뒤 두 사람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로비로 들어가자 경쾌한 멜로디가 귓가에 들려왔다.넓은 로비는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는데 고급스러워 보이는 테이블과 소파, 그리고 눈부신 무대조명까지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났다.그리고 테이블마다 여러 종류의 고급 양주들이 놓여있었다."유환 씨, 명주야, 우리 일단 자리 찾아서 앉자."최서우는 파티장을 한 번 둘러보았으나 강준석을 찾지 못해 나중에 오려나 보다 하고 일단 자리를 잡고 앉으려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