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4화 볼수록 좋아져요

차를 한 모금 마신 안금여는 얼굴의 웃음기를 지운 채 한 차례 헛기침을 했다.

“어린 아이가 철이 없습니다. 둘째, 셋째 서방님 모두 너무 언짢게 생각지 마세요.”

이어 굳은 얼굴로 화가 난 척 호통을 쳤다.

“성연아, 얼른 무진이 뒤에 가서 서지 않고 뭐하니!”

성연이 매우 얌전한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고 무진의 뒤에 섰다.

“오늘 여러분들을 부른 까닭은 함께 식사하며 무진이의 약혼녀를 선보이고자 해서입니다. 그러니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강씨 집안에서 발언권이 가장 큰 안금여의 눈빛이 닿을 때마다 손아래 젊은 세대들은 입을 다물었다.

모두들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잘도 듣고 있다.

시골 계집애 때문에 난처해진 강일헌과 강진성은 속으로 바드득 이를 갈았다.

곧 식사가 시작되고 음식이 들어왔다. 육, 해, 공 빠진 것 없이 다 갖춘 푸짐한 성찬이었다.

성연이 본 것도 있고, 보지 못했던 것도 있었다.

‘어쨌든 비싸면 되는 거지.’

강씨 집안의 한끼 식사가 일반 사람들의 반년치 월급과 맞먹을 정도였다.

그야말로 돈지랄이었다.

설사 자신에게 돈이 있다 하더라도 감히 이렇게 쓰지는 못할 터였다.

조용히 무진의 옆에 앉은 성연은 다른 사람들이 수저질을 시작하자 고개를 숙이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성연이 먹는 모습은 솔직히 예의범절에 맞춘 조신한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동작이 우아하고 보기 좋아서 빨리 먹는데도 경박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무진이 옆에서 성연을 살폈다. 때때로 채소를 집어 주거나 생선 가시를 발라주면서.

성연이 너무 빨리 먹다가 체하기라도 할까 걱정된 무진이 연신 주의를 주었다.

“천천히 먹어. 서두르지 말고.”

맞은편에 앉아 마침 이 말을 들은 강진성이 바로 젓가락을 내려놓고 가시를 세웠다.

“형수님, 이건 좀 곤란한데요. 식사 예절, 우리 집안에선 아주 엄격합니다. 식사하시는 모습이 썩 좋지 않군요. 이후 밖에서 어떤 비난을 듣게 될지. 집에서 형님이 굶기는 줄 알겠어요.”

약한 모습 보이기 싫은 성연 역시 입안의 고기 조각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