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설 씨, 왜 계속 저한테 고맙다고 말을 해요? 초설 씨가 계속 이렇게 고맙다고 말을 하니까 듣는 제가 너무 쑥스럽잖아요. 참, 내가 미리 초설 씨를 대신해서 동 비서한테 연락해서 오늘 초설 씨가 회사에 출근 못 할 수도 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무슨 이유 때문에 출근을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어요. 만약 초설 씨 출근할 거면 동 비서한테 연락 한 번 해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출발해도 어차피 지각은 면하지 못하니까 그래도 정 회사에 출근하겠다면 내가 초설 씨 회사까지 데려다 줄게요.” 이연은 시간을 한 번
이연은 어젯밤의 일을 절대 ‘초설’이 문소남에게도 말하지 않을 작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심하게 다쳤는데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 보면 틀림없이 말 못할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지금 자신이 ‘초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단지 어젯밤 그 일을 비밀로 지켜 주는 것과 ‘초설’이 어려울 때 조금 도움을 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이연은 자신이 왜 ‘초설’에게 이러는지 몰랐지만, ‘초설’을 만날 때마다 자신도 정확하게는 잘 알 수는 없지만 확실히 익숙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고 갈수록 친근감도 느꼈다. 이 친
몇 분 후, 티나는 몇 개의 서류를 들고 들어왔다.“염 교수님, 오늘 처리해야 할 서류입니다.”“네, 감사합니다.” 원아는 서류를 받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티나가 가지고 온 서류가 두껍고 많아 보이지만 이수빈에 비하면 이런 것들은 전혀 많지 않았다.어쨌든 이수빈은 대부분의 번역 업무를 맡았다.“교수님, 오늘 서류가 어제보다 양이 조금 많아서 어제보다는 교수님이 번역해야 할 서류가 조금 더 많아졌을 거예요.”티나가 설명했다.“괜찮아요. 제가 다 할 수 있어요.” 원아는 미소를 지으며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런 모습이 비웃음을 당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특히 이 낯선 나라에서는 그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비웃고 그런 말을 하고 있더라도 자신은 전혀 알아듣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선생님, 안녕하세요. 환자분과 이미 병실을 보셨나요? 혹시 저희 병실에 마음에 드십니까?” 문을 밀고 들어온 사람은 간호사였고, 그녀는 소남이 이 병실을 선택하고 싶은지 확인하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다. 왜냐하면 이 병실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네, 이 병실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소남은 유창한 H국어로 대답했다.그의
옆에 있던 젊은 여자는 두 모자의 대화를 들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하지만 지금 문소남은 지금 자신의 고용주라서 그녀도 무슨 말을 하기 어렵고, 모든 것을 그의 지시에 따르면 된다.소남은 장인숙의 일을 다 끝난 후 해당 서류에 서명한 후 병원을 떠났다.그는 잠시도 H국에 머물고 싶지 않았고, 원아가 보고 싶어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그러나 현재 H국에는 국내로 돌아오는 항공편이 없어 하룻밤을 더 기다려야 한다.소남은 호텔로 돌아와 핸드폰을 들고 한번 보았는데 동준이 기타 부서의 부장과 자신에게 업무보고 외에 다른 연락은 없
이연은 ‘초설’이 승낙하는 것을 보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원아는 마침 핸드폰을 한쪽에 놓으려고 생각했는데 톡을 읽지 않은 문자 한 통이 있는 걸 보고 확인해보니 오전에 소남이 보내온 것이었다.자신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원아의 마음은 갑자기 빠르게 뛰었다. 소남의 말투는 마치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고, 또 남편이 아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갖는 것 같았다.‘소남 씨 요 며칠, 너무 이상해...’원아는 마음을 가다듬고 아주 공식적인 글로 답장했다.[대표님, 죄송합니다. 계속 업무에 집중하느라 휴대폰에 신경
안드레이의 말은 바로 원아의 삶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다는 뜻이라 원아는 창백한 입술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얼어붙었다.그녀의 대답을 듣지 못한 안드레이는 콧방귀를 뀌며 계속 말했다.[그 신약 조제법은 내가 이미 팔았다. 이어서 좋은 연극이 있을 거야. 원아, 네가 한 가지 일을 했으면 좋겠는데.]원아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고, 목소리도 허스키하고 힘이 없었다.“무슨 일...”안드레이는 계속 말했다.[모두가 그 조제법을 팔아먹은 사람이 서두인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해.]이 지시를 듣고 있던 원아
안드레이는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수화기 너머의 소리는 이미 신호 소리로 변했고, 다시 조용해졌지만, 원아의 마음은 여전히 진정하지 못했다.안드레이의 강요에 원아는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원아는 핸드폰을 한쪽에 놓고 걱정스럽게 문 쪽을 바라보았다. 소남의 예전의 금고 비밀번호는 원아도 알고 있었다. 만약 운이 좋아 그가 몇 년간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았다면 원아는 더욱 손 쉽게 입찰사업계획서를 빼돌릴 수 있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소남이 발견하든 발견하지 못하든 새로운 입찰사업계획서를 만들 겨를이 없을 것이다.‘그래, T그룹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