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다쳤음에도 병원에 가기를 거부하는 ‘초설’의 확고한 모습을 바라보며 이연은 이를 악물고 그제서야 ‘초설’이 혼자서 치료를 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믿음으로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그녀는 바늘을 집어 실을 꿰고 물었다.“이렇게 하면 돼요?”“네.” 실이 꿰어진 바늘을 받고 원아는 이를 악물고 칼에 찔려 벌어진 상처를 꿰매기 시작했다.다행히 안드레이가 칼로 찌른 위치가 자신에게도 잘 보이는 곳에 있어 볼 수 있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아무리 자신이 실력이 좋다 하더라도 틀림없이 혼자서는 꿰맬 수 없었을
결국 원아의 도움으로 현욱이 송재훈이 여태까지 한 나쁜 짓들을 다 조사해 냈고, 마침내 이연과 모든 오해를 풀고 지금처럼 행복하게 함께 매일매일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래서 현욱은 이연에게 괜찮다고 말했고, 감기 조심하는 당부도 잊지 않고 말했다. 현욱의 애정 어린 마음이 담겨 있는 톡을 보고 이연은 자기도 모르게 자연스레 미소를 지으며 욕실을 나섰다.침대에 누워 있는 ‘초설’을 보면서 이연은 어떻게 운을 떼며 ‘초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물어봐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우물쭈물하고 있는 이연을 보고 원아
이연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침실 문을 밀고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아이들 방문을 하나씩 밀며 문을 열어서 확인을 했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조금 전의 일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이연은 아이들이 이불을 걷어차지 않은 것을 보고 문을 닫고 고개를 저었다.‘아이고, 초설 씨가 방금 그렇게 기를 쓰고 조심했는데, 어떻게 아이들이 놀라 깰 수가 있겠어?’그녀는 다시 원아의 방으로 돌아와 문을 닫고 말했다.“걱정 마요. 다행히 훈아와 다른 얘들도 다 이불을 걷어차지 않고 푹 잘 자고 있어요.”원아는 눈을 뜨고
“방금 상처를 한 번 살펴봤는데, 찢어지지도 않았고 딱지가 생기기 시작했으니 이제 진짜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이연은 ‘초설’을 다시 천천히 훑어보았다. 얼굴과 입술이 창백한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었고 ‘초설’은 출근을 하려고 하는지 정장 입고 있었다.“초설 씨, 설마 이런 몸으로 출근하려는 건 아니죠?” “연이 씨도 알다시피, 지금 저희 회사가 너무 바빠서 어쩔 수 없어요...”원아는 회사 사정을 말하며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말했고, 휴가를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만약 휴가를 사용하면 바로
“초설 씨, 왜 계속 저한테 고맙다고 말을 해요? 초설 씨가 계속 이렇게 고맙다고 말을 하니까 듣는 제가 너무 쑥스럽잖아요. 참, 내가 미리 초설 씨를 대신해서 동 비서한테 연락해서 오늘 초설 씨가 회사에 출근 못 할 수도 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무슨 이유 때문에 출근을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어요. 만약 초설 씨 출근할 거면 동 비서한테 연락 한 번 해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출발해도 어차피 지각은 면하지 못하니까 그래도 정 회사에 출근하겠다면 내가 초설 씨 회사까지 데려다 줄게요.” 이연은 시간을 한 번
이연은 어젯밤의 일을 절대 ‘초설’이 문소남에게도 말하지 않을 작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심하게 다쳤는데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 보면 틀림없이 말 못할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지금 자신이 ‘초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단지 어젯밤 그 일을 비밀로 지켜 주는 것과 ‘초설’이 어려울 때 조금 도움을 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이연은 자신이 왜 ‘초설’에게 이러는지 몰랐지만, ‘초설’을 만날 때마다 자신도 정확하게는 잘 알 수는 없지만 확실히 익숙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고 갈수록 친근감도 느꼈다. 이 친
몇 분 후, 티나는 몇 개의 서류를 들고 들어왔다.“염 교수님, 오늘 처리해야 할 서류입니다.”“네, 감사합니다.” 원아는 서류를 받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티나가 가지고 온 서류가 두껍고 많아 보이지만 이수빈에 비하면 이런 것들은 전혀 많지 않았다.어쨌든 이수빈은 대부분의 번역 업무를 맡았다.“교수님, 오늘 서류가 어제보다 양이 조금 많아서 어제보다는 교수님이 번역해야 할 서류가 조금 더 많아졌을 거예요.”티나가 설명했다.“괜찮아요. 제가 다 할 수 있어요.” 원아는 미소를 지으며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런 모습이 비웃음을 당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특히 이 낯선 나라에서는 그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비웃고 그런 말을 하고 있더라도 자신은 전혀 알아듣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선생님, 안녕하세요. 환자분과 이미 병실을 보셨나요? 혹시 저희 병실에 마음에 드십니까?” 문을 밀고 들어온 사람은 간호사였고, 그녀는 소남이 이 병실을 선택하고 싶은지 확인하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다. 왜냐하면 이 병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네, 이 병실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소남은 유창한 H국어로 대답했다.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