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뭔 상관인데? 꺼져!” 장인숙은 결국 채은서가 자신의 아픈 곳을 건드리자, 핏발 선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외쳤다. 채은서는 장인숙의 무서운 표정에 순간 움찔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린 채은서는 침을 튀기며 소리쳤다. “꺼져야 할 사람은 너지! 너야말로 남의 가정을 깨뜨린, 세컨드 불륜녀 주제에 어디서 큰소리야!” 장인숙은 손을 들어 앞에서 깡충깡충 대는 채은서를 한 대 때리려 했다. 채은서는 한발 물러서며 옆에 있던 집사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아버님 불러와. 이 미친 여자를 당장 쫓아내라
장인숙은 채은서를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상대방의 얼굴을 긁어버리고 싶었다. 즉, 손톱으로 채은서의 얼굴에 상처를 내, 자신이 받은 고통을 똑같이 겪게 하고 싶었다. “채은서, 네 얼굴에 내가 칼로 난도질해줄까? 어때? 너도 내 고통 한 번 체험해 볼래?” 채은서는 장인숙의 위협에 깜짝 놀랐다. 장인숙의 표정은 마치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듯했고, 정말로 칼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그을 것만 같았다. 채은서는 한발 물러서며 소리쳤다. “미쳤구나! 너, 성형외과 의사가 필요한 게 아니라 정신과 의사가 필요하겠어. 네
“증조할아버지댁에서 무슨 일이 좀 생겼어.” 소남은 아이들에게 장인숙의 일을 말하지 않고, 그저 대충 변명했다. “증조할아버지한테 무슨 일 생긴 거예요?” 헨리는 긴장하며 물었다. “아니, 집에 일이 좀 있어서 내일 돌아가야 해.” 소남은 엄숙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오늘 바로 돌아가면 A시에 도착하는 시간이 밤이 될 것 같아서 그는 내일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장인숙이 이렇게까지 소란을 피울 줄은 몰랐다.세 아이는 소남의 표정을 보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송현욱과 이연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말을 아꼈다.
소남은 말했다. 장인숙이 사기를 당하긴 했지만, 결국 필요한 건 당장 자기가 생활할 수 있는 돈이 없기 때문이었다. 장인숙에게 돈만 주면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을 것이다.사실 문현만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채은서가 너무 날카롭게 지켜보고 있었고, 만약 문현만이 장인숙을 도와줬다는 사실을 채은서가 알게 되는 날엔 문씨 가문에 평화는 사라질 것이었다.“그럴만하네요.” 원아는 소남의 무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장 여사가 사고를 치면 어쩔 수 없이 소남 씨가 나설 수밖에 없어... 이런 상황에서 내가 도울 수
현욱의 손이 이연의 허리에 닿더니, 힘껏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너무 꽉 끌어안잖아요, 왜 그래요?” 이연은 허리에 전해지는 힘을 느끼며 고개를 숙여 그의 손을 보았다. “뭐야 그 표정? 내 앞에서 다른 남자를 불쌍히 여기지 말란 말이야.” 현욱은 단호하게 말했다. 이연은 황당하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웃어버렸다.“그건 당신하고 가장 진한 형, 문소남 대표님이라 그런 거죠! 게다가 불쌍하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한숨만 쉬었을 뿐이잖아요.” 이연은 현욱이 왜 질투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숨도
오현자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원아는 현관 쪽으로 가서 바깥을 내다보았는데, 소남은 이미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다. ...소남은 아이들과 함께 본가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문현만을 둘러싸고 며칠 동안의 일들과 경험을 재잘거리며 이야기했다. 문현만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무척 기뻐하며 말했다. “X시는 정말 좋은 곳이구나. 연말이 지나고 춥지 않으면 나도 한 번 가봐야겠어.” 옆에 있던 채은서는 이 말을 듣자마자 얼른 말을 받았다. “아버님, 가실 때 저도 따라가고 싶어요. 저도 X시의 멋진 풍경을 보
“이유는 필요 없으니까, 도대체 얼마나 투자했어요?” 소남이 물었다. “네가 매달 주는 생활비 전부를 넣었어...” 장인숙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녀는 상대방이 일주일 안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준다고 했기에,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이자를 더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장인숙에게는 저축한 돈도 없었고, 그 돈은 한 달 생활비 전부였다. 소남은 대략적인 금액을 파악하고 눈매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신고했어요?” “아직... 신고는 안 했어요.” 장인숙은 주저하며 말했고 소남에게는 그 돈이 큰 금액도 아
소남은 냉정하게 말하며 장인숙이 사기를 당한 것에 대해 그는 조금도 동정심을 느끼지 않았다.만약 장인숙이 조용히 그 돈을 가지고 H국에 돌아가서 수술을 받았다면, 그 돈으로 수술을 받고도 생활하기에 이미 충분했을 것이다. “네가 그냥 먼저 돈을 미리 줄 수는 없는 거야?” 장인숙은 어떻게 든 그 별장을 소남에게 넘기고 싶지 않았다. 이 별장은 그녀의 유일한 고정 자산이었다. 만약 그것마저 없어진다면, H국에서 돌아올 때 거주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엄마가 그 별장을 너에게 넘기면, 나중에 A시에 돌아오면 어디서 살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