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의 앞에 강명재와 강명기가 모습을 드러냈다.약간 뚱뚱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는 강명기는 마음이 편하면서 뚱뚱한 관상이었다. 그러나 성연은 그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느꼈다.그 혼탁한 두 눈은 아주 또렷하고 매서웠다.그것은 오랫동안 위에서 군림하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눈빛이다.두 사람 사이에 눈싸움이 벌어졌다.그러나 성연도 두려워하지 않고 바로 그와 눈을 마주쳤다.숨지도 피하지도 않았다.그의 곁에는 강일헌이 서 있었다.무진이 오는 것을 보자 그는 즉시 의례적인 인사말을 했고, 무진에 대해서도 직접 그 이름을 불렀다.“요 몇 년 동안 강씨 가문은 무진이 네 덕분에 버티고 있어. 우리 집 일헌이는 철이 없어. 무진이 네가 반드시 많이 가르쳐야 해.”무진도 그들에게 표면적인 예의를 갖추었다.“아저씨, 그럴게요.”지금 주위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 있어서 무진도 강명재를 난처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소란을 피우면, 결국 강씨 가문의 체면만 잃을 뿐이다.그래서 무진은 지금 그 자리에서는 다른 행동을 하지 않고 체면을 세워주었다. 그러나 강명재와 강명기가 이 도리를 모르고 있다는 것은 아주 명백했다.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온 것은, 그들이 큰집을 난처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강일헌은 원한을 품고 있는 무진의 눈빛을 보았다.그러나 그도 무진이 좀 두려웠다. 무진이 자신을 칼로 벨까 몹시 두려웠다.‘할아버지도 무진의 손에 떨어지셨어.’그는 자신의 실력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기에, 분명히 무진의 적수가 아니다.하지만 이제 자신의 부친이 돌아왔다.그에게 또 강력한 후원자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앞으로는 무진이 나를 하찮은 일만 하게 조치하지는 못할 거야.’‘예전처럼 무진은 자기 집에 틀어박혀서 얌전히 미친 놈, 절름발이 노릇이나 해야지.’‘무진이 무슨 까닭에 나하고 적이 된 거지?’이렇게 생각한 강일헌은 몸도 곧게 폈다.무진을 바라보는 눈에는 도발의 기색이 가득했다.‘그러나 무진은
강명기도 옆에 서서 그들 두 사람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성연은 그를 흘깃 쳐다보았다.강명기는 키가 크고 말랐는데, 보기에는 아주 준수하고 기질이 아주 속되지는 않았다.그러나 은근히 비호감을 느끼게 했다.감히 다가갈 수 없는 느낌이다.강명기는 무진과 성연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성연에게 시선을 준 다음 턱을 들고 경멸하는 눈빛을 보였다.이런 모습은 순전히 업신여기는 것이다.강명기는 그녀를 힐끗 쳐다본 후에야 무진에게 물었다.“무진아, 이 사람은 누구냐?”무진이 바로 대답했다.“제 약혼녀, 송성연입니다.”성연도 자신이 해야 할 예의를 다했다.“안녕하세요.”강명기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지 않았다.그리고 나서 그는 다른 쪽을 돌아보며 중얼거렸다.“아이고, 정말 세상은 여전한데 사람은 달라졌어. 나이도 많은 두 노인이 또 감옥에 갇힐 줄은 몰랐어.”그는 무진을 보면서 계속 말했다.“우리 강씨 가문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강명기는 강일헌보다 훨씬 똑똑했다.윗사람으로 무진을 눌러도 무진은 절대 두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그리고 두 노인을 구해내려면 반드시 무진이 입을 다물어야 했다.그들의 이번 목적도 무진인 것이다.분노 때문에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졌다.강일헌과 강진성의 눈빛에는 모두 조롱이 섞여 있었다.마치 후원자를 찾은 것 같았다.무진의 눈을 바라보며 비웃기도 했다.무진도 그들처럼 어린 사람들 앞에서 횡포를 부릴 수밖에 없다.‘어른들 앞에서는 역시 강아지처럼 찌질하잖아.’‘특히 강명기처럼 신분이 높은 어른 앞에서는 더 찍소리도 못하겠지?’‘게다가, 두 노인을 감옥에 가게 한 건 본래 무진이가 잘못한 거야.’그들도 무진의 체면을 세워줄 필요가 없다.이번에 본가에 온 것도 처음이다.앞으로 강명기와 강명재가 돌아오고 무진이 편할 때가 있다.무진은 너무 많이 반응하지 않았다.이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무진은 마음속으로 아주 분명했다.‘만약 조급해한다면, 그들이 목적을 달성하게
무진은 곧장 성연을 데리고 고택으로 들어갔다.강명재와 강명기는 옆의 사람들과 바쁘게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사람들이 그들 옆을 에워싼 채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두 사람이 돌아와서 너무 좋구나. 지금 강씨 집안 꼴이 말이 아니야.”“맞습니다. 지금 강씨 집안은 체면도 아예 신경 쓰지 않아. 윗사람이 아랫사람들에게 뭐라 말도 못해. 지위가 높다고 우리 어른들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 치들도 있어.”“그래, 이제 너희들이 돌아왔으니 강씨 집안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의 강씨 집안은 정말 제멋대로야. 예전의 대동단결하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원.” 사람들은 말하는 음성을 낮추지도 않았다.암암리에 모두 무진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강명재와 강명기는 그 옆에 서서 막지도 않았다.두 사람은 눈썹을 치켜 세웠다.과연 자신들이 떠나 있었던 시간이 얼마이든 간에 이들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했다.아니, 지금 자신들이 돌아오니 무진은 신경도 쓰지 않는 사람들이다.강명재가 그제서야 여유롭게 말을 받았다.“지금의 강씨 가문은 비록 지위가 다소 상승하고 회사도 괜찮다 해도 가족들 사이의 관계가 확실히 좋질 않습니다. 가족들 간의 관계는 잘 유지해야 하지요. 우리 강씨 가문이 가족들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까? 모두 한 가족인데 너와 나를 나눌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지금 이 자리에 많은 강씨 집안 방계 혈족들이 와 있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무진에게 경고를 받은 적이 있었다.지금 무진이 그룹 경영을 맡은 이후에 회사는 확실히 괜찮았다.그러나 자신들 수중의 권리는 엄청나게 축소되었다.무진이 설마 혼자 독식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자신들 방계 혈족은 아무런 공적도, 수고도 없으니 자연히 불만이었다.돈이 적게 들어오면 누구나 불만을 가지게 된다.이때 강명재가 자신들을 대변하듯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니 따라서 목소리를 키우는 이들이 나왔다.“맞다. 회사도 잘 관리해야 하지만 가족들 관계도 잘 유지해야 해. 걸핏하면 여기저기 뜯
고택의 홀로 성연이 들어가니 안금여와 강운경의 안색이 매우 나빠 보였다.성연을 보는 순간 안색이 좀 누그러진 안금여가 성연을 불렀다.“성연아, 이리 오너라.”성연은 안금여의 곁으로 다가갔다.안금여가 한탄하듯이 말했다.“무진아, 여기가 이런 상황일 줄 알면서도 왜 성연일 여기로 데려온 거니?”강씨 집안의 일은 정말 너무 복잡해서 성연까지 끌어들여 힘들게 하고 싶지 않은 안금여다.‘별로 좋은 일도 아닌 것을.’“제가 무진 씨 따라오겠다고 한 거니 야단치지 마세요.” 성연은 할머니 안금여가 자신을 생각해서 그런다는 것을 잘 알았다.그러나 스스로 원해서 왔으니 무진을 탓할 수 없다.성연이 무진을 편들어 말하자 안금여는 비로소 무진을 바라보았다.“저 사람들이 너를 난처하게 하지는 않았어?”저 두 어른 모두 좋은 이들이 아니었다.바깥의 동정은 안금여와 강운경의 귀에도 들렸다.‘이렇게 요란스럽게 만들어 무진의 체면을 깍으려는 게지.’저들이 어떻든 상관없지만, 무진이 저들에게 억울함을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속이 깊은 무진은 자신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안금여가 가장 염려스러운 사람이 바로 저들이었다.무진이 고개를 저으며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저 두 사람 당분간 그럴 여력이 없을 겁니다.”만약 저들이 자신에게 맞설 방법이 있었다면, 일부러 사람들을 몰고 이곳에 와서 위세를 떨지 않았을 것이다.당장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안금여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어딜 감히 건방지게! 애초에 네 할아버지가 인자하고 마음이 약하지만 않았더라면 저들을 10년, 20년 못 들어오게 했을 텐데. 지금 돌아오자마자 우리 앞에서 위세를 떨다니, 애초에 자신들이 벌인 짓을 잊은 게야!”저들이 한 짓을 생각하면, 애초에 무진의 할아버지 강상중은 저들에게 인의를 다한 셈이다.가족들은 저들을 더 오래 쫓아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의 영감이 사람들의 뜻을 물리치고 6년만 유배를 보낸 거였다.결국에는 지금 돌아와서 은혜를
무진과 성연은 안금여와 강운경을 따라 홀을 나와 정원으로 향했다.강명재와 강명기는 오늘 안금여를 겨누고 찾아왔다.그러니 당연히 최선을 다해 맞서야 한다.안금여를 본 두 사람이 연달아 앞으로 나오며 인사했다.“큰 어머님, 얼마 전에 사고가 날 뻔했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세요?”안금여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괜찮다. 일이 생겼으면 너희들도 볼 수 없었겠지.”“명수, 명호가 철이 없었습니다.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가 걱정된 마음에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한 모양입니다. 안 그렇습니까?”강명재는 자기 동생 얘기를 하면서 저들의 죄를 가볍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자기 아버지가 걱정돼서 한 짓이란다.‘이렇게 내 앞에서 선수를 쳐?’안금여가 어찌 강명재의 말에 숨은 뜻을 못 알아들었겠는가?안금여가 바로 받아서 말했다.“그럼, 너희 아버지들은 어른이고, 나는 아니란 말이냐? 저들이 그런 짓을 벌인 것이 인지상정이라고?”안금여의 말에는 비아냥거림이 다분했고 강명재를 향한 냉소가 담겨 있었다.안금여가 이런 말로 반격할 줄은 몰랐던 강명재는 좀 멍해졌다.그러나 그가 어떤 사람인가. 바로 정신을 차린 후에 웃으며 말했다.“큰 어머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두 동생이 어리고 철이 없어서 충동적으로 한 짓이잖습니까? 어른으로서 이해해 주셔야지요.”이 허울 좋은 말에 하마터면 기가 차서 웃음이 터질 뻔한 안금여.지금 저들은 이치에도 맞지 않은 걸 알면서도 큰 죄를 작게 하려고 기를 쓰는 거였다.강명재는 정말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다.안금여는 한쪽에 선 채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강명재의 말에 동의하지 않음을 나타냈다.옆에 있던 강명기는 더 과장했다.안금여를 보더니 눈물을 글썽이며 입을 열었다.“큰 어머님, 우리 두 사람 몇 년 동안 못 보셨잖습니까? 많이 뵙고 싶었습니다. 큰 어머님은 여전히 예전처럼 정정해 보이시네요.”안금여가 강명기를 흘깃 쳐다보았다.지금은 아직 정정하다 해도 저들에
안금여의 말에는 아랑곳 없이 강명재와 강명기는 사람들을 돌려보내지 않았다.이처럼 사람들을 불러모아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큰집에 본때를 보여주는 것이 오늘 자신들이 고택을 찾은 목적이 아닌가.그러니 그리 쉽게 사람들을 철수시킬 수야 없지.본가인 큰집에 선전포고를 하기 위해 북성에 돌아온 자신들인데 큰어머니가 가란다고 가겠느냐 말이다.정말 자신들을 뭘로 생각하는 건지.강명재와 강명기, 두 사람 역시 입을 다문 채 침묵으로 자신들의 태도를 표시했다.당연히 두 사람이 불러낸 사람들 또한 떠나지 않은 채 고택의 정원에 모여있었다.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무진과 성연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이 두 오촌 아저씨들은 ‘사열식’같은 모습으로 자신들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었다.이만큼의 사람들을 불러모을 만큼 자신들의 영향력이 대단하다는 걸 보여주며 무진의 기를 꺽으려는 게 분명했다.무진이 심리적 압박감을 크게 느낄수록 자연히 자신들의 아버지 강상철, 강상규를 풀어주게 될 거라는 계산으로.그러나 무진을 비롯한 큰집 쪽 사람들이 저들 생각처럼 쉬이 타협할 리는 없는 법.모인 사람들 속에서 익숙한 얼굴들이 무진의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 다 아는 인물들이다.그룹의 지분을 가진 방계 혈족들도 보이고, 중소 계열사의 경영진들이 많이 보였다.주요 계열사 쪽은 드물긴 하지만 없지는 않았다.그렇다 한들 또 어쩌겠는가?어쨌든 지금 그룹을 경영하고 있는 이는 강무진이다.저들이 그룹 경영에 조금이라도 손 대지 못하게 하리라 다시 한번 다짐했다.성연과 무진도 서로 손을 맞잡은 채 안금여를 따라 고택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응접실에는 차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집안의 가장 큰 어른인 안금여가 당연히 제일 상석에 앉았다.강명재와 강명기는 안금여의 오른쪽 편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무진과 성연은 자연히 저들의 맞은편, 안금여의 왼쪽 소파에 앉았다.모두 자리에 앉자 강명재와 강명기가 바로 안금여에게 따지기 시작했다.강명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큰어머님, 요 근래 강씨
그 순간, 강명재와 강명기의 얼굴이 말할 수 없이 어두워졌다.잠시 침묵이 흘렀다.성연은 수시로 두 사람의 표정을 관찰했다.마치 소리 없는 전쟁터 같았다. 각자에게서 뿜어져 나온 기운이 서로 격렬하게 부딪히며 싸우는 듯하다. 옆에 있던 강일헌과 강진성의 기운도 조금 전보다 강해졌다.아마도 자신들의 아버지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어서인지, 두 사람의 기세 매서워졌다. 그리고 무진을 바라보는 시선에 경멸의 빛을 품고 있었다.안금여는 한참을 망설이다 강명재와 강명기에게 말했다.“너희들 얘기는 내가 고려해 보겠다. 원래는 멀리서 돌아온 너희를 위해 환영 만찬이라도 열어주어야겠지만, 지금 내 몸이 좋지 못해 그냥 넘어가는 걸 너희가 이해하려무나.”두 사람의 생각을 꿰뚫고 있는 안금여다.저들의 말에 수긍하는 모습을 보인 까닭은 일단 두 사람을 달래서 보내기 위해서였을 뿐이다.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두 사람의 성격으로 봐서 만약 자신이 별말 하지 않는다면 무슨 꼬장을 부릴지 알 수 없다.두 사람을 바라보는 내내 어찌나 눈에 거슬리는지 안금여는 온몸이 쑤시고 아픈 듯하다.역시 강상철, 강상규의 자식들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못살게 들쑤시는 공력이 제 아버지들 버금갔다.꼴 보기 싫어 죽겠건만 기어코 저들을 대면해야 하는 점이 가장 괴롭다. 무진이 두 사람을 향해 다시 목소리를 내었다.“두 분 모르시나 본데, 밖의 저 소규모 계열사 사장들이 무슨 능력이 있겠습니까? 우리 강씨 집안에서 보자면 쥐뿔도 없는 치들이 이리 몰려와서는 망신만 당할 뿐이죠.”저들이 이렇게 시위할 생각이라면 무진 또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자신은 저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저 작은 계열사 사장들 백 명, 천 명이 와도 결과는 같다.무진에게는 어떤 위협도 될 수 없다.저 밖에 서 있는 강씨 가문의 방계 혈족 중, 일부는 예전부터 강상철, 강상규를 따르던 자들이다.저들의 힘은 예전보다 약해져 크지 않았다.무진이 자신들의 면전에서 이런 말을 하자 강명
오늘 있었던 일 때문에 성연과 무진은 엠파이어 하우스로 돌아가지 않고 고택에 남아 할머니 안금여와 고모 강운경 곁을 지켰다.젊은 자신들이야 문제없지만, 연로한 할머니 안금여 회장이 저들을 상대하며 마음 상한 것을 생각하니 속이 상한다.강명재와 강명기, 두 사람은 정말 양심이란 게 있는지 모르겠다.저녁 식사를 마치고 침실로 돌아간 성연과 무진.오늘 고택에서 벌어진 상황을 생각하자 성연은 분노가 치밀었다.“아니, 당숙 두 분 너무 무례하지 않아요? 자신들이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하나? 그래도 여기는 강씨 본가 고택인데, 여기까지 와서 소란을 피우며 할머니를 몰아세우다니. 자기들도 체면 깍이는 건 싫어하면서!”저들이 위세를 부리던 모습이 떠오른 성연의 눈에 불이 붙는 것 같았다.만약 이 일로 할머니의 건강이 나빠지기라도 한다면 저들 목숨 몇으로도 배상하지 못할 것이다.무진이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둘째, 셋째 일가 사람들은 늘 그랬어. 저들에게 도덕이니 양심이니 이런 것들은 말해도 소용없어.”저들도 낯짝이 있다면, 작정한 듯이 저 많은 사람을 끌고 와서 본가를 곤란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다들 한 가족, 한 가족이라고 말들 하지만, 도대체 누가 누구와 한 가족이고 또 누가 누구와 적인지, 저들이 그걸 모른단 말인가.“앞으로 저들 때문에 할머니가 힘드시지 않도록 잘 지켜드려야 해요.” 할머니 안금여는 이미 연로한 나이이니 이런 일들은 자연히 손아래 젊은 세대인 자신들이 상대해야 하는 게 맞다.안금여 같은 노인이 걱정하게 할 수는 없는 법 아니겠는가?“그건 맞아. 하지만 우리 강씨 집안 일에 너까지 끌어들인 셈이야. 넌 우리 때문에 너까지 힘들어졌다는 생각은 안 들어?” 강씨 집안에서 벌어진 일로 성연이 이런 번거로운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한 무진이 성연에게 물었다.만약 성연이 강씨 집안에 오지 않았다면 이런 힘든 일들은 겪지 않아도 되었을 테니까.“어떻게 그래요?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어요. 할머니가 평소 저한테 얼마나 잘해 주
“비서는... 그러니까 신경 쓸 필요도 없잖아요! 안 되면 바꾸면 돼죠, 그렇죠, 연 회장님?” 무진은 조롱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웃었다.이 말에 연계진은 전혀 논박할 수가 없었다.‘결국 진혜선도 아직 있어.’‘만약 내가 조수경과 특별한 관계라는 걸 인정한다면, 진씨 가문에서는 이 기회를 틈타서 혼약을 뒤엎을 수 있어.’그렇게 되면 연계진은 조수경을 위해 얼굴을 내밀 수가 없게 된다.눈 깜짝할 사이에 성연은 조수경에게 다가갔다. 조수경은 뒤로 두 걸음 물러나면서 두려운 눈빛이었다.“송성연, 뭘 하려는 거야? 다가오지 마!”“내가 시킨 게 아니야, 그 종업원이 나를 모함하고 있어. 저 종웝원 말 한마디로 나한테 복수하겠다는 거야? 네가 뭔데? 너는 경찰도 아니잖아! 감히 나를 때린다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하겠어.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증인이야!”조수경이 횡설수설하자 성연의 손에서 은침이 갑자기 나타났다.‘나는 당연히 난폭한 방식으로 조수경에게 복수하지 않겠어. 그렇게 복수하면 확실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돼.’‘하지만 이 은침은 훨씬 은밀하지!’“조수경 씨,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자기가 잘못한 걸 인정하고 사과하면 돼요. 맞다, 그리고 혜선 언니한테도요!”말을 하면서 천천히 손을 든 성연은 무심코 조수경의 허벅지를 건드렸다.순간, 조수경은 비명을 질렀다. 바로 감각이 없어진 오른쪽 다리가 시큰시큰하고 저려서 전혀 지탱할 수가 없었고, 바로 털썩 한쪽 무릎을 꿇었다.조수경이 성연을 향해 무릎을 꿇은 것이다!모두들 놀라서 멍해졌다.조수경이 은침을 사용해서 조수경의 혈을 찔렀다는 걸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모두가 단지 놀란 조수경이 바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모습만 봤을 뿐이다.완전히 멍해졌던 조수경이 두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면서 일어나려고 발버둥쳤다. 그러나 다리에는 아무런 힘도 없었고, 움직일수록 신경을 자극해서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사방을 훑어본 조수경은 주위 사람들의 눈빛을 보자, 그야말로 감정이
연계진은 음험한 눈빛으로 무진을 힐끗 쳐다보았다.“종업원이 철이 없어서 제가 대신 손을 좀 봤습니다만, 강 대표께서 또 어떻게 처리하실 지 모르겠군요.”연계진은 강호의 습관대로 어깨를 으쓱거렸다.몸을 돌린 무진이 성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디 다친 데 없어?”“나는 괜찮지만 이렇게 넘어갈 수는 없어요.”옆의 테이블에서 물티슈를 꺼내 그 종업원에게 던져 준 성연은 곧 평온한 표정으로 물었다.“지혈하도록 해요!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렇게 하라고 시켰는지 지목해봐요! 봐요, 연 회장은 당신을 사람으로 여기지도 않아요. 당신 머리를 깨고 싶다고 바로 머리를 깼잖아요!”순간 연계진의 표정은 아주 난감해졌다.‘이건 내가 주관하는 파티인데, 결국 파티에서 내가 술잔으로 잘못을 저지른 종업원 머리를 때린 거잖아?’순간 자신의 행동이 주변 사람들의 눈에는 양아치처럼 보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연계진이 사방을 둘러보니, 확실히 사람들의 눈빛에는 이질감이 가득했다.무진의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일면서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냈다. ‘우리 마누라님은 정말 대단해!’20여년전, 연씨 가문은 몰락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밑바닥에서 발버둥치던 연계진은 가까스로 역습을 실현할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밑바닥의 생활이 오래 지속되면서, 연계진의 야만적인 습관은 쉽게 고칠 수 없었다.멍한 표정이 된 종업원은 성연이 자신이 피를 흘리는 것까지 고려해 주자 감히 믿을 수가 없었다.암담한 눈빛으로 물티슈를 손에 들고 있던 종업원은 결국 주머니에서 돈다발을 꺼낸 뒤, 멀지 않은 곳에 있던 조수경을 바라보았다.조수경은 순식간에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바로 저 여자가 제게 준 돈입니다. 일부러 당신들에게 술을 뿌리라고 하면서요!” 종업원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증거가 뚜렷하게 나오자 순식간에 주위의 눈길이 조수경에게 쏠렸다.얼굴을 들 수 없게 된 연계진이 다시 종업원에게 다가가서 큰 소리로 화를 냈다.“네가 죽고 싶은 거지? 무슨 헛소리야!”연계진이 막 주먹을 휘
결혼한 뒤 성연은 자신의 행동과 습관을 조정했다.지금 이렇게 억울한 손해를 입었으니 참을 수 없었다.“혜선 언니, 이건 조수경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분명하네요!”성연이 진혜선에게 일깨워주자, 진혜선도 조수경의 거들먹거리는 모습을 보았다.재빨리 사람들을 가로질러서 무진이 성연의 앞에 도착했다. 성연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상세하게 살펴보면서 물었다.“성연아, 괜찮아? 유리잔에 다친 데는 없어?”고개를 저은 성연은 무진을 보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옷이 젖었을 뿐이에요.”무진은 한바탕 놀랐지만 눈에는 여전히 분노가 가득했다. 몸을 돌려 온몸의 기세를 폭발하면서 그 종업원을 바라보았다.이때 종업원은 완전히 당황했다. 그는 성연의 신분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 강씨 가문 큰도련님의 신분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정신이 나간 것처럼 순간 털썩 주저앉더니 그대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강 대표님, 제가 실수로 술잔을 넘어뜨렸습니다. 제가 죽일 놈입니다. 제가 배상할 테니 용서해 주세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그 공포에 질린 표정에 주위의 손님들은 모두 진짜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성연은 이를 악물고 바로 차갑게 쏘아붙였다.“어디서 연기하고 있어. 고의로 그런 게 분명해!”“무진아. 성연이가 이 종업원이 조수경과 접촉한 걸 봤다고 했어. 조수경에게 사례비를 받고 일부러 우리 둘을 난처하게 한 것 같아.”진혜선도 따라서 말했다.무진이 갑자기 화가 난 표정으로 몸을 숙였다. 두 눈의 포악한 기운은 마치 모든 것을 찢어 발길 것만 같았다.완전히 놀란 그 종업원은 온몸에 맥이 풀리면서 더욱 놀란 표정으로 다시 한바탕 사과하며 용서를 빌었다.이때 종업원의 곁으로 다가간 연계진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갑자기 손에 든 술잔으로 종업원의 머리를 호되게 내리쳤다.이 뜻밖의 사태에 모든 사람이 어찌 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성연과 진혜선은 일제히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연계진이 이렇게 야만적이고 난폭한 행동을 할 줄은 전혀 생각
무진이 이 연회에 참가한 목적은 달성했다. 원래 WS그룹과 협력하다가 지금 잇달아 등을 돌린 중소 가문 사람들은 모두 무진이 오자 어색하고 괴로웠다.연계진에게 간 무진은 작별 인사를 잘하고 싶었다.“연 회장님, 당신이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인원 수가 여전히 좀 적은 것 같군요. 다음에 시간이 있으면 우리 그룹에 오셔서 좀 떠들썩하게 보내세요!”무진의 편안하고 무관심한 듯한 표정은 이 배신자들을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는 듯했다.연계진의 표정이 순간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그 말 속의 비꼬는 뜻은 누구나 다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기에. 작은 눈을 가늘게 뜬 연계진은 억지로 웃는 척하면서 대답했다.“기회가 되면 반드시 참석하겠습니다. 필경 WS그룹과 강씨 가문이야말로 운성에서 가장 큰 기업인 데다가 남쪽에서 가장 강한 가문이니까요.”“과찬이십니다!” 무진은 부인하지 않았다. 결국 상대방의 말이 사실이기에.무진이 성연에게 다가갔을 때, 성연은 여전히 진혜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밤 파티에 참석한 가문들의 수준은 대충 파악했다.‘아무리 들어봐도 그리 강하지 않은 것 같고, WS그룹에도 별 손해가 없는 것 같아.’‘심지어 이들 가문이 연운그룹에 몸을 의탁하는 건 WS그룹에 오히려 도움이 돼. 이들 가문에서 운영하는 기업의 수준도 높지 않고 기술력도 좋지 않기 때문에, 조만간 도태될 범주에 처해 있었어.’조수경은 줄곧 성연과 진혜선을 주시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많은 남자들의 눈빛이 모두 두 여자에게 쏠려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질투가 난 조수경은 미칠 것 같아서 마음속에서 욕설을 퍼부었다. ‘두 천한 X들이 분명히 남자들을 유혹하려고 이렇게 요염하게 옷을 입은 거야.’무수한 생각들이 조수경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렇게 두 X들이 위세를 떨치고 그냥 가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반드시 망신을 당하게 해야 돼!’눈을 가늘게 뜬 조수경은 옆에 있는 종업원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당부했다.표정이
“아저씨, 아저씨는 이제 시간을 끌기만 하면 돼요. 나머지 일은 제가 해결할게요. 아저씨도 기꺼이 상철이 형이 WS그룹에서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일하도록 하셨죠. 저는 당연히 아저씨를 믿어요. 게다가 혜선이는 연계진을 좋아하지 않아요. 이 혼인도 이렇게 마음대로 결정해선 안 돼요!”진양산과 한참 이야기를 나눈 무진은 마지막에 달래는 말을 했다.무진은 진교철이 결국 이렇게 지나친 행동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진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을 변칙적으로 가택연금 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외출할 때는 모두 암암리에 미행하면서 진양산과 외부의 교류를 단절시켰다.협박하는 방식은 더욱 치욕스러웠다.진양산이 일찍이 해외에서 사업을 할 때 그다지 영광스럽지 못한 일들이 있었다. 국내였다면 그 일들은 결국 운성시에 도움이 되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국외의 일부 부문에 있어서는 아마도 타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진교철은 큰아버지가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으면 해외로 잡아가서 감옥에 보내겠다고 협박했다.물론 진양산 본인은 두렵지 않았다. 진양산이 걱정하는 것은 진교철이 이것을 가지고 진상철과 진혜선 남매를 위협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두 남매는 사촌 동생의 뜻대로 파견을 나가야 할 것이다.그래서 그는 아예 자신이 이 협박을 끌어안기로 작정했다. 진씨 가문이 WS그룹을 벗어나 연운그룹과 함께 하기로 구두로 동의한 것이다.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자, 무진은 마음속에 진교철을 철저하게 유념하게 되었다.그리고 진양산의 입을 통해서 진교철이 지금 마침 유럽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돌아가면 곧바로 샤넬 가문에 연락해서, 그들 쪽에서 진교철을 체포할 방법을 강구하게 해야겠어.’무진이 진양산의 곁을 떠나자마자 연계진이 다가와서 음산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 강씨 가문과 접촉하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알아들으셨어요? 그렇지 않으면 진교철 씨 쪽에서 아주 불쾌하게 생각할 겁니다.”연계진이 온화하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경고의 냄새가 짙었다.
당연히 성연을 본 조수경도 두 눈을 크게 뜨고 포악한 기색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저 천한 X이 파티에는 왜 왔어?’‘게다가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저렇게 요염하게 입은 거야? 결혼한 다음에 오히려 이 길로 나서겠다는 거야?’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조수경에게 뜻밖에도 성연이 먼저 다가갔다.‘이 여자는 할머니와 고모를 속였을 뿐만 아니라 무진 씨도 배신했지! 애초에 모질게 마음먹고 관대하게 놓아주지 말았어야 했어.’ 성연은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조수경 씨, 오랜만이에요! 듣자니 지금 연운그룹의 임원이라고 하던데? 당신이 어떻게 임원이 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군요? WS그룹의 내부 자료하고 자리를 바꾼 거 아닌가요?”조수경은 성연이 이렇게 달변으로 변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성연이 사실을 콕 집어내자, 어색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억지로 침착한 척했다.“송성연 씨, 결혼 전과 결혼 후가 그야말로 완전히 딴판이네요! 이제 결혼도 했는데 굳이 왜 이렇게 예쁘게 차려 입었는지 나도 궁금하군요.”“칭찬해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잘못 생각한 모양이네요. 난 뭘 입어서 예쁜 게 아니라 줄곧 예뻤어요!”성연의 말에 조수경은 말문이 막혔다. 원래 조롱하려던 말이 목에 걸리면서 표정은 더욱 좋지 않았다.“송성연 씨, 오늘 저녁 연회의 호스트인 제가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겠지요. 당신이 나를 찾았는데 무슨 필요한 게 있나요?”기세를 지키기로 작정한 조수경이 턱을 치켜들고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오늘 밤, 우리 연운그룹의 연회를 봤어요? 운성의 이렇게 많은 여러 가문들을 초청했어요. 다음에는 당신네 WS그룹과 정식으로 경쟁 관계가 되겠지요. 송성연 씨, 당신이 당신 남편을 잘 내조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성연은 말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건 아직도 자신이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느꼈다. 그래도 여전히 앞서의 태도대로 행동하면서 눈동자에는 혐오감을 드러냈다.“조수경 씨, 당신이 WS그룹을 배신하고 할머니와 고모를 속인 일은 조
연계진의 환하게 웃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무진이 정말 참석할 거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일부러 도발하기 위해서 초청장을 보냈는데, 무진이 와도 망신만 당할 뿐이라는 걸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무진의 표정에 드러난 자신감과 얼굴에서 발산되는 담담함, 그리고 시선이 지나가는 곳마다 크고 작은 가문의 자제들이 잇달아 머리를 숙이는 장면들.의심의 여지없이 연계진에게 진정한 제왕 앞에서 매수와 포섭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말하고 있었다.시선도 마주치지 못 하는 것이 바로 무진의 강력한 억지력이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가슴 속에 응어리가 지자, 연계진의 눈빛이 굳어졌다.바로 무진의 앞으로 걸어가자 두 사람의 눈빛이 부딪쳤다. 그러나 무진의 깊은 눈빛 속에는 짙은 경멸이 스쳐 지나갔다.연계진은 화가 났지만,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강 대표께서 와 주셔서 정말 오늘 밤 이 파티를 영광스럽게 해 주셨군요!”“연계진 씨, 당신이 초청장을 보냈으니 제가 반드시 와야지요. 만약 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신을 무서워하는 줄 알겠지요!”무진은 연계진에게 어떤 체면치레도 시켜주지 않고 바로 연계진의 이름을 언급했다.“하하, 강 대표께서 중시해 주셔서 저 연계진도 좀 긍지를 느낄 수 있겠습니다.”연계진의 무진의 시선이 계속 충돌하자, 주위의 모든 손님들은 호기심 가득히 주목했다.두 사람의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실내 공기마저 올라가는 듯했다.그러나 은인자중하는 연계전은 무진의 날카로운 눈빛에 계속 맞설 수 없었다.무진의 눈빛이 압박하자, 불편해진 연계진이 시선을 옮기려고 했다.“연계진 씨, 지금은 당신도 꽤 성과를 거둔 편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사업을 잘 관리해야지요. 운성에서는 위세를 부리지 마시기 바랍니다.”이 말은 경고의 의미가 짙었다.기세에서 패배한 연계진의 안색이 변했지만, 눈빛을 깜빡이더니 곧 웃는 표정을 지었다.웃는 얼굴로 무진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했다.이 순간, 연계진도 자신이 모욕을 당했다고 느꼈다.
진양산과 진혜선의 출현은 일시에 다른 참석자들의 시선을 끌었다.연운그룹에 의탁하기로 결정했지만 강씨 가문에의 미움을 살까 봐 걱정하던 사람들은, 진씨 가문 사람들이 등장하자 일시에 의구심을 떨쳐버렸다.‘진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진혜선 양이 연계진 씨와 결혼한다는 게 사실인 모양이야.’‘이렇게 되면 연씨 가문의 세력은 틀림없이 더욱 공고해질 거야. 어쩌면 정말 WS그룹에 도전할 수 있을 지도 몰라.’여러 손님들이 술잔을 권하며 안부를 묻자, 진양산은 속으로는 거북했지만 그래도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진혜선은 재벌 2세들과 교류하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한쪽에 앉아 있었다.“진혜선 씨, 안녕하세요. 저는 연 회장님의 비서 조수경입니다!”진혜선의 앞에 간 조수경은 술잔을 들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진혜선 씨와 한 잔 할 수 있을까요?”미소를 지으면서 진혜선이 재빨리 거절했다.“미안합니다. 제 주량이 좋지 않아서 마시지 않겠어요. 조 비서님은 아주 우수한 분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저를 놀리시는 거죠. 제가 회사 운영에 대한 지식은 조금 알고 있습니다만, 진혜선 씨야말로 정말 해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셨잖아요. 하지만 과연 진씨 가문이에요. 사람들이 그렇게 뛰어나도 모두 당신처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조수경이 웃으면서 하는 말 속에 조롱이 담겨 있다는 걸 진혜선도 알아차리지 못했다.술을 마실 기회조차 주지 않자 조수경은 차갑게 경멸할 뿐이다. ‘세상에는 진혜선이 속세의 음식을 먹지 않는 것처럼 소문이 자자하던데 정말 그렇네.’‘이런 여자는 연계진이 좋아하지 않을 거야.’“진혜선 씨, 오늘은 우리 연운그룹에서 한턱내는 날입니다. 만약 필요하신 게 있으면 사양하지 마시고 언제든지 저를 찾으세요.”조수경은 인사치레로 말한 뒤 혼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조수경 씨는 정말 유능하세요! 사실 저도 조수경 씨야말로 연 회장님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혼약은 정말 제 본의가 아니니까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니버설 호텔 8층의 연회장.오늘 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운성 전체의 상류층으로 모두 상장회사의 CEO급이다.파티의 주최자인 연계진은 이런 화려한 느낌에 대단히 만족했다. 끊임없이 각 가문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샴페인잔을 부딪치면서 미래의 협력에 대해 이야기했다.이런 모습은 연계진 자신의 손에 의해서 연씨 가문의 과거 영광이 다시 돌아왔다고 느낄 정도였다.검은색 원피스 차림의 조수경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붉은 입술과 요염한 눈빛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마치 이미 연계진의 부인인 것처럼 입가에 미소를 지었고, 가능한 한 모든 손님들과 접촉하면서 손님들의 마음속에 자신의 인상을 새기기를 원했다.‘그런 인상이 확고해져야 연계진이 진혜선과 결혼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나를 연계진의 진정한 여자라고 인정하게 될 거야.’강한 여자가 된다고 생각하니 조수경의 마음은 즐거웠다.이때 진씨 가문의 현재 가주인 진양산이 성큼성큼 연회장으로 들어섰다.그 뒤로 투 톤의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탁월한 몸매의 진혜선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청년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진혜선은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순간 조수경은 사람들이 자신을 진혜선과 비교했다는 걸 알아차렸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진혜선을 흘겨보았다.‘괜찮아, 연계진은 단지 이익 때문에 저 여자와 혼인할 뿐이지, 정말 저 여자를 좋아하는 건 아니야. 게다가 진혜선이 좋아하는 남자는 강무진이 맞아. 진혜선이야말로 송성연의 경쟁 상대야.’조수경은 마음속으로 진혜선도 마찬가지로 성연을 적으로 간주한다면, 자신과 진혜선이 함께 협력해서 성연을 대처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수경아, 내가 가서 좀 접대할게.” 연계진의 눈빛에는 부드러움이 어려 있었다.“네,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조수경은 마음 놓고 연계진의 손목을 놓았다. 결국 진씨 가문 사람이 왔으니 조수경은 잠시 억울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진양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