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친구들의 아이예요.”비비안은 원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의 원아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 미소 뒤에는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할 수 없는 것처럼 강한 무력감이 느껴지는 표정을 보았다.“그랬군요, 염 교수님 정말 세심하시네요.” 비비안은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는 것을 보고 원아를 이끌고 안으로 들어갔다.경호원이 뒤를 바짝 따라갔다.엘리베이터에 들어가려는 사람이 매우 많자 경호원은 스스로 원아와 비비안을 에워싸고 몸으로 인벽을 만들어 둘을 보호했다.3층에 도착하자 원아와 비비안은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갔다.“이
비비안은 ‘염 교수’가 승낙하는 것을 보고 바로 원아를 데리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커피숍에 들어서자 비비안이 알바생에게 말했다.“안녕하세요. 혹시 룸이 남아있나요?”알바생은 비비안을 알아보고 미소를 지으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비비안 씨, 죄송합니다. 룸에는 이미 손님이 다 찼어요. 그리고 대부분 손님이 주문을 많이 하셔서, 제가 보기에는 잠시 동안 룸의 자리가 생기지는 않을 것 같아요. 혹시 반 오픈형 룸도 괜찮을까요?”“그래도 돼요.” 비비안은 알바생을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알바생은 둘을 데리고 구석의
‘염 교수’의 이목구비는 시크해 보이지만, 비비안은 ‘염 교수’ 마음속에 시크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렇게 부탁을 하려고 했다.“말해봐요.” 원아는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집중해서 바라보았다.“그러니까 제 자기소개서를 수정해주신 후에 녹음펜으로 한 번 읽어 주시면 안 될까요? 이렇게 하면 제가 연습하기 쉬울 것 같아요.”비비안이 말했다.“비비안 씨, 정말 한 학기 동안 어학연수를 먼저 할 생각이 없어요?” 원아는 비비안에게 다시 한번 확인하려고 했다.왜냐하면 비비안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는, 어
송재훈은 ‘염초설’의 모습을 보고 문소남이 경쟁입찰 하던 날의 모습을 떠올렸다.두 손, 주먹을 꽉 쥐었다.“염초설 지금 여기는 문소남도 없는데 도대체 뭘 믿고 그렇게 말을 하는 거지 게다가 여기는 R국이야 그건 알면서 나한테 방금 그런 말을 하는 거지?”송재훈은 얼굴에 사악한 표정이 묻어보면서 지금 당장 ‘염초설’을 죽이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원래 송재훈은 오만한 사람인데, 지금은 문소남과 ‘염초설’에게 마치 땅에 밟혀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마음이 달갑지 않았고, 반드시 염초설을 죽여야만 그의
‘염초설은 어떻게 이런 사람을 알고 있는 거지?’“너 누구야?” 송재훈은 바로 신경 쓰기 시작했다.“내 이름은 당신이 모를 거예요. 하지만 내 동생의 이름은 레이예요. 만약 당신이 내 친구를 상대하려고 한다면, 우리 가문 전체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비비안은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평소에 비비안도 말썽을 잘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레이의 이름을 꺼내 상대방을 협박하지 않는다. 어차피 레이를 아는 사람도 거의 비비안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비안의 생김새가 너무 ‘특별’하기 때문에 레이를 꺼낼 필요도 없이 누구도
원아는 방금 전 한 손짓을 했다.“이걸 말하는 거예요?”“네!” 비비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궁금해했다. 방금 원아가 이 동작을 하자 송재훈이 분명히 흥분했다.“이 동작으로 내가 그 남자를 한 번 손을 한 번 봐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조금 전 그 사람이 일주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죠. 온몸이 아팠는데 의사가 아무 방법도 찾지 못했어요.”원아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설명했다.그녀는 송재훈이 ML그룹의 사업을 따내지 못했음에도 아직까지 여기에 남아 무슨 생각을 하며 무엇을 계획하려고 했는지 몰랐다.‘아마도 내가 소남
그래서 배울수록 그녀도 다시 물어보지 않았다.다닐이 가르치는 것은 기존의 의학과는 다르지만 의심할 여지 없이 최고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의심과 질문은 다닐은 다 무시했다.원아는 정말 공포의 섬을 미워했다. 왜냐하면, 자신을 납치해서 어쩔 수 없이 남편과 아이들을 갈라놓았고, 또 막내딸을 붙잡아 자신을 협박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닐에게 감사했다. 그는 자신에게 의학 지식을 전수할 때 남김없이 가르쳐주었다.“너무 신기해요.” 레이한테 ‘염 교수’가 의술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비비안은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아직 직
원아가 이렇게 고집하는 것을 보고, 소남은 가볍게 웃었다.“입이 무거운 것은 정말 당신의 강점인 것 같아요. 염초설 씨, 만약에 언젠가 당신이 내 비즈니스 경쟁 상대에게 잡혀가면 반드시 끝까지 날 지켜줄 것 같네요. 절대 우리 회사의 기밀을 남에게 알려주지 않을 것 같아요.”“예?” 원아는 무의식적으로 질문을 내뱉었다.“당신이 입이 무거워서 남들이 당신에게 어떤 방법을 써도 절대 나와 우리 회사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라고요.”소남이 다시 말했다.지금 이런 말들은 다 소남이 그냥 한 말일 뿐이었다.이번에 그는 절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