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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걱정 마. 녀석 때문에 오늘 그렇게 창피를 당했는데 가만히 있으면 바보지!”

장문호의 두 눈이 음침하게 빛났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야.”

“왜요?”

허유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흑제 어르신이 있잖아. 여기에 원래 이틀 정도 머무를 거라고 했는데 지금 놈을 건드려서 우리한테 좋을 건 없어.”

장문호는 상황을 간략해서 설명해 주었다.

“이틀이나 기다리라고요? 지금 당장 혼내주고 싶은데!”

허유나는 그 말을 듣고 이를 갈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임유환을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흑제 어르신만 돌아간다면, 당장 움직일 거야! 확실히 죽여놓기 위해서라면 이틀 정도는 기다려 줄 수 있지!”

장문호가 음침한 눈을 하고 말했다.

수많은 친구들과 기업가들 앞에서 자신을 망신 준 인간인데 당연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자기만 믿을게요.”

허유나가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참, 그럼 우리 결혼식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임유환 문제를 해결하니 치르다 만 결혼식이 떠올랐다.

장문호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사실 그는 결혼식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허유나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마지못해 말했다.

“걱정 마. 결혼식은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내가 다시 준비할 거야. 이번보다 훨씬 크고 화려한 결혼식을 준비할게.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거야.”

“방금전에 아버지 연락을 받았는데 5일 뒤에 연경에 사는 서인아 씨가 우리 시를 방문한대. 아버지는 내가 직접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라고 하셨어.”

“S그룹의 서인아 씨? 그 사람이 왜 여기를 와요?”

허유나가 놀라며 물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것 같아.”

허유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흑제 어르신도 모자라 이제는 S그룹의 서인아까지라니!

소도시인 S시에 불과 며칠 사이에 두 명의 거물급 인사가 방문한다니.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녀는 임유환의 소장품에서 발견한 연애편지를 떠올렸다.

그 중에는 서인아가 그에게 쓴 편지도 있었다.

그때 너무 충격적이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설마… 아니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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