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성격의 시어머니를 만나게 된 문소남의 아내도 운이 참 나쁘다.’ ‘장인숙이 먼저 문소남의 아내를 찾지 않는다면, 문소남의 아내 역시도 굳이 장인숙과 얽히고 싶지 않을 거야.’5분이 지났음에도 장인숙은 ‘원아’에게 답장을 받지 못하니 이마에는 점점 더 많은 주름이 생겼고, 마음속 불쾌감도 점점 커져만 갔다. 정희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모님, 전에 듣기로는 그 며느님이 기억을 잃었다고 하셨죠?”“기억을 잃은 게 뭐? 내가 시어머니인데 뭐가 문제야?” 장인숙은 여전히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짜증을 냈다. ‘비록 원
동준은 장인숙의 말을 들으며 머리가 쭈뼛 서는 느낌을 받았다. ‘이 익숙한 명령조의 말투, 여전했네...’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바로 되물었다.“장 여사님, 대표님을 왜 찾으시는지 이유를 좀 여쭈어 봐도 될까요?”장인숙은 자신이 사기당한 일에 대해 말하기 싫었다. 게다가 동준은 문현만과 친분이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혹시라도 문현만에 귀에 들어갈까, 그녀는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그건 네가 알 바가 아니고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지금 당장 전해.]동준은 장인숙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줄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제가 이유도
“알았어.” 장인숙은 점차 정희에게 설득을 당해 차분해졌다. 자신은 마음은 여전히 복잡했지만, 지금으로선 쉴 수밖에 없었다.정희는 한숨을 돌렸고, 장인숙이 불같이 화를 내며 더 큰 일을 저지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동준은 전화기 너머의 신호음이 끊기는 것을 들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전화를 끊고 다시 침실로 돌아가려는 순간, 소은이 나와서 그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이 시간에 누구 전화예요?” 소은이 물었다.“대표님 어머니.” 동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나 때문에 깬 거야?”소은은 고개를 저
소남은 침대에서 내려올 때, 조심히 움직이며 원아를 깨우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욕실에서 들리는 소남이 세수하는 소리에 원아는 그만 눈을 뜨고 말았다. 그녀는 침대 옆 협탁에 있는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 후 다시 내려놓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오늘 아이들에게 아침을 준비해주겠다고 약속한 게 떠올라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 순간, 몸이 나른하며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지난번에는 소남이 약을 먹은 상태임에도 원아의 몸 상태를 고려해 자제하였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배려 없이 그녀에게 다가왔고, 원아는 그를 거
방학 동안엔 평소보다 최소 30분 이상 더 자곤 했지만, 소남은 아이들에게 규칙을 정해 놓았다. 즉, 조금 늦게 일어나는 것은 허용하되, 평소 기상 시간보다 한 시간 이상 늦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아이들도 이 규칙을 잘 받아들였다.“일어난 지 얼마 안 됐어요.” 헨리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이 아이는 어젯밤 악몽을 꿨는데, 꿈에서 엄마가 자신들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바람에 잠에서 깼고, 그 이후로 쭈그리고 앉아 원아를 기다리고 있었다.이때 욕실에서 나온 원아는 헨리의 목소리를 듣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헨
이연의 활기찬 모습을 보며, 원아는 속으로 사람은 좋은 일이 생기면 기운이 넘친다는 말을 떠올리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맞아요. 어제 아이들과 약속했으니까 지켜야죠.”이연은 원아의 말에 약간의 탁성을 느끼며 그녀가 피곤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초설 씨, 혹시 감기 걸렸어요? 목소리가 조금 쉰 것 같아요...”“아니에요. 어제 좀 무리해서 그래요.” 원아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자신의 목이 쉰 이유는 사실 문소남 때문이었지만...“하긴 그랬죠. 어제 초설 씨가 온종일 여기저기 챙기고
베란다.현욱은 내려가려고 하다가 소남이 베란다에 있는 것을 보고, 다시 방으로 돌아가 코트를 입은 후 베란다의 유리문을 열었다.“뭐 하고 있어요?” 현욱이 물으며 다가가자, 소남이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봤다.오늘 해는 떴지만, 소남은 추위를 견디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현욱이 소남을 보며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생각중이야.” 소남은 담배꽁초를 끄며 대답했고, 작은 불씨가 눈 위에 떨어져 곧바로 꺼졌다.현욱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혹시 형수님 때문인가요?”소남은 뒤를 힐끗 돌아보며, 원아가
현욱은 소남의 결심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힘껏 지지하며 말했다.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요. 제가 언제든 도와드릴게요.”“들어가자.” 소남은 말했다. 오랜 시간 찬공기를 마셨더니 머리가 한결 맑아지면서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더욱 확실해졌고, 이제 훨씬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서라도 반드시 원아를 자신의 곁으로 돌려놓아야겠다고 소남은 다시 한번 다짐했다.두 사람은 찬 기운을 머금은 채 2층 거실로 들어갔다. 현욱은 문을 닫고 나서 투덜거리듯 말했다. “운동을 좀 해야 하나? 예전 같지 않네.”그는 과거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