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 모두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했다. 무진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그러나 지금 자신들의 목숨이 무진의 손에 달려 있었다. 더 이상 무진에게 함부로 말하지도 못한 채 침묵으로 자신들의 달갑지 않은 마음을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무진은 저들의 표정을 통해 지금 저들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무진이 입을 열었다.“못 믿겠으면 강명재에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 보든지. 나한테 곧 잡힐 것 같다고 연기를 해서 당신들을 지킬 사람들을 더 보내 달라고 해봐라. 그리고 강명재가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든지.”세 사람도 강무진이 말한 대로인지 아닌지 알아보고 싶었다.자신들의 기억에 따르면, 강명재와 강명기는 절대 저들이 말한 것처럼 하지 않을 것이다.강명재와 강명기가 자신들을 구해 주었으니, 두 사람에게 목숨을 바쳐 충성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그들이 WS그룹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받은 것도 충분히 많았다.마지막에 강명재가 제시한 조건이 아니었다면 그들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다.세 사람 중 리더 격인 박 이사가 강명재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강명재에게 무진이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 초조한 음성으로 말했다.“강 사장님, 지금 빨리 사람을 보내 우리를 구해 줄 수 없습니까? 만약 강무진의 손에 잡히면 살아나지 못할 겁니다.”수중에 이미 돈이 들어왔는데 강명재가 저들의 목숨을 책임질 리가 없었다.그러자 전화기 저편에서 강명재가 말했다.[그렇게 된 이상 당신들 스스로 살 길을 찾아라. 절대 강무진에 잡히지 않도록 해라.]강명재의 말을 듣던 박 이사의 동공이 수축했다. 강명재가 이렇게 반응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강, 강 사장님, 사람을 보내서 우리를 지원하지 않을 겁니까?” 박 이사는 모든 희망이 사라진 듯한 음성으로 물었다.[내가 어디서 사람을 찾아 보내? 게다가 달아나고 아니고는 전부 당신들 운명이지, 나와 무슨 상관이라고 그래?]그리고 강명재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강명재는 흡사 세 사람을 버린 자
성연이 떠난 항구에 성연은 생각지도 못한 두 사람이 나타났다.바로 미스터 제이슨과 소지연.텅 빈 항구를 바라보는 소지연은 항구에 피비린내가 가득한 것에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한탄하며 말했다.“결국 송성연을 못 잡았다니.”‘정말 어렵게 잡은 기회였는데.’송성연이 나타났을 때, 송성연을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다.송성연을 잡으면 가둔 후에 마구 괴롭힐 작정이었다.송성연이 자신을 대신해서 강무진의 곁에 있는 동안 자신의 마음 속에 맺혔던 한을 그런 식으로 갚아 줄 생각이었다.그런데 또 다시 송성연을 놓쳤다.‘송성연은 어떻게 그렇게 운이 좋은 거야? 매번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다니!’미스터 제이슨이 옆에서 말했다.“송성연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인물이 아닐 수도 있다. 조금 전 저들의 솜씨는 절대 강무진 주변에 있는 단순한 경호원들 수준이 아니야. 실력이 너무 강해서 도저히 막을 수 없을 정도였어.”그는 자신의 수하들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일반 경호원들이 어떻게 전문 킬러들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조금 전의 무리들은 제이슨 자신이 훈련시킨 킬러들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았다.심지어 자신의 킬러들보다 더 대단했다.‘그건 절대 일반 경호원들이 가진 실력이 아니었어.’게다가 자신이 보낸 세 사람은 모두 세계 최상위급의 고수들이었다.‘그런데 지금 그토록 쉽게 송성연의 손에 무너지다니, 이게 가능하다고?’“시골에서 온 계집애 따위 어디에서 그런 강한 실력이 나온다고? 당신 수하들의 실력이 그 정도인 거 아냐?” 소지연은 제이슨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식으로 은근히 조롱했다.송성연이 좀 똑똑하다는 사실은 자신도 알고 있다.그러나 전문 킬러와 맞설 수 있을 정도라는 건 절대 있을 수가 없다.소지연은 제이슨이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어린 계집애 하나 못 잡다니 말이다.‘제이슨 자신도 그 사실을 인정하려니 체면이 서지 않아 그런 핑계를 생각해낸 거겠지.’‘제이슨도 어쩔 수 없군.’하지만 제이
성연은 벌써 집에 돌아왔건만,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는 무진.성연은 밤새 자지 않고 집안의 누가 내부 첩자인지를 생각했다.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만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다.‘기회를 봐서 집안 경비를 더 강화하라고 무진 씨에게 말해야겠어.’물론 무진이 자신의 신분을 의심하지 못하도록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눈을 들어 창밖을 보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성연은 잊지 않고 바깥의 기척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나 하루 밤이 지났음에도 무진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너무나 걱정스러웠던 성연은 결국 생각 끝에 핸드폰을 꺼내 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잠시 신호음이 들린 후 무진이 전화를 받자 그제야 성연이 한숨을 내쉬었다.어쨌든 괜찮으니 전화를 받은 것이 아니겠는가?잠시 후 낮게 가라앉은 무진의 음성이 휴대폰 너머 들려왔다.“성연아, 무슨 일이야?”“아무 것도 아니에요. 무진 씨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돼서 전화해 본 거예요.” 성연은 무진의 음성을 듣자 우울했던 마음이 확 사라지는 듯했다.“괜찮아, 난 아주 안전해.” 밤을 꼬박 샌 무진이 피곤한 건 피할 수 없는 노릇이다.“그, 그 이사 세 명은 잡았어요?” 성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진을 도우려다 하마터면 자신이 위험에 빠질 뻔했다.성연이 생각하기에 이 일은 자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이미 잡았어. 쓸만한 정보가 더 없는지 지금 심문 중이야.” 무진이 현재 상황을 성연에게 모두 말해 주었다.성연에게는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그 사람들은 누구라고 말해요?”성연이 물었다.성연의 물음에 휴대폰 너머 있던 무진이 냉소를 지으며 비꼬듯이 말했다.“누구겠어?”무진의 입에서 말이 떨어지자, 성연은 역시 둘째, 셋째 일가 쪽임을 짐작했다.저렇게 비열한 저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충성하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아마도 강명재와 강명기가 제시한 유혹이 너무 커서 승낙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성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무
“무슨 일이에요?” 무진의 목소리를 들은 성연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잠이 완전 달아나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모가 방금 나에게 전화를 했는데, 할머니 몸에 문제가 생겼대. 심지어 기침을 하시는데 피가 배어 나왔대. 걱정이 된 고모가 벌써 구급차를 불렀다고 해. 고모가 혼자 정신이 없을 것 같으니 네가 빨리 가서 좀 살펴봐 줘.”무진의 고모 강운경은 겉으로는 침착해 보여도 사실 마음 쓰는 사람의 일이라면 정신을 못 차렸다.성연이 좀 더 침착할 것이다.조급해할수록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알았어요, 바로 가 볼게요.” 성연이 두말없이 밖으로 나갔다.무진이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없으니 귀찮아도 네가 좀 신경 써 줘, 성연아.”다행히 성연이 있었기에 자신이 그 다음 일을 계속 완성할 수 있었다.만약 성연이 없었더라면, 아마 자신도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성연이 살짝 나무라듯이 말했다.“무슨 그런 말이 있어요? 됐어요, 빨리 가야 되니까 얼른 끊어요.”성연도 안금여를 자신의 친 할머니처럼 생각하고 있었다.이런 위기일수록 성연은 당연히 안금여의 곁에 있어야 했다.“그래,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해 줘. 수고해.” 그리고 무진이 전화를 끊었다.휴대폰을 닫은 성연은 즉시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몰고 속도를 무시한 채 고택으로 달렸다.성연이 초인종을 누르자 한동안 문을 열러 나오는 이가 없었다.할머니 안금여의 상황이 썩 좋지 않은 탓에 집사가 줄곧 안금여 옆을 지키다 보니 빨리 나오지 못했다.성연이 계속해서 초인종을 눌렀다.거실에 있던 강운경이 초인종 소리를 듣고 집사에게 말했다.“집사님, 빨리 가서 문 열어 주세요. 성연이가 온 걸 거예요.”“네.” 고개를 살짝 끄덕인 집사가 문을 열러 뛰어나갔다.성연은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집사와 함께 거실로 들어왔다.걱정이 한 가득인 얼굴을 한 강운경에게 다가간 성연이 물었다.“고모, 지금 어떤 상황이에요?”“나도 잘 모르겠어. 갑자기 기침을 하는데 멈추지가 않는 거야. 그리고 기침에 피
성연이 은침을 다시 뽑아내자 안금여의 기침이 멈추었다.가볍게 안금여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물었다.“할머니, 어떻게 지내셨어요?”지난번 안금여가 이미 자신의 의술을 알았으니, 성연도 이제 안금여 앞에서 굳이 숨길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인명은 재천이라 하더니, 결정적인 순간에 성연은 안금여의 목숨을 최우선으로 선택할 것이다.안금여는 매우 감탄했다. 성연의 의술이 이렇게 신통할 줄은 미처 몰랐다.겨우 침 한 번 질렀는데 자신의 모든 증상이 사라지는 듯했다.저번에도 그렇더니,역시.안금여가 성연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성연아, 정말 고맙구나. 네가 또 이 늙은이의 목숨을 구했어.”성연이 자신의 곁에서 도와준 적이 몇 번이나 되었던가, 안여금는 이번에야 말로 자신이 틀림없이 서쪽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할머니, 마땅히 제가 해야 할 일인 걸요. 이제 좀 괜찮으세요?” 성연은 안금여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많이 좋아졌어.” 안금여가 고개를 끄덕였다.안금여가 무사한 것을 본 성연은 계속 물었다.“할머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멀쩡하시다가 어떻게 이렇게 되셨어요?”안금여는 한숨을 내쉰 후에 조금 전의 상황을 떠올렸다.안금여가 천천히 말했다.“아침에 국 한 그릇을 마셨을 뿐인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국?그럼 분명 국 때문에 이런 상황이 생긴 것일 터.성연은 무의식 중에 안금여의 목에 찔러 넣었던 은침을 쳐다보았다.은침의 색이 바뀌어 있는 것을 바로 발견했다.바늘 전체가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성연은 안금여에게 말했다“할머니, 이건 누가 독을 넣은 게 분명해요.”안금여는 속으로 무척이나 놀랐다.“어, 어떻게 누가 독을 넣을 수 있어?”성연은 안금여의 물음에 대답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안에는 각양각색의 약이 들어있었는데, 성연은 재빨리 몸에서 해독환을 꺼내 안금여에게 복용시켰다.안금여는 성연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그냥 먹었다.결국 신
안금여의 상태는 한결 좋아졌다.구급차가 오자, 고모 강운경이 허둥지둥 들어왔다.엄마 안금여가 아무렇지 않게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멍해졌다.그러나 곧 정신을 차린 후에 말했다.“엄마, 구급차가 왔어요. 빨리 가요.”강운경은 안금여가 일시적으로 좋아졌을 뿐이라고, 다음 발작이 또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래서 병원에 가야 한다고 안금여를 재촉했다.방금 거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강운경은 모르고 있었다.온몸이 상쾌하고 별 문제가 없다고 여겨진 안금여가 고개를 저었다.“나는 괜찮아, 안 가도 돼.”안금여의 대답에 강운경은 바로 마음이 조급해졌다.“어떻게 안 갈 수 있겠어요? 엄마, 엄마 건강을 가지고 농담하고 싶지 않아요.”안금여는 강운경 자신과 조카 무진 두 사람에게는 정신적 지주였다.그러니 뭐라고 해도 절대 쓰러져서는 안 된다.이제 안금여가 점점 늙어가면서 무슨 큰 병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강운경과 무진은 매일 조마조마하다.안금여가 눈 깜짝할 사이에 어찌될까 걱정이었다.“나는 정말 괜찮아, 왜 시간을 낭비해 가며 피곤하게 병원에 가야 하니?” 안금여는 병원에 가고 싶지 않았다.성연의 약은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병원에 간다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다.더군다나 병원에 가서 온갖 검사들을 받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피곤하게 느껴졌다.‘그리고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테지, 아, 너무 귀찮아.’강운경은 평소 무엇이든 엄마 안금여의 말에 따랐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해도 물러서지 않았다.“안 돼, 엄마, 저랑 꼭 함께 병원에 가셔야 해요.”마음을 정하지 못한 안금여가 무의식 중에 성연을 돌아보았다.성연 역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어쨌든 안금여는 이미 노인이기 때문에 어떤 합병증이 생길지 자신도 알 수가 없다.역시 기계로 검사해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자신의 방법은 당장에 드러난 증세를 억제시키는 정도에 불과하다.성연이 동의하는 것을 본 안금여는 마지못해
안금여와 강운경이 병원으로 떠난 뒤, 성연은 집사를 찾았다.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집사에게 말했다.“집사님, 모든 고용인들을 모아 주세요.”“작은 사모님, 그런데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집사가 물었다.안금여가 사고가 났을 때 집사도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번 일은 진정되었지만, 집사는 여전히 핵심을 파악하지 못했다.“집의 고용인들에게 냄새가 나는군요.”성연이 담담하게 말했다.집사는 평생 강씨 집안의 고택을 지켜온 노인이다.누구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집사에게는 문제가 생길 수 없었다.집사의 얼굴도 같이 가라앉았다.“누굽니까? 감히 대담하게도 노부인에게 손을 대다니!”젊었을 때부터 강씨 집안에서 일했고, 강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은혜가 산처럼 컸다.강씨 집안 사람을 다치게 한 사람은 제일 먼저 집사 자신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아직은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고용인들 사이에 있을 거예요. 집사님, 빨리 안배해라.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너무 지나면 도망가고 말 거예요.” 성연은 그 사람이 먼저 알아차릴까 봐 걱정했다.범인이 영리한 사람이라면 강씨 집안 고택의 촘촘한 수사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을 빠져나가려 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이 일을 한시도 늦출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집사는 두말없이 성연의 지시에 따라 즉시 사람을 소집했다.모두 아홉 명의 가사도우미가 모였다. 모두 한 줄로 선 그들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우면서도 불안한 빛이 역력했다.성연은 비록 스무 살도 안 된 소녀였지만, 굳은 표정을 지을 때 몸에서 발산되는 위압감은 강무진 못지 않았다.성연의 모습을 본 그들은 성연이 무엇을 하려는 지 이해하지 못했다.자신들에게 칼을 들이댈 것 같아 한순간에 위기감을 느꼈다.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용인들 사이에 서서 강렬한 눈빛으로 세세하게 살폈다.고용인들 모두 선별 과정을 거쳐 안금여를 돌보기 때문에, 모두 상냥한 사람들이었다.한동안 성연은 도대체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었다.턱을 만지
성연도 모두의 시선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구석진 곳에 선 여자는 서른일곱, 여덟 모양으로 보였다.가사도우미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녀는 날씬한 체형에 광대뼈가 높게 튀어나와 옷이 헐렁하고 볼품없이 보였다.확실히 불쌍해 보이는 얼굴이다. 사람들이 그녀를 처음 보면 절대 다른 사람을 해칠만한 담력이 없어 보일 것이다.그러나 이때 그녀의 얼굴에 당황하는 표정이 떠올랐다.할머니 안금여를 해친 사람이 그녀가 확실함을 증명했다.여자는 성연을 매섭게 째려보았다.한동안 숨어있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빨리 성연에게 발각되었다.이미 들켰으니 그녀도 숨길 생각이 없었다.주먹을 꽉 쥐더니 갑자기 성연에게 공격을 가했다.전문가로군 하며 성연은 속으로 생각했다.여자 고용인의 행동에 현장에 있던 다른 고용인들은 모두 비명을 질렀다.자신들과 아침저녁으로 함께 지내던 사람이 흉악한 범인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다른 사람들이 모두 당황할 때 성연은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한걸음 뒤로 물러나며 몸을 피하는 동작을 취했다.사람들에게는 그저 동작을 좀 빨리 해서 겨우 여자의 공격을 피한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위치에서 성연은 은침을 한 웅큼 꺼내 모두 던졌다.여자 고용인은 성연이 이런 기술을 가졌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기민하게 은침들을 피했다.그러나 던진 은침이 워낙 많은지라, 그녀의 솜씨가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이런 환경에서는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었다.그래서 결국 은침 세 개가 여자 고용인에게 꽂혔다.그녀는 무릎에 힘이 빠지며 불쑥 한쪽 무릎을 꿇었다.옆에서 고용인의 동작을 보던 집사는 순간 멍해졌다.‘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이 여자가 스스로 무릎을 꿇다니.’성연의 동작을 똑똑히 본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궁지에 몰린 여자는 나른해진 다리를 끌며 옆에 있던 고용인을 인질로 잡으려 했다.옆에 있던 고용인도 바보가 아닌지라 필사적으로 피했다.여자는 뜻밖에도 성연이 어떤 방법을 썼는지 몰랐다. 그
연계진의 환하게 웃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무진이 정말 참석할 거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일부러 도발하기 위해서 초청장을 보냈는데, 무진이 와도 망신만 당할 뿐이라는 걸 깨닫게 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무진의 표정에 드러난 자신감과 얼굴에서 발산되는 담담함, 그리고 시선이 지나가는 곳마다 크고 작은 가문의 자제들이 잇달아 머리를 숙이는 장면들.의심의 여지없이 연계진에게 진정한 제왕 앞에서 매수와 포섭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말하고 있었다.시선도 마주치지 못 하는 것이 바로 무진의 강력한 억지력이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가슴 속에 응어리가 지자, 연계진의 눈빛이 굳어졌다.바로 무진의 앞으로 걸어가자 두 사람의 눈빛이 부딪쳤다. 그러나 무진의 깊은 눈빛 속에는 짙은 경멸이 스쳐 지나갔다.연계진은 화가 났지만,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강 대표께서 와 주셔서 정말 오늘 밤 이 파티를 영광스럽게 해 주셨군요!”“연계진 씨, 당신이 초청장을 보냈으니 제가 반드시 와야지요. 만약 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당신을 무서워하는 줄 알겠지요!”무진은 연계진에게 어떤 체면치레도 시켜주지 않고 바로 연계진의 이름을 언급했다.“하하, 강 대표께서 중시해 주셔서 저 연계진도 좀 긍지를 느낄 수 있겠습니다.”연계진의 무진의 시선이 계속 충돌하자, 주위의 모든 손님들은 호기심 가득히 주목했다.두 사람의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실내 공기마저 올라가는 듯했다.그러나 은인자중하는 연계전은 무진의 날카로운 눈빛에 계속 맞설 수 없었다.무진의 눈빛이 압박하자, 불편해진 연계진이 시선을 옮기려고 했다.“연계진 씨, 지금은 당신도 꽤 성과를 거둔 편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사업을 잘 관리해야지요. 운성에서는 위세를 부리지 마시기 바랍니다.”이 말은 경고의 의미가 짙었다.기세에서 패배한 연계진의 안색이 변했지만, 눈빛을 깜빡이더니 곧 웃는 표정을 지었다.웃는 얼굴로 무진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했다.이 순간, 연계진도 자신이 모욕을 당했다고 느꼈다.
진양산과 진혜선의 출현은 일시에 다른 참석자들의 시선을 끌었다.연운그룹에 의탁하기로 결정했지만 강씨 가문에의 미움을 살까 봐 걱정하던 사람들은, 진씨 가문 사람들이 등장하자 일시에 의구심을 떨쳐버렸다.‘진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진혜선 양이 연계진 씨와 결혼한다는 게 사실인 모양이야.’‘이렇게 되면 연씨 가문의 세력은 틀림없이 더욱 공고해질 거야. 어쩌면 정말 WS그룹에 도전할 수 있을 지도 몰라.’여러 손님들이 술잔을 권하며 안부를 묻자, 진양산은 속으로는 거북했지만 그래도 표정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진혜선은 재벌 2세들과 교류하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한쪽에 앉아 있었다.“진혜선 씨, 안녕하세요. 저는 연 회장님의 비서 조수경입니다!”진혜선의 앞에 간 조수경은 술잔을 들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진혜선 씨와 한 잔 할 수 있을까요?”미소를 지으면서 진혜선이 재빨리 거절했다.“미안합니다. 제 주량이 좋지 않아서 마시지 않겠어요. 조 비서님은 아주 우수한 분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저를 놀리시는 거죠. 제가 회사 운영에 대한 지식은 조금 알고 있습니다만, 진혜선 씨야말로 정말 해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셨잖아요. 하지만 과연 진씨 가문이에요. 사람들이 그렇게 뛰어나도 모두 당신처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조수경이 웃으면서 하는 말 속에 조롱이 담겨 있다는 걸 진혜선도 알아차리지 못했다.술을 마실 기회조차 주지 않자 조수경은 차갑게 경멸할 뿐이다. ‘세상에는 진혜선이 속세의 음식을 먹지 않는 것처럼 소문이 자자하던데 정말 그렇네.’‘이런 여자는 연계진이 좋아하지 않을 거야.’“진혜선 씨, 오늘은 우리 연운그룹에서 한턱내는 날입니다. 만약 필요하신 게 있으면 사양하지 마시고 언제든지 저를 찾으세요.”조수경은 인사치레로 말한 뒤 혼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조수경 씨는 정말 유능하세요! 사실 저도 조수경 씨야말로 연 회장님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혼약은 정말 제 본의가 아니니까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니버설 호텔 8층의 연회장.오늘 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운성 전체의 상류층으로 모두 상장회사의 CEO급이다.파티의 주최자인 연계진은 이런 화려한 느낌에 대단히 만족했다. 끊임없이 각 가문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샴페인잔을 부딪치면서 미래의 협력에 대해 이야기했다.이런 모습은 연계진 자신의 손에 의해서 연씨 가문의 과거 영광이 다시 돌아왔다고 느낄 정도였다.검은색 원피스 차림의 조수경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붉은 입술과 요염한 눈빛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마치 이미 연계진의 부인인 것처럼 입가에 미소를 지었고, 가능한 한 모든 손님들과 접촉하면서 손님들의 마음속에 자신의 인상을 새기기를 원했다.‘그런 인상이 확고해져야 연계진이 진혜선과 결혼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나를 연계진의 진정한 여자라고 인정하게 될 거야.’강한 여자가 된다고 생각하니 조수경의 마음은 즐거웠다.이때 진씨 가문의 현재 가주인 진양산이 성큼성큼 연회장으로 들어섰다.그 뒤로 투 톤의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탁월한 몸매의 진혜선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청년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진혜선은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순간 조수경은 사람들이 자신을 진혜선과 비교했다는 걸 알아차렸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진혜선을 흘겨보았다.‘괜찮아, 연계진은 단지 이익 때문에 저 여자와 혼인할 뿐이지, 정말 저 여자를 좋아하는 건 아니야. 게다가 진혜선이 좋아하는 남자는 강무진이 맞아. 진혜선이야말로 송성연의 경쟁 상대야.’조수경은 마음속으로 진혜선도 마찬가지로 성연을 적으로 간주한다면, 자신과 진혜선이 함께 협력해서 성연을 대처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수경아, 내가 가서 좀 접대할게.” 연계진의 눈빛에는 부드러움이 어려 있었다.“네,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조수경은 마음 놓고 연계진의 손목을 놓았다. 결국 진씨 가문 사람이 왔으니 조수경은 잠시 억울함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진양산과
병원의 초음파검사실.한 여의사가 화면을 보고 있었고, 성연도 좀 긴장된 표정이었다.“축하해요, 송성연 씨. 아주 건강한 쌍둥이예요! 벌써 한 달 반이나 됐네요.”“우리 병원에 임산부의 지식 수첩이 있으니까 가져가서 많이 보면서 알아두세요. 나중에 우리 병원 산부인과에서 출산하실 생각이라면, 연락처를 드릴 테니까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문의하시면 됩니다.”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의사가 부드럽고 열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성연은 정말 놀랍고 기뻤다. ‘처음부터 바로 쌍둥이를 임신하다니. 하늘이 너무 큰 선물을 주셨어.’‘시간을 따져 보니 무진 씨하고 처음 관계를 가졌을 때 임신한 게 분명해.’‘한 번에 임신이 되다니! 무진 씨의 능력도 정말 대단한데!’성연은 또 의사와 의견을 나누었다. 의사인 자신이 난치병에도 대처할 수 있지만, 오히려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는 아직도 배워야 할 지식이 적지 않았다.병원에서 나왔을 때, 성연의 마음은 날아가는 듯했고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다.‘할머니와 고모에게 소식을 알려 드리면 기뻐하시면서 어떤 모습을 보이실까?’‘그리고 무진 씨는 또 어떤 반응일까?’서한기는 성연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궁금했지만, 임신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보스, 의사가 중병으로 오진해서 공연히 놀라셨습니까? 왜 이렇게 기뻐하세요?”성연은 어이가 없어 바로 서한기를 째려보면서 입술을 삐죽거렸다.“좀 좋은 생각 좀 할 수 없어?”서한기는 멋쩍게 웃으면서 한참을 생각했지만 그래도 감을 잡지 못했다.“이제 돌아갈까요?”“응, 돌아가. 넌 이제 진성 조직의 대장이니까 앞장서서 무진 씨 근심을 덜어줘야 해. 알겠지?” 성연이 당부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두말없이 승낙한 서한기는 성연을 집으로 돌려보낸 뒤 바로 손건호와 합류하였다. 두 사람은 요즘 그야말로 운성시를 샅샅이 뒤졌다. 어떤 고수가 비밀리에 연계진을 보호하고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서.그러나 연운그룹의 고위 임원들을 포함한 계속된 추적 조사에도 불구
꼭두새벽에 손건호가 별장에 도착했다.성연이 코디한 무진의 정장이 후리후리한 체형에 잘 매치되자, 성연의 두 눈에는 그야말로 하트가 가득했다.‘정말 멋있어, 너무 멋있어!’손건호가 다급한 표정으로 초대장을 건네주었다.“보스, 운성시의 상공회의소에서 보낸 초대장인데, 오늘 저녁 8시에 유니버설 호텔에서의 파티입니다.”무진은 눈길을 주지도 않았다. 이런 초대는 매일 몇 개나 있는지 모를 정도였다.“오늘 스케줄에 이건 없지?” 말을 하면서 회사로 출발할 발걸음을 재촉했다.“없습니다.” 손건호는 입을 딱 벌린 채 말을 더듬었다.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린 무진이 눈살을 찌푸리고 손건호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 있으면 빨리 말해. 빙빙 돌리지 말고!”“예!” 손건호가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이겁니다. 오늘 밤 이 파티의 주최자가 연계진의 연운그룹입니다. 그리고 진씨 가문도 참석한다고 합니다!”무진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진씨 가문은 정말 연계진과 같은 길을 가려고 하는 모양이네. 진 백부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진교철 한 명 때문에?’“손 비서, 곧바로 진교철의 국외에서의 모든 이력을 샅샅이 조사해줘! 그리고 파티에 참석하는 걸로 저녁 일정을 바꿔!”무진의 눈빛이 변했고, 그윽하게 빛나는 눈빛에는 형언할 수 없는 예리함이 가득했다.“보스, 왜 참석하시려는 겁니까? 그러면 연계진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닙니까? 보스, 가지 마세요. 연계진에게 보스는 쉽게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손건호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무진이 가볍게 웃으면서 손건호의 어깨를 토닥였다.“너는 아직 좀 어려. 연계진 그 인간이 이렇게 초대장을 보내지 않아도 되는데 왜 굳이 보냈겠어?”“그럼 이건 연계진이 고의로 도발한 겁니까?”고개를 끄덕이며 거실에서 나온 무진은 벤틀리를 향해 걸어갔다.손건호가 얼른 차문을 열어준 뒤 바로 운전석에 올랐다.2층 안방에서 남편이 떠나는 모습
연운그룹 빌딩 회장실.연계진은 명문가의 두 자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의 가문은 모두 WS그룹 자회사에 납품하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전 선생님과 임 선생님께서 가문의 사람들을 설득해서 상품을 우리 연운그룹에 조달할 수 있다면, WS그룹의 가격보다 30%를 더 쳐서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전혀 이익을 보지 않고 모두 당신들에게 양보하는 거나 한가지입니다.”연계진의 가늘고 긴 두 눈이 웃는 듯 마는 듯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두 부잣집 도련님들은 크게 동요한 게 분명했다. 30%의 이윤이라면 대충 계산해도 1년에 20억 원이 넘는 이익이 더 생길 것이다.이런 이익이라면 그들은 당연히 집안 어른들 앞에서 내세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빈둥 놀기만 한다고 자신들을 욕하지 못할 것이다.“연 회장님,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분명히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며칠의 시간을 더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일단 좋은 소식이 있으면 즉시 회장님께 연락 드리겠습니다.”두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 연계진이 이렇게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은 WS그룹과 한 판 겨뤄보겠다는 게 분명했다. 만약 WS그룹과 등을 돌리게 된다면 결과는 아주 심각할 것이다.“그렇게 하세요. 가문의 발전에 관한 큰일이니까 두 분은 돌아가서 잘 협상해 보세요. 절대 가족들의 화목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연계진은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여유로운 모습으로 말했다. 그의 온몸에는 제왕의 기세가 가득해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연계진을 믿게 되었다.두 부잣집 도련님이 나가자, 조수경의 마음은 크게 동요하면서 연계진을 대하는 눈빛은 반작거렸다.‘과거에 강무진에게 꽂혔을 때는 강무진이야말로 비즈니스의 제왕이라고 생각했어.’그러나 이제는 연계진도 이렇게 사람을 매혹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강무진을 물리치고 정상에 올라서 원한을 풀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서 돕고 싶었다.‘물론 송성
이른 아침, 샤넬의 전화를 받은 성연은 임신기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연이 전통 지식들을 가르쳐 주자, 샤넬은 어리둥절하게 들으면서 목현수에게 받아 적도록 했다.“샤넬, 이건 현수 사형도 다 알아요. 사실 당신이 직접 물어보면 되는데 굳이 내게 물어볼 필요가 있어요?”성연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러나 샤넬이 크게 웃는 소리를 듣고서야 비로소 샤넬이 뽐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무진은 최근 양대 조직의 부하들을 모두 모은 뒤에 훈련을 실시했다.손건호와 서한기는 서로 팀장 자리를 놓고 한바탕 겨뤘다.서로 치열하게 경합하자 결국 무진이 나서서 두 사람이 교대로 팀장을 맡고 한 달에 한 번 교대하도록 조치했다. 이번 달에는 서한기가 팀장을 맡도록 하자, 부팀장이 된 손건호는 불만이 가득했다.최종적으로 합친 조직의 이름은 무진과 성연의 이름에서 각각 한 글자씩 따서 ‘진성’으로 정했다.성연은 이 명칭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진성의 이름은 곧 전국, 나아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해외의 수많은 조직에서는 보스들이 분분히 부하들에게 앞으로 ‘진성’을 만나면 처벌하지 않을 테니까 임무를 바로 포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이렇게 많은 준비를 한 진성의 첫 임무는 당연히 연계진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하는 것이다.“무진 씨, 이건 너무 사소한 일에 조직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거 아니에요? 한 가문에 불과한 연씨 가문이 대단한 무력을 보유할 정도는 아니잖아요?”성연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무진에게 물었다.“나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적은 드러나지 않았고 우리는 드러난 상태야. 나는 더 이상 당신에게 어떤 위험도 없기를 원해. 그래서 안전을 확보하려고 조사하는 거야.”최근 한동안 무진은 운성시 전체에서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전개되었고, 중견 기업의 기업가들과 일부 가문들도 연계진의 포섭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약속한 이익이 매혹적이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매수되었다.물론 거절하는 쪽이 더 많았다. 그들은 모두WS그룹의 든든한 지원군으
이른 아침, 연계진은 최근에 구입한 운성의 저택 침실에 있었다.잠에서 깬 조수경은 손에 시가를 든 연계진이 창문 앞에 선 채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았다.헐렁하고 섹시한 잠옷 차림의 조수경이 고양이처럼 가볍게 남자의 뒤로 다가가서 껴안았다.조수경은 이 남자의 능력은 무진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다.‘이 남자는 성연에게 복수하겠다는 내 소원을 반드시 실현시킬 수 있을 거야.’고개를 숙여 자신을 껴안은 두 손을 보는 연계진의 눈빛은 차가웠지만, 입가에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일어났네!”“계진 씨, 정말로 진혜선과 결혼할 거예요?”이 남자를 따라다니면서 소원을 이루기만 하면 된다고 일찌감치 자신에게 다짐했지만, 스킨십이 있게 되자 조수경도 다소 감성적이게 되었다.몸을 돌린 연계진의 두 눈에는 순식간에 따뜻함이 가득했다. 손에 든 시가를 끄고는 돌아서서 활짝 웃으면서 조수경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이건 반드시 해야 해. 진씨 가문의 실력은 WS그룹의 모든 지지 세력 중에서 가장 강력해. 진씨 가문과 혼인할 수만 있다면, 연씨 가문이 강씨 가문을 이겨서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야!”남자는 마치 7, 8살 정도의 여자아이를 위로하는 것처럼 천천히 완곡하게 말했다.조수경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당신 말을 따를 테니까 나를 잊지만 않으면 돼요!”연계진은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웃었다.“그럴 리가. 내 가장 큰 조력자인 당신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내가 왜 가장 먼저 당신을 찾았겠어?”약속을 받자 조수경은 흡족했다.오늘이 계획 실행을 시작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송성연, 결혼했다고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 너에게 가장 심각한 일격을 날려 줄게!”옷을 갈아입고 선글라스와 모자를 쓴 조수경이 총총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연계진의 비서 서진아가 조수경을 그 감옥으로 안내하는 일을 책임질 것이다.한 시간 남짓 달려서 운성시 북쪽의 한 작은 도시에 도착했다.조수경은 절차에 따라서 접견실에서 송아연
“혜선 언니는 승낙했어요?”성연은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진혜선의 눈빛에 걱정이 드러났지만 곧바로 웃으면서 숨겼다.“아직 승낙하지 않았어. 하지만 무진이도 알겠지만 나는 집안의 결정을 거역할 수 없어. 당연히 두 사람의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만나자고 한 거야.”“무진 씨보고 이 모든 걸 막아달라는 말이에요?”성연은 갑자기 뭔가 불편한 느낌이 솟아나는 걸 느꼈다.‘이건 결국 진혜선 자신의 혼사야. 내 남편이 다른 여자의 혼사에 간섭하는 건 어쨌든 좀 이상한 걸.’무진은 줄곧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진씨 가문에서 뜻밖에도 연씨 가문과 가깝게 지내기로 결정할 줄은 몰랐어. 연계진은 도대체 어떤 좋은 점을 약속한 걸까?’‘두 집안이 이미 이렇게 오랫동안 연합하면서, 진씨 가문은 줄곧 기꺼이 강씨 가문의 거대한 조력자가 되어 주었어. 원래 진상철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자립해서 가문을 이끌 수 있었지. 아니면 WS그룹에서 나오는 진씨 가문의 이익을 차단할 수도 있었지만, 그때 진씨 가문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걸 선택하지 않았어.’‘지금 갑자기 태도를 바꾸다니, 이건 정말 너무 이상한데.’무진의 마음을 한순간에 간파한 듯 진혜선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무진아, 진씨 가문에는 두 일가가 있다는 걸 잊지 마. 우리 장남 일가는 과거에 줄곧 차남 일가를 눌렀기 때문에 이렇게 오랫동안 강씨 가문과 함께 할 수 있었어. 그러나 최근 차남 일가에서 진교철이라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 나왔어. 진교철이 막대한 자금을 가지고 해외에서 돌아왔는데, 이번에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 일가와 관계를 끊겠다는 거야.”“형제 간의 반목으로 가문을 불안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우리 아버지는, 진교철의 요구에 동의하고는 나보고 연계진과 혼인하라고 하셨어. 아무튼 이번에는 정말 네가 나를 도와주면 좋겠어.”이렇게 직접적인 진혜선의 SOS 요청에 무진은 다소 놀란 듯했다. ‘진혜선은 평소에 성숙하고 침착한 여장부의 모습을 보였어. 정말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이렇게 먼저 내게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